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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1 (목)

투어리즘&마이스

[Tourism Topic] 경계가 허물어져가는 여행과 일상, ‘체류형 관광’을 통해 지역관광의 해답을 찾다 -②

어제 이어서 [Tourism Topic] 경계가 허물어져가는 여행과 일상, ‘체류형 관광’을 통해 지역관광의 해답을 찾다 -①


다국의 문화를 받아들일 포용력이 요구돼
아직까지 국내 체류형 관광은 초기단계다. 국내의 경우 에어비앤비의 마케팅 여파로 일부 공유숙박을 둘러싸고 민간이 중심이 되는 경향을 보이다보니 관광 인프라들이 종합적으로 연계되지 못하는 현실이다. 지역 내에서 실시되고 있는 정책이 없어 관광지로서의 지역색이 뚜렷하지 못하고, 관광객들로 하여금 체류하고 싶은 매력을 충분히 어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역이 아직까지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포용력이 부족하다는 점도 관광 업계 관계자들로부터 지적되는 부분이다. 관광객들의 체류를 받아들인다는 것은 다양한 문화를 이해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한 관광업계 관계자는 “안동의 경우 아직까지 고유의 지역 문화에 갇혀 외부인이 접근하는 것에 대해 일단 배타적인 경향이 있다. 안동이 가지고 있는 한옥 문화와 한국의 정서를 느끼러 갔다 되려 냉대한 주민들의 반응에 좋지 않은 기억을 가지고 돌아오는 관광객들을 더러 봤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정 교수는 “우리나라는 채식주의자가 갈 만한 곳이 없다. 무슬림도 마찬가지다. 치앙마이에 여러 국가의 여행객들이 방문하는 이유는 이러한 다문화를 포용할 수 있는 문화적 개방성에 있다. 체류관광은 지역민과 관광객간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것인데 나와 다름을 인정해주지 않으면 융합이 되기 힘들다.”고 꼬집었다.


지역의 관심이 필요한 체류형 관광
이번 확대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문재인 정부는 2022년까지 외국관광객 2300만 명을 유치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나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체류기관과, 체류를 통해 부가가치를 얼마나 창출할 수 있을지도 주목해야 한다.


국내 관광의 제일 큰 문제는 성비수기가 명확하다는 점이다. 국내 관광이 활발하지 않으니 여름과 겨울 휴가철 성비수기가 나뉘어져있고, 이로 인해 관광지는 한철 장사를 하기 위해 바가지를 씌우며, 일용직을 고용한다. 지역관광이 활성화 돼야 한다고 이야기하지만 관광 서비스의 질은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정 교수는 “관광적자로 인해 내국인이 밖으로 나가는 것을 사치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관광이라고 하는 것 자체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면서 내국의 관광을 활성화하려는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라고 지적한다.


또 한 관광업계 관계자는 “내국인이 가지 않는 곳에 외국인을 유치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내국인이 몰리는 곳에 자연스레 외국인이 몰릴 것”이라며 “여수는 최근 한류열풍을 이끌고 있는 방탄소년단을 광주세계수영대회 성공기원 ‘슈퍼콘서트’의 게스트로 유치, 1만 명의 해외 팬들을 광주로 끌어들이고 있다. 이처럼 지자체에서 관광객들이 방문할 무언가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이야기 한다. 지역관광에 대한 여러 가지 대안들을 세우고 있지만 아직까지 체류형 관광에 대한 대책은 크지 않은 듯 보인다.


호텔도 관광객들의 체류 관광이 늘어나면 이들을 호텔로 유인할 여러 요소들이 있다. 한편으로 호텔을 관광 목적지로 만들어 지역의 랜드마크로 만들고, 지역과 관광에 대한 유기적인 체계를 갖춰야 할 것이다.



“여행은 더 이상 특별한 것이 아닌 일상, 체류형 관광에 주목해야”
한양대학교 관광학부 정란수 교수



최근 국내관광의 체류일수가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국내에서 이뤄지고 있는 ‘체류’의 형태는 어떠한가?

전통적으로 ‘관광’이라는 개념 자체가 1박 이상 나의 일상에서 벗어나 무엇인가의 목적을 이루고 돌아오는 활동이다. 이미 관광이라는 단어에 체류의 의미를 담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최근 체류의 의미가 조금씩 세분화 되고 있다. 먼저 지난해 한국관광공사에서 선정한 여행 트렌드 ‘S.T.A.R.T’의 ‘Staycation’과 올해의 경우 ‘B.R.I.D.G.E’의 ‘Go any time’ 키워드만 보더라도 여행이 특별한 것이 아닌 언제든지 떠날 수 있는, 단기체류 성격의 생활관광이 늘어났다. 여기에 반대로 ‘한 달 살기’와 같은 여행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한 달, 혹은 그 이상의 체류도 마다하지 않는 장기체류 관광으로, 체류기간이 짧아지거나 한편으로는 굉장히 늘어나는 양극화된 현상을 보이고 있다.


국내 체류형 관광은 대표적으로 어떻게 이뤄져 있나?
아무래도 공유숙박을 통한 한 달 살기가 대표적이다. 한 달 살기는 제주를 포함, 서퍼들의 성지인 양양과 강릉, 특히 최근 여수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도시재생과 관련해서는 마을숙박의 형태로 장기 체류형 관광이 발전하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에서는 이전에 농촌관광이라고 하던 것들을 ‘농촌 유학제도’ 등으로 발전시켜 자연을 배우고 대안교육의 장으로서 마련하고 있다.


