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ning FeatureⅠ] 전 세계인들의 사랑 받는 K-푸드

2023.02.08 09:00:54

- 높아진 K-브랜드의 국력을 음식에서도 맛보다

 

전 세계적으로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고, 문화 파급력이 확장되면서 K-푸드에 대한 인지도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특징이 살아있는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이라는 시선부터 나물을 비롯한 반찬들은 건강한 음식을 즐기는 이들에게 사랑받는 중이다. 더불어 이전의 K-푸드는 불고기, 김치, 잡채 등 전통적인 음식이었다면 현재는 유튜브나 K-팝의 위상이 확장되며 한국 라면, 치킨, 떡볶이, 한국 스타일의 피자 등 로컬 푸드를 거부감 없이 즐기는 문화도 확산됐다. 미국의 공영방송 CNN은 지난 2022년 5월 한국의 막걸리를 K-Pop보다 쿨한 수출 상품이라며 차세대 한류 주인공으로 꼽기도 했다. 이렇듯 한국의 국력과 함께 더욱 매력 있는 콘텐츠로 떠오르고 있는 K-푸드, 처음부터 잘 나갔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향후 발전할 일만 남았기에, 더욱 정확한 전략과 많은 지원이 필요한 영역이기도 하다. 이번 지면에서는 K-푸드의 발자취를 들여다보고자 한다.

 

*K-Food, K-푸드 등 많은 단어가 존재하는 관계로 본 지면에서는 ‘K-푸드’로 통일합니다.

 

 

전 세계인의 테이블에 오르는 K-푸드


“Very spicy”, 미국의 유명 랩퍼 카디 비가 지난 2022년 개인 SNS에 김치 사진과 함께 올린 문구다. 떡볶이 외에도 명랑 핫도그, 떡볶이, 닭발, 컵라면, 계란장 등을 올리는 광경은 한국인들에게 기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의문스러운 광경이기도 했다. 현재 미국에서 가장 유명하다고까지 말할 수 있는 랩퍼가 한국인으로서는 친근한 메뉴를 전 세계인들이 보는 SNS에 업로드 했기 때문이다. 이제 K-푸드는 외국의 일상생활에서도 보일 만큼 침투력을 지니기 시작했다.


문화체육관광부·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동시 출간한 <2022 해외한류 실태조사>에 따르면 한국 문화 콘텐츠 인지도와 브랜드 파워 지수 부문에서 K-푸드가 음악과 영화를 제치고 67.6%라는 비율을 보이며 선전했다. 뿐만 아니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가 추산한 최근 5년간 K-푸드 수출액 추이는 2021년 기준으로 113억 6000만 원을 기록, 사상 최초로 100억 달러를 돌파했다. 당시 코로나19로 국경이 폐쇄되고 소비가 주춤했던 것을 생각해 보면 기적적인 지수다. 


유튜브에 ‘Korea Food’를 검색하면 떡볶이, 순대, 빙수, 심지어는 한국 편의점 PB 상품 먹방까지 즐기는 외국인들을 만나볼 수 있다. 2022년 뉴욕에는 미쉐린 가이드에 선정된 한식당이 9곳에 달한다. 2021년 6곳에서 3곳이 더 늘어난 것이다. 이렇듯 K-푸드는 전 세계인이 관심 가지고 즐겨 먹는 문화로 빠른 속도로 전파되고 있다. ‘K-’를 붙이는 대명사에 드라마, 영화가 아니라 K-Food가 원조라는 이야기가 나올만하다. 농림축산식품부 정황근 장관은 지난 4일 대통령 업무 보고에서 수출 드라이브를 걸 수 있도록 자신을 본부장으로 한 ‘K-Food 수출확대 추진본부’를 운영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농식품과 스마트팜, 농기계도 포함이다. 더불어 K-미쉐린(해외 우수 한식당 지정제)을 수립해 올해 중으로 뉴욕, 도쿄, 파리 등에서 20곳을 선정할 계획이다. 정황근 장관은 “이들 식당에서 우리 전통주, 소스류, 농산물 등을 살 수 있도록 공급만을 만드는 등 다양한 지원을 하겠다.”라고 이야기해 K-푸드의 세계화와 수출에 신경 쓰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민간에서도 글로벌 진출에 한창이다. BBQ는 2019년 대만에서 2개로 시작한 매장을 현재 24개의 프랜차이즈로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는 라이벌 사인 교촌치킨이 대만에 진출해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골든하인드가 운영하는 에그드랍은 지난 12월 태국 방콕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어 수많은 인플루언서와 고객을 끌어 모았으며, 계절밥상 매장 축소와 투썸플레이스 매각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던 CJ푸드빌은 2022년 영업이익 5%를 해외에서 달성했다. 이렇듯 K-푸드는 해외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내며 자리매김 하는 중이다.

