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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urism Issue] 멈췄던 크루즈, 출발선에 서다

지역관광과 일자리 창출 기대되는 관광산업의 보배

 

바다를 바라보는 것뿐만 아니라, 바다 위에서 여행을 즐긴다면 어떨까? 오션뷰와 얕은 해수욕장은 바다의 일부분일 뿐 진정한 바다를 즐기기 위해서는 크루즈만큼 좋은 선택지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얼어붙은 시기, 외국인이 관광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크루즈업계의 고통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던 가운데 부산광역시와 제주도를 비롯한 해양관광 도시에서 조금씩 크루즈 관광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는 중이다. 더불어 최근 팬스타그룹에서도 호화 국적 크루즈페리선을 건조한다고 발표, 정통 크루즈 이전에 크루즈페리선을 도입해 크루즈관광의 대중화를 노리는 중이다. 이는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 긍정적인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처럼 크루즈산업은 조금씩 일어서고 있는 모습이다.   

 

 

황금알 낳는 거위, 크루즈


크루즈관광은 1835년에 스코틀랜드에서 아이슬란드와 파로섬을 다녀오는 크루즈 상품을 판매하면서 시작됐으며, 이후 유럽을 중심으로 여객선을 활용한 선박관광이 시도됐지만 미미한 수준이었다. 그러다가 전후 항공기술의 급속한 발달로 1958년에 대서양을 횡단하는 점보제트기가 등장, 기존 대서양 횡단 여객선의 수요를 잠식하면서 ‘이동’ 경쟁력을 상실한 여객선들이 미국 캐리비언을 지역을 관광 목적으로 다녀오는 사업으로 전환하면서 현대적인 크루즈사업이 등장하게 됐다. 영국이나 미국과 같은 서양권에서는 크루즈관광을 찾아보기가 어렵지 않았지만, 국내는 한참 늦은 1998년 무렵에야 시작하게 됐다. 최초의 크루즈관광은 1998년 무렵 말레이시아 스타크루즈 선사로부터 대여받은 두 척과 영국 P&O로부터 매입한 한 척의 크루즈선으로 운항한 금강산 관광이다. 3만 톤의 소형 선박이라 지금과 같은 역할을 위시하지는 않았으며 이후에도 크루즈관광은 존재감이 희미하다가, 2006년 부산광역시에 최초의 크루즈 터미널이 출범하면서 기항지로서의 역할을 견인하기 시작했다.


그 뒤에는 외국 크루즈 선사를 중심으로 크루즈관광이 발전했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로얄캐리비안크루즈, 카니발코퍼레이션 등이 국내에 진출해 크루즈관광을 선보였고, 롯데관광과 같은 국내 관광사에서도 외국 크루즈 전세선을 빌려 고객들을 맞이했다. 이러한 크루즈산업은 엄청난 경제효과를 보인다. 2014년 당시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2013년 당시 외국 국적 크루즈 선사 414척이 국내로 들어와 관광객 79만 6000명을 유치, 총 605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한다. 특히 중국 관광객들이 가까운 나라인 한국으로 오는 크루즈관광을 선호하자 이러한 수요에 맞춰 정부에서는 ‘크루즈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내놓기도 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황진회 부연구위원(이하 황 연구위원)의 말에 따르면, 한국 크루즈의 황금기는 2016년이었다. 한국관광공사에서 보도한 자료에서 더욱 자세한 관광객 숫자를 알 수 있다. 2016년 방한 외국인 크루즈 관광객은 2015년에 비해 2배 증가한 200만 명을 넘어섰던 것이다. 황 연구위원은 “당시 제주도에서는 크루즈 유치를 통한 지역 경제 효과가 6000억 원 정도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관광도 관광이지만 선박에서 구매하는 기름, 선박 용품 등을 포함하면 1조 2000억~1조 3000억 원 정도 된다는 예상을 내놓았다.”면서 “제주도의 특산물인 감귤 농사가 총 6000억 원 규모다. 국내에서는 크루즈산업이 걸음마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폭발적인 잠재력을 알아본 조사”라고 이야기했다.


