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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02 (금)

칼럼

[Global Networks_호주] 호주의 와인


이번 호에서는 세계에서 6번째로 많은 와인생산량을 보유하고 있는 호주의 와인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호주의 와인은 18세기 초 제임스쿡이 처음으로 도착한 이후 영국인들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가져온 포도나무를 심는 것이 계기가 됐다. 이민이 증가하다보니 인구가 늘어났고, 여러 가지 야채와 과일들이 재배되기 시작하면서 그중포도의 재배가 눈에 띄게 증가했는데 처음엔 여기저기에서 재배된 포도를 블렌딩 하기 시작했다. 지역 블렌딩이 호주와인의 특징이었다.

이후 영국인 취향의 스위트한 와인에서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이주하기 시작한 이탈리아인들에 의해 드라이한 와인이 개발되기 시작했는데 이때까지만 해도 국내소비용이라는 인식이 강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던 와중 1980년대가 되면서 신세계와인업계에서 불어온 고급 와인에 대한 연구와 개발이 호주에도 자극이 됐고 엄청난 투자가 이뤄져 지금의 국제자본과 기술의 결과로 만들어진 고급와인이 생산되기 시작했다.
호주와인의 등급으로는 유럽식의 AOC제도(원산지명칭통제제도)를 법제화해 고급 와인의 이미지를 심기위해 노력한 결과 <Exceptional>, <Outstanding>, <Excellent>, <Distinguished> 네 가지 등급으로 분류하게 됐고 지역표시제도인 GIS를 도입해 각 지역에서 생산된 포도를 85% 이상 사용하면 지역표시를 하게끔 했다. 드넓은 호주에서의 와인생산지역은 6개의 주로 각기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저가 와인을 생산하는 퀸스랜드, 최초의 이주지역으로 고급 와인부터 주정강화 와인까지 다양한 생산품을 갖고 있는 뉴사우스웨일즈, 주 전체에서 포도가 재배돼 주로 영국으로 많은 수출량을 확보하고 있는 빅토리아, 가장 남반구에 위치해 서늘한 기후가 특징인 태즈매니아, 호주 최대의 와인생산지역으로 총생산량의 반을 차지하는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 그리고 마지막으로 최근 주목받기 시작해 고른 품질을 자랑하는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주 이렇게 6개의 지역이 있다. 이는 즉, 각 와인생산지역마다 유명 생산지를 확보하고 있음을 뜻하는데 뉴사우스웨일즈의 헌터밸리와 필지가 몇 달 전 푸드페스티벌에서 다뤘던 머지,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의 바로사벨리와 쿠나와라 그리고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주의 마가렛리버 등을 꼽을 수가 있다.

그리고 와인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한번이라도 들어봤을 법한 시라즈와인의 천국으로 이곳 호주가 꼽힌다. 프랑스의 시라와인이 호주로 건너와 바뀐 이름으로 전체 수확량의 25%가 시라즈 포도 품종인데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 생산량의 반이 집중돼 있고 당도가 높으며 묵직한 탄닌의 떫음과 약간의 스파이시한 향을 가진 것으로 유명하다.
종합적으로 볼 때 호주와인의 특징으로는 크게 다섯 가지로 볼 수가 있는데, 첫째로 최첨단장비를 사용해 모든 업무가 자동화돼 있다는 것이고, 무려 2000여 개의 거대하고 수많은 와이너리를 자체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 두 번째며, 일반적으로 유명한 코르크마개를 사용하지 않고 유통과정에서 와인의 맛이 변해버릴 수 있는 것을 이유로 트위스트캡을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세 번째로 들 수 있겠다. 그리고 좋은 땅에서 좋은 와인이 나온다는 ‘떼루아’에 대한 믿음이 강한 유럽과는 다르게 적합한 포도의 선정과 블렌딩이 좋은 와인을 만든다는 신념이 있다는 점을 넷째로 볼 수 있으며, 마지막으로 재배방법과 수확시기, 양조기술 등 모든 면에 있어 새로운 기술을 마음껏 적용할 만큼 규제에서 자유롭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를 토대로 호주가 왜 세계에서 손에 꼽히는 와인강대국이 됐는지 그 성장원동력을 들어보자면 안정적이고 고른 기후에서 꾸준한 맛을 기대할 수 있는 믿음이 지금껏 그들의 와인이 세계적으로 성장하는 밑거름을 제공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유럽의 와인에 비해 비교적 쉬운 레이블에 대한 이해 덕분에 소비자들에게 보다 쉽게 접근할 수가 있었던 점이 크게 작용했으며, 품질과 대비해 적절한 가격으로 시장에서 판매돼 인기가 크게 상승한 사실 또한 이를 뒷받침해 준다. 그래서 이번 기회를 통해서 다음 호에서부터 차례로 각 주마다 어떠한 특성이 있는지 천천히 다뤄보고자 한다.




이용승
쉐라톤 시드니 온 더 파크 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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