 

K-컬처와 함께 만들어낸 콘텐츠


K-Food의 첫 단추라고 할 수 있는 한식 산업은 2009년이다. 정부가 한식재단(현 한식진흥원)을 설립하고 민관 합동 ‘한식 세계화 추진단’을 공식 출범하면서 당시 ‘한식의 세계화라는 이름이 붙었다. 한식 세계화는 국책사업으로 거론한 만큼 무게감이 있는 사업이었다. 당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장관급 공동 단장과 관계부처 차관, 식품업계 CEO, 일반경제계 인사, 농어업인 등 총 36명으로 구성된 조직이었다. 한식 산업 선진화를 위해 필요한 각종 법과 제도를 정비하고, 영부인이 명예회장 자격으로 참석하는 등 정부의 주된 사업이기도 했다. 


이후에는 떡볶이연구소를 설립하기도 했으며 미국 LA, 네덜란드 마스트리히트 등에서 떡볶이 축제를 개최하기도 했으나 일회성 행사에 그쳤다. 떡볶이 연구 또한 1년 여 만에 중단되고,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유야무야 됐다. 광운대학교 스마트융합대학원 관광외식산업학과 장우철 교수(이하 장 교수)는 “당시 단체를 약 100개는 만들었을 것 같다. 1년에 한 번씩 만나는 이벤트를 만들자는 의견 등 여러 이야기가 오갔지만 비용 문제 때문에 엎어졌다.”면서 “당시 인사에도 부정한 절차가 많았고, 제대로 된 체계가 없이 해외에 있는 한식당을 방문하는 정도에 그쳤다.”고 꼬집었다. 그 뒤로도 국가적인 측면에서 한식 세계화 업적을 이룩해낸 것은 찾아보기가 어렵다.


