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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7 (수)

레스토랑&컬리너리

[Meet the CEO] 한식에 대한 사명감으로 한식 문화의 디딤돌 될 터, 가온 소사이어티 조희경 대표


지난해 미쉐린 가이드 발간과 함께 4개의 별을 거머쥔 가온 소사이어티가 재도약의 발판을 다진다. 지난 4월, 시그니엘 서울 81층으로 둥지를 옮긴 비채나와 더불어 최근 가온도 기존의 식사 공간에 더해 아지트 공간의 바 형태로 구조를 변경했다. 또한 향후 해외 진출 계획을 위해 당분간 내실 다지기에 주력한다. 외부 확장보다 직원 확충과 교육에 전념해 셰프에서 홀 직원에 이르도록 구성원의 가치를 살리고 가온 소사이어티의 정체성을 강조할 방침이다. 2003년, 가온으로 한식 파인다이닝의 첫 삽을 뜬 이래로 한국 식문화 고급화의 가치를 지향해온 가온 소사이어티의 미래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비채나, 시그니엘 서울과 손잡고 재오픈”
“가온, 홀&바 형태의 새로운 식사 공간 제안”



“사명감을 가지고 문화로서 한식 실현해, 힘의 기반은 人材,

한식의 가능성에 대해 아무도 주목하지 않을 때 가온으로 가능성에 도전”
가온 소사이어티 조희경 대표


가온 소사이어티에 속한 가온과 비채나의 콘셉트에 대해 소개해 달라.
나는 비채나와 가온을 블랙홀의 시작과 끝이라고 부른다. 비채나는 젊은 팀 위주로 구성돼 요리에 깊이 있게 빠져들 수 있는 블랙홀의 시작이므로 요리의 한 요소만을 고집하지 않고 도전하고 탐험을 즐기며 자신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곳이다. 한편 블랙홀의 끝으로서 가온은 한식의 중심을 잃지 않도록 중심을 찾아가며 나의 최선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전세계 미쉐린 별점을 받은 레스토랑이라면 어디든 그렇지 않나. 치열하게 경쟁하고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개인에게 엄격하고 성스럽기까지 한 곳이다. 이 둘의 가장 큰 차이를 꼽으라면 바로 요리에 대한 관점이다. 쉽게 말해 비채나가 우리의 변화 과정을 보여준다면 가온은 맛을 넘어 체험과 감동을 선사한다.


레스토랑 운영에서 가장 중요한 점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셰프의 기술과 팀워크다. 가온과 비채나는 주방 막내에 이르기까지 1:1 능력 평가를 실시해 개인별 코칭을 하고 있다. 이런 코칭을 통해 조리사 개인이 우리에게 주는 영향력을 평가하고, 헤드 셰프가 팀원을 어떻게 교육시키는지를 알 수 있다. 리더가 팀의 성장을 위해 구성원의 성장에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 우리 주방은 팀 결속력이 매우 좋다. 가온의 헤드 셰프인 김병진 셰프와는 함께 일한 시간이 벌써 8년 차다. 충돌이 있어도 가온이 어떻게 성장할 것인가를 중심에 두고 있다 보니 결국 상대방의 의도를 이해하게 된다. 이처럼 단단한 팀의 결속이 지금의 가온과 비채나를 꾸준히 이끌게 한 원동력이 된 것 같다.


 


내부 교육에 방점을 두는 이유가 궁금하다.
서비스는 손님이 오는 것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이다. 이런 서비스는 팀의 실력 여하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교육을 통해 자신에 대한 자부심을 키우고 사람과 팀, 디렉터, 매장 간의 친밀도를 높이는 계기를 마련한다. 미쉐린 3스타, 1스타를 획득하는 것으로 자신감을 채운다면 오만함과 자가당착에 빠지기 쉽다. ‘내가 정말 잘 하고 있는가?’라는 의문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비채나가 한남동에서 시그니엘 서울로 둥지를 옮겼는데, 배경이 무엇인가?
처음에는 비채나가 아닌 가온으로 제안이 들어왔다. 클라이언트이자 친구인 코리 리(이동민) 셰프와 함께 가온팀이 VIP 만찬을 준비한 적이 있는데, 이 만찬에 롯데 측 관계자가 참석해 한식에 좋은 평가를 해줬다. 이것이 인연이 돼 시그니엘 서울 오픈을 앞두고 몇 차례 제안이 있었다. 하지만 시기적으로 맞지 않아 고사해오다가 지난해 8월 다시 제안이 들어왔고 마침 한남동 가게의 임대계약 종료 시점과 맞물려 비채나가 시그니엘 서울에 들어가게 됐다. 비슷한 시기에 비채나에서는 새로운 도전과 미션으로 분위기를 바꿔야 할 시점이라고 판단했고 비채나가 가야할 방향이 현실적으로 눈앞에 놓인 것이다. 호텔 다이닝이라는 새로운 장이 열렸고 초고층에 위치해 있다 보니 불이 아닌 인덕션에 맞춘 조리법을 연구하게 됐다.