실제로 크루즈는 잠재력이 높은 산업이다. 우선 크루즈에 한 번에 탑승하는 인원은 3000여 명으로, 이는 비행기 10~11대 정도에 해당, 바다 위의 MICE산업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할 정도다. 이들이 짧게는 6박에서 10박을 묵는데 크루즈 내 인프라를 이용하며 부가적인 수익창출에 많은 기여를 한다. 먹고 자고 쉬는 것뿐만 아니라 안에서 일어나는 공연, 휴양 등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기항지에서는 선사가 준비한 상품을 즐기는 것이다. 승무원은 상주하나 고객들의 안전과 선사 내 안내를 진행하는 역할이고, 크루즈선 내에는 레스토랑, 카페, 레저시설, 침실, 카지노 등의 많은 시설이 구비돼 있고, 고객들이 임의로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운영되기 때문에 자유여행의 모습을 띄는데, 한편으로는 선사가 마련한 기항지관광 상품을 고를 수도 있다는 데서 패키지여행의 편리함까지 갖춘 올인원 형태를 보이는 것이다. 


고객들의 소비 패턴도 주목할 만하다. 황 연구위원은 “크루즈 승선권에는 크루즈 안에서 먹고 자는 비용이 모두 포함돼 있어서 크루즈 여행기간 동안 마음껏 이용할 수 있다. 따라서, 분명 금액을 지불했는데도 무료로, 혹은 저렴하게 제공받는다는 생각이 드니 선박 내에서 면세품을 추가로 구입하거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데 부담이 없다.”면서 “때문에 기항지에서 물건을 구매할 때도 망설임이 적고, 그 관광지 내 특산물이나 로컬 식당을 찾을 때도 많아 부가적인 수입을 올리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이렇듯 크루즈 관광은 국내에서는 다른 산업에 비해 비교적 짧은 역사임에도 불구하고 잠재력을 인정받아 발전을 거듭하고 있었다.

 

 

창출 가능한 부가가치 높지만
산업적 특성으로 성장이 쉽지 않은 시장


하지만 국내 크루즈는 그 산업 특성상 이전부터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다. 크루즈산업은 모항지에서 출발할 뿐만 아니라 기항지도 둘러볼 수 있는 만큼 여러 나라가 얽혀있고, 국제 관계에 영향을 많이 받는 산업이다. 황 연구위원은 “크루즈산업이 국내에 정착하는 데에는 사실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2017년 중국의 사드 배치 문제, 2019년은 일본상품 불매운동이 벌어지면서 관광객이 줄어들었다. 크루즈 여행객의 대부분이 외국 관광객이라 타격이 컸던 셈”이라고 이야기했다. 코로나19는 한층 더 첩첩산중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여행 규모가 축소되고, 일본 대형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감염자가 확산되면서, 크루즈가 코로나19를 옮긴다는 부정적인 인식이 생성됐던 것. 세계크루즈선사협회의 2019년 크루즈 마켓 전망 자료를 발표에 따르면 당시 앞으로의 크루즈 이용객이 3000만 명을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코로나19는 이와 같은 낙관적인 전망을 뒤엎었다. 황 연구위원은 “코로나19가 닥치면서 전 세계 크루즈 관광객이 2020년 기준 530만 명으로 줄었다. 해양수산개발원 자체 조사에 따르면 2020년 국내 크루즈업체의 매출과 거래는 2019년 대비 95%~100%나 줄었다. 매출이 5%도 안 된다는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현장에서도 이와 같은 말이 이어졌다. 크루즈사업, 외항여객운송업 등 해운관련사업을 영위하는 팬스타그룹의 크루즈사업팀 유다종 팀장(이하 유 팀장)은 “사드 배치로 인해 금한령을 시작하자 중국 출장을 예정했던 크루즈선의 항로가 더 이상 한국을 경유하지 못하고 곧바로 일본으로 가는 일정으로 변경됐다. 크루즈선으로 한일 두 나라를 방문하던 중국 관광객 입장에서는 크루즈관광의 매력도가 떨어지게 됐다.”면서 “국제 크루즈선사는 중국 리스크 대비와 상품성 저하를 이유로 중국 배치 크루즈선 운항횟수를 줄였다. 그 결과는 한국 인바운드 크루즈시장 침체로 이어졌다. 더불어 일본상품 불매운동이 벌어지자 국민들이 일본 관광을 기피하며 아웃바운드에도 문제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삼중고가 지속되자 인력 유출 문제가 생겨났다. 출항이 어려우니 전문적인 인력들이 하나 둘씩 크루즈 업계를 떠난 것이다. 주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크루즈산업은 특성상 외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직원이 많은데, 이러한 고급 인력들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도 큰 자산을 잃는 셈이다. 뿐만 아니라 크루즈산업에 대한 관심 부족으로 정부에서도 제대로 된 지원책을 세우지 못하는 모습이다. 유 팀장은 “2020년부터 중앙사고수습본부가 크루즈선의 국내 입항을 취소, 이후에도 모든 크루즈 활동이 정부의 지침에 따라 중단됐음에도 크루즈 관련 업종은 정부의 코로나19 피해 손실보상 대상에서 제외됐다.”면서 “아직까지 크루즈산업계의 피해 상황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으며, 유사 산업인 관광업과 공연업에 대한 대책을 세울 때도 크루즈업은 배제됐다.”고 꼬집었다. 이처럼 인력 유출 문제뿐만 아니라 지원도 미비한 실정이었다고. 