한식이 ‘K-푸드’라는 이름으로 다시 부상한 것은 2010년대 중반 쿡방과 먹방 열풍이 불면서다. 냉장고를 부탁해, 한국인의 밥상 등 다양한 쿡방부터 유튜브가 활성화되면서 먹방이 전 세계적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먹방을 영어로 치환하자면 ‘Eating Show’가 되겠지만, 한국인에게도 외국인에게도 ‘Mukbang’이라는 고유명사로 불릴 만큼 하나의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그 다음에는 ‘매운맛 챌린지’ 문화였다. 유튜버 영국남자가 ‘런던의 불닭볶음면 도전’ 영상이 도화선이 됐다. 매운맛에 익숙한 한국과 다르게 서양을 중심으로 불닭볶음면을 먹는 것이 하나의 챌린지가 됐고, K-푸드가 하나의 콘텐츠로서 조금씩 다가가게 된 것이다. 서울대학교 농경제사회학부 문정훈 교수는 “K-푸드의 성공 배경은 두 가지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K-Pop, 드라마, 영화 등의 문화 콘텐츠와 함께 진출, 시너지를 높이는 방식이다. K-컬처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럽게 음식으로 이어지며 SNS, 유튜브 등을 통해 확산된 것”이라면서 “잘 알려지지 않은 콘텐츠가 문화 콘텐츠와 더해질 때 시너지가 난다는 것을 확인했다. 맛본 적 없는 한국 식품에 대한 불확실성을 호기심으로 바꾸는 전략이 유효했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처럼 K-푸드를 세계인의 테이블로 끌어들인 것은 K-컬처다. 영화 <기생충>를 통해 소개된 ‘짜파구리’는 기생충이 상영된 지난 2020년 농심의 해외법인 매출을 25% 상승시키는 쾌거를 안겼다. 농심은 당시 11개 국가의 언어로 짜파구리 조리법을 알리기도 했다. 방탄소년단 지민이 방문한 명동의 떡볶이 집은 지민이 먹었다는 이유로 인산인해를 이뤘으며, 외국인들 사이에서 ‘떡볶이’라는 이름을 알린 계기가 됐다. 두끼 떡볶이를 운영하는 (주)다른의 박도근 대표(이하 박 대표)는 “오징어게임이나 방탄소년단 등 K-컬처와 결부된 이슈가 생길 때마다 해외에 위치한 매장들이 영향을 받는 게 느껴진다.”면서 “이제는 한국의 문화가 익숙해 자기들만의 레시피나 한국에서 유행하는 레시피를 따라서 만들어 먹어보기도 한다.”고 이야기했다. 이렇듯 첫 단추를 꿰맬 때는 부족한 부분이 많았지만, 현재는 민간 위주의 콘텐츠 및 K-컬처의 세계적인 인기로 인해서, K-푸드 또한 인지도는 점차 상승하고 있는 추세다.

 

 

전통식과 현대식, 이제는 융합으로 


기존 한식의 한계성은 김치, 비빔밥, 불고기 등 전통적인 한식 구현에만 몰두했다는 점이다. 궁중음식 전문가나 전통주 명인을 불러 강의하고, 한식이 지닌 건강과 웰빙을 주안점으로 뒀다. 한식진흥원의 보고서를 보더라도 ‘전통한식’와 ‘유행한식’을 나눠서 설명하고 있으며, 여러 기사와 칼럼에서 전통식만을 한식의 세계화로 취급할 것이냐 아니냐에 대한 이야기를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물론 한식의 전통과 본질을 알렸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일이었지만, 국가가 제대로 알려지지 상황 속 전혀 로컬라이징 되지 않은, 조리 과정이 오래 걸리는 전통 한식만 취급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따랐다. 그러던 와중 앞서 언급한 K-컬처와의 융합 등을 통해 K-푸드라는 개념이 등장, 한식의 범위를 확장시킬 수 있게 됐다. 


덕분에 현재 한식을 알리는 데 앞장선 메뉴인 김치와 비빔밥부터 떡볶이까지, 전통식과 현대 한식을 막론하고 인기가 많다. 장 교수는 “김치와 비빔밥 등 전통적인 음식만 한식으로 취급할 것인지, 인기가 많은 치킨과 한국식 바비큐까지 한식의 범위로 확장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10년도 더 넘게 이어져 왔다.”면서 “전통적인 한식은 조미료를 많이 넣지 않는 건강한 맛이 있으며, 채소를 많이 쓰기도 하고 발효음식은 천연 효소와 효모 등으로 소화 촉진도 빨라 외국에서 건강한 음식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 인기가 많은 한국식 만두도 건강에 좋은 이미지다. 그런데 모든 기업이나 한식당이 한정식을 할 수는 없다. 핫도그에 막대기를 꽂아서 먹는 나라는 우리나라뿐이며, 그래서 명랑핫도그는 그래서 독특하고 인기가 많다. 한국식 치킨은 염지를 하는데 외국은 염지하지 않고 먹는다. 한국식 치킨이 맛있을 수밖에 없고 또 선호되는 이유다. 한식을 K-푸드로 범위를 넓혀 다방면으로 진출, 지원해야 한다.”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가 발간한 <2021 해외 한식 소비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외국인이 자주 취식하는 K-푸드 1위는 한국식 치킨(30.0%), 김치(27.7%), 비빔밥(27.2%)이었으며 2020년과 크게 달라진 바가 없다. 한식진흥원에서 발간한 <2022 해외 한식 문화·산업 빅데이터 분석 보고서>를 보면 더 자세한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 유튜브 검색량으로 K-푸드의 동향을 파악했을 때, 전통적인 한식의 경우 김치, 갈비, 떡볶이를 뒤이은 불고기, 비빔밥, 김밥, 부대찌개의 검색량이 많았고 최근 유행하는 한식은 한국식 치킨, 한국식 바비큐, 한국식 라면, 빙수 등을 쉬이 찾아볼 수 있었으며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순위 상 큰 변화가 없었다. 전통장인 고추장 또한 세계적인 전자상거래사이트 아마존의 베스트셀러에 오를 정도다. 


