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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10 (일)

호텔&리조트

[Feature Hotel] 진퇴양난의 특급호텔, '럭셔리 호텔' 특급호텔의 이정표가 될 수 있을까? -①




최근 2~3년간 사드와 여타 주변 환경에 따라 호텔시장이 전체적으로 주춤하면서 호텔들이 혈투를 벌이고 있다. 특히 특급호텔들이 저가 정책을 실시함에 따라 전반적으로 호텔의 문턱이 낮아져, 특급호텔의 스페셜리티가 사라지고 있다. 이에 몇몇 호텔에서 ‘럭셔리’를 각자의 스페셜리티로 가져가고자 한다. 우리나라에도 럭셔리 호텔 브랜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기대했던 바와 다르게 명확한 포지셔닝이 되지 못한 채 일부는 리브랜딩 되거나 심지어는 문을 내리기도 했다. 다시 한 번 럭셔리 호텔이 특급호텔들의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을까?


변화가 필요한 특급호텔
특급호텔들이 진퇴양난에 빠졌다. 2015년부터 호텔업계에 닥친 연이은 악재를 타개하고자 호텔의 문턱을 낮춘 것이 양날의 검이 된 모양새다.


메르스부터 시작된 호텔들의 불황. 특급호텔들은 비교적 규모가 작고 제한된 서비스를 하는 중소형호텔보다 고정비가 많은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저임금도 올라 운영상의 어려움에 직면했다. 때문에 자구책으로 마련한 것이 저가 정책이다. 시설 좋은 객실과 레스토랑을 그냥 두느니 신규고객 창출에 의의를 두고 호텔 문턱을 확 낮춘 것이다. 일부 특급호텔의 경우에는 내가 알던 특급호텔이 맞나 싶을 정도로 근처 레스토랑과 비교했을 때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수준으로 가격이 책정되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아이러니한 일이 벌어졌다. 특급호텔이 같은 특급호텔이 아닌 3성급 이하 호텔들과 경쟁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그리고 특급호텔과 경쟁이 될 리 없는 3성급 호텔들은 덩달아 호텔 가격을 내리기 시작했다. 호텔의 문턱은 전반적으로 낮아졌고, 전체적으로 호텔산업의 질이 하향평준화 되고 있는 상황이다.


조금씩 풀리는 경기에 가격을 낮춰버린 특급호텔은 다시금 예전 특급호텔의 위상을 되찾고자 하지만 고객의 눈높이는 계속해서 높아져만 가고 있다. 소비자들은 특급호텔에도 ‘가성비’를 운운하면서 이왕이면 더욱 저렴한 호텔을 찾으려 하고, 중소형호텔과 별 다른 차이를 느끼지 못하면 ‘특급이라고 하더니 별로더라’며 평점을 깎는다. 딜레마에 빠진 특급호텔들, 다시 예전의 위상을 되찾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럭셔리’를 돌파구로
특급호텔들이 가지고 있어야 할 스페셜리티는 무엇인가? 한국관광공사가 지정한 성급제에 의하면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호텔의 규모, 즉 하드웨어적인 측면에 집중돼 있는 듯 보인다. 그러나 더 이상 특급호텔이 가지고 있는 하드웨어가 경쟁력이 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특급호텔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느낀 호텔업계는 새로운 대안으로 ‘럭셔리’를 찾고 있다.


국내에 럭셔리 브랜드가 없던 것은 아니었다. 리츠칼튼 그룹에서 가장 상위 브랜드였던 리츠칼튼 서울이 1995년 2월 세간의 주목을 받으며 한국에 상륙했으나 2017년 2월, 리츠칼튼보다 한 단계 낮은 르메르디앙 브랜드로 리브랜딩 됐다.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의 럭셔리 브랜드 W 호텔 월드와이드 또한 워커힐과 손잡고 W 워커힐 호텔로 오픈한지 10년 만에 결별, 자체 브랜드인 비스타 워커힐로 전환했다.


이외에도 파크 하얏트, 포시즌스, 콘래드 등 세계적인 럭셔리 호텔 브랜드들은 남아있지만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명성만큼의 기대치를 채워주지 못하고 있다는 평이 대부분이다. 특히 올해 포브스 트래블 가이드(Forbes Travel Guide)에서 역사상 최다(33개)의 5성 등급을 포시즌스에 부여했는데, 포시즌스 호텔 서울은 이에 포함되지 못하고 4성에 머무르는 아쉬운 결과를 보였다. 



