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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9 (금)

호텔&리조트

[Purchase Tip] 좋은 향기를 고르는 기준과 판단


누군가에게 나를 ‘조향사’라 소개하면 흥미를 보임과 동시에 몇 가지 질문을 한다.
아직은 국내에 ‘조향사’라는 직업에 대한 인식이 많이 없는 상태이기에 평소에 알고 싶었던 ‘향’에 대한 질문을 폭포수처럼 쏟아내는데 나는 이것에 ‘귀찮음’을 느끼기보다 ‘책임감’으로 최대한 정성스레 답변하려고 한다. 나는 대중들이 향이라는 문화에 대해 올바르게 인식하고 보다 다양하게 관점에서 즐길 수 있도록 내비게이터의 역할을 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향’에 대한 이야기는 언제나 즐겁기도 하고…
그 몇 가지의 질문 중 ‘좋은 향수’란 어떤 것이며 그 ‘기준과 판단’은 어디에서 오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싶다.


값비싼 향수가 좋은 향수만은 아니다
“값비싼 향수가 좋은 향수 아닌가요?”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나에게 이런 질문을 하곤 하는데 틀린 말은 아니다. 예를 들어 모로코, 토스카나, 피렌체에서 주로 생산되는 아이리스Iris 또는 오리스Orris는 생전 고흐가 좋아했던 꽃으로도 유명한데 잎이 아닌 뿌리를 3년 정도 건조해 수증기로 증류, 추출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붓꽃이라고 불리는데 아주 고가의 에센셜오일이다. 이러한 고가의 에센셜 오일을 사용한다면 케미컬 향료가 따라갈 수 없는 고귀하면서도 아름다운 향기를 낼 수 있다. 하지만 음식으로 따지면 레시피를 이 영역에서는 포뮬러Formula라고 하는데 수 백 종류의 아이리스는 향수 산업에선 두 종만 사용되지만 케미컬향료까지 더해지면 만들어질 수 있는 아이리스의 향기는 끝도 없게 된다. 그래서 해마다 보다 다양하고 독창적인 향들이 만들어질 수 있다.
이젤에 캔버스를 얹고 물감을 섞어 그림을 그리는데, 고가의 물감과 붓을 사용했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그림이 나온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이와 비슷한 이유로 무조건 ‘비싼 향수가 좋다.’라고 할 수 없다고 말하고 싶다.


향수는 변주곡과 같다
향수를 구매하기 위해 백화점 또는 부티크를 방문한다면 TOP, MIDDLE, LAST 또는 HEAD, HEART, BASE 노트의 표현을 직원을 통해 전해들은 경험은 한 번쯤 있을 것이다. 향수는 향료의 분자들이 크기에 따라 순차적으로 증발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른 향을 느낄 수 있는데, 첫 향이 마음에 들어 덜컥 구매했다가 중간 향과 잔향에 느낌이 마음에 들지 않아 낭패를 볼 수 있다.
향기는 와인 산업에서 사용되는 떼루아Terroir라는 용어처럼 시간 외에도 장소, 기온, 습도, 코의 컨디션 등등에 따라 같은 향이라도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화되는 변주곡과도 같은 향을 시향지(블로터), 시향 오브제, 착향 등 다양한 방법과 다양한 장소에서 충분히 비교해 선택하는 것을 권장하고 싶다.


브랜드와 제품이가지고 있는 역사와 철학
향수를 단순히 후각이라는 한 가지 감각에만 의존하지 않고 브랜드와 제품이 가지고 있는 역사와 철학, 그리고 조향사가 ‘향’으로서 소비자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함께 즐긴다면 좀 더 애착이 갈 수 있는 나만의 향수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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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활 대표 / 조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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