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앤레스토랑 뉴스레터 신청하기 3일 동안 보지 않기 닫기

2024.02.28 (수)

레스토랑&컬리너리

[Dining Veteran] 호스피탤리티산업의 변함없는 총알탄 사나이 - 인천재능대학교 한식명품조리과 김성수 교수


지금의 쿡방 시대 전, 에드워드 권 셰프가 스타 셰프이자 쿡방 스타로 활약했다면 90년대부터 2000년대 초까지 방송가를 주름잡았던 호텔 셰프가 있었다. 현재 인천재능대학교 한식명품조리과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는 김성수 교수가 그 주인공. 그는 호텔 셰프부터 패밀리레스토랑의 R&D 팀장, 수제버거로 유명한 크라제인터내셔날(주)의 이사 등 다양한 업무와 방송을 병행하며 ‘총알탄 사나이’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부지런히 활약했다.
<호텔&레스토랑>과 인연도 깊다. 90년대부터 기획기사에 자주 이름이 올랐고, 애독자였던 그를 Dining Veteran 코너의 인터뷰이로 추천 받으니 여간 반갑지 않다.

취재 서현진 기자 | 사진 조무경 팀장



호텔과 외식, 방송가를 종횡무진
김성수 교수가 호텔 생활을 처음 시작한 곳은 라마다 올림피아 호텔 이었다. 90년대 당시 잘 나가는 호텔 중 하나였으며, 국내 3대 뷔페를 꼽으라면 인터컨티넨탈 호텔과 63 뷔페, 그리고 라마다 올림피아 호텔이 꼽혔을 정도. 당시는 조리부 직원들의 학력이 그리 높지 않아 경희호텔경영대학을 나온 김 교수는 주방의 고급 인재였다.

“선배들이 문서작성, 발표 등을 제게 미루는 통에 말단이었지만 어쩔 수 없이, 하지만 다양한 발표와 교육을 진행해야했습니다. 그 과정을 통해 실력을 많이 쌓을 수 있었으며 배움을 계속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돼 경희호텔경영대학 조리과에 입학,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조리사의 꿈을 키워 나갔습니다.”

이렇게 호텔 업무와 학업을 병행하던 그를 ‘총알탄 사나이’라고 소개한 한 신문사의 인터뷰 기사로 김 교수는 방송국에 발을 들여놓게 됐다. 이경실의 세상을 만나자, 신바람스튜디오, 호기심 천국, 남희석, 이휘재의 멋진 만남, 삐삐요리방,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TV요리천국 등 티비뿐 아니라 라디오까지 섭렵했던 김 교수는 홈쇼핑까지 종횡무진했다. 홈쇼핑에서 다양한 제품을 판매할 때 직접 시연과 설명을 도맡았던 것. 지금이야 흔한 장면이지만 당시만해도 방송에서 현란한 실력을 선보이며 능수능란하게 말을 할 수 있는 셰프가 많지 않았다.

처음 헹켈의 쌍둥이 칼을 시작으로 드라이작, 가이타이너, 휘슬러 등 세계 각국의 유명한 주방기구들 중 제 손을 거치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저의 능숙한 시연은 높은 콜 수로 이어졌고 많은 업체들이 홈쇼핑을 통해 성장하는 것을 보며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라마다 올림피아 호텔에서 1999년 씨즐러 R&D팀장으로 옮긴 후 김 교수는 국내 패밀리 레스토랑의 전성기에, 상대적으로 적은 매장 수로 인지도가 낮았던 씨즐러를 알리기 위해 고민하다 그 복안으로 인기 메뉴인 바비큐 폭립을 홈쇼핑에 선보일 준비를 했다. 하지만 호주 본사에서는 브랜드 이미지를 해칠 수 있다고 반대, 이를 설득하는 과정에서 베니건스에게 패밀리 레스토랑 최초 홈쇼핑 판매라는 타이틀을 내 줘야 했다. 바로 뒤이어 론칭한 씨즐러의 바비큐 폭립은 그의 예상대로 홈쇼핑에서 높은 인기를 끌었다.
2008년 제품개발, 홈쇼핑, 카페 컨설팅 등을 위해 크라제 인터내셔널(주) 임원으로 스카웃된 그는 그동안의 모든 노하우를 집약해 2010년 5월 27일 홈쇼핑에 크라제 버거를 론칭했다. 그 결과 1시간에 4억 매출을 올리고 28회 연속 매진이라는 신화를 낳았다. 그리고 아직까지 이 기록은 깨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김 교수의 귀띔이다.


