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el Show in Busan Ⅱ] 부산 호텔 산업을 조망하다 ❸ 미래

2019.02.26 09:20:50

- 글로벌 해양 도시로 성장할 부산의 미래 호텔업계 전망




<호텔앤레스토랑>이 4월 부산 호텔쇼를 앞두고 부산 관광/호텔업계의 미래에 대해 전망해봤다.
바다와 항구도시의 낭만을 안고 있는 부산. 그렇지만 실질적으로 부산은 내륙 위주로 개발돼, 아직 해양도시로서 진정한 매력을 뽐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부산 복합리조트에 대한 해외 투자 유치 등 부산의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부산 관광 산업 발전의 미래와 함께 찾아올 부산 호텔업계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지, 그 청사진을 그려봤다. 


부산은 명실상부 우리의 해양 수도다. 1876년 강화도 조약 때부터 부산은 대한민국을 잇는 모든 항만을 가지고 있었고, 아직까지도 국내 수출입 물류의 반 이상이 부산의 항만을 통해 들어오고 있다. 이렇듯 항만을 도시의 거름으로 삼아 성장한 부산의 정체성은 ‘해양 도시’라는 데 이견이 있을 수 없다. 이는 글로벌 관광도시로서 부산의 미래에서 가장 지향해야하는 정체성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해양 수도라는 명칭이 무색하게도 부산의 뚜렷한 ‘해양 문화’라는 것이 잘 드러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부산의 바다와 해변은 그 존재감만으로 압도적이지만, 이곳에는 캘리포니아 서퍼들의 활기, 아름다운 크루즈, 삶의 역동성을 보여주는 홍콩의 스타 페리 같은 해양 문화가 느껴지지 않는다.


부산의 신 해양 시대를 열어줄 ‘항만 소프트웨어 산업’
이미 발전한 다른 해양 관광 도시와 달리, 부산 해양에 활기가 느껴지지 않는 결정적인 이유는 제조업이나 선박에 집중해온 탓에 항만 소프트웨어 산업이 아직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부산 해양 문화를 드러낼만한 항만 소프트웨어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크루즈, 요트, 레포츠 같은 산업 분야 등이다. 실제로 이제껏 지자체 차원의 지원이 미비한 탓에 발전하지 못해왔는데, 최근 들어 조금씩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 일환으로 부산광역시는 해양관광 업계와 공동마케팅, 해양 레저 위크와 같은 행사 진행을 하고 있다. 또 서핑, 해양레저 스포츠, 해상케이블카를 비롯해 요트와 연계한 해양 관광 상품도 개발 중이다.



이중, 해양 인프라가 갖춰진 부산에서 주목할 만한 산업은 단연 크루즈다. 해양 수산부에서도 크루즈 산업 활성화를 전략적 목표로 내세우고, 2020년까지 국내 관광객 20만 달성 계획을 내보이기도 했다. 대형 크루즈에는 승무원이 1000~2000명까지 승선이 가능하니, 고용 창출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게다가 올해 하반기에 부산항과 원도심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유람선이 첫 선을 보인다고 한다. 강화도 조약 이후 부산항 북항에 유람선 뱃길이 열리는 건 처음 있는 일이다. 또, 다음달 부산 북항 통합 재개발을 위해 범정부 추진단이 출범해, 답보 상태에 빠졌던 북항 재개발에도 기대가 쏠리고 있다. 이렇듯 작은 해양 문화들이 연계된 이후에, 크루즈 인프라를 갖추는 것이 국제적인 해양 도시로 거듭날 부산이 내다볼 수 있는 가장 밝은 비전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이구동성이다.


광역의 맹주로 거듭나야할 부산
부산이 글로벌 관광 도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부산의 힘만으로는 부족하다. 부산/울산/경남을 중심으로 한 동남권 광역 교통망이 확충된다면, FIT는 극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부산향토문화백과에 해당하는 디지털부산문화대전에 수록된 ‘해양수도의 비전’에 관한 항목에서도 광역 시스템 구축에 대한 중요성을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다.