 

지자체도, 기업도 함께
크루즈관광 유치 시작해


과거가 미흡했다고 해서 앞으로도 미봉책일 이유는 없다. 앞서 언급했듯 크루즈산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 격으로, 무수히 많은 수입을 낼 수 있는 곳이다. 더불어 지자체와 협업해 지역관광에 긍정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만큼 블루오션이 될 확률도 높아 보이는 시장이다. 아직 걸음마를 뗀 단계라는 점에서 앞으로의 모습이 더욱 기대되기도 한다. 


이에 세계 각국에서 크루즈관광을 재개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먼저 대만은 코로나19 이후 세계에서 가장 먼저 크루즈 운항을 했는데, 엄격한 위생수칙과 함께였다. 승무원 588명을 21일 간 자가격리 후 코로나19 검사를 진행, 운행했다. 유럽에서는 이탈리아의 MSC크루즈와 코스타 크루즈가 각각 지난 해 8월과 9월에 운항을 재개했다. 모든 승객의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하고, 기항지에서 승객들의 자유여행을 금지, 크루즈가 만든 기항지 프로그램에 따르는 조건이었다. 하지만 1년이 지나 안전성이 확인된 지금은 기존과 같은 자유로운 승하선과 여행이 가능하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크루즈선의 운항 재개율은 코로나 전이었던 2019년의 90% 수준에 달할 만큼 정상화 됐다. 


한국에서도 크루즈 유치에 한창이다. 부산광역시는 지난 5월, 2026년 크루즈 관광객 30만 명 유치를 목표로 ‘크루즈산업 육성 종합계획’을 수립했다. 크루즈특구를 지정, 국적 크루즈 선사 설립을 적극 지원한다. 모항으로 하는 국적 크루즈 선사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세금 감면 및 보조금 지급 등의 인센티브를 걸어 지원한다고 공표했다. 또한 정책자금이 적극 활용되도록 중앙정부에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혀 기항지를 벗어나 모항지로서의 도시가 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인천광역시는 크루즈 전문인력 양성사업을 추진, 취업 준비생과 여행사 직원, 관광고등학교 재학생을 대상으로 크루즈 관광상품 마케팅을 교육하고 실무를 교육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직 닫혀있는 크루즈 입항 재개에 대한 뚜렷한 액션은 없지만, 지자체는 크루즈산업을 주요 사업으로 보고 준비하고 있는 태도다. 


