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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05 (화)

호텔&리조트

[Map of Hotel] 2025 APEC 정상회의 준비하는 경주, 지금 필요한 것은? 새로운 천 년을 향한 도약

 

2025년 11월, 인구 약 25만의 지방 소도시 경주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무대가 된다. 


일각에서는 도시기반시설 낙후에 대한 우려와 5성급 특급호텔이 단 2곳뿐인 현실을 지적하며 이 국제적 행사의 성공적 개최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시각은 경주의 실제 모습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실제 역량과 잠재력을 과소평가하는 편견일 수 있다. 과연 경주는 이 거대한 도전을 성공적으로 해낼 수 있을까? 
 

옛것과 새것의 조화
황리단길부터 e-모빌리티까지, 진화하는 경주

 

경주하면 떠오르는 것 다섯 가지를 3초 안에 말해 보자. 첨성대, 불국사, 석굴암... 그리고? 이제는 ‘황리단길’도 반드시 포함돼야 할 것이다. 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 데이터랩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경주를 방문한 11만 8370명이 내비게이션 목적지에 ‘황리단길’을 검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석굴암 9만 8351건 △동궁과 월지 1만 7899건 △월정교 1만 2220건 등 경주의 주요 관광지 검색량보다 많은 수치다. 방문객들의 체류시간도 황리단길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황리단길 체류시간은 평균 1시간 33분으로 월정교 1시간 18분, 동궁과 월지 48분, 석굴암 40분, 첨성대 27분보다 높았다. 또 황리단길 방문객 중 경기 14.6%, 서울 11.9%, 인천 2.6% 등 수도권 거주자가 30%에 육박하면서, 황리단길 방문객의 3분의 1은 1박 이상 숙박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휴 기간에도 경주는 나들이객들로 구름 인파를 이뤘다. 경주시에 따르면 9월 14일부터 18일까지 5일간 경주 주요 관광지에 1일 평균 13만3886명, 총 66만9429명이 다녀갔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황리단길 32만 417명 △대릉원 4만 5531명 △봉황대 1만 1012명 △첨성대 4만 4818명 △불국사 24만 7651명 등으로 집계됐다. 특히 황리단길은 연휴 기간 전체 방문객의 48%를 차지할 만큼 전국 각지에서 관광객들이 찾아와 가을 추억을 쌓았다고 경주시는 전했다. 

 

한국관광 데이터랩 분석 결과, 2023년 6월부터 2024년 5월까지 경주의 관광활성화 지수는 평균 95p였다. 전년 동기 대비 0.4p 하락한 수치지만, 전국 평균이 46.5p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다. 

 

지역 관광활성화 지수는 ‘한국관광 데이터랩’에서 보유하고 있는 관광 빅데이터를 활용해 지역관광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요인(내국인 방문자 수, 외국인 방문자 수, 관광목적지 검색건 수, 업종별 관광지출금액, 숙박일 수 등)을 종합 반영한 단일지수다. 한국관광공사는 지난 2022년 관광 빅데이터(이동통신, 카드 소비, 내비게이션 등)를 기반으로 지역 관광활성화 수준 진단에 최적화된 분석 모델을 개발, 기초지자체별 관광활성화 수준을 진단하기 위한 지역 관광활성화 지수를 발표하고 있다. 관광활성화의 개념은 관광산업의 기능이 원활하게 유지되는 정도로, 방문객의 관광산업 내 숙박, 외식, 쇼핑, 관광서비스 이용 등의 관련 관광활동이 성과로 이어지는 수준으로 정의한다. 

 

세부지표별 추이(2024년 5월 기준)에 따르면 경주는 외국인 방문율(83.1p)이 가장 높지만, 내국인 방문율과 큰 차이가 없다. 외지인(77p)과 현지인(75.8p) 비율도 거의 동일한 수준이다. 이는 경주가 국내외 관광객 모두에게 매력적인 목적지임을 드러낸다고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최근 경주로 여행을 다녀온 대학생 지수(가명) 씨는 “원래는 수학여행지 느낌이 강했는데, 실제로 가보니 생각보다 할 게 정말 많더라.”며 경주에 대한 인식이 크게 바뀌었다고 말했다. 불국사나 석굴암 등 유명한 곳부터 덜 알려진 고분들까지 돌아다니는 재미가 쏠쏠했다고 전한 그는 특히 야경이 멋진 동궁과 월지가 인상 깊었다고 한다.

