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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9 (금)

최영덕

[최영덕의 Hospitality Notes] Art & Hotel

전 세계 곳곳의 호텔들이 고객을 위한 멋진 예술작품을 구하기 위해 수백만 달러를 거침없이 투자하고 있다. 갈수록 많은 호텔들이 아트 갤러리들과 경쟁하며 개성있는 작품을 찾아 나서는가 하면, 호텔의 일부를 갤러리 또는 아트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위한 공간으로 전환하는 호텔들도 많아지고 있다. 이는 ‘경험’을 중시하는 현재 고객들의 트렌드에 부합하기 위한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생각된다. CNN에 의하면 고객에게 호텔에서 제공하는 ‘예술적인 요소’가 해당 호텔에 숙박하는 이유가 되지는 않지만, 예술품들이 특별했다면 그 경험은 오래 기억될 수 있다고 한다.
예술이 라이프스타일을 중시하는 고객들에 맞게 숙박산업과 융화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중요한 문화적인 움직임이다. 변화하는 시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보다 세부적인 내용과 사례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호텔 내 Art의 기능
호텔은 고객에게 더욱 생동감 넘치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전혀 예상치 못한 방식들로 그 가치를 전달하고자 하며, 호텔이 가지고 있는 ‘예술적인 요소’는 더 이상 장식이 아닌 호텔의 건축, 디자인, 콘셉트 그리고 분위기와 융합돼 보여지는 호텔의 아이덴티티Identity라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로컬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통해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경험 및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되며, 갤러리나 박물관 등 관광 명소를 통해 문화적 가치를 얻어가는 일반적 관광객보다 시간적 여유가 없는 비즈니스 고객의 경우에도 지역의 문화를 쉽게 경험하고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호텔에서 예술작품의 역할은 중요한 마케팅 전략으로 호텔의 브랜드의 상징과 동시에 호텔의 차별성을 나타내는 의미를 가지게 되는데, 단순히 인기있는 작품을 수집하는 것이 아니라, 오리지널 작품을 의뢰하고 큐레이터를 고용하며 호텔에 상주하는 아티스트를 두는 등 예술을 호텔 차별화를 위한 경쟁력으로 적용하고 이를 통해 브랜드를 강화하고 있다.

호텔의 예술작품들은 호텔 자체만의 비즈니스가 아니라 관련 아티스트들에게는 전혀 새로운 작품활동의 공간을 제공하는 기회를 준다. 이는 단순히 잠재적 수익원을 창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공간을 생동감 있고 다양하게 만들어 주며, 동시에 지역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게 할 수 있다. 갈수록 많은 호텔들이 전시회 같은 정기적인 예술행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해당 지역사회에서는 또다른 갤러리 같은 역할을 해 지역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럭셔리호텔과 Art
럭셔리시장과 예술 분야는 오랜 기간 같은 고객층을 공유해 왔다. 예를 들면, Louis Vuitton, Dior, Fendi, Hermes, Alexander McQueen 등 대표적인 패션기업과 아티스트의 컬래버레이션(협업)을 볼 수 있었으며, 이러한 현상은 이미 하나의 굵직한 트렌드로 자리잡아 왔고 서로의 한계를 넘어서는 좋은 자극제가 돼 왔다. 오늘날 이러한 현상은 예술을 본인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있는 20~30대 고객층의 확대로 더욱 두드러지고 있으며, 럭셔리 패션브랜드를 넘어 기존에 유명 건축가나 실내디자이너에 의존해 왔던 럭셔리호텔의 공간들까지 변화시키고 있다. 몇 가지 예를 살펴보도록 하자.
스타우드호텔 계열의 대표적인 럭셔리 브랜드 중 하나인 ‘Le Méridien’ 호텔의 경우, 호텔 고객에게 문화적 접근을 통해 새로운 견해를 제공하고 있다. 자체적 문화 컬처 큐레이터Cultural curator로 문화적 예술을 통한 고객 경험을 구축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에 100명의 크리에이티브 이노베이터Innovator 그룹인 ‘The LM100 Community’를 형성한다. 또한, ‘Unlock Art Program’을 통해 호텔과 지역의 아트뮤지엄 및 갤러리와의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고객의 지역문화 체험을 돕는다.
또다른 예는, 스스로를 ‘State-of-the-art 21st Centry Luxury’라 칭하며 2011년부터 상주작가Artist -in-Residence 프로그램을 진행해온 런던 중심부에 위치한 ‘Corinthia London’ 호텔이 있다. 매년 다른 분야(Art, Theatre, Film, Fashion, Design, Literature 등)의 아티스트가 심사위원들에 의해 정해지며, 이들을 통해 호텔에 문화적 프로파일을 구축해 왔다. 선정된 아티스트는 호텔과의 활발한 협업을 통해 호텔 브랜드를 정확히 파악, 이를 유니크한 경험으로 고객에게 돌려준다.
오늘날 고객들은 호텔 브랜드로부터 과거 고객들의 후원을 지지하는 전시회 스폰서십 또는 벽에 걸려있는 소수의 그림들이 아닌 그 이상의 기대를 갖고 있기에, 럭셔리호텔에게 작품과 디자인을 통해 진정한 현대 예술의 경험을 제공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위의 사례들은 이러한 예술과의 컬래버레이션이 비록 즉각적으로 눈에 띄는 수익이나 객실점유율의 변화를 갖고 오지는 않지만, 호텔과 예술이 진정으로 융합되고 감동적인 컬래버레이션은 고객에게 큰 경험의 가치를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소수의 럭셔리호텔들이다. 럭셔리 시장이 갈수록 통합돼 가고 있는 지금, 더욱 다양하고 새로운 창의적인 컬래버레이션이 기대된다.