한편 민간에서도 팔을 걷어 붙인다. 팬스타그룹은 국적 선사 최초로 국제항로를 운항하는 호화 크루즈페리를 건조할 예정이다. 2만 2000t급에 선체 길이 170m, 승선 정원은 399명(승객 353명, 승조원 46명)에 이르며, 선내에 수영장을 포함한 다양한 편의시설과 발코니 객실 등을 갖췄다. 전 세계를 순회하며 돌아다니는 정통적인 의미의 크루즈는 아니지만, 코로나19 이후에 만들어진 국적 선사라는 것에 의미가 있다. 유 팀장은 “2024년 말이나 2025년 초에 준공할 계획으로 국내외에서 더욱 다양하고 고급화된 새로운 크루즈 문화를 선보일 것으로 기대 중”이라고 귀띔했다. 로얄캐리비안크루즈는 유럽과 미주, 동남아 지역 위주로 점차 예약이 차고 있다. 로얄캐리비안크루즈 관계자는 “단거리인 싱가포르 예약 비중이 높고 하반기 이후에는 유럽, 지중해 일정 문의, 예약도 많다.”고 밝힌 바 있다. 롯데관광과 롯데제이티비, 팬스타의 전세선 크루즈는 2023년 상반기에 재 운항될 예정이다. 4월에 팬스타가 일본을 다녀오면, 롯데제이티비가 일본과 대만을 기항할 계획이다. 롯데관광은 이후 5월에 속초에서 출발, 일본을 기항하는 일정으로 준비하고 있다. 이를 통해 보자면 지자체와 국적선사, 해외선사 가릴 것 없이 크루즈를 다시 띄우는 모양새다.

 

 

크루즈산업 발전을 앞두고
남은 과제들


크루즈업계의 재개의 싹이 조금씩 움트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종식되면 국내 크루즈산업에도 다시 활력이 돌 것이라 전망한다. 올해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2021 해외 크루즈 관광객 방한 수요조사>에 따르면 크루즈선사와 여행업계 등의 방한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로, 입항이 허가되지 않더라도 무상륙 크루즈여행이 가능한 운항 재개를 희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아직 걸음마 단계인 한국 크루즈산업은 해결해야할 과제가 몇 가지 남아있다. 

 

먼저 국내는 내수시장이 활성화 되지 않아 크루즈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외국인뿐만 아니라 내국인들도 크루즈관광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데, 아직은 크루즈가 실버 세대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이 있어 고객층이 확대되지 않은 것. 황 연구위원은 “크루즈산업은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는 산업이다. 대만과 말레이시아도 국적 크루즈 선사를 도입한 뒤 크루즈 출항이 많아지고 수요가 늘었다.”면서 “국내에서도 연안 크루즈(해안선을 따라 하는 유람선 여행을 할 수 있는 배)의 경우 크루즈선 2척을 운항한 2012년에는 1척만 운항했던 다른 해보다 크루즈 관광객이 약 3배로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이를 추측해보자면 자국 관광객이 크루즈를 타고 외국으로 이동하고, 외국인 관광객들 또한 한국에서 출발하는 크루즈를 타고 동북아시아의 다른 나라, 혹은 가까운 유럽인 러시아를 둘러볼 수 있다면 자연스레 선순환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런 내수시장을 활성화하고, 더 나아가 크루즈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1 
기항지에서 모항지 거점으로

 

우선은 모항지를 육성하는 것이다. 기항지는 승객이 잠시 방문하는 곳으로 앞서 언급했듯 레스토랑, 기념품 구매 등 추가적인 수입을 올릴 수 있지만 반나절 정도 머물 수 있어 주변 숙박업소로 이어지는 수익성은 부족하다. 한 번쯤은 공항에서 비행기가 연착돼 낭패를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크루즈 또한 마찬가지다. 때문에 전날 도착해 크루즈에 탑승하는 문화가 자리 잡혀 있는데, 이는 크루즈 관광객 대부분이 외국인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국내 관광객이 크루즈를 탑승했다면 당일 출발해 움직여도 괜찮지만 외국인인 경우 자국이 아닌 만큼 당일에 도착했을 시 연착 등의 불안도가 높고, 그 김에 모항지에 도착해 그 지역을 관광하려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출발지와 도착지가 같은 모항지를 키워야 하는 것이다. 