쿡방의 원조가 말하는 쿡방 셰프와 요리
다양한 방송활동을 했던 그가 요즘의 쿡방 전성시대를 바라보며 남다른 감회를 이야기한다. 그때와는 많이 다른 모습이었지만 최근 셰프들이 방송가에서 전성시대를 맞고 있는 이때 김 교수는 예전에 비해 외식업과 조리사를 바라보는 일반인들의 시선이 한결 긍정적으로 변해 매우 고무적이라고. 하지만 한편으로 염려스러운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셰프라는 직업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낮은 연봉, 극한 직업 환경 등 이면의 어려움은 숨겨진 채 겉으로 보이는 환상만 심어줄 뿐만 아니라, 조리사의 본질보단 오락성이 강한 예능인으로 변질돼 가고 있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셰프들이 자신의 요리에 대한 자부심과 자존심을 갖고 천천히 가치를 만들면서 성장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방송에 다수 출연했지만 셰프로서의 항상 요리를 생각하고, 내가 요리를 하는 이유, 어떤 요리를 해야 하는지를 끊임없이 고민했다.

“음식은 오케스트라와 같은 예술작품입니다. 다양한 재료를 어떻게 손질 하는가, 재료간의 배합을 어떻게 하는가, 어떠한 향신료 또는 양념을 쓰느냐, 얼마만큼의 양을 쓰느냐에 따라 같은 음식이라도 만드는 사람에 따라 다 다른 맛을 품고 있습니다. 접시에 정갈하며 아름답고 우아하게 표현함으로써 음식은 요리라는 작품으로 탄생됩니다. 요리는 오감을 만족시키고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종합 예술입니다.”

그리고 최근 그가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바로 약식동원, 약과 음식은 그 근원이 같다는 뜻으로 좋은 음식은 약과 같은 효능을 낸다는 의미이다.

“과거에는 먹을 것이 부족하여 병을 얻었지만 현재 그리고 미래에는 너무 풍족한 음식으로 인해 많은 질병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단순한 맛을 위한 눈속임으로써 사용하는 해로운 재료를 걷어내고 재료 본연의 맛을 더욱 살려 줄 수 있는 천연의 건강한 재료를 가지고 올바른 조리법을 통해 병을 예방하고 사람에게 이롭게 하는 요리를 만들어야 합니다.”

앞으로 약식동원은 요리에 아주 중요한 근원이라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제 2의 인생은 학교에서
바쁜 와중에도 그가 계속 손을 놓지 않았던 것이 있었는데 바로 학업이다. 호텔에서 주임으로 근무할 때 사내 신입사원들을 대상으로 조리 업무 관련해 강의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자주 있었고, 이런 경험들이 쌓이게 되면서 교수의 꿈을 키우게 됐다. 학문과 지식을 겸비한 유능한 조리과 교수가 되기 위해 주경야독한 결과 경기대학교 대학원 외식산업경영학과에서 2005년 관광학석사를, 2010년 2월 관광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00년부터 혜전대학, 동서울대학, 경민대학, 오산대학, 경기대학교 등에서 외래강사로 강의를 했으며, 2010년부터 인천재능대학교 호텔외식조리과 산업체 겸임교수, 2012년부터 현재까지 한식명품조리과 전임교수로 활동 중이다.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그가 항상 강조하는 것은 변화에 두려워하지 말고 주도적인 사람이 되라는 것. 자신이 조리사 출신으로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가 되기까지 꾸준히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꾸준히 도전해왔기 때문이다.
또한 그는 학생들에게 끊임없이 연구하고 도전하는 현장실무형 전문가가 되라고 강조한다.

“끊임없이 자신의 분야에서 항상 연구하고 도전하여 자신만의 독창적인 전문기술을 선보임으로써 미래를 이끌어가는 차세대 훌륭한 조리 분야의 전문가가 될 것입니다. K-Food의 주체가 되는 조리사야 말로 지금이 새롭게 도약을 할 수 있는 기회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조리사는 맛과 멋의 창조자로서의 역할 뿐만이 아니라 끊임없는 연구와 도전 그리고 자기개발을 통해 스스로를 갈고 닦아 고부가가치의 상품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호텔&레스토랑>의 취재원이자 열혈독자
김 교수의 다양하고 활발한 활동은 <호텔&레스토랑>에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99년 ‘직업 25시’ 코너에 올림피아 호텔 셰프로서 학업과 업무를 병행하는, 그래서 지금보다는 많이 수척한 그의 모습이 담겼다. 또 몇 해에 걸쳐 기사 곳곳에 그의 조언이 담긴 글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동시대를 살아왔다는 동질감 때문일까? <호텔&레스토랑>에 대한 애정도 남달랐던 그가 오랜만에 만난 이산가족 같다며 반갑게 맞이하고 옛 이야기를 꺼내는 모습에서 지금의 발전된 산업이 있기까지 그와 선배들이 닦아놓은 길을 생각하게 된다. 또 후학양성의 재미에 푹 빠져, 제자 자랑에 여념이 없는 그의 모습에서, 이제는 그의 제자들과 후배들이 그 못지 않은 활약으로 <호텔&레스토랑>을 장식할 것이 기대된다. 그리고 <호텔&레스토랑>은 동시대에 업계의 발전을 위해 열심히 사는 이들의 보고서, 역사서로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그들의 흔적을 담아갈 것이다.

<2016년 4월 게재>



배너
배너

배너



Hotel&Dining Proposal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