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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8 (목)

홍주석

[홍주석의  MICE Guide] 산업의 거울, MICE

 

트렌드를 파악하는 전시회


2022년 9월, 글로벌 양대 아트페어인 ‘프리즈 서울(Frieze Seoul)’과 토종 아트페어인 ‘한국국제아트페어(Kiaf)’가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되며 7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모였다. 이제는 영국과 홍콩에 어깨를 견줄 만큼 한국 미술 시장의 성장과 국제화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아트페어 입장권이 17만 원이나 됐는데도 현장에는 SNS에 인증샷을 올리며 문화생활을 즐기는 관람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고 미술 시장의 대중화를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이러한 열풍의 한가운데에는 MZ세대들이 있었다. 이들은 미술품을 자신의 취향을 투영하는 대상이자 자산 증식의 수단으로 바라보고 있다. 저성장 시대 투자 대체재로서 아트테크 열풍의 주역으로 한국 미술 시장 1조 돌파의 선봉장이 바로 MZ세대인 것이다. 


같은 해 9월 서울 코엑스에서 ‘2022 서울바앤스피릿쇼’가 개최됐다. 2회 째를 맞은 이번 쇼는 157개의 주류 관련 브랜드가 참여해 소비자에게는 홈술, 홈바 등 새로운 주류시장 트렌드 경험을 제공하고 업계 관계자들에게는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네트워킹 장을 마련했다. 위스키, 스피릿, 와인, 맥주, 칵테일, 전통주를 한 곳에서 만날 수 있었던 이번 쇼는 2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다녀가며 주류 및 바 문화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특히 20대의 젊은 Z세대들의 방문이 뚜렷하게 증가해 젊은 층이 위스키를 비롯한 다양한 주류에 관심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프리즈 서울과 서울바앤스피릿쇼에서 볼 수 있듯 전시회는 현재 대중 또는 산업의 가장 시의적절하고 중요한 부분이자 이슈 선점이 가능한 부분을 반영해 개최된다. 프리즈 서울은 우리나라 미술 시장의 대중화를 간파했고 서울바앤스피릿쇼는 젊은 MZ세대들의 다양한 주류에 대한 관심증가를 꿰뚫어봤다. 전시회를 참가하는 관람객과 바이어도 현재의 트렌드와 산업의 트렌드, 신제품과 미래기술에 대해 파악하고 인사이트를 얻고자 전시회에 참가하는 것이다. 매년 열리는 같은 전시회라도 해마다 산업의 트렌드 변동내용과 신기술·신제품이 나오기 때문에 참관객들과 바이어들은 다시 찾는 것이다.

 

산업적 측면에서의 MICE


산업적 측면에서의 전시회는 더 중요하다. 인천은 바이오를 미래의 전략산업으로 키우기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이 입주한 송도를 중심으로 송도바이오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주요 기업을 포함한 바이오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육성 전략의 일환으로 매년 국제바이오제약전시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전시회뿐만이 아닌 수출상담회, 글로벌 컨퍼런스도 포함하고 있다. 인천은 또한 미래 신산업으로 분류되는 ‘도심항공교통(UAM)’의 선도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매년 K-UAM Confex를 개최하고 있다. 전시, 발표, 회의 등으로 구성된 이번 회의는 UAM에 대한 인천의 의지를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울산도 울산전시컨벤션센터(UECO)를 개관함과 동시에 매년 울산 국제수소에너지전시회 및 포럼을 개최하고 있다. 국내 최대 수소경제 도시로서의 포지셔닝 및 수소에 대한 울산의 관심을 엿볼 수 있다. 우리나라 해양산업의 중심지인 부산은 2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국제조선 및 해양산업전(KORMARINE)’을 개최하고 있다. 코마린은 세계 5대 
조선기자재전시회로 국내외 조선·해양플랜트·해양에너지의 신기술과 최첨단 장비를 선보이는 자리다. 이외에도 해양산업에 대한 부산의 관심을 방증하는 부산국제수산 EXPO, 국제 그린 해양 플랜트 전시회 등 다양한 해양 관련 전시회가 개최된다. 


산업적 측면에서 전시회와 국제회의는 전 세계 유관기관과 관계자를 그 나라의 도시에 모여들게 하고 트렌드와 이슈, 지식공유와 함께 네트워크 확장, 비즈니스 창출, 무역진흥의 효과가 있어 필수적인 요소다. 또한 전시회를 보면 그 산업의 흐름과 트렌드를 발 빠르게 파악할 수 있고 미래의 변화까지 짐작하게 해준다.  


세계 최대 규모의 가전전시회인 CES는 1967년 처음 개최된 이후 성장을 거듭하며 가전전시회의 최고봉으로 자리 잡았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가전제품 위주의 전시회로 진행됐으나 점차 가전제품과 IT의 결합으로 CES는 첨단 IT제품 소개의 장으로 성장,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소니 등 세계 IT업계를 대표하는 기업들이 총출동해 그 해의 주력 제품을 선보인다. 2010년대에 들어서는 IoT, 5G, AR/VR, 자율주행차 등 4차 산업기술이 적용된 첨단 가전제품과 IT기기, 그리고 자동차까지 아우르는 첨단 IT 가전종합전시회로 자리잡아 미래의 가전제품과 기술 동향을 미리 파악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핫한 전시회 중 하나였던 모터쇼도 전동화와 자율주행으로 2021년부터 모빌리티쇼로 명칭을 변경했다. 향후 전기배터리와 수소의 약진에 힘입어 모빌리티쇼 또한 어떠한 모습으로 변모될지 궁금해지는 지금이다. 