황 연구위원은 “모항 출항과 자국 관광객 규모는 비례한다. 크루즈가 기항지에 고객을 내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 수입 때문이기도 하지만, 도착지에서는 여권 검사를 하는데 기항지에서는 크루즈 패스로 인해 출입국 심사가 느슨하기 때문”이라며 “뿐만 아니라 모항지가 되면 호텔 등 숙박업계와 지역 관광에도 큰 도움이 돼 건설적인 협력이 가능하다. 하루 전, 혹은 이틀 전부터 탑승하려는 약 3000여 명의 고객들이 그 지역의 숙박시설에 묵고 관광하는데 당연히 도움이 되기 마련”이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모항지가 되기 위해서는 어떠한 요소가 필요할까? 황 연구위원은 “‘항만’, ‘관광 매력도’, ‘교통편’, ‘도시의 자체적인 수요’를 갖춰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이어 그는 “한국에서의 대표적인 모항지는 인천, 부산, 속초며 이러한 인프라를 모두 지니고 있는 도시다. 우선 수요가 가장 많은 도시가 서울이니 만큼 서울과 가까운 곳이 모항지가 되는 편”이라며 “부산은 서울과 떨어졌지만 제2의 도시며 항만이 발달, 부산을 찾으려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많아 수요가 있다.”고 귀띔했다. 이렇듯 모항지를 키우면 크루즈 모항지로서 관광 수요가 발생하니 크루즈업계에도, 지역 관광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 

 

 

 

#2 
국적 크루즈 선사

 

또한 크루즈산업의 핵심 중에 하나는 국적 크루즈 선사 유치다. 그동안 한국 크루즈산업은 외국 크루즈에 의지해왔다. 앞서 언급했듯 모항지를 발전시켜 지역경제와 더불어 고용창출을 위해서는 짧게 1~2박을 오가는 크루즈뿐만 아니라 장기간 여행할 수 있는 국적 크루즈 선사를 성공적으로 유치하는 방향성이 전제돼야 하는데, 아직 한국에는 이러한 정통 크루즈를 띄울 수 있는 국적 크루즈 선사가 없는 것. 국적 크루즈 선사의 개념은 사전적으로 자리 잡히지 않았지만, 일반적으로 선박의 등록지, 선박의 운영주체, 선박의 소유주 등을 주요 요건으로 보고 있다. 


사실 여태 국적 크루즈 선사를 유치하려는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12년 당시 하모니크루즈가 국적 크루즈 선사로 등장했으나 1년 만에 임시 휴항을 결정, 폐업 수순을 밟았다. 하모니 크루즈는 수백억 원 규모의 적자 때문에 철수하게 됐지만, 한편으로는 카지노 등 크루즈에 설치해야 하는 오락시설 허가를 받지 못해 철수했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바다 위의 호텔’이라는 단어가 크루즈에 덧씌워진 만큼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중요한데 충분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당시 해수부 관계자는 “하모니크루즈의 경우 엔터테인먼트 시설(카지노)을 확보하지 못한 게 결정적 한계로 작용했다.”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하모니크루즈 폐업 이후로 2만t급 이상의 국적 크루즈 선사에는 카지노가 설치 돼야 한다는 방안이 의원 입법을 거쳐 크루즈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라는 명으로 도입됐지만 모호한 실정이다. 법률이 있는데 크루즈산업 자체가 사드, 일본제품 불매 운동 등으로 지속적으로 문제가 생기니 법률을 적용할 크루즈도 없는 것. 


