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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8 (목)

호텔&리조트

[Hotel Feature] K-호스피탈리티는 멈추지 않고 달려 나간다

- 글로벌에서도 뒤지지 않는 경쟁력, 한국의 정서 살린 진정한 환대 문화 지속해 나가야

 

검은 토끼의 해 계묘년이 밝았다. 새해를 맞이한 만큼 지난 2022년을 돌아보면서, 긍정적으로 반추해볼 부분과 개선이 필요한 영역을 점검할 필요가 있는 가운데 그 본질을 살피고, 더욱 발전시켜야 하는 지점이 있다. 바로 ‘호스피탈리티 서비스’다. 

 

그동안 호텔은 호스피탈리티 업계와 대면 서비스의 정수로 널리 알려져 있었다. 비록 코로나19로 인해 여러 곤궁에 처하기도 했지만, 역설적이게도 실외 활동이 금지됐던 코로나19 시절 내국인 호캉스 열풍이 거세지면서 고객들의 풀도 젊은 세대로 확장, 더욱 다양해졌다. 이에 기존에 호텔에서 보이던 서비스 퀄리티를 유지하는 것은 당연하고, 새로운 고객을 환대하는 서비스 노하우도 강화되고 있다. 특히 사실상 코로나19가 끝나가는 지금 국내에서도 외국인 관광객들을 조금씩 맞이하며 호텔도 그 수요를 대비, 서비스 점검에 한창이다. 그렇다면 본격적으로 다가온 2023년, 현재 K-호스피탈리티의 현주소는 어디 쯤 와있을까?

 

 

2023년, 본질을 되돌아보기 좋은 시기


지난한 코로나19가 끝나가고 있다. 각 매체에서는 코로나19 대비 수요를 회복했다는 호텔업계의 기사를 심심찮게 확인해볼 수 있으며, 호텔들은 이에 부응하며 다채롭고 풍성한 프로모션을 선보이며 내외국인 가릴 것 없이 새로운 고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억눌린 시간을 보낸 만큼 긍정적인 요소도 강해졌다. 내국인 호캉스 수요와 더불어 K-POP, 드라마, 영화, 예능 등 K-컬처의 저변이 확대되면서 한국을 방문하고자 하는 외국인들의 수요 또한 많아진 것. 많은 설문조사와 통계에서 가장 방문하고 싶은 나라로 한국이 손꼽히는 것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다. 


한편 Korea에서 ‘K’는 명실상부 수많은 곳에서 쓰이는 접두사가 됐다. K-POP, K-컬처, K-드라마와 같이 사전에 등재되지는 않았지만 고유명사처럼 쓰이는 단어들을 포함 다양한 광고 카피와 신문, 심지어 외신에서도 K를 붙여 한국을 소개하는 것을 살펴볼 수 있다. 이러한 단어가 많이 쓰인다는 것은 그만큼 한국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고유의 정신이나 문화, 트렌드가 있다는 것일 테다.


이전부터 호텔은 관광객들을 맞이하는 얼굴로, 교두보 역할을 견인하는 바 그 서비스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오랜만에 방문한 나라에서 좋은 경험을 얻기 위해서는 당연히 그 나라의 문화가 많은 영향을 끼치지만, 숙식을 해결하는 호텔이야말로 제1의 관문인 셈이다. 그렇다면 ‘K-호스피탈리티’ 서비스 또한 많은 관광객을 상대하는 호텔에서만이 발견할 수 있는 요소일 지도 모른다. 새해는 기존의 업적과 과오들을 살피고 새로운 계획과 새로운 정신을 심기 좋은 때다. K-호스피탈리티 서비스의 본질을 깨닫고 더욱 발전시키기 적합한 시기인 지금, 코로나19로 이것저것 일이 많았던 시절을 뒤로 하고 다시 완성도 있는 호스피탈리티의 본질을 살펴보는 것은 어떨까? 

