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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8 (목)

레스토랑&컬리너리

[The Chef] 스카이킹덤, 하늘 위에 뜬 세 개의 별


서울드래곤시티의 차별화된 F&B공간인 스카이킹덤은 킹스 베케이션, 더 리본, 스파이 앤 파티룸, 스카이 비치를 갖추고 있어 하늘 위에서 즐길 수 있는 특별한 미식을 경험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레스토랑에는 헤드셰프가 있지만 스카이킹덤에는 특이하게 헤드셰프가 따로 있지 않고 모든 업장을 총괄하는 3명의 수세프에 의해 조화롭게 운영된다. 호텔 다이닝의 차세대 리더 박순성 셰프, 인용빈 셰프, 양희철 셰프가 들려주는 따끈한 이야기를 담았다. 신뢰가 바탕이 된 존경심이야 말로 스카이킹덤 3인의 셰프가 보이는 리더십의 핵심이다. 


서울드래곤시티의 엔터테인먼트 시설인 스카이킹덤은 4층 규모의 스카이 브릿지라는 독특한 콘셉트를 가지고 있어요. 어떤 요리를 선보이는지 각 섹션의 캐릭터를 좀 더 명확하게 설명해주세요.


, , 서울의 스카이라인을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는 스카이킹덤은 31층부터 34층에 걸쳐 킹스 베케이션, 더 리본, 스파이 앤 파티룸, 스카이 비치로 구성된 다이닝 중심의 엔터테인먼트 시설입니다. 각각 나누어 설명하자면, 킹스 베케이션은 바 앤 다이닝 콘셉트로 퀄리티 있는 음료와 그에 걸맞는 요리를 즐길 수 있는 곳이에요. 더 리본은 에프터눈티 세트 브런치, 셰프테이블로 구성되는 한 가지 코스 메뉴와 런치 코스 메뉴, 알라카르트를 제공하는 파인다이닝이죠. 이곳은 고객들의 반응이 좋아 11월부터 올데이 다이닝으로 운영되고 있어요. 프라이빗 파티룸인 스파이는 기본적인 메뉴를 바탕으로 고객이 원하는 파티 콘셉트에 맞게 제공돼요. 꼭대기 층인 34층의 스카이 비치는 수영장과 모래가 있어 해변가를 연상시키는 특별한 장소로 5월부터 9월까지만 운영하고 있어요. 해변에서 즐길 수 있는 바앤다이닝 콘셉트로 캐주얼한 음식들이 제공되죠. 셰프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다양하게 풀어낼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해요.


다이닝이 중심이 되는 넓은 범위의 엔터테이닝 공간으로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흥미로운데요. 그래서 더욱 아이디어가 넘칠 것 같아요. 메뉴에 이런 생각들이 표현되나요?


 요리는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내기 힘들어요. 다른 요리에서 영향을 받고 우리의 방식으로 재해석하는 거죠. 그 중에서도 셰프 테이스팅 메뉴는 저희의 정체성이 잘 표현된 메뉴라고 생각해요. 프렌치 테크닉을 베이스로 플레이팅을 통해 한국의 사계절을 표현하지요.


 스카이킹덤이 오픈한 지 일년 반 정도 됐는데요. 분기마다 제철을 담은 코스메뉴로 모든 메뉴가 완전히 바뀝니다. 특히 스카이킹덤 전체가 다이닝의 경험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독특한 콘셉트를 추구해 메뉴를 개발 하는 것도 개방된 편이에요. 즉 주방의 모든 구성원이 메뉴 개발에 참여하는 수평적인 구조라는 점이 스카이킹덤만의 특별한 점이라고 생각해요. 결정권을 가진 3명의 책임 셰프가 수평적 관계에서 의견을 교환하다보면 자유롭게 각자의 경험을 나눌 수 있고 주방의 모든 구성원이 의견을 나누는데 부담 없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요. 주방 여러 사람의 경험이 융합돼 메뉴가 완성되니 아무래도 혼자서 하는 것보다 수월하지 않겠어요?