“부산이 시야를 넓혀 우군을 찾고 연대를 모색해야 한다. ‘오션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하는 것이다. 부산이 작은 파이를 놓고 인천이나 광양, 목포와 경쟁하기보다 전국 해양 도시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맹주로서 맏형의 역할을 해낼 때 그에 걸맞은 위상도 부여받을 수 있다. 대한민국의 넘버 2 도시가 아니라, 비수도권 13개 시·도를 이끄는 네트워크의 중심에 서서 제 역할을 할 때 부산의 살 길이 열린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최근 급성장한 일본의 외래 관광객의 증가 이유로 광역 중심의 관광 시스템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서울에 집중돼서 개발하는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부산 관광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 다양한 지자체들 간의 협력은 필수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부산 호텔업의 미래
부산 호텔업계는 양적 팽창을 거듭하며 성장하고 있다. 현재 예측할 수 있는 가까운 부산 호텔업계 전망은 해운대 지역에 특급호텔이 모여들며, 럭셔리 호텔의 각축장이 될 예정이라는 것. 지난해 12월에는 30여 년의 역사를 가진 노보텔 엠배서더 부산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리모델링 후 신세계조선호텔로 개관한다. 부산웨스틴조선호텔은 리모델링을 앞두고 있으며, 해운대 끝자락 엘시티에 들어설 롯데 시그니엘 호텔도 6성급을 목표하고 있다. 이렇듯 해운대 지역에 럭셔리 호텔 유입으로 경쟁이 치열해지며 리모델링과 M&A를 통해 공격적으로 고급화 전략에 나서고 있다.



부산 의료관광의 심상치 않은 기류도 이러한 미래 부산 호텔업계의 부가가치를 한층 높이고 있다. 최근에는 동남아 지역에서 K-뷰티를 넘어 B-뷰티 관광이 럭셔리 투어가 됐다. 부산의 우수한 의료서비스를 담은 호텔 패키지 상품들이 등장하면 외국인 관광객들을 사로잡을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한발 더 먼 미래를 내다보면, 국제 관광 도시로 발전한 부산의 미래에는 다양한 복합 리조트가 즐비한 모습이 그려진다. 실제로 관광 산업에 주력하는 아시아 국가에서는 복합 리조트의 개발을 꾀하고 있는데, 특히 싱가포르의 마리나베이샌즈호텔은 부산에서 벤치마킹해야 할 모델로 자주 언급되고 있다. 부산에 등장할 복합리조트도 이처럼 도시 브랜드에 걸맞은 콘셉팅이 필요하다. 이러한 미래의 부산의 복합 리조트에서 해상 택시를 타고 진입하거나, 작은 페리나 요트를 타고 도시를 누비는 상상을 해볼 수 있다.



부산광역시는 현재 ‘다이나믹 부산’이라는 슬로건 아래 관광 산업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물론, 지자체들 간의 비협력이나 주요 개발 사업의 답보 등 잡음이 끊이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부산은 다른 지방에 비해 비교적 사드로 인해 발생한 FIT 감소가 급격하지 않았고, 2017년 <뉴욕타임즈>의 세계 명소에도 뽑혔다. 그리고 기존의 해양 인프라까지, 부산이 가진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글로벌 도시로 성장한 부산에서는 문화 예술 중심지 서울과는 또다른 호텔업계의 양상을 보게 될 것이다. 부산의 해양 문화와 부산의 정체성을 가득 안은 호텔은 미래에 어떤 모습으로 우리 앞에 찾아올지 기대해본다.


“글로벌 관광도시로 성장할
부산의 잠재력 적극적으로 발전시켜야”

동의대학교 호텔컨벤션경영학과 윤태환 교수



부산이 현재 관광 도시로 부흥할 수 있는 ‘모멘텀’에 와있다고 평가한 언론의 보도 등을 접한 바가 많다. 실제로 현 시점에 부산이 중요한 분기점에 와 있다고 보는가?
현재 내/외부적으로 중요한 변곡점이라는 데 동의한다. 일단 장기적인 경기 침체에 들어간 부산 내부적으로 새로운 미래 성장 동력이 필요한데, 이게 관광 산업이 돼야한다. 게다가 세계적으로 이렇게 관광에 대한 니즈가 컸던 시대가 있었나 싶다. 그중 특히 아시아 관광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며, 각 국가별로 공격적으로 관광산업에 투자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과 함께, 중국 관광객의 변수에도 타격이 적었던 부산 방문객 수를 봤을 때, 관광도시로서 가진 부산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볼 수 있다.   