이를 통해 보자면 K-푸드는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중이며 김치, 비빔밥, 떡볶이, 치킨 등을 막론하고 인기가 많다. 진출 기업들도 제각기 ‘K-푸드’라는 카테고리 안에서 다방면으로 매력을 보이는 중이다. 현재 K-푸드가 세계화가 돼 가는 추세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일식이나 베트남, 태국 음식처럼 메이저한 문화가 되기에는 시간이 걸리는 가운데, 한식 카테고리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자유로운 K-푸드로 넓히는 게 중요해진 지점이다.

 

 

아시아권을 주춧돌로 시작한 K-푸드
각 나라의 특색도 살려


그렇다면 여태까지 K-푸드는 세계에 어떻게 진출하고 있었을까?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발표한 <2021 해외 한식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K-푸드 만족도가 가장 높은 곳은 중국의 상해였다. 만족도 91.9%에 해당하며, 이어 북경이 91.6%,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가 90.3% 순으로 높았다. 반면 인지도가 낮은 곳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24.4%), 이탈리아 로마(33.8%)였다. 이처럼 K-푸드는 서구권 나라에도 진출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은 아시아를 기반으로 인지도가 높은 편이다. 


현재 전 세계 130여 개의 매장을 갖춘 ㈜다른의 두끼 떡볶이 또한 첫 진출을 동남아시아 쪽으로 했다. 대만,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여러 국가에 진출했으며 여는 곳마다 인기가 있다고. 네네치킨은 싱가포르, 호주, 홍콩, 말레이시아, 대만, 중동, 태국 등 9개여 개의 국가에서 135개의 해외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의 전략은 대체적으로 기업의 아이덴티티를 지키되, 현지에 적합한 방식을 살리는 것이다. 장 교수는 “이전에는 현지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고 진출하는 식당 및 기업들이 적지 않았다. 현지에서 매장을 오픈할 경우에는 현지 사업 등록 및 운영에 대한 기초 법적, 서류상의 절차는 물론, 그리고 현지의 식성까지 고려해 기존 레시피에 유연성을 더하는 것이 가장 기본”이라고 이야기하며 “예를 들어 우리나라는 닭을 한 마리 통째로 먹는 문화가 있다. 현재는 코리아 치킨으로 이해하지만, 이전에는 이러한 정보 없이 싱가포르에 진출하니 그 쪽은 바이트(Bite) 문화라서 한 입에 먹을 수 없다고 클레임을 거는 경우가 무척 많았다.”고 귀띔했다. 네네치킨 말레이시아 매장은 닭가슴살 부위를 선호하지 않는 현지인들을 위해 허벅지, 다리살 부위로만 구성된 치킨을 판매하고 있다. 두끼 떡볶이는 태국에서는 땡모반과 파인애플을, 베트남에선 떡볶이와 곁들여 먹을 게 튀김, 무수비와 같은 한국식 초밥을 추가했다. 박 대표는 “두끼 떡볶이는 기본적으로 뷔페 형식이라서 고객들이 자유롭게 조리하는 형식이기에 식재료에 강점을 뒀다. 떡과 어묵, 소스는 무조건 두끼 본사에서 보낸다. 다량으로 발주하는 만큼 원가가 절감되는 측면도 있고, 두끼만의 레시피가 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현장에 맞춰 현지인들이 좋아하는 재료는 진출 할 때 항상 신경을 쓰는 편이다. 또한 국내는 분식이 비싸면 안 된다는 생각이 있기에 가격이 아주 저렴한 편에 속하지만, 외국에서는 특별한 음식으로 보는 시선이 있다. 가격을 높인 만큼 새로운 메뉴를 추가해야 한다고 생각해 가격에 적합한 음식을 더할 때도 많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에는 다양한 기업이 마스터프랜차이즈의 형태로 현지화 전략을 취하고 있는 추세다. 마스터프랜차이즈는 중간가맹사업자가 가맹희망자에게 가맹점 운영권을 판매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간접운영 방식으로 투자비용을 키우지 않는 선에서 안정적 수익 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직영점처럼 모든 수익을 거둬가는 것은 아니지만, 해외만의 법적 절차와 네트워킹, 전략적인 측면에서 리스크가 적어 선호되고 있다고. 박 대표는 “마스터프랜차이즈의 경우 파트너사의 역량이 중요하기도 하다. 해당 기업이 얼마나 좋은 파트너를 만날 수 있는지, 우리 기업의 톤과 일치하는 지도 살피는 편”이라며 “국내에서도, 현지에서도 충분한 미팅을 거듭해 안정적인 파트너사를 만나야 한다. 현지에서 생기는 문제를 파트너사가 해결해 줄 때도 있고, 무엇보다도 현지의 사정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가의 새로운 전략될 만큼
몸집 큰 시장