 

한국의 문화와 닿아있는 서비스가 
진정한 K-호스피탈리티


호스피탈리티는 라틴어인 오스페스(Hospes)라는 단어에서 출발했으며, 이 단어에는 손님이라는 뜻과 주인이라는 뜻이 함의돼 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환대는 반갑게 맞아 정성껏 후하게 대접함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는데, 이 대접이라는 용어는 ‘마땅한’ 예로써 대함이라는 의미를 가졌다. 이를 통칭해서 살펴보자면 호스피탈리티는 단순히 고객을 접대하고 서비스하는 것뿐만 아니라 ‘우리 공간’에 들른 고객을 반갑게 맞이하는 능동적인 태도를 뜻하는 셈이다. 각 지역마다, 동네마다, 아주 협소하게는 집마다 손님을 환대하는 고유의 방식이 있듯이 호스피탈리티 서비스는 각 나라마다 고유의 방식이 있고, 한국만의 호스피탈리티 서비스 방식도 존재하기 마련이다. 

 

 

1#. 우리가 남인가요? 한국인의 정(情)


호텔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한국의 환대 방식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이란 ‘가능한 선에서 요구하는 부분을 최대한 들어주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제17회 한국컨시어지협회의 회장으로 취임한 시그니엘 서울 이승준 매니저(이하 이 매니저)는 “한국의 호스피탈리티에는 한국인만의 따뜻한 정이 있다. 고객이 요구하기 전에 고객의 니즈를 살핀 뒤 선제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하나라도 더 편리하게 도와주려는 점”이라며 “예를 들어 고객이 특정 공간을 방문하고 싶어 한다고 이야기하면 해외의 호텔리어들은 공간의 전통과 역사에 대해 설명해주는 것에 초점을 두지만, 한국의 호텔리어들은 소개뿐만 아니라 방문한 장소 이후에 어느 곳에 갈 지 하나라도 더 알려주려 한다.”고 설명했다. 파크하얏트 부산의 유희주 컨시어지 매니저(이하 유 매니저)는 “파크하얏트 부산 컨시어지 팀에서는 ‘Never Say No’라는 마음가짐으로 모든 서비스 요청에 최선을 다하는 마인드를 갖추고자 노력한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한국뿐만 아니라 태국과 캐나다 등 다양한 나라의 호텔 근무를 경험한 웨스틴 리조트 괌의 송한석 지배인은 “해외와 비교했을 때도 한국의 호텔리어들은 열정적이며 사명감을 가진 이들 또한 많다.”고 전하며 한국의 ‘YES’ 정신을 추켜세웠다.

 

이러한 열정적인 강점은 컨시어지에서 특히 돋보이는 부분이다. 대부분 해외 관광객이나 VIP를 담당하는 컨시어지들은 호텔 근처, 혹은 호텔이 위치한 지역의 관광지나 맛집 DB를 확보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한국의 경우 대중적으로 유명한 플레이스를 제외하고도 컨시어지들의 개인적인 경험이 도움이 되는 것. 이 매니저는 “누구나 아는 공간이 아닌 현지인이 직접 전달하는 정보인 만큼 차별화된 코스라고 생각되기도 하면서, 동시에 한 사람씩 정성을 들여 대우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으니 즐거워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개인적으로 갔을 때 인상 깊었던 공간이나 맛집을 메모 해두고 고객들에게 안내를 할 때가 잦은데 이는 한국인들 특유의 정에 기반한 서비스인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처럼 하나라도 더 도움을 주려는 열정적인 서비스는 이 매니저의 말처럼 정에 기반한 태도라 볼 수 있다. 


2008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고 이화여대 통역번역대학원 초빙교수를 역임한 르 클레지오는 “정이라는 개념이 참 오묘하고 독특하다. 영어, 불어 사전을 뒤져봐도 번역할 길이 없다.”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2018년 경희대학교와 연합뉴스가 주최한 ‘제21회 세계 외국인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 참여한 외국인들이 가장 매력으로 꼽은 단어도 ‘정’이었다. 이처럼 정은 한국인이 가진 기질적인 특징이다. 한 마디로 해석하기는 어렵지만, 개인보다는 관계에 집중하며 공동체에 속하거나 공통적인 경험을 가졌을 때 더 강인해진다는 시선이 많다. 네덜란드의 심리학자 헤이르트 호프스테더(Geert Hofstede)는 한국인들이 개인주의보다는 집단주의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집단주의는 ‘나’보다는 ‘우리’를 중시한다. 최근에는 퍼스널 플레이스를 침해하지 않고, 각자를 존중할 수 있는 개인주의적 문화가 우세하지만, 수십 년, 혹은 수 백 년을 거쳐 남겨온 공동체 기반에서 출발한 정 문화가 한국의 호스피탈리티산업에도 침투돼 있는 것이다.

