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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13 (수)

칼럼

[이효상의 Hotel Architectural Design Guide] 호텔의 첫인상 : Welcome Space


14시간 만에 공항에 도착, 택시를 타고 예약한 숙소를 찾아 간다. 낯선 도시는 벌써 해가 저물고 기사님에게 어눌하게 설명한 목적지가 잘 전달됐는지 슬슬 걱정이 된다. 장시간 이동으로 몸과 마음이 피곤한 상태에서 예약했던 숙소 이름이 붙은 건물 출입구를 발견하면 반가운 마음에 드디어 몸의 긴장이 풀린다. 숙소에 짐을 풀자마자 잠에 곯아떨어지고 다음날 아침 일어나 호텔 조식을 챙겨 먹고 소화나 시킬 겸 건물 밖으로 나와 주변을 돌아보니 그제야 건물이 전체 모습을 인지하고 외관을 꼼꼼히 둘러보게 된다.


위의 이야기는 필자가 5년 전 뉴욕출장을 갔을 때의 경험이다. 그 때 묵었던 호텔은 심지어 출장 기간 중에 가장 기대를 가지고 예약한 숙소였지만 지금 돌이켜 생각을 해보면 건물 전체 형상보다는 숙소를 제대로 찾을 수 있을지 불안한 상황에서 눈에 들어온 주출입구가 아직까지 이 호텔에 대한 첫인상으로 남아있다.


이렇듯 호텔에서 주출입구는 다른 용도의 건물보다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건축설계를 진행 할 때도 호텔 전체의 콘셉트를 압축해 표현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넓고 긴 진입동선을 가지는 휴양지 호텔이나 리조트와 달리 서울, 뉴욕 등에 들어서는 도심형호텔의 경우 협소한 대지에 건물이 들어서기 때문에 주출입구의 동선 역시 작을 수밖에 없고, 이 Welcome Space를 차량의 접근형식을 기준으로 분류하면 3가지로 볼 수 있다.



Ⅰ. 도로변 진입 배치
통상적으로 3가지 유형 중 가장 작은 규모의 대지에 호텔을 지을 경우 적용되는 방식으로 별도의 Drop-Off를 가지고 있지 않다. 전면도로에서 내려 건물로 바로 들어오게 되며 이러한 경우 건축 디자인 시 캐노피의 디자인에 중점을 둬, 호텔 출입구의 입구성을 강조한다. [사례 1]은 뉴욕의 Baccarat Hotel인데 투명하고 문양이 있는 커튼월 입면과 달리 출입구 및 캐노피를 심플하게 디자인함으로써 극도의 대비효과를 강조했다. 조경요소 역시 큰 식재보다는 작은 식재나 화분 등을 활용해 연출했다.


Ⅱ. Drop-Off 진입 배치
도심형 호텔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방식으로 주출입구 전면에 차량이 순환할 수 있도록 Drop-Off Zone을 구성하는 방식이다. 호텔에서 차량이 순환하도록 Drop-Off를 계획하는 이유는 고객 방문 시 하차 기능에 더해 차량 출차 시 짐을 들고 있는 일행을 태우는 것이 편의상 중요하기 때문이다. [사례 2]는 필자가 일산에 건축설계를 진행했던 Sheraton Hotel로 출입구뿐만 아니라 차량이 회전하는 중심공간에 Mirror Pond와 조형물을 설치해 호텔 브랜드의 Classic한 느낌을 구현했다. 바닥의 포장 역시 일반적인 주차영역의 포장 대신 석재를 방사형의 패턴과 함께 계획했다.


Ⅲ. 전이공간 진입 배치
3개 유형 중 대지 면적이 가장 큰 경우에 적용할 수 있는 방식이다. 전면도로에서 가급적 주출입구를 최대한 이격하고 Drop-Off까지 가는 동선 상에 식재 및 경관조명 연출을 통해 고객들에게 다른 세상으로 들어오는 것 같은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다. 경관조명의 경우 진입로 쪽은 약간 어둡게 하고 주출입구의 캐노피 하부를 화려한 디자인으로 계획한다. 60~70년대 서울의 산 중턱에 지었던 신라호텔, 그랜드하얏트, 반얀트리 호텔앤스파 등이 이에 해당된다. 최근에 지어지는 호텔들은 초창기 때만큼 큰 대지를 서울 시내에서 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건축 설계 시 적용하기 어려운 방식이기도 하다. [사례 3] Paradise City의 길고 화려한 진입 공간 디자인이 가능했던 것도 서울이 아닌 영종도의 큰 대지에 건물이 지어졌기 때문에 가능한 계획이었다.


지금까지 언급했던 것처럼 호텔의 주출입구(Welcome Space) 디자인은 대지의 규모에 따라 적용 가능한 구성방식이 있으며 건축 디자인 외에도 조경, 경관조명, Signage 등 여러 분야가 일관된 콘셉트를 가지고 디자인될 때 비로소 호텔의 얼굴로 그 가치를 지니게 된다. 


이효상
(주)간삼건축 호텔그룹 이사


공간적인 특성 및 전문화가 요구되는 간삼건축의 호텔설계를 전담하고 있으며 주요작품으로는 명동성당 종합계획(1단계), 홍천 블루마운틴 CC 클럽하우스, 알로프트 서울 강남,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보타닉 파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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