 이렇게 해서 재료를 중심으로 재미있게 표현된 제철 메뉴가 많이 선보여 졌어요. 가령 가을을 주제로 메뉴 구성을 한다면, 식재료와 플레이팅으로 함께 표현한 계절 밤이라든지 메인 디쉬의 가니쉬를 지푸라기 형태로 만들어 계절의 느낌을 한껏 살릴 수 있지요. 여름에는 토마토, 수박이 등장했고요. 스카이킹덤에서는 메뉴를 두고도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 교환이 이뤄져 한 가지 메뉴라도 혼자서 완성시킨 경우는 없어요. 


스카이킹덤에서는 오픈 당시에도 헤드셰프가 없었다고 들었는데, 수셰프 세 분이서 스카이킹덤을 이끌게 된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요?


, ,  한국 주방의 수직적이고 경직된 문화를 좋아하지 않았어요. 대화를 많이 하고 의견을 수용하니 오히려 상호작용이 원활해졌죠. 그렇다고 해서 예절도 없는 주방으로 오해하지는 마세요. 수평한 관계에서도 존중하며 보완하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되더라고요. 서로의 능력을 존중해 일을 하다보면 배울 점이 보이게 되고 그렇게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에 한걸음 가까워지는 거죠. 스카이킹덤이라는 하나의 목표가 세 명을 단단히 묶어놓았다고 생각해요.    


3인의 셰프 이야기


수평적 관계를 유지한다는 건 결국 팀웍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이잖아요. 실제로는 무척 어려운 일인데, 팀 궁합은 잘 맞나요?


 이곳에 오기 전까지 모두 일면일식도 없던 사이였지만 지금은 손발이 척척 맞아요.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게 소통의 힘이 아닌가 생각해요. 상하관계가 아닌 수평관계이다 보니 저희뿐만 아니라 팀 전체에서 경직된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는 것도 이 시스템의 장점인 것 같아요. 현재 스카이킹덤 조리팀에 14명이 근무하고 있는데 Chef De Paite는 물론이고 Commi까지 탄탄한 커리어를 쌓은 베테랑들이죠. 팀 파워가 강하다보니 업무에 대한 적응도 빠르고 일하는 스타일이 비슷해요.


 주방은 대체적으로 상명하복의 구조인데, 외국에서 일을 할 때 무조건적인 명령에 따른 것이 합리적이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스카이킹덤에서는 구조적으로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누구라도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어요. 상사의 눈치를 보는 게 아닌, 합리적인 이유를 들어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는 수평적인 구조예요. 다만 왜 이런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이유는 분명히 말할 수 있어야 해요. 요리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죠. 메뉴 평가를 할 때에도 요리에서 고쳐야 할 점은 단순히 내 입맛에 맛이 없어서가 아닌, 전문가적인 소견을 밝힐 수 있어야 해요. 그게 프로다운 것이라고 생각해요.     


 리더십의 가치관이 바뀌는 건 쉽지 않은 일이예요. 저는 오히려 수직적으로 대하는 편이라서 설명을 일일이 덧붙이는 스타일은 아니지요. 하지만 두 분의 리더십을 보면서 좋은 리더십에 대한 가치관이 달라졌어요. 함께 같이 일하면서 긍정적인 에너지도 많이 나누고 서로 간에 배울 점도 참 많아요.


 맞아요.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존경심이 저희가 갖고 있는 강점이라고 생각해요. 사이가 안 좋거나 의견 대립이 있다면 그 부분이 특히 도드라져 보일 테지만 세 명 중 누구라도 개인을 앞세우지 않아요. 이곳 스카이킹덤의 요리가 잘 알려지는 것. 우리 모두 그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세 분 모두 외국의 유명 레스토랑에서 쌓은 경력이 있으신데요. 그곳에서 느낀 식문화의 차이나 각자의 경험을 스카이킹덤에 어떻게 풀어내고 있는지 궁금해요.