 

경주의 먹거리도 빼놓을 수 없다. 지수 씨는 “맛집이 정말 많았고, 중앙시장에 가면 로컬 먹거리를 한 번에 만날 수 있어 좋았다.”고 전했다. 보문호수 주변 산책로도 예쁘고, 가까이에 감포 해수욕장 같은 바다도 있어 다양한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자연환경 또한 경주의 큰 매력 중 하나라고 느낀 지수 씨는 교통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지하철이 없어서 처음엔 걱정했는데, 버스 시스템이 잘 돼 있었다. 일반 시내버스로도 대부분의 곳을 갈 수 있어서 뚜벅이 여행객도 이동하기 편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지수 씨 말처럼 한국인들에게 경주는 오랫동안 ‘수학여행지’라는 이미지가 강하게 각인돼 왔다. 불국사, 석굴암, 첨성대 등을 돌아보며 역사를 배우는 전형적인 코스는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자리 잡고 있지만, 이런 인식이 항상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었다. 수학여행은 ‘지루하다.’는 편견이 경주에도 덩달아 적용돼, 경주는 재미없는 도시로 여겨지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경주는 기존의 틀에 갇혀 있던 도시 이미지를 새롭게 탈바꿈시키고 있다. 기존 역사자원을 바탕으로 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차별화된 도시브랜드 가치 향상을 위해 경주시는 지난 2023년부터 ‘경주 10대 뉴 브랜드 콘텐츠 사업’을 시작했다. 천년도시, 황금도시, 정원도시라는 3개 주제에 10개 브랜드를 선정해 추진하고 있는 이 프로젝트는 역사와 전통이라는 강점은 유지하면서도, 첨단 과학기술과 현대적 문화를 접목해 모든 세대가 즐길 수 있는 미래 지향적 도시로 거듭나고자 하는 시도다.

 

 

지난 9월부터 10월까지 진행되는 뉴브랜드 콘텐츠 체험행사는 향가(천년도시 분야), 과학연구도시(황금도시 분야), 경주바다(정원도시 분야) 등 3가지 주제로 나눠 진행된다. 신라향가음악협회의 ‘천년의 소리 향가 유적지와 함께하는 향가 나들이’가 월정교, 흥륜사 일원, 금척리 고분군, 분황사에서 펼쳐지며, 경주발전협의회가 ‘황금도시 체험’을 주제로 하는 신라 천년 과학 문화유산과 첨단 연구단지의 공감 여행은 두 차례 진행된다. 참가자들은 첨성대, 경주박물관 등으로 대표되는 과거 신라의 과학문화 유산과 현재 지역의 과학을 상징하는 한국수력원자력, 경주 e-모빌리티 연구단지, 원자력환경공단 등을 방문하게 된다. 또한 감포 일대에서는 두 차례에 걸쳐 디딤ESG연구원의 ‘아름다운 바다정원 해파랑길 & 깍지길’ 행사가 개최될 예정이다. 감포 해파랑길과 깍지길 생태탐방, 감포어판장 경매체험, 송대말 등대 앞 감포 생태 ESG 토크쇼 등 다양한 활동이 준비돼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경주가 단순한 관광도시를 넘어 첨단 과학기술의 중심지로 거듭나고자 하는 노력이다. 소형모듈원자로(SMR) 국가산단 조성 및 e-모빌리티 연구단지 가동 등을 통해 경주는 미래 지향적인 도시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경주는 이제 한국인의 관념 속 ‘옛날’ 지방 소도시가 아니다. 

 

수학여행지에서 국제회의 개최지로 
변모하는 경주의 호텔산업

 

경주의 관광 트렌드 변화는 지역 호텔들의 운영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라한셀렉트 경주 호텔의 곽영호 총지배인은 “경주가 단순한 수학여행지나 유적지 관광 차원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며, “특히 팬데믹으로 인한 국내 여행 수요 증가가 이러한 변화를 가속했다.”고 평가했다. 