또한 현재도 카지노가 크루즈에 들어서면 불법적인 행태가 벌어질 것이라고 보는 시선 또한 존재한다. 황 연구위원은 “크루즈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 발전 전망에 대한 확신이 떨어지다 보니 대기업의 참여가 소극적인 것도 국적 크루즈 선사를 유치하기 어려운 요소 중 하나”라며 “또한 외국 크루즈에는 통상적으로 카지노가 위치해 있어 국적 크루즈 선사에도 카지노가 생길 것이라 예측, 카지노 때문에 국적 크루즈 선사에 부정적인 시선도 있다. 하지만 오히려 크루즈는 정해진 공간, 시간 내에서 직원들이 통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위험하지 않으며, 금액적인 요소도 무시할 수 없다. 크루즈에서 카지노를 하려면 200만 원 내지는 300만 원, 그 이상의 금액을 내고 크루즈에 탑승해야 하는데 구태여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정선 카지노를 두고 크루즈까지 와서 배팅할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그 목적만 가지고 크루즈에 탑승하는 고객은 없을 거라는 말이다. 크루즈에서 카지노는 볼거리,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국적 크루즈 선사가 생기는 것은 곧 일자리 창출과 더불어 크루즈에서 발생하는 수입을 국내로 끌어들일 수 있다는 뜻이 된다. 외국 크루즈만 한국에 정박할 경우 그 안에서 발생하는 직원도 외국인이고, 안에서 일어나는 수익 창출도 외국으로 돌아가기 마련이다. 그러나 국적 크루즈 선사는 내국인 직원을 고용할 수 있으며 크루즈 내에서 생기는 거래도 국내로 돌아갈 수 있다. 


한편 지금까지 성공적으로 운영되던 국적 크루즈 선사 자체가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정통 크루즈는 아니지만 크루즈페리선은 있던 것. 짧게 떠나는 팬스타그룹에서 1박 2일로 운영하는 원나잇크루즈, 카페와 레스토랑을 강화시킨 세미 크루즈가 그것이다. 팬스타그룹 유 팀장은 “원나잇크루즈는 매년 약 1만 명의 관객을 모객해 지금까지 17만 명 이상이 승선했으며,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주말마다 만선을 기록하며 운행 중”이라며 “기존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아 구전홍보가 저절로 이뤄진다. 따로 홍보를 할 필요가 없을 정도”라고 이야기했다. 이를 통해 추측해보자면 국내 크루즈의 수요는 모항지 육성, 국적 선사와 같이 공급이 있어야 이뤄지고, 아직 정통 크루즈가 존재하지는 않지만 그간 크루즈업계에서는 산업의 발전을 위해 여러 시도를 해오고 있었다.

 

명확한 가이드라인 제시하면
더 발전할 수 있는 크루즈산업


해양수산부에서는 올해 6월, 크루즈산업이 다시 활기를 찾을 수 있도록 허용된 관광 목적의 크루즈선이 무하선 입항을 시작으로 내국인, 외국인 대상 크루즈선 운항 허용에 대해 검토하는 등 크루즈선 운항 정상화를 위한 단계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해외 선사 유치를 위한 포트세일즈를 실시, 아시아 국가의 크루즈 산업 발전을 위해 중국, 대만 등이 참여하는 아시아크루즈협의체 정기회의의 국내 개최를 추진하겠다는 포부를 보였다. 이에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연안 크루즈 체험단을 운영하고 국제 크루즈 포럼 행사를 개최해 국내 크루즈 수요를 확보하겠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이처럼 지자체 외에 중앙정부에서도 2020년 이후 금지된 크루즈 입항 재개에 대비하는 지금, 의지는 드러나지만 본격적인 가이드라인이 없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황 연구위원은 “해양수산부에서 국제 크루즈 육성을 위해 고심할 때다. 크루즈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8년 전에 제정됐는데 사드 이후로 육성 정책을 어떻게 펼쳐야 할지 잘 모르는 것 같다.”며 “크루즈선 건조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정책금융 및 크루즈 설계능력과 기자재 개발을 지원하고, 국적 크루즈 선사 유치 지원, 모항지 육성을 신경 써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이렇듯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키워나간다면, 크루즈 산업은 바다 위의 MICE라고 불려도 무방할 만큼 많은 수익을 창출하고 지역과의 협업, 일자리 창출을 도모할 수 있는 산업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발걸음을 뗐다는 것은 이제 경보하고, 뜀박질도 할 수 있다는 말이다. 정부의 긍정적이며 지속적인 지원이 함께한다면 이제는 걸음마가 아니라 ‘크루즈관광 때문에도 오고 싶은 국가’가 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팬스타그룹에 대해 소개 부탁한다.
팬스타그룹의 크루즈사업은 2002년 부산-오사카 항로에 팬스타드림호를 취항하면서 시작했다. 부산에서 오사카까지 19시간을 운항하면서, 잔잔한 바다와 아름다운 해안선이 절경인 세토나이카이를 경유했다. 이 시간을 단순히 이동하는 것만으로 보내는 게 아쉬워 선내에서 식사, 공연, 이벤트 등 크루즈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콘셉트의 프로그램을 추가한 것이 계기가 됐다. 하지만 당시까지만 해도 팬스타드림호는 크루즈라고 하기 보다는 발전된 형태의 외항 여객선이었다. 이후 부산항 앞 바다에서 1박 2일을 보내며 크루즈선으로 운영하는 새로운 시도를 했는데, 이를 위해 국내 최초로 크루즈 운항 자격 중 하나인 ‘복합해상여객운송사업면허’를 획득, 지금은 국내 부산항에서 즐길 수 있는 원나잇크루즈 뿐만 아니라 대마도를 조망하고 오는 국제크루즈인 현해탄 원나잇크루즈로 범위를 넓혔다.

