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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토랑&컬리너리

[The Chef] 네오 어메리칸 퀴진을 대표하는 콘트라의 셰프 듀오_ 제레마이아 스톤, 파비안 본 하우스케



2017년부터 3년 연속 뉴욕 미쉐린 1스타를 유지하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콘트라의 셰프 듀오, 제레마이아 스톤과 파비안 본 하우스케가 한국을 찾았다. 2013년 두 셰프에 의해 만들어진 콘트라는 당시에 볼 수 없었던 합리적인 가격의 완성도 높은 코스 메뉴를 선보여 오픈과 동시에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기존의 클래식함을 덜고 형식을 탈피한 네오 아메리칸 퀴진을 이끌었고 현재까지 뉴욕 최고의 힙한 레스토랑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콘트라와 두 셰프는 2014년 뉴욕타임즈 10 최고의 새로운 레스토랑, 2014년 뉴욕커 최고의 파이니스트 5, 2015년 푸드 & 와인 최고의 새로운 뉴욕 셰프, 2016년 본 아페티 매거진 최고의 새로운 레스토랑, 2018년 GQ 매거진 올해의 셰프 등에 선정됐다. 이번에 콘트라의 요리를 담은 요리서적 출간과 함께 한국을 처음 방문한 제레마이아 스톤, 파비안 본 하우스케 셰프는 지난 1월 26일에 열린 레스케이프의 라망 시크레 손종원 셰프와 컬래버레이션 초청 갈라디너에서 한국의 고객들에게 첫 무대를 선사했다.


따끈따끈한 두 분을 만나게 됐어요. 뉴욕에서 굉장히 힙한 레스토랑으로 알려진 콘트라의 소개를 해주세요.
2015년에 뉴욕에 오픈한 콘트라는 모던 어메리칸 스타일의 레스토랑이에요. 레스토랑의 콘셉트보다 식재료에 초점을 맞춰 내추럴 푸드를 선보이는 곳이죠. 메뉴는 한 달에 두 번씩 바뀌고 테이스팅 메뉴를 위주로 로컬 재료에 집중하고 있어요. 그렇다보니 농장을 자주 방문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생산자와 친밀한 관계가 유지돼요. 요리하는데 있어서 아주 중요한 포인트죠.



두 분의 요리가 네오 어메리칸 퀴진으로서는 독보적이라는 평을 받고 있어요.
원래는 정통 프렌치 요리로 시작했어요. 파인다이닝이라고 해서 모두가 정찬요리를 즐겨야 하는 건 아니잖아요. 고객들이 편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점차 간략하고 단순하게 요리하는 방식을 고수하게 됐어요. 뉴욕에서도 그런 스타일의 요리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고요. 프렌치 베이스의 요리로 출발했기 때문에 처음에 했던 요리들은 대게 무거운 요리였어요. 그러면서 점차 무게감을 덜게 됐죠. 굳이 강조하지 않더라도 미국음식 자체가 무거운 감이 있잖아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점차 가벼운 음식들 선호하는 경향이 생겼어요. 뉘벨 퀴진과 같은 클래식 요리에서 점차 가볍고 재료도 무겁지 않게. 7가지 메뉴 테이스팅으로 코스를 모두 마치더라도 배부르지 않고 기분 좋게 마무리할 수 있어야죠.


한국 방문은 처음이신가요?
한국은 이번이 첫 방문이에요. 레스케이프 호텔의 라망 시크레 갈라디너에서 한국 고객들을 만나기 위해 왔고 콘트라의 요리책이 출간돼 홍보 일정도 잡혀 있어요. 한국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여러 음식을 경험해보지 못했지만 처음으로 감자탕을 먹어봤어요. 뉴욕에서 한국음식은 코리안 바비큐나 치킨집이 잘 알려져 있는데 현지에 와서 한국 사람들이 평소에 즐겨먹는 음식을 접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또 모수라는 레스토랑에 가봤는데 생선을 비롯해 요리의 재료가 좋더라고요. 한국의 식재료를 좋은 방법으로 프리젠테이션 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음식을 만드는 데 있어서 제철 식재료만큼이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에 우정을 꼽으셨어요. 이유를 들어보고 싶어요.
한국에서 처음 선보이는 갈라디너만 해도 지금 당장은 어려울 수 있어요. 하지만 서로 우정이 쌓이게 되면 같이 하는 모든 일은 스트레스가 아닌 즐거움이 되는 거죠. 주방에서의 관계와 마찬가지로 농부들과의 우정도 중요하다고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어요. 시장이나 농장을 찾아가서 그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우정을 쌓는다는 것은 서로가 원하는 것의 간격을 좁혀나가는 일이에요. 그것이 좋은 식재료를 제공받는 기회가 되기도 하고요. 실제로 만난 농부들에게 이 식재료를 평소 어떻게 요리하는지 물으면 그냥 생으로 먹는 경우가 많아요. 이런 재료들은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농부의 수고와 애정으로 키워낸 식재료의 장점을 최대한 끌어내 맛있는 요리로 탄생시키는 것은 저희들의 몫이에요.