 

 

2#. 알아서 빠르고 완벽하게, IT와 트렌드


또한 트렌드와 IT기술에 민감한 국가인 만큼 현재 유행하는 트렌드와 IT기술을 접목시킨 서비스도 찾아볼 수 있었다. 지난 2022년 3월 한국경제연구원이 해외 주요기관의 디지털 경쟁력 자료를 비교 분석한 결과, 한국은 영국의 이코노미스트 EIU의 포용적 인터넷 지수에서 120개국 중 11위로 자리매김했으며 특히 OECD 국가 중 인구 100명당 100Mbps 이상 고정 광대역 가입자 수가 40명으로 고품질 인터넷에 대한 접근성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쇼핑몰, 맛집 예약, 관광지, 병원 정보 등을 어디서든 애플리케이션으로 간단하게 찾아볼 수 있는 나라다. 


뿐만 아니라 국내 호텔은 키오스크 활용을 비롯해 서빙봇, 모바일 체크인, AI 컨시어지 등 다양한 DT 기술을 접목시키는 사례를 어렵지 않게 살펴볼 수 있다. 때문에 한국답게 IT기술을 활용한 서비스도 주효하다는 이야기가 많다. 유 매니저는 “특히 한국은 맛집과 관광에 대한 콘텐츠들이 해외 대비 풍부하다. 직접 경험하고 소개할 때도 있지만, 정보력을 활용해 살펴보고 먼저 경험해 보면서 개인적인 DB로 활용하는 편”이라며 “또한 한국의 발전한 IT기술을 놀라워한다. 배달 음식을 시키면 호텔로 받아볼 수 있는 것도, 실내 및 실외 등 어떤 공간을 가더라도 와이파이를 자유롭게 쓸 수 있어 그런 점들을 기대하는 고객들이 다수”라고 귀띔했다. 

 

더불어 기본적인 부분을 지키면서 트렌드를 신속하게 결합시킨 서비스는 한국에서만 맛볼 수 있는 것 중에 하나다. 이 매니저는 “해외에 나가면 지역의 경우 지역에서 오래 거주한 호텔리어나 전반적으로 연세가 있어 노련한 서비스를 선보이는 이들을 자주 찾아볼 수 있다. 한국은 그에 비해 연령대가 젊기 때문에 IT 기술을 잘 활용하고, 트렌드를 고민하는 이들이 많은 편”이라며 “구글 맵을 통해서 위치를 찍고, 여러 플랫폼을 통해 예약 등을 돕는데 서비스의 품질을 지키는 선에서 빠르고 신속하게 서비스하다 보니 한국의 호텔은 역시 다르다고 하는 의견을 자주 듣게 된다.”라고 이야기했다. 


이를 통해 추측해 보건대 한국의 ‘빨리빨리’ 정신이 서비스에도 발현되는 것처럼 보인다. 무엇이든 신속하고 완벽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빨리빨리 정신은 한국인의 역동성과 한강의 기적에서 보이는 열정을 대변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조급함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양날의 검으로 치부되기도 한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저서 <제3의 물결>을 출간한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2007년 방한한 당시 “한국은 ‘빨리빨리’라는 특유의 문화를 가지고 있다. 신기술이나 신속한 변화를 위한 빨리빨리는 굉장히 유용한 경쟁력이며, 속도와 시간이 우리 삶의 가장 중요한 것이 되고 있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추측해보건대, 한국의 빨리빨리 정신은 호텔의 호스피탈리티에는 빠르고 신속하게, 그리고 정확하게 서비스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무딘 검이 아닌 유용한 경쟁력을 지닌 검으로 작용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러한 능력은 가장 기본인 교육으로부터