 

곽 총지배인에 따르면, 경주는 그동안 유적 관광지 개선과 황리단길 조성 등 볼거리와 먹거리 확충에 많은 투자를 해왔다. 그러나 홍보의 한계로 이러한 변화가 널리 알려지지 않아 관광산업이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었다. “팬데믹 이전에는 경주 관광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한 곽 총지배인은 “이후 젊은 층을 중심으로 SNS와 방송을 통한 입소문이 퍼지며 경주 관광이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게 됐다. 그 결과 관광객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변화에 발맞춰 경주는 끊임없이 변모하고 있다. 곽 총지배인은 “도시 미관 개선, 경관 조명 설치, 다양한 체험 행사와 상시 공연 등 시각적이고 역동적인 볼거리가 많아졌다.”며, 특히 황리단길의 성공과 지속적인 변신은 현재 경주 관광의 현주소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경주의 다채로운 관광 수요는 숙박시설의 다양성으로 이어진다. 경주의 관광 트렌드가 급격히 변화하면서 지역 호텔산업에도 큰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57년간 경주에 거주하며 호텔 업계에 종사한 관계자 말에 따르면, 경주의 호텔산업은 다양성과 도전 사이에서 균형을 잡고 있다. 2024년 7월 4일을 기준으로 <경주시 공중위생업 분류에 따른 숙박업 현황>을 살펴보면, 일반 숙박업소가 308개에 달하지만, 등급이 결정된 호텔은 단 11개에 불과하다. 이 11개의 호텔은 5성 2개, 4성 3개, 3성 3개, 2성 3개로 분류되며, 1성 호텔은 없다. 이들은 주로 보문관광단지에 지리 잡고 있으며, 국제행사나 대규모 컨벤션을 위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현대호텔에서 국내 호텔브랜드 ‘라한’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지난 2020년 3월 재개장한 라한셀렉트 경주는 지역민들에게도 사랑받는 호텔이다. 봄과 가을에는 벚꽃이나 단풍을 구경 삼아 산책을 할 수 있고, 특히 결혼식 장소로 인기가 많다. 

 

경주가 고향인 대학원생 찬희(가명) 씨는 라한셀렉트 경주만의 매력으로 ‘책방’을 꼽는다. 호텔 내 위치한 북스토어 & 카페 ‘경주산책’은 다양한 주제로 큐레이션 된 1만 2000여 권의 책뿐만 아니라 시즌마다 새롭게 단장되는 감각적인 디자인 소품, 문구류, 로컬 특색이 담긴 굿즈, 호텔의 시그니처 기프트(PB)로 경주만의 지역 특색을 갖추고 있다. 매년 가을에는 로컬 책방들과 함께 ‘경주 책방전’을 개최해, 다양한 행사를 함께 진행하고 있다. 경주 내 각기 다른 지역에서 주민과 여행객의 발길을 이끄는 독립서점 세 곳의 책방지기가 엄선한 추천 도서와 감각적인 소품, 굿즈 등을 만날 수 있는 책방전은 천년 고도 경주의 매력을 담은 특색 있는 콘텐츠를 발굴해 지역 사회와 상생을 도모한다는 점에서 매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한편, 지역민은 “경주에서는 호텔이나 리조트보다 게스트하우스, 에어비앤비, 한옥 스테이가 더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젊은 여행객들의 선호도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특히 황리단길 주변에 집중된 게스트하우스들은 트렌디한 여행을 즐기는 젊은 층에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한 그는 “이들 숙박시설이 주로 경주 시내와 역사 유적지 근처에 위치해 있어, 관광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경주 고유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한옥 스테이의 인기도 주목할 만하다. 얼마 전 JTBC 방송 <엄마, 단둘이 여행갈래?>에서 이효리 모녀가 묵은 ‘스테이 불국사계’와 같은 독채 숙소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파인스테이 예약 플랫폼 스테이폴리오(Stayfolio)에 등록된 경북·경주 지역 스테이 33곳(2024.9 기준) 중 절반에 가까운 16개가 전통 한옥이거나 한옥을 콘셉트로 한 현대식 건축물이라는 점은 이러한 트렌드를 잘 보여준다. 이는 현대적 편의성과 전통적 분위기를 동시에 추구하는 여행객들의 니즈를 반영한 결과로 볼 수 있다. 다만 가족 단위 여행객들에게는 여전히 보문관광단지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리조트와 콘도 시설이 인기를 유지하고 있어, 경주의 숙박시설이 다양한 층위의 수요를 충족시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역시 경주가 단순한 역사 관광지에서 벗어나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복합 문화 관광지로 진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APEC 앞둔 경주, 
호텔 부족 딜레마 속 새로운 기회 모색