두 분의 우정도 특별해보여요.
10년 전 뉴욕에 있는 프렌치요리학교에서 처음 만났고 같이 일한 것은 6~7년 정도 돼요. 졸업 후엔 각자 프랑스, 코펜하겐에서 일했는데 같은 유럽에 있으니 요리를 매개로 만나서 이야기하며 친해졌죠. 함께 일하며 잘 통하는 면도 많지만 의견이 다를 때도 물론 있어요. 그럴 땐 같은 목표를 바라보고 있다는 게 큰 힘이 되는 것 같아요.


한국에서는 생산자를 직접 만날 수 있는 장이 쉽지 않아요. 파머스 마켓처럼 아무래도 뉴욕의 분위기는 다를 것 같은데요.
저희가 자주 방문하는 파머스 마켓 중에는 유니언스퀘어 파머스 마켓이라는 곳이 있어요. 과일과 채소 등 여러 가지 농산물을 볼 수 있는데 중간 상인을 거치지 않고 농부들이 직접 와서 판매해요.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 오래된 마켓이라서 규모도 크고 거의 매일 파머스 마켓이 열릴 정도로 활성화 돼 있죠.




한국의 고객들에게 첫 선을 보이는 자리인데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요?
콘트라의 색깔에 한국적인 에센스를 많이 강조했어요. 손종원 셰프와 메뉴를 구성하는 것부터 머리를 맞대고 연구하고 있어요. 우선, 최대한 재료의 특성을 살려 로컬 식재료를 많이 사용하려고 해요. 이게 원래 저희가 해오던 스타일이죠. 맛이 무겁거나 세지 않게, 그 자체로도 리프레싱 될 수 있도록. 그래서 조리법도 간단하게 들어가요. 




그래도 생소한 식재료가 많을텐데 어떻게 새로운 요리를 만들어 낼 수 있는지 궁금해요.
모든 재료는 저마다 고유의 맛과 식감, 향 등 특성을 지니고 있어요. 재료의 특성에 집중하면 문제는 간단해요. 가령 제가 만드는 요리에 신맛이 필요하다면 저는 이곳에서 김치의 신맛을 이용할 거예요. 필요로 하는 맛에 부합하는 로컬 식재료를 찾는 것이죠. 한국의 식재료가 생소하지 않느냐고요? 오히려 익숙한 식재료도 많은 걸요. 뉴욕에서 친하게 지내는 농장 주인이 있는데 그분은 한국인이에요. 그래서 이 농장에 가면 한국의 식재료를 볼 수 있어요. 한국의 무, 냉이, 깻잎, 배추, 귤 등은 뉴욕에서도 사용해 오던 재료인데 같은 식재료를 여기에서도 보게 되니 반갑고 더 다양하게 볼 수 있어서 좋아요. 이번 갈라디너에서도 더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콘트라에서도 냉이와 앤초비를 이용해 샐러드를 만들어 봤는데 민들레 같은 맛을 내기도 하고 향긋하고 쌉싸래한 맛이 흥미로웠어요. 그래서 저희는 정형화된 조리법 없이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하고 있어요. 한편으로는 이곳에서 맛본 백김치가 콘트라에서 어떻게 더 발전할 수 있을지 누구도 알 수 없을 걸요. 영감은 이런 경험에서부터 출발하죠.