럭셔리 호텔, 왜 정착하지 못했나?
문제가 무엇이었을까? 아마도 아직까지 한국은 럭셔리 산업의 정착돼 가고 있는 과도기이기 때문인 것 같다. 쇼핑의 메카, 화려한 야경, 럭셔리 산업의 중심인 홍콩은 그야말로 럭셔리 호텔들의 격전지다. 그랜드 하얏트 홍콩 송창훈 세일즈 매니저는 한국에 럭셔리 호텔이 자리 잡지 못한 이유로 ‘럭셔리 인프라’의 부족을 꼽았다. 그는 “럭셔리 호텔이 잘 되려면 럭셔리를 소비할 고객이 유입돼야 하는데 이들을 끌어들일 만 한 럭셔리 인프라가 부족한 것 같다.”면서 럭셔리 인프라를 크게 기업 인프라와 관광 인프라로 나눠 설명했다. 그는 “홍콩의 경우 금융업의 중심지라 많은 돈을 지불할 수 있는 출장자들이 유입되고, 관광의 경우에는 세계적인 야경과 아시아 최고의 식도락 성지로 꼽히는 것이 럭셔리 호텔들의 수요를 증대시키는 주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기업 인프라와 관광 인프라 안에는 많은 것들이 속해 있다. 이를테면 관광 인프라 확충을 위한 국제행사 유치나 대외적인 홍보활동, 기업 인프라를 위해서는 국가 안전성 확보 등인데, 이전 럭셔리 호텔 브랜드들은 이러한 인프라들이 안정되기 이전에 들어왔기 때문에 수요를 충당하지 못해 정착에 실패했다고 보인다.


럭셔리 서비스의 부재
국내 호텔산업에서 가장 많이 지적되는 것의 중심에는 인적 서비스가 있다. 최근 국정감사 호텔 관련 피해요청이 4년 사이에 5배 증가했다는 보고가 잇따르면서 인적 서비스가 대부분인 호텔의 문제점이 계속해서 드러나고 있다. 이에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고급 인테리어나 장식품들은 돈만 있으면 어느 호텔이나 설치할 수 있는 것이다. 결국 서비스 디테일이 떨어지면 바로 냉정하게 돌아서는 것이 고객”이라고 말한다. 다른 관계자는 “요즘 호텔은 인스타그램 용으로 변한 느낌”이라고 말하며 겉치장에만 몰두하고 있는 호텔 세태를 비판했다.


럭셔리에 대한 기준은 지역마다 조금씩 다르다. 이를테면 유럽의 경우 희소성 있고 나만을 위한 특별한 것을 럭셔리하게 여기는가 하면, 중국은 값이 많이 나가는 것을 럭셔리하다고 생각한다. 한편 우리나라는 보여 지는 것을 럭셔리하게 여기기 때문에 서비스의 디테일보다 먼저 발을 디뎠을 때 느껴지는 웅장함에 치중한 듯 보인다.


하지만 시각적으로 눈에 담는 것은 오래가지 않는다. 역시 마음에 남는 것은 진심어린 서비스다. 힐튼부산 오수진 인사총괄팀장은 “럭셔리 서비스의 정수는 고객의 진정한 니즈, 더 나아가 기대 이상의 독특한 경험을 위해 인간적인 교감과 공감이 이뤄져 감동을 이끌어 내는 것”이라면서 “그러나 우리 시대는 감정적인 교감을 위한 마음 터가 잘 가꿔지지 않은 느낌이 든다. 럭셔리 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서비스 마인드 셋을 갖춘 직원이다. 하지만 지금 이 시대에는 직원 양성의 시간을 충분히 갖지 않은 채 단기적인 결과 추구에 더 집중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수많은 호텔의 오프닝 속도가 인재 양성의 속도보다 더 빠른 것도 현재 호텔 산업에서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본다.”고 전했다.


