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홍의 Hotel Design] 피트니스 센터 디자인의 변화

2022.12.23 08:46:44

 

코로나19로 최근 몇 년 동안 전 세계적인 봉쇄로 인해 가정 안에서의 홈트가 증가했다. 홈트는 집을 뜻하는 홈(Home)과 운동을 의미하는 트레이닝(Training)의 합성어로 집에서 운동한다는 의미의 신조어다. 이렇게 홈트를 즐기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많은  피트니스 센터는 오프라인 수업을 최소화하고 소비자들에게 각자의 집에서 즐기는 온라인 스트리밍 수업을 제공해 사업의 영역을 확장했다. 전 세계적으로 소비자의 절반 이상(52%)이 팬데믹 기간 동안 일종의 홈트 관련 운동 제품을 구매하며 건강과 체력유지를 위해 건강 관련 제품을 소비하고 웰빙의 라이프 스타일을 최우선 순위로 생각하고 있다. 


피트니스 마케팅 회사 업스웰(UpSwell)은 팬데믹 이후, 소비자들 40%가 다시 피트니스 센터에서 운동하기를 열망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따라서 팬데믹 이후 피트니스 센터는 위생과 안전을 중시하는 소비자 사고방식에 맞게 공간디자인을 전환해야 한다. 그동안 집에서 대체했던 운동의 개념을 피트니스 센터에서 그 이상의 공간과 경험의 재고를 만들어 소비자가 다시 방문할 이유를 제공해야 할 때다. 전체적인 안전과 위생, 청결과 연결된 디자인에 집에서 재현할 수 없는 역동적이고 운동에 몰입을 극대화할 수 있는 하이테크한 경험을 제공하는 디자인이나 자연적 요소와 소재의 도입을 통한 바이오필릭 디자인 또는 안전, 보안 및 위생의 감각을 강화한 실외에서 즐기는 아웃도어형 피트니스 센터 등이 등장하고 있다. 

 

몰입을 강조한 미래 지향적인 피트니스


첫 번째로, 미래 지향적인 피트니스 센터는 집에서 재현할 수 없는 몰입적 경험을 제공하는 대담하고 역동적인 디자인을 선보인다. 


<그림 1>의 멜버른의 매덕스 핏(Maddox Fit)은 극적인 모던함과 미니멀 스타일을 강조한 갤러리와 같은 공간 디자인을 선보였다. 검은 스테인리스 스틸, 콘크리트, 검은 목재, 석재 및 유리 등의 차가운 물성의 소재로 마감됐으며 구조와 매스를 강조하는 조명디자인으로 역동적이고 미래적인 인테리어가 특징이다. 여기에 최고의  AR과 VR 기술을 도입해 가상공간, 환상적인 자연풍경 속, 새로운 우주공간의 이미지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기존 운동경험에서 느낄 수 없는, 시각과 청각의 자극을 극대화한 몰입적 운동경험을 선사한다. 이러한 몰입형 피트니스는 오감을 자극하는 통합된 운동효과를 누릴 수 있는 장점과 기존의 운동경험을 넘어선 신세계의 경험을 제공한다. 

 

 

소프트 웰니스 피트니스


두 번째는 극도의 몰입과 에너지 넘치는 미래적인 인테리어와 정반대인 소프트 웰니스(Soft Wellness) 공간이다. 웰니스의 콘셉트를 강조해 ‘웰빙(Well-being)’, ‘행복(Happiness)’, ‘건강(Fitness)’을 공간에 표현하는 트렌드로  편안하며 차분하고 고요함을 추구하는 웰니스를 강조하는 디자인이다. 이는 부드러운 곡선 디자인을 중심으로 시각적으로 안정감을 주는 색채와 마감재 사용이 큰 특징이다.


<그림 2>의 글래드 스톤 웰니스 피트니스 센터는 중립적인 느낌의 콘셉트를 구현했다. 전체적으로 얼시(Earthy)하고 차분한 흙빛 톤과 차분한 테라코타 컬러인 사암, 등나무를 사용하고 현지에서 나는 대리석의 질감을 강조하는 천연 재료로 마감돼 있다. 의도적으로 부드럽고 촉각적인 디자인과 신체와 정신, 공간의 균형잡힌 웰니스를 강조하는 인테리어로 사람들에게 편안한 감성을 선사한다. 가구들 또한 직선보다는 곡선의 형태와 모서리가 둥근 부드러운 미를 강조하고 운동하는 사람들에게 차분하고 진정시키는 디자인이 큰 특징이다. 