 저는 미국에 가기 전에 롯데 호텔 주방에서 20대의 마지막을 보내면서 새로움에 대한 도전이 있었어요. 그러던 중 호텔 시스템에 한계를 느껴 미국으로 유학을 갔고 학업을 마친 후 아메리칸 프렌치 다이닝, 더 모던이라는 곳에서 일했어요. 프렌치 테크닉을 기반으로 한국에서 보지 못한 요리 테크닉과 다양한 식재료뿐만 아니라 요리사를 대하는 사람들의 마음가짐과 외식 문화를 접하게 됐지요. 특히 프렌치 레스토랑임에도 프렌치 식재료 외 동서양의 식재료를 다양하고 폭넓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어요. 최근 각광받는 분야가 컨템포러리인데요. 요리에 경계를 두지 않는 컨템포러리 장르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적용할 수 있는 합리적인 요리법이라는 점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어요. 다시 말해 요리의 장벽을 허물고 서로 간에 많은 영향을 주고받지요. 발효음식으로 대표되는 한식도 재료와 테크닉 등 다양한 이점들이 관심 받기 시작했어요. 이런 점에서 스카이킹덤의 요리에 한계를 두고 싶지 않아요. 프렌치 테크닉을 사용하지만 프렌치 레스토랑이라는 표현은 어디에도 없는 이유죠. 만약 프렌치가 머릿글처럼 붙는다면 고객들이 기대하는 정형화된 틀이 떠오르게 될 거예요. 스카이킹덤에서는 우리에게 익숙한 한국의 식재료에 다양한 테크닉을 담을 수 있는 아이디어의 장이 됐으면 해요.  



 저는 호주 멜번에 있는 Vue de monde(3 hat)과 Rockpool(2 hat)에서 근무했어요. 호주는 고기를 많이 소비하는 나라여서 스테이크 하우스가 발달했는데 제가 일하던 곳은 호주에서도 유명한 스테이크 하우스로 스테이크를 정통하게 배울 수 있었죠. 스카이킹덤이 스테이크 하우스 콘셉트로 디자인 된 곳이 아니어서 스테이크를 부각시켜 선보일 기회는 적어요. 다만 한국에서도 식문화가 발전하고 있다는 전제 하에 스테이크를 드시는 고객들의 패턴을 관찰해보면 많은 변화를 느낄 수 있어요. 전에는 스테이크를 핏기 없이 먹는 것을 선호했지만 지금은 미디엄 레어나 미디엄 정도를 선호하지요. 외국에서는 돼지고기도 미디엄 레어나 미디엄 정도로 먹는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여전히 돼지고기는 완전히 익혀먹어야 하는 음식으로 여겨요. 80년대까지만 해도 돼지를 사육하는 시설이 열악해 반드시 익혀먹기를 권했지만 지금은 위생적으로 관리되고 있어서 안전해요. 점차 시간이 지나면 이런 인식들이 개선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캐나다에서 처음 일식으로 시작해 뉴욕에서 학교 졸업후 뉴욕 시카고 파리 등에서 요리하며 다양한 문화를 접할 기회가 많았어요. 특히 유명한 레스토랑마다 자국의 요리만 고수하는 것이 아닌 요리의 다양성에 경계를 두지 않는 오픈 마인드가 인상적이었어요. 뉴욕의 Le Bernardin(3 star)에서 근무할 때 프렌치 레스토랑임에도 일본 식재료를 많이 사용했고, 시카고에 있는 Sixteen Restaurant(2 star)에서는 비프 콘소메에 깔끔한 산미가 있는 동치미를 넣어 코스 마지막을 마무리 했는데요. 셰프들이 서양의 재료, 자국의 요리만 앞세우는 것이 아닌 다양한 재료를 요리에 사용하는 것을 보면서 한국에서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봤어요. 전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프랑스조차도 이런 경험들이 다양하게 공존한다는 것도 인상 깊었고요. 특히 이런 경험들은 메뉴 개발을 할 때 많은 도움이 돼요. 가령 “이 재료 어떻게 사용했어요?” 라고 물었을 때 저희 셋이 다른 문화에서 쌓은 경험을 모아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답이 나오죠.    