또한 K-푸드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무시할 수 없는 수치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세계 식품시장 규모는 2021년 기준 8조 달러(한화 약 1경 488조 원)에 해당하며, 2024년에는 9조 달러(한화 약 1경 1799조 원)를 넘어설 전망이다. 이 기준으로 본다면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의 10배가 넘는 수준이며, 경희대 H&T 애널리틱스센터가 분석한 <K-푸드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살펴보면 K-푸드 산업은 1년 기준으로 약 23조 원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동차 52만 대를 판매한 지수와 같으며 고용적인 측면에서도 약 92만 명을 창출해낼 수 있는 주효한 산업이라는 것을 방증한다. 또한 음식은 ‘식문화’라는 말이 있을 만큼 중요한 문화 콘텐츠 중 하나다. 여행에서도 ‘미식 여행’, ‘식도락’이라는 말을 빼놓을 수 없으며 외국에서도 ‘Food Travel’이라는 말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그 나라를 방문하도록 만드는 마중물이 되기도 한다.


때문에 국가와 민간이 협동해 세계화를 시키고, 산업을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것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K-푸드의 벤치마킹 사례로 태국과 일본을 손꼽는다. 일본은 2000년대 들어 전통문화산업과 현대의 기술을 결합한 ‘신일본양식’을 추진했다. 일식당의 경우 일본 스타일을 일관되게 느낄 수 있도록 식기, 음식, 유니폼의 기준을 제공했으며 ‘쿨 재팬(Cool Japan)’이라는 사업을 통해 음식, 애니메이션, 패션 등을 일본의 소프트파워로 정하고 육성시켜왔다. 국외 일식당과 요리학교 지원, 요리사 육성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J-푸드의 아성을 높였다. 태국의 경우 ‘Thailand Kitchen of the World’라는 표제어와 함께 범정부적 차원의 지원 사업으로 음식문화를 육성하며 세계화해 왔다. 2007년부터 시행한 ‘타이셀렉트’는 정부가 인증한 태국 음식점의 자격을 뜻하며, 태국 요리 기준에 부합하는 메뉴 수성 및 원재료 등을 갖추며 평균치를 유지해 왔다. 또한 음식을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미식 외교’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양념과 향신료, 원자재 수출도 함께 증대시켰다. 서강대학교 동아연구소 현시내 교수는 지난 9월 다문화TV 칼럼에서 “태국 수출입은행은 해외 음식점을 개업하고자 하는 태국 국민들에게 대출을 제공했으며, 태국 중소기업 개발 은행은 식품 산업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인프라를 구축했다.”며 “2001년 글로벌 타이 음식 주식회사가 만들어질 때만 해도 전 세계에 약 5500여 개의 태국 음식점이 있었는데, 2018년에 1만 5000개를 넘었다. 미국에서만 약 2000개에서 5000개 이상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처럼 하나의 음식, K-푸드는 국가의 새로운 경쟁력이 될 수 있을 만큼 타국에서도 절찬리에 유치 중이다.