그렇다면 이러한 국내 호텔의 호스피탈리티 서비스 교육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을까? 현재는 롯데호텔 서비스 아카데미와 앰배서더 그룹의 아카데미가 대표적이다. 롯데호텔은 서비스 기본과정과 서비스 심화과정으로 나눠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서비스마인드와 이미지연출, 표정, 인사, 자세, 고객관리 및 불만고객응대, 직장예절 등 서비스업계에서 배울 수 있는 모든 것을 총망라하고 있다. 2021년에는 한국직업능력개발원으로부터 민간자격 등록을 승인 받아 서비스 아카데미 최초로 기업 고객뿐만 아니라 일반인을 대상으로도 진행할 수 있는 과정을 설립했다. 특히 호스피탈리티의 정수인 호텔업계에서 주도하는 아카데미인 만큼 외식이나 회사 등 다양한 방면에서 문의가 오고 있다고. 이 매니저는 “처음 입사하는 신입직원부터 숙련된 베테랑까지 서비스 아카데미만의 노하우가 담긴 서비스 교육 시스템을 선보이고 있다. 역시 교과서보다는 현장의 경험을 생생하게 전하며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데 주력하는 중”이라며 “시그니엘 서울 또한 사내 서비스 강사들이 안전부터 각 포지션 별로 전문 교육을 시키며 차별화된 서비스를 구축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전해왔다. 

 

각 호텔에서도 호스피탈리티 서비스 교육을 실시하는 중이다. 파크하얏트 부산의 유 매니저는 “하얏트의 경우 서비스 교육 전담팀이 존재하며 각 부서 내에서도 서비스 코치를 지정해 전 직원 서비스 교육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의 식음운영팀 최재철 팀장(이하 최 팀장)은 “파르나스에서는 최고의 안락함, 여유, 편안함을 선사한다는 의미의 ‘True Luxury’라는 슬로건을 중심으로 각 업장마다 서비스 교육을 진행 중이며, 코로나19로 대면이 어려웠을 때부터 지금까지 호텔 내 인터넷 비대면 강의를 운영, 서비스의 퀄리티 부분에서는 타협하지 않는 중”이라면서 “또한 인터컨티넨탈 그룹 전사내에서 업장 별 서비스 퍼실리티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업장 별 서비스 퍼스트 직원을 지정, 연간과 월간 계획을 수립하기도 한다. 그밖에 신입사원 서비스 강의와 원데이 클래스 등을 운영, 이에 대한 피드백도 원활하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K-호스피탈리티 서비스는 첫 교육부터 체계적으로, 또한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확인해볼 수 있다. 

 

 

한국만의 서비스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따듯한 정에 기반한 선제적 대응과 신속하고 빠른 대응이다. 국내는 트렌드에 관심이 많고 IT기술을 잘 활용하는 직원들이 많다. 국제적인 협회에서도 이는 한국만이 두드러지는 특징이라고 보는 시선이 대부분이다. 이전에는 고객들을 안내할 때 지도에 표기하거나 직접 체크인을 하는 등 오프라인 기반의 서비스에 강점을 뒀다면, 이제는 지도 애플리케이션과 QR코드를 활용해 직접 모바일에서 확인이 가능하게 하고, 태블릿 PC를 이용해 신속하고 다양한 옵션을 제공하며 환대하고 있다. 기존에 가지고 있었던 서비스에 플러스가 되는 요소니 만큼 많은 고객들이 ‘역시 한국은 다르다’라는 놀라워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한국 호스피탈리티만의 따뜻한 정 문화를 빼놓을 수 없다. 해외에서는 가이드라인에 따라 안 된다고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물론 한국과 마찬가지로 친절하지만, ‘더’해주는 경우는 없다. 그러나 한국은 이러한 요구에 선제적으로 대응, 안 되는 것보다 되는 것을 더 생각하는 마인드를 장착하고 있다. 예를 들자면 코로나19 때 K-컬처가 강화되면서 한국의 위상이 드높아지자 호텔을 방문할 때 이미 한국에 대한 정보를 익힌 상태로 오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컨시어지 부서에서는 개인 DB 및 로컬 주민들이 알만한 정보를 구축해 더욱 새로운 여행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돕고, 항상 ‘다음에 갈 장소’를 부담스럽지 않은 선에서 먼저 제공 할 때가 많다.

 

호스피탈리티 서비스에서 가장 주안점을 둬야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친절함과 복장은 기본이다. 호텔 외에도 다양한 업장이 생겨나고, 산업이 발전하면서 고객들은 이전보다 그 이상의 서비스, 감동을 담은 호스피탈리티 서비스를 호텔에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방문하게 된다. 또한 호텔의 경우 경험에 만족하면 재방문하는 경우가 잦은 곳인데 단순히 시설이 좋고, 뷰가 좋다고 해서 재방문하는 경우는 이제 많지 않다. 때문에 어떻게 환대하느냐에 따라 재방문율도 천차만별이라 본다.


