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호의 Tea Master 32] 3국의 티 준비 방식 #1 중국_ 개완을 이용한 중국 정통의 티 준비 양식

2020.06.07 09:30:04

중국에서는 일상생활 속에서 티를 마실 때 유리잔이나 차병, 일체형 개완에 담아 편리하게 마신다. 중국에는 티를 우리는 정통적인 양식도 있다. 그 정통적인 양식은 푸젠성, 광둥성 등의 지역에 따라 약간씩 다르지만, 공통적으로는 전통 다기인 개완을 사용한다. 

이번 호부터 중국, 일본, 대만의 3국의 티 준비 방식에 대해 알아보려고 한다. 먼저 그 첫 번 째로 개완을 사용해 매우 격식 있게 티를 준비하는 중국의 정통적 티 준비 양식에 대해 소개한다.


중국의 지역에 따른 다양한 티 준비 양식

중국은 지역마다 다른 종류의 티가 있고, 또한 각 성(省)마다 티를 준비하는 양식도 약간씩 다르다고 한다. 서부와 동부, 그리고 남부가 다르고, 또한 서부 중에서도 북서부는 이슬람의 영향을 받아 티를 준비하는 양식이 또 다르다.


예를 들면, 운남성의 태족(傣族), 합니족(哈尼族), 경파족(景頗族)은 찻잎을 대나무 통에 넣은 뒤 발효시켜 야채를 곁들여 먹는다. 또한 북서부의 죽통에 넣고 발효시킨 후 야채를 첨가한다. 또 다른 사람들은 티를 간식으로 씹어 먹는다. 중국 북서부, 즉 화북 지역 하남성 형양시(滎陽市)에서는 주민의 대부분이 회교도들이 많아 티에 설탕과 호두를 넣고 우려내 마신다. 이와 같이 중국은 티를 준비해 마시는 방식이 지역마다 문화권마다 다르지만, 매우 격식과 예의를 따지면서 티를 준비하는 정통적인 방법도 있다. 바로 ‘개완(蓋碗)’을 이용해 마시는 방식이다. 이때 개완을 광둥 지역에서는 ‘종(盅, Zhong)’이라고 부른다. 또한 그런데 오늘날에는 스트레이너가 부착된 일체형 개완도 많이 사용된다.


   


개완(蓋碗)을 사용하는 정통적인 티 준비 양식

중국의 정통 다기 개완은 중국 6대 분류의 티를 모두 준비할 수 있는 다기다. 다기는 찻잔, 받침대, 뚜껑을 한 세트를 이루고, 개완은 중국 티의 미세한 향미를 충분히 살려서 맛볼 수 있도록 해 준다. 또한 물의 양도 많이 필요하지 않다. 왜냐하면 찻잎을 고농축으로 우려내 미묘한 향미까지 느끼기 위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특히 백차나 녹차, 우롱차 같이 미묘하면서도 은은하게 풀 향이나 꽃 향이 풍기는 차종에게 제격이다. 이 개완으로 찻잎을 우린 뒤에는 정통적인 방식으로는 뚜껑을 살짝 벗긴 뒤 입을 대고 찻물을 직접 마신다. 이때 뚜껑은 찻잎이 입에 들어오지 않도록 막는 역할과 티의 향을 맡아 보는 데 사용된다.


개완으로 티를 준비하는 주요 과정

중국에서는 개완으로 티를 우리는 방법에도 여러 양식들이 있다. 예를 들면, 푸젠성이나 광둥성에서 티를 정통적으로 우리는 방식에서 약간씩 차이가 나는 것과 같다. 또한 찻잎을 개완에서 여러 차례 우려낼 것을 권하는 사람과 단지 2회만 우려내 먹을 권하는 사람도 있다. 여기서는 개완을 사용하는 가장 일반적인 양식만 소개한다.


뜨거운 물로 개완 데우기
중국에서도 격식과 예의를 갖춰 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뜨겁게 데운 물을 개완에 담아 사전에 예열해 놓는다. 그러나 이는 정통적인 방식에서 티를 준비하는 상직적인 단계지, 반드시 거쳐야 하는 필수적인 준비 단계는 아니다.



찻잎의 양 조절
개완에 자신의 취향에 맞는 티의 농도로 우리기 위해 찻잎을 적당히 넣는다. 이때 찻잎의 양은 티의 종류와 원하는 농도에 따라 달라진다. 일반적으로는 찻잎 5mL를 차시(茶匙)로 떠서 넣는다. 이때 찻잎의 양을 많이 넣을수록 뜨거운 물로 우리는 시간을 짧게 해야 한다. 왜냐하면 찻잎의 양이 많으면 우러나오는 떫은맛의 성분도 양이 많아져서 자칫 티의 맛을 망칠 수 있기 때문이다.



적당한 온도의 물 붓기
찻잎이 개완에 담겨 있는 상태에서 티의 종류에 맞는 온도의 물을 붓는다. 예를 들면, 녹차의 경우에는 새싹이 풍부할 경우에는 낮게는 65~85도의 물을 부어야 떫은맛을 줄이고 싱그러운 맛과 향을 자연 그대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95~100도의 물을 부으면 연한 새싹의 찻잎이 그대로 익어 버려서 티의 향미를 망칠 수 있다.



적당한 시간으로 우려내기
찻잎이 충분히 우러나오도록 일정 시간 우린다. 물의 양에 비해 찻잎의 양이 많이 사용됐기 때문에 처음에는 매우 짧게 우려내야 한다. 그리고 약 15~45초 사이에서 원하는 농도로 우려내면 된다.



찻물 완전히 따라내기
찻물이 다 우러나면 뚜껑으로 가려 찻잎이 나오지 못하도록 하고, 찻물을 공도배나 별도의 용기로 옮겨 붓는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뚜껑으로 잘 가려서 찻잎에서 찻물이 완전히 따라 낸다. 만약 찻물이 남아 있다면, 찻잎에서 계속해서 함유 성분들이 우러나오기 때문에 지나치게 떫은맛이 날 수도 있다.

티 테이스팅하기
티를 개완에서 우려낸 동안에 덮어 두었던 뚜껑의 아랫면으로는 향을 깊게 들이마신다. 그리고 다 우려낸 찻잎에서도 일부 미묘하고도 은은한 향을 맡아 본다. 이어서 찻물을 들이켜면서 입안으로 굴려 최대한 공명시켜 향과 맛을 증폭시키면서 평가한다.

   

정승호
(사)한국티(TEA)협회 회장, 한국 티소믈리에 연구원 원장
한국티소믈리에연구원은 국내 최초의 티(TEA) 전문가 양성 교육기관 및 연구 기관이다. 한국티소믈리에연구원에서는 글로벌 시대에 맞게 외식 음료 산업의 티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백차, 녹차, 우롱차, 홍차, 보이차, 허브차 등 거의 모든 분야의 티를 시음하며 향미를 감별하는 훈련과정(Tea Tasting & Cupping)과 티 산지 연수 프로그램을 국내 최초로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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