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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18 (월)

레스토랑&컬리너리

[Feature Dining] ‘맛’대로 생각하다. 다이닝의 돌풍을 몰고 온 셀렉다이닝 -1

누구나 맛집을 찾아 굳이 먼 거리를 마다하지 않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신사동, 이태원, 홍대, 강남 심지어 서울을 벗어나 찾아간 맛집에 대한 경험을 떠올리면 또 다시 찾고 싶은 마음만 앞 설 뿐 쉽게 발이 떨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여기, 독특한 조합의 푸드 코트가 눈에 띈다. 오피스, 복합쇼핑몰, 대형마트 안에 있는 푸드 코트라고 하기에는 어쩐지 고급스러움 마저 느껴지는 이 곳. 그 때 경험해 본 맛집을 목격하게 된다면, 내가 서 있는 이곳이 셀렉다이닝이 아닌가 한번쯤 생각해보자. 진화된 다이닝의 현 주소, ‘셀렉다이닝’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핫 플레이스가 빌딩 맛집이라고?
디스트릭스(SK증권빌딩, 위워크빌딩, 부영을지빌딩, 대신파이낸스센터 등) 파워플랜트(광화문 디타워), 오버더디쉬(건대 스타시티, 영등포, 시청 등), 마켓 로거스(하남 스타필드), 헤븐온탑, 킵유어포크, 온더테이블, 위더스앤코, 식객촌, 빌앤쿡 등 최근 ‘핫 스페이스’로 알려진 곳이다. 이태원도 신사동도 아닌 멀뚱한 건물이 핫 스페이스라니 설마 하고 들어갔다가 입이 떡 벌어져 나올는지 모른다. 3년 전 부터 발 빠른 다이너들에게 흥미로운 공간이 되고 있는, 바로 셀렉다이닝(Select Dining)을 두고 하는 말이다. 셀렉다이닝은 미국의 푸드 홀(Food Hall)과 같은 개념의 공간으로 로드숍의 유명 맛집들을 푸드코트 형태로 모아 놓은 콘셉트 레스토랑이다.



푸드코트에서 비롯됐지만 고도화된 형식을 갖추고 있다. 집객력이 확보된 공간에서 일정한 콘셉트에 부합한 브랜드를 일괄적인 디자인으로 집합시킨 형태를 갖췄다. 셀렉다이닝이라는 용어를 국내 처음 소개한 OTD코퍼레이션의 손창현 대표는 “셀렉다이닝은 좋은 맛집을 편집한 고도화된 복합공간으로서 푸드코트의 다음 버전으로 생각하면 된다. 외국에서는 이러한 형태를 푸드 홀이라고 부르는데, 우리나라에서는 푸드 홀이라는 말이 난무해져 그 정의가 모호했다. 따라서 오버 더 디쉬 1호점을 세울 당시 서브 타이틀로 그 개념을 잡았던 것이 셀렉다이닝”이라고 설명했다.


셀렉다이닝의 급속한 성장
최근 주목되고 있는 다이닝의 흐름을 보면, 소위 프랜차이즈의 시대는 저물고 셀렉다이닝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단순히 한 끼를 해결하던 업무용 빌딩 식당가가 이처럼 트렌디하게 변할 줄은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기호에 따른 메뉴선택의 폭이 넓고 식사에서 디저트까지 맛있게 해결할 수 있는데다가 직장인들의 회의, 휴식 장소로도 활용이 가능해졌다.


셀렉다이닝이 생겨나는 곳은 오피스가 뿐만 아니라 복합쇼핑몰, 대형마트, 백화점에 이르기까지그 구성이 다양하다. 특히 장소와 타깃에 따라 포지셔닝되는 브랜드가 다르므로 셀렉다이닝이 어느 곳에 들어서느냐에 따라 구색이 달라질 수 있다. 최근에는 판매방식의 다각화로 배달, 케이터링, 온라인, 테이크아웃 등 셀렉다이닝이 흡수하는 범위가 점차 넓어지고 있다.


한편 지역과 연계된 셀렉다이닝은 지역 상생의 좋은 효과를 거두기도 한다. 하남 스타필드에 들어선 마켓로거스는 동동국수집, 육화냉면, 하남 쭈꾸미 등 숨겨진 지역 맛집 10여 곳을 유치하고 지역생산자가 참여하는 공간을 구성함으로써 인근 상권과의 마찰을 해소하고 지역 상생을 위한 노력을 어필하는데 효과를 톡톡히 거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셀렉다이닝의 성장이 미치는 파급효과는 건물의 공실률을 낮추고 자산 가치를 상승시키므로 부동산 시장에서도 셀렉다이닝의 유치 전쟁이 치열하다.


