[정성연의 Hospitality Brand Talk] 브랜드가 제페토를 활용하는 방법

2022.01.14 08:21:17

 

한류와 메타버스의 만남으로 전 세계 Z세대의 사랑을 받고 있는 제페토(ZEPETO). 제페토가 주목 받으면서 제페토에서 나를 닮은 아바타 디자인 삼매경에 빠진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2021년 초, 구찌가 제페토에 입점했다는 뉴스가 나오고, 지인들의 소셜 미디어 피드가 제페토 아바타와 챌린지로 채워질 때 즈음해 필자도 서비스에 가입하고 아바타를 만들었다.

 

그러나 그 당시만 해도, 아이돌 그룹 댄스를 따라 추는 챌린지만 가득한 이 제페토라는 서비스가 왜 이렇게 인기가 많은 건지 알 수가 없어서 금세 지워버렸다. 그러다 11월, 마케터 스터디 모임에서 조원들과 온라인 핫플레이스를 경험하고 공유하는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지웠던 앱을 다시 깔고 하나씩 찬찬히 경험해보니, 예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신세계가 보였다.


2022년을 여는 첫 칼럼으로 브랜딩 관점에서 브랜드가 제페토를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다뤄본다.

 

메타버스 소셜 플랫폼 제페토


200여 개 국가에서 즐기고 있는 3D 아바타를 이용한 메타버스 소셜 미디어 플랫폼 제페토. 2018년 Z세대를 타깃으로 만든 서비스로 2021년 기준 글로벌 가입자 2억 명을 기록했고 그중 90%가 해외 이용자며 80%가 10대다. 제페토를 설명할 때 ‘아시아의 로블록스(Roblox)’라는 수식어가 사용되고 있으나, K-POP 엔터테인먼트와 패션 중심의 UGC(User Generated Content)를 기반으로 한 소셜 미디어라는 점에서 게임 기반의 로블록스와 차별화된다. 또한, 로블록스가 아직 수익화 모델을 구축하지 못해 흑자 전환을 하지 못한데 비해 제페토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브랜드 협업을 하는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증권가에 따르면 제페토의 월 매출은 2021년 10월 기준으로 전년 동기대비 70% 이상 증가한 25억~33억 수준으로 추산되며, 그중 브랜드 협업을 통한 광고 수익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한다. 제페토의 기업가치는 정확히 가늠할 수 없지만,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 1200만 명인 제페토의 가치를 증권가에서는 2조 원 정도로 예상한다. 이는 MAU가 2억 명인 로블록스의 2021년 기업가치가 380억 달러(약 44조 원)임을 감안해 예측한 것이다.

 

제페토는 피노키오를 만든 동화 속 제페토 할아버지의 이름에서 따온 브랜드명이다. 제페토의 김대욱 대표는 사람처럼 말하고 행동하고 생각하는 나무인형을 만든 제페토 할아버지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유저들이 자신을 닮은 아바타를 창조하고 생기를 불어넣어 온라인에서 살아숨쉬는 부캐(부캐릭터)를 만들고 소통하는 장을 만들겠다는 취지에서 이 서비스를 출시했다고 전했다.

 

김대욱 대표의 서비스 출시 의도에 맞게 K-POP 아이돌을 동경하는 10대 유저들은 걸그룹 외모와 유사한 아바타를 만들어 걸그룹 의상과 장신구를 구매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의 이름을 따라 지은 닉네임으로 활동하기도 한다. 제페토 서비스를 출시한 네이버제트(NAVER Z)는 2019년에 엔터테인먼트 3사인 하이브(HYBE_ 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로부터 70억 원, YG와 JYP로부터 각각 50억 원씩 투자를 받았으며, 2021년 12월에는 엔터테인먼트 3사 외에도 소프트뱅크, 미래에셋캐피탈, 미래에셋컨설팅, 네이버웹툰 등도 투자에 참여해 총 2235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비영리 기술연구단체인 ASF(Acceleration Studies Foundation)는 메타버스를 증강현실(AR), 라이프 로깅(Life Logging), 거울세계(Mirror World), 가상세계(VR)의 4개 유형으로 구분했고, 제페토는 이 모든 유형을 선보인다. 카메라를 켜고 현실 배경에 나의 아바타를 원하는 자리에 위치 시켜 증강현실을 활용한 사진 및 동영상 촬영이 가능하고 여기에 내 취향의 음악을 설정할 수 있으며 이를 나의 계정에 기록하는 라이프 로깅이 가능하다.