사실 많은 셰프들이 외국에서 갈라디너를 할 때 평소에 사용하던 재료를 챙겨가는 경우가 많거든요. 자신에게 맞는 재료를 찾는 것만도 시간이 꽤 걸리니까요. 두 분은 어떤가요?
뉴욕에서 사용하는 재료를 진공하거나 냉동시켜 가지고 올 만도 한데 저희는 그렇게 하지 않아요. 한국에 왔으니 한국적인 식재료에 콘트라의 색깔을 덧입히는 것이 우리만의 스타일이에요. 우리가 꾸준히 강조하는 로컬 식재료를 한국에서 만나는 거죠. 이것이 바로 요리에서 로컬 식재료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뜻이며 바꿔 말하면 우리가 요리하는 의미이기도 해요. 스토리는 바로 그렇게 탄생하거든요. 그래서 한국에 와서 가장 먼저 찾은 곳은 경동시장이에요. 큰 시장을 돌아다니다보면 많이 눈에 띄는 재료들이 있거든요. 제철 재료이거나 한국인들의 일상에서 많이 접하게 되는 재료인 거죠. 일일이 다 맛을 보고 골랐어요.
 
갈라디너에 공개할 메뉴를 봤어요. 군더기 없이 재료의 이름만 나열된 메뉴명이 참 독특해요.
그게 콘트라의 색깔이에요. 일반적으로 메뉴명에는 소스 이름과 조리법, 재료명이 나열되지요. 가령 소스를 곁들여 팬에서 조리한 가자미처럼요. 하지만 그렇게 하면 고객들이 받아들일 때 복잡해 보일 수 있기 때문에 메뉴명에서부터 간결하게 표현하고 있어요. 요즘 추세기도 하고요.


대개 레스토랑에서 메뉴 변경은 분기마다 한번 씩 이뤄지는데 콘트라는 너무 자주 바뀌는 것 아닌가요?
네. 쉽지 않은 일이죠. 콘트라는 주 단위로 5코스 메뉴 중 1~2개가 바뀌고 월 단위로 5코스 전체가 바뀝니다. 매번 메뉴를 바꾸는 게 쉽지 않지만 같은 메뉴를 오랫동안 가지고 있으면 에너지를 잃어버리는 느낌이 들어요. 주로 식재료의 생산 주기에 따라 메뉴가 바뀌는데 예를 들면 디저트에 사용하는 캘리포니아산 해리 딸기가 있어요. 저희는 이것만 사용하는데 해리 딸기의 공급이 끊기면 바로 다른 메뉴로 넘어가는 거죠. 이 밖에도 각 지역마다 특별한 맛을 담은 재료들이 있어요. 계절에 따라 재료가 바뀌지만 대체하지 않고 바로 그것을 사용하기 때문에 콘트라에는 똑같은 메뉴가 없고 진화하거나 간결하거나 끊임없이 변화하게 돼요.



두 분 요리의 정체성에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을 이야기 하자면요?
어느 유명한 셰프도 아닌 평소에 만나는 사람들, 농부들, 접하는 식재료에 영향을 받아요. 항상 경험하고 먹어보고 맛을 느끼죠. 그래서 하나의 식재료도 소홀히 여기는 법이 없어요. 무 같은 것도 먹어보고 이거 치즈랑 잘 어울리겠다 싶으면 옆에 치즈도 한번 먹어보면서 영감을 얻어요.


이번에 갈라디너를 준비하시면서 영감을 좀 받으셨나요? 소감과 함께 뉴욕에 돌아가셔서 시도해보고 싶은 게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단순히 요리를 이야기하자면 재료 한가지 일 수도 있고 요리를 만드는 방법일 수도 있어요. 앞서 언급한 재료들이나 고춧가루 참기름 같은 것도 뉴욕에서 구할 수 있는 것이지만 정확히 이 재료들이 한국에서 어떻게 쓰이는지 알아 갈 수 있다는데 상당한 의미가 있었고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됐어요. 우리가 만드는 요리들은 정형화된 것이 아니라 뉴트럴한 음식, 테크닉적인 맛이 필요하기 때문에 여기에 적합한 식재료를 매칭해요. 우리가 하는 요리는 어떤 장르를 넘어 그냥 콘트라의 요리일 뿐이죠. 따라서 한국에서 영감을 받은 요리가 콘트라에서 한식일 수는 없어요. 마찬가지로 일본에 가서 먹어본 인상 깊은 스시가 있다면 생선을 잡는 법부터 다루는 기술까지 단순히 식재료 뿐 아니라 그것을 능가하는 스킬까지 배워 영감을 받은 콘트라만의 새로운 요리를 선보일 수 있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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