 

반면 이러한 숙박시설의 현황은 2025년 11월 예정된 APEC 정상회담 개최지로서 경주의 준비 상태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APEC 정상회담은 21개 회원국의 정상과 수행원, 그리고 국제 언론인 등 수천 명의 고위급 인사들이 참석하는 대규모 국제행사다.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고급 숙박시설, 특히 5성급 호텔의 부족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현재 경주의 5성급 호텔은 단 2개에 불과하다. 이는 APEC 정상들과 주요 참가자들을 위한 충분한 숙박시설을 제공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숫자다. 4성급 호텔 3개를 포함해도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는다. 대부분의 APEC 회원국 정상들은 자국의 보안 규정상 최고급 숙박시설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이에 경북도와 경주시는 정상회의 개최를 1년여 앞두고 준비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 7월 초 APEC 정상회의 태스크포스(TF)를 구성, 9월 APEC 정상회의 준비 지원단을 정식 출범하고 개최도시 경주의 기반 시설 확충과 문화 콘텐츠 개발, 경제·산업 발전 홍보 방안 수립 등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정상회의 기간 6000여 명이 경주를 찾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지난 8월 19일에는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외교부 추진단, 경주시, 호텔 대표, 경북문화관광공사, 건축 및 리모델링 전문가와 함께 ‘PRS(Presidential Suite) 위원회’를 출범했다. 경북도는 수도권 스위트룸을 벤치마킹하는 등 전통과 현대가 조화된 세계적인 PRS 완비에 행정력을 집중할 계획이며, 호텔 개·보수 등 정상회의 성공 개최를 위한 행·재정적 지원을 위한 조례 또한 제정할 예정이다. 조례는 정상회의 준비와 개최에 필요한 인력·장비 등 확보 및 운영, 준비 지원단 구성·운영, 시설 및 숙박·교통 등 관광 편의시설 설치와 확충에 관한 사항 등을 담는다.

 

정상회의 주 회의장인 화백컨벤션센터 반경 3㎞ 안에는 숙박시설 103곳(4463실), 10㎞ 이내에는 1330곳(1만 3265실)이 있어 도와 시는 규모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일부 시설 노후로 정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됨에 따라, 도는 다음 달 PRS 확충 및 리모델링 계획을 수립하고 10월 착공해 내년 3월까지 개·보수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경주 호텔업계의 준비 상황에도 자연스레 관심이 쏠리고 있다. 라한셀렉트 경주 호텔의 곽영호 총지배인은 현재 호텔들의 준비 상황과 전망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곽 총지배인은 “현재 APEC 관련 준비는 PRS 조성에 집중돼 있다.”고 밝힌 그는 “APEC 개최와 상관없이 호텔별로 재단장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며, “APEC 이전에 정비 마치기를 원하는 정부나 도, 시의 관청의 요구사항에 대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로는 호텔 협의회 차원에서 2005년 부산 APEC 백서 열람을 공유하며 대응책을 준비해 나가고 있으나, 구체적으로 정부의 준비기획단, 도, 시의 준비단이 완성된 후인 10월 말경부터 본격적인 민관의 준비 협의가 진행될 전망이다. 

 

 

곽 총지배인은 PRS 조성과 관련, 보문 단지 내 각 호텔, 콘도 등 대형 숙박업소 등에 1~3개 정도의 PRS 구축을 위한 실무회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기본적인 콘셉트 설계를 경북도, 경주시가 완성 후 호텔에 전달하면 각 호텔은 기존의 콘셉트에 맞게 리뉴얼, 신축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그는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에는 완공되는 것으로 협의를 거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APEC 정상회의 이후 경주 호텔산업의 발전 전망에 대해 곽 총지배인은 긍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그는 “로컬 관광지에서 글로벌한 관광지로의 도약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에 대비해 호텔들도 변신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곽 총지배인은 “국내 관광객 수는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나, 외국인 방문객의 경우 증가 폭이 제한적이고 다변화되지 못하고 있어 대책을 고심 중이었다.”고 전했다. APEC 정상회의 개최는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APEC 개최를 통해 경주는 도시 미관 개선, 새로운 상징 공원 조성, 기존 관광 유적지의 경관 변화 등을 전 세계에 홍보할 기회를 얻게 된다. 곽 총지배인은 이를 통해 “세계 속의 경주, 가장 한국적인 경주”로 소개될 것이라 기대했다.