 

 

다양한 메뉴 진출과
정부의 적극적 홍보 필요해


정부는 어떻게 지원하고 있었을까? 해외에 진출할 때는 그 나라의 문화와 트렌드를 철저하게 살피고 특히 법인 설립에 고심해야 한다. 더불어 사드 등 외교 관련한 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장 교수는 상표권 출시를 제대로 하지 않고 업장명과 메뉴만 가진 채 진출해 브로커에게 뺏긴 사례도 다수라고 귀띔한다. 그러나 한국에서 개인이 얻을 수 있는 정보에는 한계가 있는 가운데, 코트라 등 정부 부처에서 진출하려는 브랜드에 부스터를 달아줄 필요가 있다. 


K-푸드를 포함한 우리나라 수출사업은 KOTRA 수출지원사업에서 돕고 있으며, 수출바우처 사업을 대표적으로 들 수 있다. 기업의 개별수요에 기반한 맞춤형 해외마케팅 서비스 지원 및 중소·중견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는다. 총 15종의 해외시장조사(수출24 글로벌 대행 서비스) 사업 제공을 유료로 진행하고 있으며, 코로나19 이후 현지출장이 어려운 점을 감안해 현장조사 형태의 서비스를 신설해 제공하고 있다. 이 서비스 품목에는 현지매장조사, 소비자 트렌드 조사, 샘플 테스트 조사, 바이어 구매성향 조사, 거래 교신 지원, 샘플 대리전달, 대리 면담 지원, 바이어 실태조사, 전시회 대리참관을 실시하며 도움을 주는 중이다. 


다만 많은 전문가들은 외국에서 접할 수 있는 K-푸드의 가격이 높다고 이야기해 프리미엄화보다는 스토리텔링을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중식이나 태국식, 베트남식은 가격 경쟁력이 있는 반면에 K-푸드는 프리미엄이라는 이미지가 있어 가격적 측면에서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2022 해외 한식 문화·산업 빅데이터 분석 보고서>에서도 이와 같은 결과를 살펴볼 수 있다. 한식 판매 음식점 가격 평가 감성 분석 결과에 따르면 가격 관련 감성 키워드에서는 긍정적인 표현으로 ‘다양하다, 합리적이다, 특별하다’라는 키워드의 비중이 높은 반면에, 부정적인 표현으로는 ‘비싸다’라는 키워드가 다른 키워드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이다.  


이에 한식진흥원에서 개최한 2022년 제 4차 한식 학술세미나에서 (주)서래스터 해외사업부 서강현 팀장은 “아직 해외 진출에 성공한 브랜드는 크게 떡볶이, 치킨, 고기집 브랜드로 한정된다. 일본의 경우 라멘, 우동, 초밥, 이자카야, 꼬치 등 다양한 콘셉트의 브랜드 모델이 존재한다.”면서 “해외에서 한국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들에게 우리의 음식이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다양한 플랫폼과 외국 언론 노출 투자를 통해 스토리텔링에 보다 집중해야 한다.”라고 발표했다. 더본코리아의 백종원 대표가 출연한 ‘백종원 클라쓰’, 다큐멘터리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피버디상을 수상한 이욱정 PD의 ‘누들로드’, ‘요리인류’ 등이 이러한 콘텐츠에 속한다. 백종원 대표는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로 전 세계로 미식여행을 다니며 해외의 음식과 문화를 알렸다. 유튜브에 업로드된 영상을 보면 해당 국가의 네티즌들이 단 댓글들을 볼 수 있으며 해당 영상을 분석한 해외의 유튜버들도 적지 않다. 이를 토대로 인지도를 상승, 백종원 클라쓰에서는 비빔밥, 김치찌개, 잔치국수 등의 요리를 만들며 전 세계인들에게 한식의 존재감을 알렸다. 