'한국의 다이닝 - 과거, 현재, 미래를 말하다'


미식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한 게 5년도 안된 것 같아요. 그만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한국의 미식문화에 대한 세 분의 생각을 듣고 싶어요.


 미식이라는 말 자체를 굉장히 어렵게 접근하고 대중적이지 않은 이미지로 비춰지는 것 같아서 아쉬워요. 미식뿐만 아니라 파인다이닝, 고메, 미식가라는 말도 어렵게 접근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즐겁게 먹을 수 있는 것 자체가 미식 아닐까요? 미식의 기준은 누가 정해놓은 것이 아닌 지극히 주관적이라는 것이죠. 미식의 기준을 파인다이닝에 두게 되면 음식을 쉽게 즐기지 못하고 격식에 얽매여 결국 어려워하게 돼요. 우리가 흔히 길거리 음식이라고 생각했던 김밥, 떡볶이도 메뉴 개발을 하고 예쁘게 포장하니 경쟁력이 생겼단 말이죠. 미식이 어렵고 비싼 음식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음식을 즐기는 것으로 접근되길 바라요. 여기에서 셰프가 할 일은 자기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추는 것이에요. 그러면 자연스럽게 조리인의 위상도 높아지는 것 아니겠어요?


 아직 우리나라에서 미식이라는 개념이 정확히 자리 잡지 못했지만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고 봐요. 외국에 나가보면 유명한 레스토랑에는 어디든 한국인 셰프가 꼭 있어요. 최고가 되려는 노력, 바로 한국인의 최고병인데요. 제일 좋은 레스토랑에서 일해야 하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근면성실의 표본이죠. 그런 사람들이 한국에 돌아와서 한국의 미식문화를 조금씩 발전시키고 있다고 생각해요. 음식의 완성도는 높아지고 좋은 레스토랑이 생겨나고 있죠. 그에 비해 대중들이 따라오는 속도는 더딘 것 같아요.


 맞아요. 3년 전 미쉐린이 한국에 들어온 후 미쉐린 효과가 있었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일반사람들은 잘 몰라요.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남에게 비춰지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외모도, 음식도 비주얼을 중요하게 생각하지요. 맛의 깊이 보다 프리젠테이션에 관심을 갖는 현상 말이에요. 달리 말하면 이것은 요리사들의 임무라고 생각해요. 이런 음식도 먹고 저런 음식도 먹을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 말이죠. 또한 흥미 위주로 언론에 소개되는 요리가 더 심도 있게 다뤄져야 해요. 요리계의 세계적인 거장이 별세했어도 크게 이슈 되지 않잖아요. 한국의 미식문화가 당장 눈에 띄게 성장하지는 않겠지만 이런 사소한 변화가 모여 더 나은 미식문화의 발전을 이룬다고 생각합니다.


1. Chestnut
Marron Grace, Cognac Ice Cream, Dark Chocolate

제철 밤을 다양한 텍스쳐로 재구성한 가을 디저트. 제철인 밤을 다양한 텍스쳐로 재구성했다.
맛과 플레이팅의 세세한 부분까지 가을을 모티브로 해 오감으로 가을을 느낄 수 있다.
2. Corn Soup
Prosciutto, Lemon Jelly, Grilled Corn, Chipotle Butter, Apple

프로슈토, 레몬젤리, 사과를 곁들인 차가운 콘스프. 치폴레버터, 레몬젤리, 그릴한 옥수수, 프로슈토, 사과가 곁들여져 다양한 식감과 재료의 조화가 훌륭한 콘스프다. 일반적이지 않은 '차가운' 콘스프라는게 새롭고 신선하다.
3. Foie Gras
Fig, Cognac Jelly, Sourdough

무화과를 곁들인 클래식 푸아그라 테린. 최고의 조화를 자랑하는 푸아그라와 무화과의 콤비네이션을 스카이 킹덤식으로 해석한 디쉬다. 와일드하게 그릴에서 구운 사워도우 브레드위에 푸아그라 테린과 세가지의 다른 텍스쳐로 풀어낸 무화과 컴포넌트, 꼬냑으로 만든 젤리를 곁들이면 각별한 풍미를 느낄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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