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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기엽

[남기엽의 Hotel Notes] 공원에 녹고 바다에 스며드는 공간, 쉐라톤 그랜드 인천 호텔

사진_ 남기엽

 

호텔’과 ‘모텔’


“호텔급 시설”이란 광고 문구는 지금도 흔하다. 좋은 식당에 가면 “호텔 같다”고 하고 수준 높은 서비스에 “호텔급”이라 상찬한다. 까닭은 ‘호텔’이 주는 시설과 서비스의 급간에 우리 모두 같은 공감대를 형성하는 덕이다. 


그런데 알다시피 ‘호텔’은 아무 숙박업소나 가져다 쓸 수 있다. 속칭 ‘모텔’, ‘민박’에 준하는 업소들도 ‘호텔’이란 간판을 달고 영업이 가능하다. 1999년 2월 공중위생법의 개정에 따라 ‘너도 나도’ 호텔을 쓸 수 있게 됐기 때문. 그래서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은 당황한다. ‘호텔’인줄 알고 예약을 했는데, 전혀 다른 시설이라는 것. 외국에선 Inn(여관), Dormitory(게스트하우스) 등으로 좀 더 세부적으로 관리하긴 하는데 우리나라에선 샤워실을 공동으로 쓰는 곳도 이름만큼은 ‘호텔’이 될 수 있다. 그럼에도 ‘호텔’이란 이름에서 나오는 품격(dignity)이 유지되는 것을 보면, 우리 공동체는 제법 동질적인 언어 질감을 갖고 있는 셈이다. 

 

 

쉐라톤의 반도 역사


인천은 해외여행 갈 때뿐 아니라 바다가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갈 가치가 충분하다. 그런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들어선 오크우드 프리미어인천, 파라다이스시티 인천 등 특급호텔들은 저마다 특유의 매력이 있다. 그리고 적정한 금액으로 ‘호텔’다운 객실과 서비스를 누릴 때 찾게 되는 곳이 바로 오늘 이야기할 쉐라톤 그랜드 인천 호텔(이하 쉐라톤 인천)이다.

 

 

쉐라톤’ 브랜드는 메리어트 글로벌이 운영하는 호텔 체인인데 합리적인 가격에 라운지, 피트니스, 수영장 등 호텔 풀서비스를 제공한다. 세계 어디를 가도 쉐라톤 호텔은 적절한 가격에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우리나라에선 SK가 서울 워커힐 호텔을 인수해 1978년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호텔’로 개관하며 시작됐다. 

 


이후 쉐라톤 브랜드는 계속 생겨났지만 부침을 겪었다. 서초동의 중심을 지켰던 쉐라톤 팰리스 강남은 강남에 위치한 특급호텔이면서도 룸레이트가 높지 않아 인기가 많았는데 2021년 2월 폐업했다. 서울 서남부에서 환상적인 뷰와 쉐라톤 이상의 특급호텔 정수를 보여줬던 쉐라톤 디큐브시티마저 코로나19의 여파로 2021년 10월 폐업했다. 두 쉐라톤 호텔의 폐업을 바라보며 나는 편안히 쉴 수 있는 공간들이 하나 둘 사라지는 것이 안타까웠다. 

 

 

센트럴파크와의 융화되는 곳


그럼에도 아쉬움을 달랠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쉐라톤 인천이다. 쉐라톤 인천은 2007년 착공해 2009년 완공, 개관했는데 지금도 객실의 노후화는 크게 느끼기 어렵고 무엇보다 처음부터 송도 경관을 조망하기 좋은 입지에 자리했기에 센트럴파크와 호흡하고 싶다면 이곳만한 곳이 없다.

 

 

1층 로비에 들어서면 직원들이 투숙객 여부를 확인하고 엘리베이터로 안내하는데 그 톤과 어조가 럭셔리 체인의 서비스 못지 않다. 객실은 깔끔한 모노톤 인테리어에 편안한 침구를 준비해 놓았는데 ‘파크뷰’는 반드시 선택해야 한다. 통창으로 보이는 센트럴파크와 해, 달빛의 프렐류드는 그저 경관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방 안에서의 시간 흐름을 잊게 해준다.

 

 

이그제큐티브 라운지 역시 빼놓으면 섭섭하다. 최고층에 위치한 이그제큐티브 라운지에서는 환상적인 일몰과 함께 저녁시간에 여러 주류와 핑거푸드를 즐길 수 있다. 간혹 “라운지 음식이 부실하다”는 평이 있는데, 자신이 쓰는 룸레이트를 생각하자. 포시즌스 호텔과 쉐라톤 호텔, 그리고 페어필드 모두 각각의 카테고리 안에서 최선을 추구하는 것이다. 뉴질랜드 말보로 지역의 와이너리가 배출한 최고의 화이트와인 ‘클라우디베이 소비뇽블랑’이 맛있는 까닭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덕이지, 같은 기준으로 값비싼 컬트 와인 ‘스크리밍 이글 소비뇽블랑’과 비교할 순 없다.

 


수영장 역시 채광이 잘 들고 숙련된 직원들 덕에 마음 편히 역영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 이곳에서의 조식은 좀 더 특별한데, 다른 호텔 대비 한식에 비중을 할애해 호텔 조식임에도 동네 단골이 많다. 아침에 졸린 눈을 비비고 앉아 삼겹살에 소주 한 잔을 할 수 있는 동양의 미는 쉐라톤 인천에서 가능한 것으로 따뜻한 찌개, 스크램블 에그, 두꺼운 베이컨 등 빠지는 음식이 없다. 가끔 주말에 쉬다가도 업무할 필요가 있을 때 라운지 내 미팅룸을 사용했는데 이곳 미팅룸에서 키보드를 잡는 순간 집중력이 되살아나는 특별한 마력도 느낄 수 있다(필자가 수차례 방문했을 때마다 피트니스는 코로나19를 이유로 투숙객에게 개방하지 않았는데 최근 개방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휴양지


쉐라톤 인천이 명시하지는 않지만 사실 뷰만 잘 잡고 멀리 보면 바다까지 보인다. 공원과 바다, 그리고 신시가지를 조망할 수 있는 이곳은 내겐 서울에서 가까운 휴양지라 할만하다. 근처에 송도 주민들이 줄을 서는 맛집을 찾기 어렵지 않고 아울렛, 마트 등도 지근거리에 있어 무엇하나 부족함이 없다. 드라이아이스를 넣은 듯 차가운 기운을 뿜어내는 수증기 사이로 형형색색 신시가지 고층 빌딩들이 물에 반사되는 야경은 잠시나마 복잡한 생각을 잊게 한다. 좀 더 걸으면 한옥마을에도 들르고 독특한 생김새의 트라이보울 조형물을 그저 바라보기도 해보자. 투숙객이 겪는 이와 같은 경험의 총화는 쉐라톤 인천이 ‘호텔급’이라는 단어에서 나오는 디그니티에 정확하게 부합하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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