 

경주 호텔업계는 APEC 정상회의가 도시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이에 따라 호텔 산업도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으로 APEC을 위한 구체적인 준비 과정과 그 결과가 주목된다.

 

 


 

INTERVIEW

 

“전화위복이 된 팬데믹, 만년 적자의 
경주 호텔들 대변신 기회 마련해 줘”

라한셀렉트 경주 호텔 곽영호 총지배인

 

팬데믹 시기에 레노베이션을 진행한 호텔들이 상당히 많았고

힘든 상황을 겪은 것으로 알고 있다.

라한셀렉트 경주 호텔 또한 이 시기에 재개장을 하게 됐는데,

어떻게 위기를 돌파했나? 

 

라한셀렉트 경주 호텔은 2019년 6월 전면 리뉴얼을 시작해 2020년 3월 완공됐다. 이후 팬데믹 영향으로 2020년 4월 30일 공식 오픈을 하게 됐다. 초반에는 영업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2021년 해외여행 규제와 국내 여행이 다소 완화되면서 효과를 보기 시작했다. 영업 콘셉트 또한 완전히 뒤바꿨다. 젊은 30~40대 가족 고객을 주 타깃으로 설정해 객실, 영업장, 레저 시설 등을 디자인 및 구성해 놓았기에, 가족 동반 고객들의 호캉스 베뉴 우선순위에 들게 됐다. 또한 투숙객들의 SNS를 통해 입소문이 나면서 경주 지역에서는 홀로 호황을 누렸다. 이 기간 호텔의 투숙객 중 80% 이상은 30~40대 전후의 유아·어린이 동반 고객이었다. 팬데믹을 예상하고 리뉴얼 계획을 세운 것은 아니나, 리뉴얼과 트렌드에 맞는 콘셉트 설계가 도리어 위기를 기회로 바꾼 계기가 됐다. 이용객들의 호평 덕분에 해외여행이 풀린 현재에도 그 영향을 받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경주 호텔산업의 현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특히 최근 3~4년간 코로나19 시기 전후를 비교해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궁금하다. 

 

경주 내 호텔업은 전례 없이 호황기를 누리고 있다. 특히 보문관광단지 내 호텔 및 콘도 등의 숙박시설은 2018년과 비교해 3년간 평균 130% 이상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그로 인해 직원의 임금 또한 대폭 인상됐으며, 많은 시설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경주 지역 호텔들의 주요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경주 지역, 특히 보문관광단지 내 호텔을 비롯한 숙박시설은 수령 30년 정도의 오래된 곳이 대부분이다. 관광 단지 내 설립 규제나 건축용지 부재로 인해 신규 건축이 어려운 게 현실이다. 기존 호텔을 인수하거나, 용지 용도 변경을 통해서만 신규 진입이 가능하나, 팬데믹 이전의 영업 상황으로만 보면 경쟁력 차원에서 공급보다 수요가 적어 신규 진입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이런 것들이 오히려 기존의 호텔업을 영위하고 있는 업계의 경쟁력이라 볼 수 있겠다.

 

경주에서 호텔 운영 시 가장 큰 도전과제는 무엇이며,

어떤 극복책을 마련해 나가고 있는지?

 

만년 적자였던 호텔들이 신규 진입 장벽이라는 경쟁력 속에서 안주하지 않고 변신을 꾀하고 있다. 라한셀렉트 경주 호텔의 변신이 끼친 영향력을 보며 소노그룹의 소노벨이 대대적인 투자로 그룹 내 처음으로 셧다운하고 전체 업그레이드를 할 계획에 있고, 힐튼 경주 호텔, THE-K 호텔 또한 대규모 투자로 객실, 식음업장 등의 콘셉트의 변화를 준비 중이다. 이것이 어찌 보면 경주에서 호텔을 운영할 때 가장 큰 숙제였다고 볼 수 있겠다. 적자, 혹은 적은 이익으로 현상 유지에 급급하던 중, 팬데믹은 체력을 비축할 수 있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고 현재는 실행에 옮길 계획을 완료한 상태다.


이제는 더 나아가, 급변하는 추세에 맞는 외부 환경과 더불어 공생할 길을 모색해 가는 것이 현재의 호황 기조를 유지하게 하는 호텔업의 극복 과제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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