 

제페토 월드는 현실의 브랜드 공간과 같은 형태로 디자인한 거울세계와 현실세계에 존재하지 않는 가상세계가 존재하고 유저들은 그 공간에서 경험한 것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기록한다. 현실세계에서 모르는 사람이 함께 다가와 느닷없이 함께 사진을 찍자고 하면 경계를 하지만, 제페토 월드 안에서는 함께 한 순간을 다른 유저들과 함께 남기는 것이 흔한 일이다. 제페토 월드에 접속하면 처음 보는 유저가 말을 걸어오고 의상을 칭찬하기도 하며 함께 사진 찍어도 되냐고 묻기도 한다. 이렇게 남긴 한 순간의 사진은 유저의 피드에 박제돼 기록의 형태로 남는다.

 

브랜드의 제페토 활용법


명품 브랜드(구찌, 크리스찬 루브탱, 랄프 로렌 등), 스포츠 브랜드(아디다스, 나이키 등), 화장품 브랜드(나스, 크리스찬 디올 등), 아이돌 브랜드(BTS, 블랙핑크, ITZY 등) 외에도 롯데월드, 편의점 CU,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국립중앙박물관, 이디야 커피, 젠틀몬스터 등 다양한 브랜드가 네이버제트와 업무 협업을 하고 제페토에 입점해 있다. 구찌는 제페토 월드에 구찌 하우스를 오픈하고 아바타용 브랜드 의상, 신발, 가방 등을 공개하고 판매한다. YG 엔터테인먼트의 아이돌 그룹 블랙핑크는 제페토에서 팬 사인회를, JYP 엔터테인먼트의 ITZY는 팬미팅을 개최했다. 아바타용 나이키 브랜드 굿즈는 제페토 내에서 약 500만 개가 판매됐고, 이는 오프라인 판매량을 추월한 것으로 제페토와 협약을 통해 구매력을 증명한 사례로 거론된다.


브랜드는 브랜드 노출 및 상품 판매를 위해 제페토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필자가 제페토를 직접 사용해보고 경험하며 발견한 브랜드의 제페토 활용법은 다음의 4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 유저를 브랜드 홍보 대사로 활용
로봇처럼 부자연스럽고 약간은 레고 인간 같은 로블록스의 아바타에 비해 제페토의 아바타는 순정만화 주인공 같은 모습부터 재미있는 모습까지 사용자의 의도대로 꾸밀 수 있다는 점은 이용자들에게 매력 포인트로 다가간다. 이에 이용자들은 자신의 모습을 닮은 모습 혹은 자신이 되고 싶은 모습으로 아바타를 꾸미고 앱 내에서 남기고 싶은 순간이나 챌린지를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남긴다. 이렇게 만든 UGC를 자신의 계정에 게시, 전 세계 이용자들과 소통한다. 만화 주인공 같은 매력적인 모습의 아바타는 제페토에 입점한 브랜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매력적인 모델이 패션 아이템을 착용하면 더 빛이 나는 것처럼 매력적인 아바타가 브랜드의 자발적인 홍보 및 광고 모델로 활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실에서는 몸치거나 부끄러워서 과감한 포즈를 취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아바타를 활용해 클릭 한번에 아이돌처럼 춤을 출 수도 있고 모델과 같은 포즈를 취할 수도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사용자들은 제페토 안에서 챌린지나 퀘스트를 수행하면서 자발적으로 브랜드의 홍보 모델로 활동하고 다른 유저들에게 브랜드를 노출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방식으로 브랜드 홍보를 위해 유저들이 생성한 피드 양이 상당하다. ‘갤럭시 Z플립 3’, ‘갤럭시 Z 폴드 3’를 포함한 ‘삼성 갤럭시’와 ‘라이프 스타일 TV’를 포함한 삼성 테마 관련 피드는 16만 개가 훌쩍 넘고, 소나타를 배경으로 하는 현대차 피드는 6만 3000개, 구찌 피드 3만 4000개, 나스 관련 피드는 2만 4000개에 육박한다. 유저들은 브랜드 정체성 및 제품 홍보를 하는 홍보 대사로서 무의식적이며 자발적으로 브랜딩에 참여하게 되는 형식이다.