‘구찌(Gucci)’, ‘에르메스(Herrmes)’, ‘버버리(Burberry)’ 등 럭셔리 산업 종사자를 대상으로 전문화된 교육 및 컨설팅 그룹 LBI Korea의 다니엘 메이란(Daniel Mayran) 대표는 “한국은 서비스에 대한 기대치와 이해도는 숙달됐으면서도 럭셔리 서비스에 대한 마인드는 다소 부족하다.”면서 “특히 럭셔리 산업의 경우에는 VIP를 상대하는 일이기 때문에 차별화된 애티튜드를 갖추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럭셔리 서비스는 브랜드 가치, 신념을 기본 바탕으로
고객 맞춤 서비스를 채워 올리는 것”
LBI Korea 권윤정 전무



럭셔리 서비스와 일반 서비스의 차이는 무엇인가?
일반 서비스가 보편화 된 서비스를 모두에게 동등하게 제공하는 것이라면, 럭셔리 서비스는 한 단계 나아가 고객 개개인의 취향, 특수 상황에 따른 요구사항을 발 빠르게 캐치하고 사전에 준비해 단순한 ‘서버’가 아닌 ‘호스트’로서 고객의 경험을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간단하게 한 마디로 정의하기 어렵지만, 보통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놀랍고 감동적인 서비스가 일반 서비스와 구분되는 럭셔리 서비스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고객의 ‘기대’라는 부분이 다소 애매한 것 같다.
고객의 기대는 브랜드 이미지, 평판, 화려한 외관, 제품 및 시설이용 가격 등에 의해 정해진다. 그리고 그 기대에 걸맞은 서비스는 해당 브랜드에서 고객이 받을 수 있는 너무나 당연한 서비스다. 따라서 그 기대를 넘어서는 무언가가 바로 럭셔리 서비스를 결정짓는 핵심요소가 된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기본적으로 서비스의 ‘주체’가 누구인지를 고민하는 것이다. 고객에 대한 배려나 분석 없이 브랜드 혹은 직원이 제공하고자 하는 서비스를 일방적으로 고객에게 주입하고 있는지, 아니면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생각해서 제공하는지의 차이다.


일반 서비스와 다르게 제한된 시간 내에 해당 서비스 노하우를 습득하기에 어려운 부분이 있을 것 같다.
서비스라는 것이 ‘뭐 어려울 게 있나’ 싶다가도 막상 북적이는 로비나 식음료 업장에서 동시에 들어오는 수많은 요청과 컨플레인, 다음 시프트를 위한 준비사항들, 매니저의 지시와 같은 여러 상황이 겹치는 환경에서 매순간 럭셔리 서비스를 해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그리고 고객은 늘 최상의 서비스를 바란다는 현실이 존재한다. 시간과 경험이 해결해 주리라는 기대보다는 이러한 최상급 서비스가 왜 필요한지, 투숙객들은 왜 이런 기대치를 갖고 있는 지에 대한 ‘Why’와 함께, 어떤 마음가짐과 자세로 임해야 하는지의 ‘How’를 완벽히 이해해야 한다. 만약 그렇지 못한 상태로 시간과 경험을 채운다면 자칫 ‘Hospitality’가 아닌 ‘Duty’가 중심이 되는 서비스가 익숙해 질 수 있다.


현재 국내 럭셔리 호텔 서비스는 아직 완벽히 정착돼 있지 않은 듯 보인다.
이에 대한 생각은 어떠한가?

국내의 럭셔리 호텔이나 호텔 서비스는 대부분 해외의 케이스 스터디를 통해 벤치마킹한 것들이다. 따라서 럭셔리 서비스를 제공할 때 사용하는 문장이나 어투, 심지어 시선처리나 제스처에 대한 가이드라인과 교육이 우리나라 고유의 문화나 예절에 상충되는 부분이 있다. 이로 인해 저마다 시간과 비용을 들여 로컬화 작업을 하고 있지만 실제 직원들에게 제대로 전달되고 있는지는 고려해볼 문제다.


앞으로 호텔 럭셔리 서비스가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나?
직원 개개인의 역량 강화를 통해 틀에 박힌 서비스가 아닌 고객 경험 위주의 서비스 강화를 해야 한다. 모든 스태프가 일관성 있는 서비스를 구현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모두가 다 같은 성향을 갖지 않은 것처럼, 개개인의 스태프가 만들어내는 서비스의 장단점도 역시 다르다. 이에 고객 못지않은 다양성을 뽐내는 스태프들의 개성을 수용하면 보다 창의적이고 특별한 럭셔리 서비스를 끌어내는데 성공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 내일 이어서 [Feature Hotel] 진퇴양난의 특급호텔들 럭셔리 호텔, 특급호텔의 이정표가 될 수 있을까?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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