 

 

드넓은 자연 속에서 즐기는 피트니스 공간


세 번째는 피트니스 공간에 녹색의 자연을 적극 끌어들이는, 통합된 녹색공간을 실현하는 바이오필릭 디자인이다. 자연을 끌어들이는 피트니스는 몇 년 전부터 나타나기 시작했지만, 야외에서 운동하는 관점은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콘셉트로 등장했다. 야외는 오히려 실내보다 운동하기에 안전한 장소며 실외로 열린 오픈된 형태의 피트니스 센터는 현시대 새로운 돌파구의 디자인이 됐다.  


<그림 3>의 코스타리카의 더 길디드 이구아나(The Gilded Luana) 호텔은 팬데믹 기간 동안 식물로 가득 찬 피트니스 센터를 오픈했다. 이 호텔은 기존 호텔 마감을 대부분 주변 지역의 나무를 활용해 건설했으며 주변 자연환경을 적극 호텔 디자인에 이용, 환경파괴를 최소화하고 자연과 일체감과 공존감을 만드는 것이 이들 디자인의 첫 번째 목적이었다. 

 


그 결과 호텔은 초목에 자리잡고 있으며 외부 표피의 마감은 살아있는 녹색 캐노피로 덮여 있다. 특히 피트니스 센터는 열대 정원의 탁 트인 전망을 메인 디자인 요소로 했고 운동을 하면서 자연의 평온함을 온전히 느끼며 오롯이 건강에 집중할 수 있도록 실내외가 연결된 열린 공간을 제공한다. 


<그림 4>는 중동의 리소스 프리미엄 두바이(Rixos Premium) 호텔로 터키 야외 체육관 브랜드인 우드스맨 피트니스(Woodsman Fitness)와 파트너십을 체결, 두바이 지역에 자연 체육관이라는 콘셉트 하에 호텔 안에서 야외 운동 수업 서비스를 도입했다. 바다가 보이는 모래 해변 안에서 모두 목재로 만든 운동장비로 구성됐으며 드넓은 자연과 함께 운동을 통해 그동안 실내에 갇혀있던 몸과 정신건강을 개선하고 자연스럽게 사람들과의 안전거리도 확보한 공간을 제공한다. 

 

 

객실 안에서 나만의 안전한 피트니스를 즐기다


마지막으로 대부분 피트니스 공간은 밀폐된 공간에서 운동을 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안전, 위생, 더 나아가 개인정보 보호 등을 가장 해결해야 할 이슈로 꼽는다. 켐핀스키 호텔(Kempinski Hotel)은 유럽, 두바이 및 상하이 전역의 일부 호텔에 <그림 5>와 같이 ‘Kempinski Fit Room’ 개념을 도입해 고객이 자신의 객실인 개인 공간에서 운동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운동을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마련된 스위트룸에는 펠로톤(Peloton) 사이클링 자전거와 인터랙티브 스마트 미러, 비접촉식 체크인 및 온도 확인, 고사양 공기 정화 시스템을 객실에 완비하고 운동 효과를 높이기 위해  최첨단 운동 교육의 라이브 스트리밍 수업을 시청할 수 있게 디자인됐다. 

 

피트니스 센터는 호텔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유대관계를 향상시키는 좋은 수단이고 고객들이 호텔을 지속적으로 이용하게 하는 연속성 있는 공간 서비스 분야다. 하지만 국내의 많은 호텔들은 아직까지 피트니스 센터 디자인을 단순히 운동기구만 배치하는데 주력하고 특별한 인테리어에 투자하는 데 소극적이다. 

 


팬데믹 이후 전 세계적으로 변화되는 피트니스 센터의 디자인을 도입해 보자. 국내 호텔을 찾는 고객들에게 몰입을 강조한 미래 지향적인 피트니스나 편안하며 차분하고 고요함을 추구하는 웰니스를 강조하는 디자인, 녹색의 자연을 적극 끌어들이는 통합된 녹색의 공간 디자인 등을 제공함으로써 고객들에게 특별한 운동경험을 선사해 보는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