 

 

- ‘부스로 표현해보기’로 브랜드 노출
‘부스로 표현해보기’는 제페토의 메인 기능 중 하나로, 사용자들이 아바타를 이용해 테마에 맞는 포즈를 취하며 사진이나 동영상을 촬영하고 피드에 공유하는 것이다(그림 2). 신상 포즈, 시즌별 포즈, 아이돌 댄스 따라하기, 특정 브랜드 배경으로 포즈취하기 등 수많은 콘텐츠가 이용자들의 아바타를 모델로 제작되고 공유된다. 원하는 테마를 선택하면, 그에 맞게 아바타가 포즈를 취하고 사용자는 자신의 기분에 따라 배경 변경, 스티커 부착, 텍스트 추가, 친구 소환 등을 한 후 자신의 계정에 포스팅을 할 수 있다. 특정 테마를 선택하면 그 테마에 상응하는 태그가 자동생성되고, 사용자가 필요에 따라 추가 태그를 설정할 수 도 있다.


그림 2의 상단은 ‘부스로 표현해보기’에서 보이는 테마 예시다. 필자가 삼성 테마 중 ‘라이프 스타일 TV‘ 포즈를 선택하니 실제 제품과 똑같은 삼성의 TV제품 앞에서 아바타가 고양이와 노는 포즈가 자동으로 연출됐다(그림 2 하단 좌측). 배경색을 변경하고 게시하기를 누르니 #Samsung 태그가 자동 생성되고, 포즈태그에는 Lifestyle TV가 자동 선택돼 게시된다. 부스로 표현하기에서 배경 선택과 스티커 선택을 통해 내 취향과 의도대로 게시물을 생성할 수 있다. 배경과 스티커 디자인에는 제페토와 업무 협약을 한 브랜드들의 로고, 심벌, 캐릭터도 포함돼 있다.

 

일부 브랜드 테마의 경우 배경 변경이 불가능하다. 그림 2의 하단 우측 사진처럼 유명 화장품 브랜드인 나스는 지정한 배경화면만 사용하도록 한다. 삼성은 ‘라이프 스타일 TV’ 제품 자체를 부각시키고 싶은 의도가 반영돼 있다면, NARS는 제품보다 브랜드 자체를 부각시키고 싶은 의도가 반영된 것이리라.

 

- ‘스타일’로 브랜드 노출부터 아이템 구매 유도까지
‘부스로 표현해보기’가 브랜드의 단순 노출이라면, ‘스타일’ 기능은 브랜드 노출과 함께 자연스럽게 아이템 구매로 이어지게 한다. 이용자들에게 구매를 유도하는 방법은 홍보 및 간접 광고와 직접 광고로 나뉜다. 제페토의 메인 메뉴 중 ‘스타일’을 클릭하면, 스타일 좋은 유저들의 아바타 스타일링을 확인할 수 있고 관심있는 아이템을 클릭하면 해당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는 숍으로 이동한다.

 

이는 현실세계에서 인플루언서가 자신의 스타일링을 공유하고 제품 정보를 제공하는 홍보 및 간접 광고와 유사한 형태다. 또한 제페토와 협업한 브랜드 숍으로 이동해 해당 제품을 내 아바타에 직접 착용,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직접 광고 형태도 있다(그림 3). 아이템을 선택하고 구매를 누르면, 제페토의 가상 화폐인 젬과 코인으로 결제 가능하다.

 

 

- ‘제페토 월드’의 브랜드 공간에서 브랜드 경험

제페토에서 필자가 가장 눈여겨 본 기능은 제페토 월드다. 그 이유는 브랜드 공간(맵)에서 사용자들이 구경하고 놀면서 브랜드 경험이 가능하고, 자연스럽게 아이템의 구매로도 이어지며, 내부 브랜딩 및 교육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공간은 각 브랜드에서 자체적으로 만들 수도 있고, 제페토와 협업해서 만들 수도 있으며, 제페토가 만든 인기 맵에 입점하는 방법도 있다.