 

이번에 새로운 국적 크루즈페리선을 도입하는 걸로 알고 있다. 신형 크루즈페리선을 건조하게 된 계기와 과정이 궁금하다.
새로운 크루즈페리선은 총 122개의 객실에 353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는 공간을 갖췄다. 기존 여객선에 비해 객실 수 대비 정원이 적고, 많은 선실에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테라스를 설치한다. 레스토랑, 스시 바, 포장마차, 면세점, 편의점, 테라피룸, 야외수영장과 조깅트랙까지 갖춘 크루즈페리선이다. 이는 궁극적으로는 정통 크루즈선의 도입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 그게 앞서 기존에 운항하던 여객선의 개념을 넘어서 크루즈선에 한층 가까운 선박의 운영을 통해 정통 크루즈사업으로 한 발자국 더 다가가기 위함이다. 건조가격이나 금융조달 등의 여건을 고려해 해외에서 건조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했으나, 한국의 건조 역량 강화를 위해서라도 국내 조선소에서 짓기로 결단 내렸고, 목표하는 수준으로 건조될 수 있도록 자체적으로 영입한 최고의 전문기술인력을 투입했다. 

 

국적 크루즈페리선 도입 시 관광업계 및 호텔과 같은 숙박업계에 일어나는 시너지 효과는 무엇인가?
크루즈선 내에서 진행되는 숙박, 식음료, 엔터테인먼트, 레저, 기항지 관광, 면세점, 카지노, 테라피, 웰빙 등의 다양한 관광상품 외에도 크루즈선에 승선하기 전과 하선한 이후에 다양한 관광활동이 이뤄진다. 2017년에 미국의 J. D. Power가 세계크루즈선사협회(CLIA)의 의뢰를 받아 실시한 조사를 살펴보면, 대부분의 X세대(91%)와 밀레니얼세대(95%)는 크루즈여행을 가볍게 여러 여행지를 둘러보는 샘플링 여행으로 생각하고 있다. 특히 밀레니얼세대의 72%는 크루즈여행으로 한번 방문했던 곳을 일반관광으로 다시 방문했고, 고소득자일수록 재방문율이 높은 경향을 보였다. 


더불어 그들의 68%가 크루즈를 승선하기 전과 하선 후에 모항지에서 추가로 관광활동을 즐겼다는 조사 결과로 볼 때, 관광업계나 숙박업계에서는 크루즈 승객을 단순히 크루즈만의 고객으로 볼 것이 아니라 현지에서 숙박하고 추가 관광활동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잠재고객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이유로, 크루즈관광이 활성화된 해외 주요 모항지에는 크루즈 승객들을 주 표적고객으로 하는 앵커호텔들이 운영 중이고, 항공과 크루즈 연계 상품인 Fly & Cruise의 허브 역할을 하는 공항과 크루즈터미널, 주요 관광지를 연결하는 관광상품도 마련됐다. 그간 우리나라는 중국이나 일본에서 승선한 외래 크루즈 관광객들이 잠시 방문하고 돌아가는 기항지 역할에만 치중했기 때문에 이러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측면이 존재했으나 인천, 부산, 제주, 양양 등지의 국제공항을 잘 활용한다면 향후에는 위와 같은 관광, 숙박 연계형 크루즈관광의 활성화도 기대할 수 있다.