벤치마킹할 만한 해외 사례가 궁금하다.
대부분 장기 체류관광이라고 생각하면 ‘쉼’과 ‘힐링’을 위한 여행만을 생각하지만 디지털 노마드의 체류관광의 수요도 나날이 높아져가고 있다.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일하는 디지털 노마드는 프로젝트 단위로 뭉쳤다 풀어지는 성격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각지의 노마드가 모일 수 있는 곳에서의 여행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치앙마이가 한 달 살기로 유명한 이유에 저렴한 물가와 볼거리, 먹을거리의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다는 점도 크지만, 곳곳에서 코워킹 스페이스(Co-Working Space)를 찾을 수 있다는 점도 큰 메리트다. 추세에 따라 최근 체류형 관광지로 꼽히고 있는 오사카에도 힙한 호텔 로비를 비롯해 디지털 노마드에게 환영받는 코워킹 스페이스들이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 관광도시 이외 지역은 체류형 관광으로 이끌기까지 인프라의 한계가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국내 지역 관광에 대해 여러 가지 한계를 이야기하지만 어떻게 생각하느냐의 차이인 것 같다. 단점이라고 이야기하면 단점이지만 장점으로 생각하고자 하면 얼마든지 시각의 전환이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떠오르고 있는 체류형 관광의 한 예로 템플스테이가 있다. 물론 서울의 조계사, 봉은사, 진관사 등이 접근성도 좋고 많은 이들에게 알려져 대표적이지만 가장 호평을 받는 곳은 전라남도 해남 땅끝마을의 미황사다. 이곳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은 7박 8일상품. 가기까지는 어렵지만 가볼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으니 한 번 내려간 김에 오래 머무는 형식이다. 멀다는 단점을 오히려 장점으로 승화시킨 케이스다.


소비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체류형 관광이지만 반대로 우려되는 점은 무엇인가?
체류형 관광의 가장 큰 문제가 경계가 모호하다는 점이다. 원래 ‘관광’은 ‘지역 주민이 있는 곳은 가면 안 된다.’는 것이 대전제다. 우리의 즐거움 때문에 그들의 즐거움을 뺏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행에 대한 노출이 많아지다 보니 유적지보다 지역의 생활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되고, 그곳에 스며들기를 바라는 이들로 인해 지역 주민과 관광객간의 경계가 허물어졌다. 관광객들이 지역의 일상에 흡수되다보면 소음, 사생활 침해, 교통침체, 물가상승이 초래되고 그러다보면 지역주민은 없고 결국 상업시설이 그 빈자리를 메우게 되는 젠트리피케이션이 현실화 되는 것이다. 따라서 당장의 지역 관광을 살리기 위해 집중할 것이 아니라, 관리체계를 마련해 어디까지를 체류형 관광이라고 할 것인지, 몇 명의 관광객을 수용할 수 있으며 어떻게 개발시킬 것인지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체류형 관광에 있어 호텔에서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사실 체류형 관광객에게 숙박비는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기 때문에 대게 비교적 저렴한 공유숙박을 이용하는 편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3성 이하의 버젯 호텔들이 호텔이 가진 서비스 인프라나 시설적인 면에 대한 강점을 내세운다면 거창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관광객들을 흡수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때 호텔은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트렌드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있다. 이미 ‘힙스터를 위한 오사카 추천 호텔’로 각광받고 있는 ‘목시 오사카 혼마치(Moxy Osaka Honmachi)’ 호텔은 라운지에 코워킹 스페이스를 마련해 놓고 체크인시 원한다면 파자마를 빌려주기도 한다. 그리고 이로 인해 디지털 노마드와 파자마 파티를 즐기고 싶은 내국인들에게 사랑받는 명소가 됐다. 이와 같이 호텔이 체류의 목적이 되는 방법도 체류형 관광에 있어 중요한 일이라고 본다.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은 어떻다고 생각하는지?
디지털 노마드가 늘어나 *‘긱 이코노미(Gig Economy)’라는 말이 다시금 유행을 타고, *갭 이어(Gap Year)를 갖는 이들이 늘어나며 체류형 관광에 대한 니즈는 앞으로 계속해서 높아질 것으로 생각한다. 체류형 관광은 사람들의 삶이다. 체류는 일상이니 일상에서 어렵게 생각했던 것을 해결해줄 수 있으면 체류형 관광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체류형 관광은 ‘지역 완결형 관광’이라고도 할 수 있다. 따라서 정책체계, 제도적인 요인이 뒷받침 돼야 하는데 아직까지 지자체에서는 관광과 생활권에 대한 계획은 세우고 있지만 이것의 중간쯤 되는 체류관광에 대해서는 마땅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Travel Citizen’이라는 단어가 생겼다. 그만큼 관광객이 지역에 스며든 만큼 그들에게 권리와 의무 또한 부여해야 하고, 이를 제도적 기반으로 다질 필요가 있어 보인다.


각주.
긱 이코노미_ 빠른 시대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비정규직 프리랜서 근로 형태가 확산되는 경제 현상
갭 이어_ ‌학업이나 직장생활을 잠시 중단, 병행하면서 봉사, 여행, 진로탐색 등의 활동을 체험하며 흥미와 적성을 찾고 앞으로의 진로를 설정하는 기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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