부산 관광발전의 방해요인으로 자주 교통 인프라의 문제점이 언급된다. 신공항, 그리고 도시 내의 공항철도, KTX 등 미래에 이러한 하드웨어가 자리 잡혔다고 가정했을 때, 그 다음 단계에서 부산의 관광활성화를 위해 준비해야할 것은 무엇인가?
좋은 사례로, 일본의 ‘간사이광역연합’을 제시하고 싶다. 해당 연합은 관광뿐만 아니라 교통을 비롯해 총 7개 분야의 정책이 포함돼 있다. 6년 전만 해도 오사카의 관광객 수는 부산에 못 미쳤는데, 간사이라는 광역 단위로 시스템이 움직이자 급성장했다. 광역 교통 체계로 인해 관광객들이 여러 도시를 꼭 들렀다 가게 되는 것이다. 이렇듯 인접 지역까지 가고 싶어하는 FIT를 붙잡기 위해서는 기존 행정 구역 단위로 구성한 교통 체계를 넘어서야한다. 부산과 울산 등을 각 지자체별로 육성시키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동남권 광역으로 묶는다면 관광에서 훨씬 큰 파이를 가지게 된다. 이후에는 이러한 단위에서 관광루트를 비롯해 홍보 마케팅을 이뤄나갈 수 있다면 엄청나게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의 가능성은 해양 관광, 의료 관광 등 여러 분야에서 제기되고 있다. 미래에 관광도시로서 부산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분야가 있다면 무엇일까?
어떤 지역이든 관광지의 브랜딩을 위해서는 도시의 정체성에 바탕을 둬야한다. 부산의 정체성은 말할 것도 없이 해양수도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놀랍게도 이제껏 부산의 관광 정책은 내륙 위주였다. 부산에서 실질적으로 바다를 활용하는 것은 극히 한정돼있다. 그래서 먼저 부산사람들이 바다와 친해져야 하고 자체적으로 해양문화를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본다. 관광 상품으로 홍콩의 스타 페리를 예로 들면, 실제로 60%의 이용객이 출퇴근하는 현지인이라는 사실이다. 이처럼 부산에서도 해상 버스, 해상 택시 등 부산의 핵심 정체성과 어울리는 브랜딩하기 위한 인프라를 전략적으로 구축해야한다.


부산의 미래에 롤 모델로 삼을만한 관광 도시는 어디인가?
많은 점이 부산과 유사한 싱가포르라고 말하고 싶다. 두 도시 모두 한 때는 최고의 항만을 가졌던 세계 물류 도시다. 싱가포르는 현재 마리나베이 샌즈를 필두로 다양한 복합리조트들이 들어서며 양적인 성장을 이뤘다. 관광객 1인당 지출비용도 상승하며 질적 성장도 함께 이루기도 했다. 부산도 역시 향후 복합리조트의 필요성이 제기되는데, 카지노 영업이 주가 돼서는 안 되지만 투자 유치를 위한 수단으로 고려해볼만하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부작용에 대한 대안이 앞서야 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관광객을 이끄는 복합리조트의 본질은 세계적인 가족 관광시설이라는 데 기반을 둬야 한다.


해운대 지역에 곧 엘 시티를 비롯한 복합리조트 및 럭셔리 호텔이 준공될 예정이다. 이러한 흐름이 앞으로 미래 부산 호텔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현재 호텔 시장에서 가파르게 공급 증가가 일어나고 있다. 이에 대한 업계에 우려도 있지만, 이는 상품의 다변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기존 부산의 관광호텔이 천편일률적이었는데, 여기서 벗어나 새로운 시장이 개척되고 있다고 본다. 다양한 럭셔리/부티크 호텔이 부산에서 각축전을 보일수록,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경향이 호텔업계의 질적 성장과 더불어 관광산업의 고부가가치를 어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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