 

 

확장될 일만 남은 K-푸드 


K-푸드는 이제 세계에 널리 알려진 하나의 문화가 돼 가는 중이다. 완벽하게 성공했다고 말하기에는 어렵다. 앞서 언급한 대로 치킨, 떡볶이, 김치 등 메뉴가 다른 나라에 비해 다양하지 않으며, 코로나19 이후로 급부상한 K-컬처와 함께 상승세를 타고 있어 아직 초기 단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K-컬처와 함께 K-푸드를 먹기 위해 한국을 방문하는 이들도 많다. 그리고 다수의 전문가들은 음식은 경험이고 먹는 것이기 때문에 지속가능한 콘텐츠라고 입을 모은다. 


박 대표는 “음식은 문화고, 문화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또한 K-푸드는 혼자만 독립적으로 상승한 것이 아니라 K-컬처와 함께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국가적 위상 차원에서도 내려가기 어렵다. 부도나 전쟁을 일으킨 것이 아니고서야 국가 브랜딩이 하루아침에 곤두박질 칠 수는 없다.”라고 이야기한다. 이렇듯 K-푸드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앞서 진출한 기업들의 사례를 면밀히 살펴보고 벤치마킹해 진출해야 할 것이다. K-컬처와 국가적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그리고 민간 기업의 다양한 진출 시도가 모여 확장되고 있는 K-푸드, 향후에는 더욱 이채로운 기업들이 여러 개성을 갖춘 메뉴로 세계화를 전략적으로 도모할 것이고, 또 그렇게 진행돼야 할 것이다. 다음편에서는 K-푸드에 세계화 다음으로 주목받고 있는 산업화를 다루면서, 본격적인 전략을 살펴볼 예정이다.

 

 

두끼 떡볶이는 해외에 여러 가맹점을 내고 있다. 해외 진출이 쉽지 않았을 텐데 어떤 접근법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두끼 떡볶이는 식재료가 세팅돼 있으면 만들 수 있는 셀프 시스템으로, 뷔페다 보니 셰프가 필요 없이 고객들이 직접 조리해 만들면 되는 모델이다. 때문에 사람을 구하는 것도 부담이 없었고 해외 소비자들에게 재미있게 다가가는 측면이 있어 비교적 안정적으로 포지셔닝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물론 어려울 때도 있었다. 중국 상해에 조인트 벤처를 설립해 업장을 열었는데, 반응이 좋았다. 그런데 사드 사태가 벌어지면서 고객이 급격히 감소, 대기업들까지 클로징하는 것을 보고 어쩔 수 없이 업장을 접어야 했다. 그래도 당시 경험을 통해 얻은 인사이트를 통해 같은 중화권인 대만에 진출했고, 그 뒤에는 같은 아시아권인 인도네시아, 싱가포르에 연이어 오픈하면서 지금의 규모를 갖추게 됐다.

 

2010년대 중반부터 진출했으니 과거와 현재의 K-푸드 소비 트렌드의 차이도 느낄 것 같다.
오리지널 떡볶이는 빨갛고, 맵고 달콤하지 않나? 그런데 처음 진출했을 때는 같은 아시아권이라도 오리지널로 먹지 않고 매운맛을 중화시킬 수 있는 자장소스나 크림소스를 섞어서 많이 만들어 먹었다. 그래서 그릇이 빨간색이 아니라 대체로 검은색이었다(웃음). 특히 중국은 훠궈 문화 덕분에 육수를 많이 넣고 먹다 보니 맹탕처럼 느끼는 손님도 다수 존재했다. 그러다 지금은 K-컬처로 인해 K-푸드의 인식이 넓어지고 관심 갖는 이들도 늘어나면서 특히 동남아시아는 오리지널 한국식으로 만들어 먹는 걸 자주 볼 수 있다. 로제떡볶이가 한참 유행했을 때는 그 트렌드를 따라가기도 했고. 


