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나라마다 그 나라를 대표하는 맥주들이 있지만 남북으로 길게 뻗은 베트남의 경우 나라를 대표하기보단 각 지역을 대표하는 다양한 맥주들이 있다. 우선 수도 하노이를 중심으로 북부의 ‘Bia Ha Noi’와 ‘Halida’, 휴양지 다낭과 후에를 중심으로 중부의 ‘Huda’와 ‘Larue’, 그리고 베트남 경제의 중심지 호치민을 중심으로 남부의 ‘Bia Saigon’과 ‘333’처럼 크게 세 지역으로 나눠 각 지역을 대표하는 맥주들이다. 북부 지방에서는 중부 지방의 맥주를 쉽게 찾아볼 수 없으며 각 지역에서는 그 지역의 맥주를 더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다.
일본의 한 유명 베트남 여행 가이드북에서는 베트남의 각 지역 맥주 지도를 그려 소개할 정도로 베트남에는 다양한 맥주가 인기 있으며 마니아층을 형성한다. 하노이를 여행하다 보면 길거리에서 쉽게 마주치는 로컬 식당이 있는데, 하노이를 대표하는 맥주 ‘Bia Ha Noi’의 제조사 ‘하베코(Habeco)’에서 제조하는 생맥주와 로컬 음식을 함께 파는 ‘Bia Hoi Hanoi’다. ‘Bia Hoi비아 허이’란 베트남의 생맥주로 일반 맥주보다는 알코올 도수가 많이 낮다. 베트남 사람들은 이 생맥주에 얼음을 타서 밋밋하게 희석해 마치 물처럼 마신다. 거기다 한 잔(300~500㎖)에 겨우 5000동(약 250원)의 착한 가격이다. ‘Bia HoiHanoi’는 베트남 직장인들이 사랑하는 최고의 회식장소이자 온 가족의 외식 장소이기도 하다. 또한 이 식당의 경우 베트남 사람들의 주거 지역의 조그만 골목 곳곳에 깊숙이 위치해있어 마치 한국의 동네 포장마차나 일본의 이자카야처럼 서민들의 애환을 달래는 곳이다.
요즘 해외여행의 트렌드가 각 나라 각 지역의 매력을 제대로 즐기는 것이라, 맛도 좋고 가격도 좋은 이곳은 이제 현지인뿐만 아니라 외국인들에게도 조금씩 인기를 얻고 있다. 하노이 구시가지의 맥주 거리로 유명한 ‘타 히엔(Ta Hien)' 거리는 전 세계 각지에서 모인 여행객들과 관광객, 출장자 등 너나할 것 없이 하노이를 방문하는 모든 사람들이 한 번 이상은 꼭 들린다는 핫플레이스 중 한 곳이다. 이곳에서도 ‘비아 허이’를 원 없이 즐길 수 있는데, 외국인 관광객(특히 유럽인들)의 로망인 노상에서 플라스틱 의자를 놓고 앉아, ‘비아 허이’와 이곳의 명물 술안주인 ‘Nem Chua(베트남식 소시지 튀김)’를 한 접시 시켜놓고 지나가는 오토바이의 행렬과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을 실현할 수 있는 곳이다. 매일 밤마다 이 거리는 도보기능을 완벽히 상실하며 하노이의 모든 사람이 마치 이곳에 모인 것처럼 카오스가 된다. 또한 이 거리엔 하노이에서 가장 유명하고 비싸다는 나이트클럽과 여러 펍도 함께 위치하고 있어 하노이의 다양한 종류의 밤 문화를 경험해 볼 수 있다.
하노이의 5성급 호텔들에서는 행사를 진행할 때(특히 참석자들이 외국인인 경우) 베트남 음식을 선보이는 라이브 스테이션이나 로컬 커피와 디저트로 준비하는 티 브레이크 등 베트남 지역색을 한껏 살릴 수 있는 아이템들을 많이 소개하려고 한다. 하노이의 한 유명 브랜드 호텔에서는 MICE 행사 패키지에 베트남의 맥주 문화를 대표하는 ‘비아 허이’를 콘셉트로 디너 패키지를 하나의 옵션으로 제공하고 있어 색다른 매력으로 고객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호텔의 야외 공간에 플라스틱 의자와 테이블 및 조명을 장식하고, 직원들의 유니폼과 ‘비아 허이’를 마시는 특별한 유리잔까지 공수해 ‘비아 허이’와 음식을 서빙한다. 바쁜 일정으로 인해 베트남의 문화를 제대로 즐길 시간이 부족한 출장객들이 간접적으로나마 베트남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더욱 외국인 고객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이처럼 베트남 여행과 더불어 베트남 지역색을 한껏 느낄 수 있는 베트남 맥주를 마셔보는 것이 실속 있게 베트남을 즐기는 색다른 한 가지 방법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최경주
팬 퍼시픽 하노이 세일즈 매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