센스는 환대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요소다. 단순히 친절하다고 했을 때 그 서비스가 좋은 서비스일까? 아니다. 고객들이 어떤 것을 원하는지 파악해야 하는데, 특히 외국인 고객의 경우 A를 바란다고 하면 ‘A를 바라는 고객의 마음’을 살펴봐야 되는 것이다. A에 대해서만 대답하거나, 기계적으로 호텔의 프로모션을 읊는다면 외국인 고객들은 더 이상 듣지 않는다. ‘A를 원하시니 이런 것을 해보시는 게 어떠냐’라고 한 번 더 물어보는 자세가 마련돼 있어야 한다. 국내 고객들은 비교적 ‘그러면 이다음에는 어떻게 하면 좋나요?’라고 질문하지만, 외국인 고객들은 아니다 싶으면 ‘개인적으로 찾아보겠다’라고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도 있나?
최근 2주 정도 머무른 외국인 고객이 떠오른다. K-뷰티, 특히 두피 케어에 관심이 많아 다양한 헤어샵을 서칭, 한 한의원을 선정해 추천했는데 적합한 프로그램을 찾았다며 감동해 하시더라. 더불어 이전에 한 고객들이 한국의 전통 공연을 관람하고 싶어 했는데, 당일 시간적인 문제가 생겨 직접 데려다 준 일이 있다. 공적인 부분 외에도 사적인 이야기들을 나눠가며 촌각을 다투던 와중에도 따뜻한 정의 문화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다. 진심이 닿아서였는지 해당 고객도 좋은 기억을 안고 재방문 하고 싶다며 긍정적인 피드백을 남겨주셨던 게 기억에 남는다.  

 

이러한 호스피탈리티 서비스는 어떻게 해야 키워나갈 수 있을까?
고객과 소통하기 이전에 내부에서도 원활한 소통이 이뤄져야 한다. 호스피탈리티 교육은 교과서적인 내용 외에도 고객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내부 직원들의 역량을 비롯해 각자 경험한 것을 내부에서 공유, 상호보완적 시너지를 발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호텔 내에서 서비스 교육을 할 때도 기본적인 마인드 셋과 복장 규정은 당연하고, 가능한 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나눈다. 특히 교과서적인 지식 이전에 현장에서 익혀보면서 자신에 맞는 서비스 퀄리티를 개발하려는 마음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또 소중하다고 본다. 


또한 현재 코로나19 이후 호스피탈리티 업계 종사자들이 줄어 들었기에 협회 등 여러 모임을 통해 서로 어려운 점이든, 좋았던 점이든 다양한 이야기들을 공유하며 ‘내 편’처럼 느껴지는 공동체적인 의식을 함양하는 것도 빠질 수 없는 부분이다.

 

향후 한국만의 호스피탈리티 서비스의 비전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한국의 호스피탈리티 서비스는 한국만의 정서를 느낄 수 있는 방향으로 강화돼야 한다. 트렌드와 따듯한 정, 그리고 센스가 한국인이 지니고 있는 문화적 차별성이고, 서비스 또한 이에 맞게 경험적인 측면으로 강조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초기의 호스피탈리티 서비스가 호텔 안내, 접대하고 필요한 모든 사항을 도와주는 역할이었다면, 현재는 서비스 매뉴얼 자체가 친절을 강조하는 형태로 바뀌었다. 컨시어지 등 호텔리어들의 대면 서비스가 사라질 수 없는 이유는 현지에서만 경험하고 싶은 것을 경험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고, 그럴 때일수록 기계적인 대응이 아닌 친절한 태도가 필요한 셈이다. 그러한 점에서 직접 경험하거나 인상 깊었던 장소, 서비스를 앞서 제안하는 것이 곧 고객들에게는 믿음을, 그리고 한국과 해당 호텔을 방문한 고객에게 최대의 홍보 효과를 전달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예상해 본다.

