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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13 (화)

칼럼

[Global Networks_ 호주] 호주를 떠나며

이번 호에서는 필자가 지난 3년 동안 호주에서 머물며 느낀 점들을 다뤄보고자 한다. 호주는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이곳은 자국민 수가 적다보니 국가산업을 유지하기 위해 외국인들에게 많은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따라서 외식업계 현장 전반에는 이민자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요리사뿐 아니라 외식업계 종사자들 큰 기회로 이어지고 있다. 호주요리라고 내세울 수 있는 것은 피시앤칩스나 캥거루고기 안심 스테이크 그리고 래밍턴 같은 디저트 정도인데 이를 제외하고 다양한 요리와 인종, 문화가 섞여있다 보니 보고, 경험할 것이 매우 많다. 예를 들어, 필자의 동료들 중에는 호주인(人) 셰프는 소수에 불과하고 대부분  중국, 인도, 네팔, 한국, 독일, 스코틀랜드, 방글라데시 그리고 베트남과 태국, 칠레와 콜롬비아 등 정말 다양한 국적들의 외국인 셰프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 근무 중인 친구가 있다. 따라서 다른 나라의 식문화와 음식을 알 수 있는 절호의 기회며, 넓고 다른 시야를 가질 수 있고, 틀에 갖히기보다 융통성 있고 넓은 사고를 할 수 있다.


필자가 근무한 레스토랑에서는 주중에 따로 셰프 스페셜을 준비해 뷔페를 찾는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필자는 다양한 음식을 경험할 수 있었다. 그리고 시드니에만 해도 지속적으로 요리사들에게 다양한 취업의 기회가 마련되고 있다. 이를테면 굿푸드가이드에서 선정한 ‘Hat’을 보유한 레스토랑들, 카페, 호텔, 여기에 곧 인터내셔널 브랜드 중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소속의 리츠 칼튼과 W 브랜드가 시드니에도 오픈 예정이다. 또한 시드니에는 차이나타운과 한인타운 등 다양한 이민자들이 자신들의 커뮤니티를 만들어 거주하고 있어 여러 요리들을 경험해볼 수 있고, 요리사란 직업군을 통해 영주권이라는 인생의 장기적인 계획까지 도모할 수 있어 일거양득의 기회를 얻을 수가 있다. 물론 최근 들어 호주정부가 이민자 유입에 대해 제한 정책을 시행하기 시작해 기회가 조금씩 줄고 있긴 하지만 영구 거주를 위한 방법으로 여전히 요리사라는 직업군이 유효한 것이 사실이다.



한편 호주에 있는 동안 다양한 식재료들을 사용해보고 경험해 볼 수가 있었는데, 예를 들어 블루 스위머 크랩, 스패너 크랩, 그리고 시드니에서만 맛볼 수 있는 락 오이스터 등 해산물과 호주산 꽃등심, 그리고 요리에 쓰이는 다양한 가니시가 이에 해당한다. 또 매년 열리는 다양한 축제는 호주에 있는 동안 색다른 경험과 추억으로 남아있는데 이 지면에서도 다룬 바 있는 바스티유 페스티벌, 페어몬트 페스티벌, 나이트누들마켓 그리고 굿푸드와인쇼 등이 그것이다.


최근 들어 호주 내의 산업구조가 북미, 유럽보다 아시아 시장에 더욱 주력하는 것으로 나타나 앞으로 아시아 출신에게 무한한 취업의 기회가 제공될 것으로 예상되며, 20여 년 전 시드니올림픽을 기점으로 호주의 내수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정부도 정치 성향과 관계없이 일관되게 요식업과 서비스업을 국가의 가장 중요한 기반산업으로 설정하고 있는 이상, 이러한 사항들은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는 이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필자가 이곳에서 보고 겪은 것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호주라는 나라에 대해 막연하게 가지고 있던 상상보다도 훨씬 더 큰 규모에 다양한 경험과 볼거리 그리고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호주생활을 정리하면서 전통적인 호주 퀴진에 대해 정확히 정의하기는 힘들지만 이 속에서 함께 융화되며 긴 세월을 지내오면서 정형화되면서도 퓨전 느낌의 요리, 다양한 인종들 속에서 뒤섞여있는 나를 매일같이 발견함으로써 보다 넓은 사고력과 융통성을 가질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 필자 또한 이곳에 함께 있는 외국인 중 한 명이었지만, 수많은 교류를 통해 느낀 다양한 생각과 아이디어들,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에 대한 확신을 발견할 수 있어서 더욱 뜻깊은 시간이었다. 기회가 된다면 호텔과 외식업계의 경험뿐만 아니라 한 번쯤은 자신을 되돌아보고, 인생에 있어 또 다른 전환점을 발견하고자 한다면, 필자는 주저없이 호주를 추천하고 싶다.


이용승
쉐라톤 시드니 온 더 파크 셰프

중동 라스알 카이마와 도하의 호텔에서 중동 요리와 문화를 익히고, 이들에게 한식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으며 현재는 호주 쉐라톤 시드니 그랜드 하이드 파크의 셰프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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