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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0 (토)

칼럼

[Global Networks_홍콩] 다문화적 홍콩 호텔리어들


문득 ‘국제적인 도시’의 정의가 뭘까 생각해 봤다. 영어가 잘 통하고, 외국인이 생활하기에 큰 불편함이 없는 도시일까. 아시아 도시 중에서 서울, 도쿄, 상해, 북경과 같이 메트로폴리탄(Metropolitan)이라고 불리는 곳들이 있지만, 5년 가까운 시간동안 지낸 홍콩이 진정한 국제적인 도시가 아닐까 싶다.
과거 영국 식민지 영향으로 영어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고, 식민지 시대 영어 교육 시스템을 잘 끌고 가서인지 홍콩 대부분 지역에서 영어 소통이 가능하다. 이런 환경을 바탕으로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시스템이 잘 돼 있다. 일례로 높은 집값과 물가 때문에 맞벌이를 하지 않고는 생활수준을 유지하기 힘든 홍콩 가족들을 보자. 이들은 자식과 늙은 부모, 집안일을 돌봐 줄 도우미가 필요했고, 홍콩 정부는 영어가 가능한 필리핀 외국인 노동자들을 공식적으로 받아 들였다. 급여는 한 달에 한화 60~70만 원으로 정부에서 규정했다. 대신 집에 상주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이런 노동 수입이 가능한 이유는 정책적인 것도 있지만,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뿐만 아니라, 국제 금융 허브답게 전 세계의 크고 작은 금융 회사들이 진출해 있어서, 센트럴 지역 거리의 30%는 외국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외국인 친화적인 생활환경을 가지고 있다. 일단 취업 비자를 받으면 홍콩 아이디가 나온다. 한국의 외국인 증과 같은 신분증 기능도 하지만, 공항에서 홍콩 거주자로서 현지인과 같이 자동 출입국 심사를 이용한다. 또한 7년 간 취업비자로 일하면서 세금을 잘 내면, 영주권이 나오는 시스템이 있다. 8년차부터는 취업 비자 없이 현지인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회사들은 비자 쿼타에 대한 부담이 없어 뽑힐 확률이 높다.
이런 경향은 호텔 인력 구성을 봐도 나타난다. 총지배인을 포함한 임원급이 외국인(대부분 서양인)인 경우는 아시아에서는 아직까지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일반 직원이나 중간 매니저급을 외국인으로 채용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하지만 홍콩은 다문화, 다국적 호텔리어들이 직원부터 중간 매니저, 임원으로 근무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필자가 근무했던 만다린 오리엔탈 홍콩의 경우에는 Room division Manager, Assistant Manager가 일본인이었고, 한국인 Team leader, 필리핀인 컨시어지가 있었으며 필자와 일본인, 태국인 동료가 판촉 부서에서 근무했다. 현재 일하고 있는 그랜드 하얏트 홍콩도 다양한 구성원들로 이뤄졌다. 호주인 Front office Manager, 이태리 출신 식음료 부지배인, 한국 캐나다, 프랑스 출신 판촉 매니저 등이 있다. 이 두 호텔뿐만 아니라 홍콩 섬의 대부분 5성 호텔들은 비슷한 경향을 띤다.(하우스 키핑 팀은 필리핀, 네팔 출신들이 꽉 잡고 있다.)
특이한 점은 이런 흐름 속에서 홍콩 섬과 구룡반도 부근 호텔들의 성향이 다르다는 것. 페리로 10분 거리인데 확연한 차이점이 존재한다는 게 참 신기하다. 구룡반도 쪽은 기업 수요보다는 여행자 수요가 조금 더 많은 편이어서 다국적 회사들이 밀집해 있는 홍콩 섬에 비해 고객 구성이 다양하지 않다. 외국인 직원 비중도 상대적으로 적다. 외국인 직원이 적다보면 현지 언어로 소통하는 비중이 더 클 것이다. 그래서 구룡반도에서만 근무하던 동료가 필자가 일하는 호텔로 이직해서 초반에 적응하는데 애를 먹었던 부분이 영어로만 진행되는 미팅이었다고 한다. 유학파가 아닌 홍콩 현지 대학 졸업자들도 영어를 곧 잘 하지만, 비즈니스 영어는 조금 다른 수준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다문화 호텔에서 존중과 배려를 배우고, 진정한 국제 감각을 키울 수 있다는 것에 하루하루 감사하며 지내고 있다.


송창훈
그랜드 하얏트 홍콩
시니어 세일즈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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