 

 

MICE 통해 산업의 성장과 트렌드 파악


우리나라 대표 커피 전시회이자 이제는 글로벌 커피 전시회로 발돋움한 ‘서울 카페쇼’는 커피산업의 성장과 함께 커피업계 관계자들이 모여드는 B2B 비즈니스 전시 플랫폼이자 대중들이 가장 선호하고 즐기는 MICE 행사다. 커피업계에서는 선제적으로 참여해 좋은 자리에 배치받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으며 행사 오픈 전 대기 줄도 어마어마하다. 카페쇼가 처음 오픈할 초기에는 스타벅스와 같은 글로벌 기업도 참여했으나 국내 스타벅스의 시장 확장과 성장으로 더 이상은 참여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듯 전시회를 보면 그 산업의 성장과 트렌드를 비롯해 산업 내 기업의 위치 및 포지셔닝, 경쟁기업들 간의 제품 및 서비스 경쟁 등도 한눈에 볼 수 있다. 


또 다른 예시로는 캠핑전시회를 들 수 있다. 코로나19를 맞아 야외활동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고 해외로 가지 못하는 여행객들의 국내수요에 발맞춰 ‘캠핑’과 ‘차박’에 대한 검색량이 빠르게 증가했다. 동시에 캠핑용품에 대한 구매량과 품절 사태까지 발생해 캠핑산업의 성장을 짐작할 수 있게 되자, 여러 전시 주최자들은 캠핑박람회를 기획하게 됐고 기존의 캠핑박람회 또한 개최횟수와 지역 확대를 도모해 저변을 확대할 수 있었다(<외인구단 DNA>, 조원표, 이상택, 김기배 저).

 

 

MICE, 레거시 창출


MICE가 산업의 거울이라는 점은 MICE 개최로 인한 효과가 방문자에 의한 직접 소비효과를 넘어 지역에 중·장기적인 경제, 환경, 사회·문화적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레거시(지속적 자산과 혜택)’를 창출하기 때문이다. 이는 MICE로 인해 지역에 지식 공유 및 확산, 산업 발전 촉매, 산업 연계 도시 브랜드 제고의 효과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대구가 MICE로 인한 다양한 산업적 성과를 이뤄왔다. 대표적으로 2015년 대구 EXCO에서 개최된 세계물포럼에서는 물 관련 전문가 4만 6000명이 참가했으며 이들 참가자를 통한 지역경제파급효과 외에도 행사 기간에 글로벌 물 관련 기업과의 B2B상담·교류를 통한 투자유치는 물론 대구에 국가물산업클러스터 설립과 한국물기술인증원 유치 등을 통해 대구를 국내 최고의 물 산업 선도도시로 자리매김했다. 

 


해외의 경우 미국 텍사스 주 휴스턴 시는 미 항공우주국 NASA와 협력해 2014년부터 우주산업 관련 회의와 전시를 결합한 ‘SPACECOM’을 개최해오고 있다. 휴스턴은 NASA의 우주센터가 위치한 곳으로 ‘SPACECOM’을 통해 휴스턴은 ‘우주 도시’라는 도시브랜드를 확립하고, NASA의 우주기술을 휴스턴시의 5대 중요사업(에너지, 의료, 첨단제조, 해상무역 및 농업사업)에 융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아 새로운 사업 분야를 발굴함과 동시에 나날이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상업 우주 시장을 주도할 수 있게 됐다(이상열, ‘코로나 이후 경제회복, MICE를 적극 활용하자’, <고양신문> 2021.06.27.).

 

산업의 변화에 가장 빠르게 움직이는 MICE


2021년, 2022년 그리고 지금까지 산업 및 여러 분야에서 가장 화두가 되며 자주 언급되는 용어가 ‘ESG’와 ‘메타버스’다. 기후변화와 기상이변, 지구온난화에 따른 환경문제에 대한 경각심과 정의롭고 공평한 사회를 추구하는 열망에 맞춰 ESG가 대두됐고 코로나19의 장기화에 따른 대면 모임의 제약과 IT기술의 발전에 따라 메타버스가 부상했다. 이러한 산업의 트렌드와 관심에 부합해 가장 발빠르게 움직이는 분야 또한 MICE다.

 

 

한국경제신문과 UNESCO, 한국공학교육학회와 오프너디오씨에서 주최하는 글로벌 ESG 포럼, 한국거래소가 주최하는 코스닥 ESG 포럼을 비롯해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의 Korea Metaverse Festival & K-Metaverse Expo, 인천테크노파크 주최의 인천 메타버스 포럼 등 다양한 MICE 행사가 개최 중이다. 서울에서 개최되는 VR/AR 엑스포도 메타버스 엑스포로 행사명을 변경한 뒤에야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이와 같은 사례와 MICE산업의 비즈니스 레거시, 그리고 변화추세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산업의 변화, 현 시점에서의 가장 핫한 주제, 그리고 미래에 대한 산업적 인사이트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MICE다. 그렇기에 산업의 거울이자 나침반이라고 일컬어지며 오늘도 다양한 산업 분야의 지식인들이 미래를 고민하며 MICE 행사에 모여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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