 

맵의 성격에 따라, 별도의 구매 유도 없이 브랜드의 공간에서 즐거운 경험을 하며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도 긍정적으로 가져가도록 하는 의도를 가지고 만든 맵이 있고, 재미있는 경험과 함께 자연스럽게 구매를 유도하는 맵도 있다. 전자는 경험을 통한 브랜드 노출 및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의도가, 후자는 브랜드 경험과 수익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의도가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다수의 맵은 유저가 소유할 수 있는 아바타용 의상이나 장신구를 구매하는 형태지만, 경험을 구매하는 방식도 있다. 예를 들어, BTS 멤버들이 디자인한 캐릭터로 가득한 BT21테마파크 맵의 경우, 놀이기구를 타거나 캐릭터 옆에 앉는 것, 카페에서 케익을 손에 들어보는 경험을 하는 것까지 아이템 소유가 아닌 경험을 구매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한 번의 경험을 위해 제페토 코인 900원이 소요되는데 과연 얼마나 많은 유저들이 이런 소비를 할 지 궁금하다. 그런가 하면, 내부 브랜딩 및 교육을 위한 목적으로 브랜드 자체적으로 제작한 맵도 있다. 하나은행의 제페토 내 연수원인 ‘하나글로벌 캠퍼스’가 그 예다. 이 맵은 인천 청라에 있는 하나글로벌캠퍼스를 구현한 곳으로 팬데믹으로 연수원에 가지 못한 하나은행 신입행원들이 직접 만든 브랜드 공간이라는 데에 의의가 있다. 이곳에서 메타버스 연수원의 오프닝과 함께 신입행원 멘토링 프로그램 수료식까지 진행했으며, 은행장과 신입행원들의 아바타 단체 사진도 촬영했다. 일반 유저에게도 오픈돼 구경할 수 있는 이 공간에는 하나은행의 상품, 사훈 및 브랜드 가치 등이 게시돼 있다.


제페토 월드는 메타버스의 유형인 거울세계와 가상세계 중 하나를 선택해 브랜드 공간을 꾸밀 수 있다. 거울세계는 현실의 있는 모습을 복제해 만든 것으로 이탈리아 피렌체에 있는 구찌 본사를 닮은 ‘구찌 빌라’, 한강 무지개분수가 있는 한강 잠원지구의 모양을 본 따 만든 ‘CU 제페토 한강공원점’, 그리고 썬글라스 전문점 젠틀몬스터의 하우스 도산을 복제한 ‘젠틀몬스터’ 등이 있다. 앞서 언급한 ‘하나글로벌캠퍼스’ 역시 거울세계의 사례다. 이러한 공간은 해당 브랜드를 직접 광고하는 맵으로 오프라인 공간을 경험하지 못한 유저와 경험한 유저 모두의 관심을 자극한다. 전자는 그림 3. 제페토 스타일을 활용한 브랜드 노출 및 구매 유도 실제 오프라인 공간이 어떨까를 상상하며 기회가 되면 실제 공간을 방문하고 싶다는 생각을, 후자는 앱 내에서 해당 장소를 탐험하면서 실제 오프라인 공간에서의 경험을 떠올리게 할 것이다.


가상세계 제페토 월드는 현실세계에 없는 공간을 새롭게 창조한 브랜드 공간으로 판타지 요소가 가득한 곳이다. 제페토 월드의 공식 맵 중 가장 인기있는 맵 중의 하나인 ‘포시즌카페’는 분기별로 계절을 반영해 운영되는 카페 및 공원으로, 유저의 아바타는 이곳에서 계절에 맞게 꽃잎, 나뭇잎, 단풍잎, 눈꽃송이를 타고 공원 상공을 날며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특별한 경험을 한다.

 

포시즌카페 맵에는 2021년 12월 겨울 테마를 오픈하면서 이디야 커피 브랜드가 네이버제트와 업무 협약을 통해 입점했다. 세계 이용자들에게 대한민국 대표 커피 프랜차이즈임을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한옥 카페’라는 주제로 오픈했고, 이디야 브랜드명 노출 및 태그 라인을 활용해 브랜드에 대한 간략한 설명, 자사 커피 제품을 전시한다(그림 4). 이는 제페토 월드의 가상세계 맵이 체험형 홍보 및 광고 공간으로 변신가능하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예를 들면, 제페토 월드 공식 맵 중 성인 유저들에게도 사랑받는 ‘캠핑’ 맵은 디지털 힐링을 제공하는 곳으로, 추후 캠핑 관련 브랜드가 입점할 가능성도 예측해본다.