셀렉다이닝의 성공 포인트
셀렉다이닝은 용어 자체가 주는 의미가 명확했기 때문에 빠른 시간 안에 정착할 수 있었다. 더불어 식상해진 프랜차이즈 형태의 레스토랑이 넘쳐나던 시기에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바로 독특함과 희소성을 갖췄기 때문이다. 가맹 사업이 아닌, 자본력과 출점 능력이 없는 거리의 맛집을 한 공간에 모아 그들의 역량을 뒷받침 할 공간에 대한 투자와 운영을 도맡았다. 손 대표의 셀렉다이닝이 갖는 차별점은 기존 푸드 코트의 원키친 원 브랜드의 개념을 깼다는 것이다.


가령 한식이라는 카테고리 안에 교집합을 이루는 브랜드 2~3개가 모여 한 주방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 경우 조리법이나 사용하는 주방 기물이 같기 때문에 일손을 덜 수 있고 그만큼 확보된 공간은 고스란히 고객을 위한 쾌적한 공간으로 돌아간다. 뿐만 아니라 브랜드의 공동운영도 눈에 띈다.


설령 프랜차이즈일지라도 레시피나 브랜드의 정체성을 해치지 않는다면 동일한 시스템으로 운영되는것이 일의 효율을 높이므로 키친 운영권을 하나의 브랜드가 총괄하게 된다. 심지어 고객응대나 홀 관리도 셀렉다이닝에 소속된 직원들이 도맡기 때문에 입점 업체들은 오직 음식에만 집중하고 공간에 대한 투자와 운영적인 면에서는 신경 쓸일이 없다. 즉 적은 비용으로 입점해 퇴점을 하더라도 손실 폭이 적으니 입점 브랜드 측에서도 고민을 덜 수 있다.


‘황금 알 낳는 거위’라는 생각 위험, 꼼꼼히 따져봐야
최근 트렌드의 중심에 서 있는 셀렉다이닝이지만, 황금 알 낳는 거위로 생각하는 것은 위험하다. 맛집들이 로드 숍보다 이런 셀렉다이닝을 선호하는 이유는 운영의 편의성과 비교적 낮은 손실률, 집객력과 홍보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집객력이 좋다고 하더라도 셀렉다이닝이 조성된 상권에 잘 어울리는지 꼼꼼히 따져서 브랜드의 콘셉트에 맞게 접근해야 한다. 인근 상권이 오피스가라면 주말 점유율이 낮아 주 5일 영업만으로 수익을 내기 힘든 구조가 될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


이 경우 오피스가 밀집돼 있는 건물보다 주말 고객이 많은 테마파크나 대형마트, 쇼핑몰에 인접한 셀렉다이닝을 택하는 게 좋다. 또한 셀렉다이닝 입점을 고려할 때 소자본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문구에 현혹돼서는 안 된다. 투자비용 대비 20% 안팎의 수수료와 인건비 및 기타 비용을 제외하고 났을 때 순이익 어느 정도 발생 할는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셀렉다이닝에 입점 했다고 하더라도 건물의 입주 사들의 수요로는 이를 모두 충당할 수 없기 때문에 인근 오피스의 고객 수요도 중요하다. 유명 오피스 건물에 입점한 B수제버거 브랜드는 기대와 달리 1년도 채 안돼 철수했다. 인근 상권과 계절적 영향도 있지만 유행의 정점에 선 셀렉다이닝이라고 해도 맛집 쏠림현상은 무시할 수 없다.


바로 구색을 갖추기보다 정확한 타깃 분석이 필요한 이유다. 한 때 서울스퀘어가 맛집 밀집지역으로 이슈가 됐지만 현재는 과거의 명성을 이끌던 매장들도 많이 빠지고 저가 메뉴나 흔한 대형프랜차이즈 위주로 구색이 바뀌었다. 이처럼 트렌드에 민감한 외식업은 조금만 소홀해도 고객의 평가는 냉혹한 것이 현실이다. 결국 지속적인 투자와 안정적인 운영 개선이 없으면 반짝 인기에 그칠 수 있다. 따라서 셀렉다이닝의 조건보다 장기적으로 세심한 관리가 가능한지 셀렉다이닝 운영 업체의 노하우도 중요하다.


또한 셀렉다이닝이 유명해지면 자연스럽게 해당건물의 자산가치가 상승하기 마련인데 이렇게 되면 임대료에 대한 부담도 높아지므로 입점한 업체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백화점의 푸드 코트에서도 셀렉다이닝 형태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문제는 높게 책정되는 수수료에 비해 제약이 많아 공격적인 투자가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트렌드에 민감한 외식업의 특성상, 1년 단위로 계약을 맺고 브랜드를 금방 바꿔버리기 때문에 개별 브랜드가 프로모션을 진행하는데 어려움을 겪거나 상품 구색, 제품 생산방식에 있어서도 제약이 크다.


내일 이어서 [Feature Dining] ‘맛’대로 생각하다. 다이닝의 돌풍을 몰고 온 셀렉다이닝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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