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재윤의 Beverage Insight] 프랑스 샤테르돈(Chateldon)

2018.10.29 09:20:13


프랑스에 여행을 가서 최고급 호텔 레스토랑, 미쉐린 가이드 스타 레스토랑, 고급 와인숍이 아니면 마시기 어려운 먹는샘물 중의 하나가 샤테르톤(Chateldon)이다. 먹는샘물에서는 유일하게 먹는샘물의 ‘로마네 꽁티(Romanee-Conti, 프랑스 부르고뉴 지방에서 피노 누아 포도 품종으로 양조하는 세계 최고의 와인으로 1병 가격이 1200만 원)’라고 불린다.


일본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고 선호도가 좋은 물로 인식되고 있다. 게다가 ‘샤테르돈’ 한병(500mg)이면 우유 한병(200mg)분의 칼슘을 섭취하는 것과 같아 매일 우유대신 ‘샤테르돈’을 마시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샤테르돈’은 1650년에 프랑스 중부 울창한 숲으로 유명한 오베르뉴-론-알프스(Auvergne-Rhône-Alpes)에 위치한 푸이 드 돔(Puy-de-Dôme)의 중세마을에서 개발된 천연탄산수로 프랑스 베르사이유 궁전에 태양왕 루이 14세가 가장 사랑한 ‘태양 왕의 물’로 진상됐던 럭셔리 미네랄워터다. 역사의 기록에 의하면 1650년 최초의 의사였던 구이-크레스센트 파곤(Guy-Crescent Fagon)이 루이 14세에게 “샤테르돈을 마시면 폐하의 소화불량을 치유할 것이고, 이뇨작용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고 진언, 루이 14세가 이를 받아들여 매일 즐겨 마셨는데 신기할 만큼 소화불량이 완쾌됐고 한다.


또한 루이 14세 왕의 고문이었던 데스프레스트(Desprest)박사는 ‘샤테르돈’이 폐하의 소화 작용에 많은 도움을 줬으며, 자신도 피로할 때 마시면 기분이 좋아지고 피로가 회복되는 것을 경험하면서 심신을 치유하는데 효과가 있는 물이라고 칭찬했다. 루이 14세는 ‘샤테르돈’을 워낙 즐겨 마셔 매일 말을 탄 장교들이 ‘샤테르돈’을 궁전으로 실어 나르게 해 ‘물 잔을 위해 말을 타는 장교들’이라 별칭부대가 생겼다. 그 당시 루이 14세를 ‘태양 왕’이라고 불렀는데 루이 14세를 상징하는 태양 심벌이 유리병에 새겨져 있으며, 일부 먹는샘물 애호가들은 ‘먹는샘물의 롤스로이스’라고 부르기도 한다. 루이 14세 이후 루이 15세도 즐겨 마셨던 물로 베르사유 궁전에서만 마실 수 있었던 ‘샤테르돈’은 귀족과 부호들도 마시지 못한 물이었다. 그러나 궁전에 연회가 있을 때만 마실 수 있어 귀족과 부호들이 궁전에서 가장 먼저 찾았던 것도 음식이 아닌 ‘샤테르돈’이었다.


현재는 고급레스토랑에서 판매되면서 고급스러운 거품과 세련된 물맛이 고급 와인처럼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식사와 늘 함께 하는 먹는샘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연간 300만 병으로 한정 소량 생산되기 때문에  럭셔리 가치를 갖고 있다. 1971년 이란이 페르시아 제국 2500주년 기념 축하행사에 공식 워터로 지정했고, 만찬에 참여한 초청고객들에게 제공해 큰 호응을 얻었다. 

 
샤테르돈의 수원지는 서쪽에는 알리에(Allier)강과 도어(Dore)강이 흐르고, 북쪽으로 19km  떨어진 곳의 ‘비시(Vichy)’라는 도시다. 1933년 피에르 라발(Pierre Laval)이 소유했다가 몇 번의 소유주가 바뀌었고, 1935년 엔지니어 출신 루이 아만드(Louis Amand)가 샤테르돈 워터 회사(Chateldon Water Company)를 설립했으며, 1945년 샤테르돈은 경영상 위기에 접어들었다가 1993년에 프랑스 카스텔(Castel)그룹의 오(Eaux)회사가 인수, 운영하고 있다.


먹는샘물에도 ‘프리미엄 워터 카테고리(Premium Water Category)’로 마케팅 차별화를 시도하는 회사들이 늘어나면서 ‘샤테르돈’은 가장 높은 등급의 럭셔리 워터(Luxury Water)로 취급받으면서 노르웨이의 스발바디(Svalbard), 슬로베니아 로이(ROI), 미국의 블링 에치투오(Bling H2O), 일본의 필리코(Fillico) 등과 함께 고가로 판매되면서 더욱 유명세를 탔다.


필자는 ‘샤테르돈’을 테이스팅했는데 고경도면서 느끼하지 않고 우아하고 섬세한 기포로 부드럽고 청량감을 주며 세련된 맛이 일품이다. 미네랄 총 용존량(TDS)는 1882mg/ℓ이며, 경도 1154mg/ℓ, 칼슘 383mg/ℓ, 마그네슘 49mg/ℓ, 나트륨 240mg/ℓ, 칼륨 35mg/ℓ, 중탄산염 2075mg/ℓ 등이 함유돼 있고, pH6.2로 산성의 물이다. ‘샤테르돈’은 화강암 암반층을 통과하면서 천연 미네랄이 풍부하게 함유되고 여과되면서 6℃로 분출하는 가벼운 라이트 워터(2.5~5mg/ℓ) 탄산수로 먹는샘물의 품격을 찾은 애호가들이 마시기에 가장 적합한 물이다. TDS가 많아 무거운 미네랄로 풀 바디감을 느끼며, 산성물로 천연탄산수의 특유의 청량감, 약간 짠맛이 올라온다. 특히 ‘샤테르돈’에 칼슘, 마그네슘, 중탄산염이 많이 함유돼 소화촉진, 피로회복, 이뇨작용에 좋다.


호텔 레스토랑을 찾아오는 단골 고객들에게 탄산수를 추천할 때 스토리텔링이 풍부한 물로 ‘황제의 물’, 그리고 ‘먹는샘물의 로마네꽁티’라고 권하면 고객은 매우 만족하면서 ‘물에도 이런 럭셔리한 물이 있네.’ 하고 미소를 지을 것이다. ‘샤테르돈’은 프랑스의 먹는 샘물 중에서는 가장 라이트한 탄산수며, 부호나 미식가들이 선호하는 물로 음식과 함께 마시면 격식이 달라진다. 또한 음식과 조화에 있어서는 닭고기 요리, 삶은 돼지요리, 로스트비프 스테이크를 주문한 고객들에게 추천해도 좋은 반응을 얻을 수가 있다. 또한 양념하지 않은 BBQ에 콜라대신 마시면 BBQ맛도 살리고, 건강에도 이로우며, 특히 청소년들에게 탄산음료대신 마시게 하면 효과적이다.


고재윤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
외식경영학과 교수
고재윤 교수는 경희대학교 관광대학원 와인소믈리에학과장, (사)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 회장으로 한국와인의 세계화에 온갖 열정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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