상주작가 Artist-in-Residence 프로그램
상주작가 프로그램은 일반적으로 다양한 예술분야의 아티스트들이 일정 기간동안 호텔에 머물며 본인의 예술 작업, 전시, 소개 그리고 행사 및 고객과 교류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상주작가는 방문 고객에게 호텔 투어와 호텔 내 전시된 작품을 소개하며 또다른 모습의 컨시어지Concierge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방문 고객들은 호텔을 방문해 여러 전시작품을 관람하고 동시에 작가와 대화를 나누거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으며, 동시에 호텔은 프로그램을 통해 색다른 호텔경험을 제공, 고객들의 만족도 강화와 단골 고객 유치, 그리고 입소문을 통한 홍보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지역주민의 참여도가 높은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호텔 방문 고객들은 프로그램을 통해 현지 주민의 삶을 엿보고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즉, 상주작가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호텔들은 전시작품을 그저 고객의 이목을 끄는 장치 정도로만 인지하기 보다는, 아티스트를 중심으로 형성되는 유대관계에서 발생하는 색다른 경험에 비중을 점차 두고 있는 추세이며, 유니크한 각각의 아티스트의 성향과 스타일, 견해 등은 고스란히 고객들에게 매번 색다른 경험으로 전달되고 있기에, 익숙한 이들에게 새로운 문화적 놀거리를 제공하고, 예술을 지향하는 새로운 외부인들의 관심과 발걸음을 이끌어 내고 있다.
Swatch Group이 만든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Swatch Art Peace’ 호텔의 경우가 매우 대표적인 상주작가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는 호텔이다. 이들은 호텔을 작가와 예술을 위한 하나의 전문기관Institiution의 개념으로 접근, 상가, 작가의 작업 및 생활 공간, 공용 공간 및 숙박시설을 최적화해 조합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상하이의 문화 및 예술 발전에 도모하며, 참여 작가들이 국제적인 무대에서 본인을 드러낼 기회를 주고자 한다. 2011년에 시작돼 현재까지 150명 이상의 작가가 최소 1달에서 최대 6개월까지 상주하며 작품을 남겼고 다양한 창작 분야의 예술가들(Photography, Music, Filmmaking, Writing, Dancing, Painting, Conceptual Art 등)을 통해 중국문화를 새로운 견해에서 재해석하고자 했다.
오늘날의 기술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가장 효율적인 마케팅 전략 중 하나는 여전히 사람들의 ‘입소문’이다. 따라서, 모든 고객이 호텔의 예술 작품에 감동하고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러한 작품이 사람들 사이에 화젯거리가 된다면 그것으로 충분한 마케팅 가치를 갖게 된다. 또한 호텔은 고객에게 보다 나은 경험을 전달할 수 있게 될 것이며, 더욱 경험지향적으로 변화하는 호텔 고객들의 요구에 걸맞게 작가와의 자유로운 문화교류를 제공해 호텔차별화를 꾀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여전히 그 방식에 있어 큰 위험이 따르는 것은 사실이다. 마케팅의 수단으로 사용된 예술은 너무 조잡하거나 혹은 엉성해서도 안되며, 타겟 고객층에게 너무 상업적으로 다가가서도 안된다. 특히 럭셔리호텔의 경우에는 아트 프로그램의 도입이 단순히 무의미한 전시나 홍보를 위한 행사로 끝나지 말아야 함을 반드시 이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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