 

 

호텔의 양날개, 다이닝의 환대


안부 인사, 혹은 할 말이 없거나 이야기의 서두를 뗄 때도 가장 많이 쓰는 표현이 있다. “식사 하셨어요?”다. 이처럼 한국의 환대에는 다이닝을 빼놓을 수 없고, 더불어 호텔 내 피트니스, 수영장 등 다양한 부대시설이 존재하지만 다이닝 업장만큼 필수적인 공간도 없을 것이다. 다이닝 업장 또한 호텔 전반적인 서비스와 마찬가지로 ‘하나라도 더 주는 서비스’가 주효하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1994년부터 호텔 다이닝 업장 서비스에 몸담고 있는 최 팀장은 “한국인에게 식사가 중요하고, 필수적인 부분인 만큼 다이닝 업장에서도 어떤 고객이 오더라도 편할 수 있게끔 환대하고 있다.”면서 “특히 외국인 고객들 같은 경우 현지 문화를 모르고, 또 언어를 모르는 상태에서 어떤 주문을 해야 할지 모를 때도 있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필요한 부분을 응대하고 있으며, 음식 외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업장에서 가능하난 최대한 하나라도 더 서비스 할 수 있게끔 노력한다.”라고 설명했다.


다이닝 업장의 경우 음식이나 여러 서비스에 붙은 ‘서비스 차지’ 비용이 이러한 환대를 가능하게 만들기도 한다. 미국을 비롯한 서구권에는 해당 서비스 가격의 10~20%에 해당하는 팁을 테이블 위에 두는 것이 보편적이다. 다이닝 외에도 택시, 카페, 공항 등 다양한 부분에서 팁 문화가 발달해 있으며 프랑스의 오랜 식민지 지배를 경험했던 베트남에서도 팁 문화는 흔히 살펴볼 수 있는 부분이다. 한국에서는 식품, 서비스 전반에 비용이 붙어있고 팁 문화 자체도 생소한 편이다. 인하대학교 영문학과 한승훈 교수는 지난 3월 더밸류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나라는 집단주의 성향이 강한 나라로, 우리의 정체성을 중시한다. ‘내’가 중심인 개인적인 기준보다 내가 속해있는 내 집단이 추구하는 가치, 권리, 욕구를 우선시하고 맥락을 고려한다.”면서 “소비자와 서비스 제공자 모두가 속해있는 집단 내에서 발생하는 이견을 무시하지 못한다. 너의 입장, 나의 입장, 그의 입장 등을 따지다 보면 적정한 팁이 책정되기 힘들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많은 외국에서 사이드 디시를 주문하거나, 리필을 요구하게 되면 추가 금액을 지불하는 경우가 많다. 최 팀장은 “리필이 무료로 제공된다는 것을 놀라워하는 외국인 고객들이 적지 않다.”면서 “또한 해외에는 조식이나 뷔페의 메뉴가 한국보다는 더 적기 때문에 뷔페에 방문하면 다양한 가짓수를 보고 놀랄 때가 잦다. 이렇듯 팁 문화가 따로 없이 차지 금액이 붙어있기 때문에 그 금액 안에서 최대한 많은 서비스를 보여주려는 것이 한국의 다이닝 호스피탈리티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호텔 다이닝 업장의 음식은 고가의 금액으로 책정된 경우가 많고, 비즈니스 미팅으로 활용될 때도 많아 단골 고객이 자주 찾는 곳이다. 때문에 고객의 얼굴을 먼저 알고 다가가 알레르기나 먹지 못하는 음식을 제공하지 않는 인지 서비스 또한 발달해 있다. 또한 취향에 맞는 재료로 출시하는 신메뉴, 테스트 메뉴가 있을 시 초청해서 먼저 맛보게 하는 세심한 서비스도 빠질 수 없다. 최 팀장은 “고객이 왔을 때 어떤 메뉴를 선호하는지 따로 히스토리 카드를 작성, 공유하면서 밸런스 좋은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전 직원이 노력하는 중”이라며 “또한 새로운 프로모션이 있을 경우 자주 방문하는 고객들에게 연락해 지속적인 환대를 경험케 한다.”라고 귀띔했다.

 

 