가온과 비채나를 한식의 대표적인 파인다이닝으로 이끌어온 장본인으로서 경영철학이 궁금하다.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것은 연극과도 같다. 관객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 확실해야 박수를 받을 수 있다. 레스토랑은 개인 공방이 아니지 않나. 정체성이나 영감이 확실히 전달되지 않으면 결국 취미 공간으로 전락하고 만다. 따라서 레스토랑이라는 무대를 이끄는 감독으로서 책임감을 무겁게 느끼고 깊이 연구한다. 특히 우리는 한식의 가능성에 대해 아무도 주목하지 않을 때 가온을 오픈해 한식의 가능성에 첫 삽을 떴기에, 한식을 이끌어야 할 사명감을 진중하게 실현하고자 한다. 이를 움직이게 하는 힘의 기반은 사람이다. 신뢰를 기반으로 맺어진 관계에서는 뭐든 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기기 때문이다.


가온의 오픈이 한식 세계화에 화두를 던졌지만 그만큼 경영난과 같은 어려움도 많지 않았나?
나는 이것을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도전하지 않으면 실패도 없다. 오히려 도전을 했기 때문에 노하우가 쌓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온을 오픈했을 당시에도 가온으로 인해 한식 다이닝 시장이 바뀌었다. 한식에 투자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줬고 그들이 우리와 비슷한 영감을 가지고 새로운 비즈니스의 장을 열게 되면서 궁극적으로 가온이 한식의 발전에 소소한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나는 가온 소사이어티가 오픈한 2012년에 합류해서 지금에 이르기까지 비바람도 맞고 태양 아래에도, 그늘에도 있어봤다. 가온을 오픈하고 1년 반 동안 손님이 없어 힘든 고비도 넘겼고 비즈니스 관계에서 오너의 역할에 대해 고민했으며 회사의 정체성이 굳건할 때 성장할 수 있다는 사실도 체득했다. 모든 시작은 끝을 보고 하는 게 아닌 목표를 보고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보이는 게 전부는 아니다.


최근 모던 한식을 비롯해 한식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생겨난 분위기다. 긍정적인가?
물론이다. 하지만 모방하기보다 한식을 잘하는 곳, 한식다운 한식이 많아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셰프의 정체성이 중요한데, 서로 공유하고 비전을 나누며 팀원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질수록 레스토랑은 영감을 얻고 발전한다. 결국 요리는 다른 사람과 경쟁하는 게 아닌 자신과의 싸움이다. 모방은 기술의 카피에 그칠 수는 있어도 감성까지 그대로 표현할 수는 없다. 추측과 경험에 의한 확신은 다르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 계획을 갖고 있는데, 파인다이닝의 프랜차이즈가 가능하다고 보는가?
파인다이닝의 구조상 가온과 비채나와 똑같은 매장을 여러 개 만들기는 힘들다. 매장을 확대하려면 기반이 탄탄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가온과 비채나의 강점 분석이 더 필요할 것 같다. 우리나라 프랜차이즈의 상당수가 한식인데 그 속을 들여다보면 여전히 미비하다. 브랜드가 보여주고자 하는 한식의 정체성, 한국인의 변화되는 생활 패턴을 고려해 수명이 길고, 변화와 도전에 강한 프랜차이즈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에서 가보면 조그마한 마트에 들러도 스시 코너가 있는데 한식은 왜 없나?라는 의문을 항상 갖는다. 우리가 그 가능성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세계인이 경험하고 싶어하는 한식 문화 만드는 기업 될 터”


마지막으로 가온 소사이어티의 비전을 밝혀 달라.
2019년 ~ 2020년에 해외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따라서 내년까지는 내부 결속을 다져 가온 소사이어티의 시스템을 재정비하고 2019년까지 본부를 확장해 전문화와 체계화에 주력할 것이다. 해외 진출을 하게 되면 가온을 모델로 해당 국가의 로컬 감성을 끌어내는데 초점을 맞출 것이다. 이는 결국 그들이 좋아하는 포인트를 찾아내 메뉴에 대한 상상의 장을 마련하는 기획력에 달려 있다고 본다. 비슷한 문화에서 나오는 감성의 차이가 있기 마련인데 이것을 이해하는 것이 숙제가 될 것 같다. 나아가 가온 소사이어티를 세계인이 가고 싶고 경험해보고 싶어 하는 한식 문화를 만드는 기업으로 만들고 싶다.


가온 소사이어티
2003 한식당 가온 오픈
2005 가온 2호점 오픈, 중국 베이징
2012 비채나 오픈, 한남동
2014 가온 재오픈, 신사동
2016 <미쉐린 가이드 2017 서울편>

3스타 획득(가온), 1스타 획득(비채나)
2017 비채나 이전, 롯데월드타워 81층 시그니엘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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