 

현실세계에서는 상가의 입지에 따라 임대료가 달라지는 것처럼, 제페토 월드에서는 맵의 인기도와 완성도에 따라 브랜드 협약 조건 및 입점 금액이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현재는 모바일을 활용한 2D 상태의 경험이라 몰입감이나 실재감이 부족하지만, 추후에 요즘 유행하는 오큘러스 퀘스트 같은 VR 기기를 착용하고 3D로 경험할 수 있다면 그 파급력은 어마어마할 것으로 예상한다.

 

 

트렌드라고 해도 우리 브랜드와의 적합도 잘 살펴야

 

제페토에 명품 브랜드가 입점해서 아바타용 아이템을 판매하는 것에 세간의 관심이 쏠렸다. 브랜드 이미지 쇄신을 위해 리브랜딩을 한 구찌는 밀레니얼 세대를 타깃으로 리포지셔닝을 했기 때문에, 업무 협약을 통한 제페토 입점이 적절한 의사결정이라 판단된다. 랄프 로렌 역시 2017년부터 아이비 리그 운동 선수, 영향력 있는 비즈니스 전문직 종사자 등 상류사회 구성원들을 위한 브랜드에서 중저가 브랜드로 이미지가 추락했고, 이에 MZ세대와 관계를 맺으며 혁신을 꾀하는 브랜드라는 새로운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제페토에 입성하기 전 스냅챗과 브랜드 협업을 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했다.

 

랄프 로렌의 최고 디지털 책임이자 최고 콘텐츠 책임인 델라헌트는 포브스지와의 인터뷰에서 랄프 로렌 브랜드가 네이버제트와 업무 협약을 한 이유를 제페토에서 판매하는 디지털 상품을 미래 수입원으로 보는 것 외에도 유저들의 성향 및 행동을 파악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Swant, Marty. “Ralph Lauren Is Now Selling Digital Apparel For Avatars Inside Of Zepeto”, <Forbes>, 2021).

 

방문자 수, 유저와 브랜드 간의 상호 작용 방식, 브랜드 경험에 사용하는 시간, 디지털 상품 판매의 매출등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브랜드 운영 전략이 긴밀하게 활용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그러나 모든 명품 브랜드가 제페토에 입점한 것은 아니다. 두 개의 브랜드가 동일한 맥락에 노출될 경우, 각 브랜드의 정신적 연상을 차용해 소비자에게 인식되기 때문에 고가의 명품 브랜드에서는 제페토 입점에 조심스러울 수 있다. LVMH그룹은 제페토에 고가 명품 브랜드는 입점시키지 않고 크리스찬 디올 화장품만 아바타용 메이크업 컬렉션으로 출시했다. 이는 고가기는 하나 화장품 라인으로 Z세대도 접근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결단을 내린 듯하다.

 

네이버제트와의 협업을 통해 트렌드에 뒤쳐지지 않는 기업 브랜드임을 포지셔닝하면서 여타 LVMH 그룹의 고가 브랜드 라인의 브랜드 정체성에는 타격을 주지 않을만한 선택의 결과가 아닐까?


메타버스 서비스의 선두주자인 제페토에 입점하고자 하는 브랜드들은 앞으로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제페토는 브랜드 노출 및 홍보뿐 아니라 추가 매출을 창출할 수 있는 매력적인 플랫폼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업무 협약을 했다고 모든 브랜드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의사결정 전에 타깃 고객층이나 브랜드 성향 등 우리 브랜드와의 적합도가 맞는지를 분석해보는 작업이 필요하다. 적합도가 맞다는 결론이 도출되면, 우리가 가진 예산을 갖고 다양한 협업 및 운영 방식 중 우리 브랜드에 가장 최대의 효과를 낼 수 방식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도 이뤄져야 할 것이다. 2022년의 화두로 선정된 메타버스와 그 선두주자인 제페토의 지속적인 발전을 기대해본다.

 



 



정성연 칼럼니스트 info@brandot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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