힘들수록 결속력 다져 미래의 인재 키워나가는
K-호스피탈리티


그렇다면 K-호스피탈리티를 강화하기 위해서 가장 전제돼야 할 조건은 무엇일까?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업계의 인력 충원이라고 이야기한다. 업계 전반적으로 인력난이다 보니 언뜻 보면 당연하다고 들릴 수 있는 이야기지만, 호스피탈리티 서비스의 최접점에 있는 컨시어지나 다이닝 업장 직원들의 경우 대면 서비스의 강화는 지속돼야 할 1순위다. 하지만 교대근무 및 현장에서 직접 두 발로 돌아다니며 응대하는 호스피탈리티 서비스가 힘들고 어려운 일이라고 인식돼 기피하는 이들이 많아진 가운데, 이에 다양한 자구책을 마련하는 중이다. 이 매니저는 “시그니엘 서울의 경우 직책에 상관없이 이달의 최고의 서비스를 선보인 CS스타를 지정해 수상하고 있다. 별 모양의 금배지를 수여하는 것이 특징”이라며 “배지를 달면 더욱 프라이드가 높아지기 때문에 직원의 개인적인 만족감 외에도 실제 서비스 퀄리티가 향상돼 선순환을 이루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최 팀장 역시 “파르나스의 경우 서로 격려하고, 어려운 일이 있다면 선배에게 면담을 하는 문화가 퍼져있다.”면서 “업계의 높은 직무 이탈률 가운데서도 아르바이트생, 직원 할 것 없이 존중하는 태도로 서로 대하니 이전보다 이탈률도 낮아지고, 더불어 직원들의 만족도도 높아졌다.”고 귀띔했다.


한편 호스피탈리티 서비스의 전반적인 흐름과 이슈를 읊어줄 협회 차원에서의 노력도 중요하다. 유 매니저는 “해외 컨시어지의 경우 각 국가 뿐만 아니라 유럽 대륙 간의 상호 작용이 좋은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자국 내 교류가 활발하고 화합 또한 좋지만, 아직은 아시아 대륙 간의 연결성이 약한 편”이라며 “이제는 국가 내 교류가 다시 가능해졌으니 활발한 교류가 이뤄지기를 바란다.”라고 전해왔다. 이 매니저 또한 “각 협회가 있는지 모르는 호텔리어들도 많은데, 어려울 시기일수록 협회나 단체가 뭉쳐야한다고 본다.”면서 “개인적인 차원에서의 직무 만족도 외에도 어떤 공동체에 속해있는 상징성 또한 중요하다고 본다. 내가 ‘이곳’에 속해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감을 가진다면 추후 호스피탈리티 산업에 관심을 가지는 지원자들에게 어필이 되는 부분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 호텔 관계자는 “한국의 호스피탈리티 서비스는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도 퀄리티가 높은 편이다. 때문에 한국의 호스피탈리티 서비스를 배운 직원들은 글로벌 호텔 어디에서나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며 인정받는 중”이라고 설명했으며, 한 외국인 총지배인은 “한국의 호텔리어들은 빠르고 신속한 서비스를 구축, 게다가 완성도 또한 놀랍다.”라고 전해오기도 했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내부의 결속력은 끈끈해진다. 그리고 현재 코로나19 시기에도 이탈하지 않은 호스피탈리티 업계의 구성원들은 업계의 어려움에 공감하며 정성스러운 K-호스피탈리티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처럼 K-호스피탈리티 정신을 유지하고, 나아가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현재까지 쌓아온 시절들을 반추, 향후 계획을 점검하며 새로 호텔업계의 문을 두드리는 예비 호텔리어들에게 진정한 호스피탈리티의 가치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진정한 적기는 2023년을 맞이한 지금이다. 2021년, 2022년보다 더욱 많이 호텔을 찾을 고객들을 위해서 진정한 환대를 선사하는 신년이 되기를 바라본다.

 

 

 

1994년부터 인터컨티넨탈 그룹에서 업무를 시작했다고 하니, 그동안 다이닝 업장의 호스피탈리티 서비스가 변화하는 과정을 지켜봤을 것 같다.
현재 파르나스 호텔의 모든 외식업장, 연회장, 룸서비스 등을 책임지고 있다. 90년대까지만 해도 선배의 서비스를 후배가 배우는 식으로 수행하게 됐는데, 각 선배들마다 하는 일과 스타일이 다르기에 신입사원들이 혼선이 많았다. 그러나 현재는 일정 수준의 서비스 퀄리티를 유지하기 위해 호텔 내에서 자체적인 호스피탈리티 교육을 통해 기본적인 것뿐만 아니라 심화된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게끔 노력하고 있다. 사실 이는 인터넷의 영향도 크다. 이전에는 인터넷이 아닌 이야기와 어떤 모임에서 정보를 들을 수 있었다면, 지금은 호텔리어들도, 그리고 고객들도 호스피탈리티 서비스에 관련된 정보를 인터넷이나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취득 가능하다. 때문에 현재는 맡은 업무에서 정체돼 있지 않고 꾸준한 공부를 해야 고객에게 진정한 감동을 선물할 수 있다.