더불어 K-푸드 중에 지금 가장 핫한 건 역시 치킨이다. 예전에는 김치와 비빔밥을 주로 K-푸드라고 설명했다면 지금은 치킨을 겉 표면이 반짝 거린다고 ‘캔디 치킨’이라고 부르며 히트를 치고 있다. 이처럼 ‘한식당’이라는 이름으로 불고기, 제육볶음, 닭볶음탕 등 여러 메뉴를 파는 것이 아니라 단일 메뉴에 특화된 프랜차이즈 기업이 진출하면서 K-푸드가 확장성을 가지게 된 것 같다. 현재 각종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한창 진출하고 있으니 보다 더 다양한 메뉴를 K-푸드로 소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마스터프랜차이즈의 강점은 무엇인가?
통관의 문제, 각종 식자재의 인허가, 시설에 대한 소방 방제 등을 현지 마스터가 해결해줄 수 있다는 점이다. 한 기업이 해외에 직접 진출을 하기 위해서는 준비할 게 여러모로 많다. 변호사도 선임해야 하고, 현지에서 사람도 운용하면서 담당자의 체류 비용도 대야하니 한 업장을 오픈하는 데만 수억 원대의 돈이 든다. 또한 법인이며 상표권 특허 허가 받는 시간과 비용은 별도다. 그것으로만 6개월에서 1년이 걸려 시간도 무시할 수가 없다. 대기업이 아니고서야 한 번에 그 금액과 시간을 감당하기 어렵고, 결과적으로 기업이 휘청댈 수 있다. 물론 직접 진출을 한다면 마스터프랜차이즈를 했을 때보다 많은 수익을 거둘 수 있겠지만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좋은 파트너사를 만나 마스터프랜차이즈를 맺는 것이 초기 정착하려는 K-푸드 기업에게는 도움이 될 것이다. 

 

해외에 진출하려는 K-푸드 업장에 조언해줄 만한 것이 있다면?
우선 오너의 의지가 중요하다. 해외 진출을 하는 게 쉽지 않고, 지속적으로 노크를 하고 미팅을 하고, 시장조사며 신경 쓸 부분이 너무 많다. 초기 정착 비용까지 고려한 자금이 충분치 못하다면 관련 박람회를 다녀보며 인사이트도 얻어야 한다. 코트라의 정책을 찾아보면서 지원책도 살펴봐야 하고, 좋은 파트너를 만나기 위해 발품도 팔아야 된다. 리스크를 감당하는 측면에서 어떤 방식으로 진출할지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마스터프랜차이즈, 아니면 합작회사로 운영하는 조인트 벤처, 국제 가맹, 상표권 수출 등 하나의 경영 방식에만 몰두하지 말고 우리 업장에 어울리는 다양한 방식을 염두에 둬야 한다.

 

향후 K-푸드의 비전은 어떨 것이라고 보나? 이를 바탕으로 두끼 떡볶이의 앞으로 계획도 알려 달라.
외부에서 보는 K-푸드는 맛도 있고, 비주얼적으로도 좋다. 그리고 K-컬처와 함께 성장했기 때문에 문화적 유기성이 있는 것이 장점이다. 문화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다는 것이고, K-컬처 뿐만 아니라 K-뷰티, K-의료 등 다양한 부분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어 하나의 메커니즘이 됐다고 본다. 실제로 현장에서도 오징어게임이나 블랙핑크 등 K-컬처의 이슈가 있을 때 고객이 늘어난다. 서로 시너지효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K-푸드는 지속가능한 문화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두끼 떡볶이는 지구 반대편에서도 계속되는 떡볶이 문화를 창출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할 계획이니 앞으로도 많은 기대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