 

크루즈가 관광업계에 미치는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지난 수세기 동안 해외에서 크루즈관광이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크루즈가 패키지여행과 개별여행의 장점을 모두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크루즈는 일단 승선하면 선내에서 다양한 관광 프로그램이 이뤄진다. 크루즈선에서는 다양한 숙박, 식사, 공연, 휴양 등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고, 각 기항지에 도착하면 선사가 제공하는 상품을 구입해 참가할 수 있다. 패키지여행처럼 크루즈 선사가 미리 마련한 상품을 선택해서 편안하게 누리는 것이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자유관광처럼 프로그램들을 자기 마음대로 선택해서 즐길 수도 있다. 몸이 피곤하면 객실에서 쉬어도 되고, 기항지관광을 나가지 않고 선내 수영장에서 선탠을 즐겨도 된다(웃음). 짐을 여러 번 풀고 쌀 필요도 없고 하루 몇 시간씩 버스를 타고 숙박지를 이동할 필요도 없다. 이처럼 패키지여행이 줄 수 없는 자유로움과 자유여행이 줄 수 없는 편리함을 모두 갖췄다는 것이 크루즈관광의 최대 장점 중 하나다. 

 

크루즈사업 운영 시 가장 주안점을 두는 것은 어떤 것인지 궁금하다.
‘안전’이다. 실제 크루즈선에서 근무하는 승무원들이 가장 많이 듣는 영어표현이 바로 “Safety First”이다. 모든 국제 크루즈선은 ‘SOLAS(Safety of Life At Sea)’라는 엄격한 국제안전규정을 채택했는데, 이 규정은 별다른 안전규정이 없던 시절에 일어난 타이타닉호(1912) 같은 해상재난을 예방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이 안전규정이 얼마나 엄격한지는 이 규정을 도입한 이후 2012년에 이태리에서 발생한 콩코디아호 좌초 사고 외에 이렇다 할 국제 크루즈선 운항 관련 사망사고가 없었다는 점에서 알 수 있다. 세계크루즈선사협회인 CLIA 보고에 따르면, 2005~2011년 기간 동안 크루즈 여행을 다녀왔던 승객 1억 명 중 크루즈선 운항 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는 16명이라고 한다. 이는 선박을 이용한 크루즈여행이 위험할 것이라는 대중들의 인식과는 큰 차이를 보여줄 뿐만 아니라 다른 관광교통수단 보다도 훨씬 안전하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알려준다.

 

국내 크루즈 시장의 발전 방향성에 대해 제언 및 팬스타그룹의 운영 계획에 대해 설명한다면?
국내 크루즈 시장이 발전하려면 규제를 재정비해야 한다. 국내 크루즈산업은 아직 초창기기 때문에 법과 제도의 정비가 완벽하지 않다. 때문에 새로운 것을 시도할 때마다 법과 제도의 미비함으로 인해 시행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크루즈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공급 확대를 통한 수요의 자연발생을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대외적인 영향을 덜 받는 국적 크루즈선의 도입과 운영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하는 환경을 마련해야 하며, 새로운 형태의 크루즈사업을 더욱 활성화하고 나아가 국내에서 정통 크루즈선의 운항을 가능하게 할 수 있도록 국내의 현행 크루즈 관련 법률과 제도들을 정비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팬스타그룹은 기존 국제 크루즈선사와의 협력 관계를 강화하면서 자체 보유 선박의 활용도를 높여 국내 출·도착 국제 크루즈시장의 점유율을 높일 예정이다. 


국내에서 드물게 팬스타는 자체 선박을 보유한 선사다. 이러한 장점을 살려서 새로운 형태의 관광상품을 찾는 여행업계와 상생할 수 있는 크루즈 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공급할 것이니 많은 기대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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