 

해외 고객만이 기대하는 한국의 다이닝 호스피탈리티 서비스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모든 직원들이 향유하고 있는 ‘주인 의식’이다. 우리 호텔을 내 것이 아닌 우리의 것, 집이라고 생각하는 것. 때문에 호텔이지만 집으로 초대한 손님을 맞이하듯이, 온 정신과 진심을 다해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이 한국만의 호스피탈리티 문화다. 고객이 말하지 않아도 먼저 대응할 수 있는 부분이 해외 대비 강화돼 있다. 때문에 ‘안 된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는 점이 글로벌한 장점이다. 해외는 정해진 명확한 룰이 있고 룰 밖에서의 일은 과감히 안 된다고 한다. 그러나 직원을 보호하지 않는 상태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수는 없다. 앞서 언급한 집이라는 개념처럼, 가족과 같은 직원이기에 고객들 또한 최상의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그만큼 직원을 존중해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글로벌 서비스를 빼놓을 수 없다. 한국의 호텔은 글로벌한 인재들을 상시 채용하고 있어 어떠한 국적의 고객이 오더라도 문화적으로나 언어적으로나 공감할 수 있는 서비스를 펼친다. 전 세계적 공용어인 영어, 중국어를 선보이는 호텔은 많지만 한국만큼 다양한 언어를 갖추고 응대하는 국가도 드물 것이다.

 

다른 업장과 비교했을 때 다이닝 업장의 서비스만의 특징이 있다면?
식사는 입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눈으로도 한다. 특히 SNS가 강화된 요즘은 더욱 시각적인 부분에도 주안점을 두고 있는데, 파르나스호텔과 같은 경우 비주얼 매니저를 채용해 고객들로 하여금 맛 외에도 시각적으로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를 펼치고 있다. 원래 다이닝 업장의 경우 새로운 기물을 구매하거나 선정 시 총주방장이나 식음파트 담당자가 구매하는 일이 많은데, 아무래도 디자인보다는 효율성을 중시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듯이 한국의 호스피탈리티 서비스는 고객이 먼저 말하지 않아도 먼저 준비하는 것이기 때문에 최근 트렌드와 호텔의 헤리티지에 맞춰 식기 세팅과 음식의 형태까지 고민한다는 점이 주요한 특징이다. 

 

현재 호스피탈리티 서비스에서 아쉬운 부분도 궁금하다. 
엔데믹으로 접어들고, 여행 재개가 되자 호텔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전보다 많아졌다. 그러나 고객 수 대비 호텔에 충분한 인력이 구비돼 있지 않고, 특히 연회장과 같은 경우에는 인력의 상당 부분을 아르바이트생으로 대체하게 되는데 이들을 한 명씩 교육 시키는 것도 고된 일이다. 매번 인적 교육 서비스 담당은 목이 쉬어있고, 그렇게 가르쳐도 인력을 고정적으로 유지하기 힘든 부분이 있기 때문에 걱정이 되기도 한다. 
물론 방법이 아주 없지는 않다. 인격적으로 존중하는 것이다. 직무와 직책에 관계없이 어려울 때면 서로 이야기하고 아쉬운 점도 나누니 이탈률도 조금씩 낮아지고, 아르바이트생이 무단 결근을 하는 이유도 적어지고 추후 다시 아르바이트를 하러 오기도 하더라. 또한 AI 서빙봇 등 DT를 활용한 서비스를 찾아보고 있는데, 어린이 고객의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하거니와 퇴식구 반납 등 단순 노동을 어느 정도 대체할 수 있기에 긍정적인 부분으로 생각하고 있다.

 

향후 더욱 K-호스피탈리티 업계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접근해야 한다고 보나?
호스피탈리티 업계는 서비스 인력이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밖에 없고, 또한 인적 서비스이기 때문에 사람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인재 육성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데 기업의 차원을 넘어 민·관·학이 긴밀하게 협조할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돼야 한다고 본다. 또한 한국은 따뜻한 정이 살아있는 국가다. 한국적인 정서를 활용해 외국인 고객에게는 ‘타국이지만 내 집처럼 느껴지는 서비스’를 더욱 공교히 구축한다면, 어디에서도 만나볼 수 없었던 K-호스피탈리티 문화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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