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공사의 비행기 좌석, 호텔의 객실, 렌트카 회사의 자동차 등과 같은 소멸성 자원의 문제를 다루는 문제에서의 가격결정은 현재 설정한 가격에서 판매가 부진한 경우 가격할인을 통해 수요를 끌어올린다. 이러한 가격에 중점을 두고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가격중심적(Price-Based) 수익경영의 근본원리이다. 그러나 이 문제를 조금 바꿔 생각하면, 어느 정도 정해진 가격에 객실을 배분하는 문제로 바꿔 분석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이 문제는 자원중심적(Capacity-Based) 수익경영문제가 된다. 이번 호에서는 이 문제를 다루고자 한다.
호텔의 객실은 물리적으로 고정된 상품이다. 수요가 확정적이라면, 하나의 적정가격에 판매되는 것이 합리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수요의 불확실성과 고객의 사용목적, 이용시기 등에 따라 다양한 가격으로 판매된다. 가장 바보 같은 호텔경영자는 자신의 호텔의 객실을 단일 가격으로 판매하는 것이다. 만약 성수기든 비수기든 1년 내내 객실을 같은 가격에 판매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비수기에는 높은 가격으로 인해 수요가 없어 빈 객실이 많을 것이고, 성수기에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인해 수요가 초과해 초과수요에 따른 이익을 얻지 못할 것이다. 아무리 규모가 작은 호텔도 성수기와 비수기 또는 주중과 주말 등 시기와 여건에 따라 수요가 다르기 마련이다. 이러한 수요 변화에 대응하는 가격정책은 호텔에서 필수적인 경영활동인 것이다.
수요가 확정적으로 예측 가능하지 않은 경우의 객실배분문제를 다루기 위해 Littlewood's Rule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룰은 1972년에 Littlewood에 의해 제안된 이론으로 항공사, 호텔 등 소멸성 자원의 배분문제를 다루는 데 필요한 기초이론이다. 우선 이 이론을 이해하기 위해서 몇 가지 사전개념을 이해하고 출발하자.
우선 예약한계(Booking Limits)라는 개념이다. 예약한계를 정의하면, 특정 시점에 특정 클래스에 팔 수 있는 용량(The Amount of Capacity)의 한계에 대한 관리(Control)를 말한다. 여기서 호텔분야에 이 개념을 적용하면 클래스는 가격을 달리 지불하는 호텔고객집단이고 용량은 가용객실이다. 예를 들어, 클래스 2에 대한 예약한계가 18이라는 것은 클래스 2에 해당하는 고객집단에게 최대 18단위의 객실을 팔 수 있다는 말이다. 이 한계를 넘으면 추가 고객에게는 클래스 2 수준의 가격으로는 객실을 판매하지 못한다. 이 18이라는 예약한계는 호텔전체의 객실수보다는 작을 것이다. 예를 들어, 다른 가격에 대한 수요가 있는 클래스 1에 해당하는 고객의 미래 수요를 위해 일부 객실을 확보해야 한다.
예약한계는 여러 방식에 따라 운영될 수 있다. 그 중에서 블록화된 예약한계(Partitioned Booking Limit)와 네스팅이 적용된 예약한계(Nested Booking Limit)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이들 개념이 적용되면 객실배분에 있어서 수익을 좀 더 극대화할 수 있다. 블록화된 예약한계는 가용객실을 독립된 블록으로 나눠 한 클래스에 한 블록씩 해당 객실수를 할당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30개의 가용객실이 있을 경우, 클래스1에 12 객실, 클래스 2에 10 객실, 클래스 3에 8 객실을 배분하는 방식이다. 만약 클래스 1을 위해 12 객실을 다 써버렸다면, 남아있는 블록이 얼마 있는지에 상관없이 클래스 1을 위해 객실을 팔 수 없다. 만약 클래스 1의 객실단가가 클래스 2나 3보다 높고 클래스 1에 할당된 객실이 모두 팔렸다면 이러한 예약한계를 설정하는 방식은 수익 극대화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 이러한 방식과는 달리 네스팅이 적용된 예약한계는 클래스별로 배분된 객실의 판매에 있어서, 저렴한 가격의 클래스에 배분된 객실을 높은 가격의 클래스의 수요에 대응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네스팅이 적용된 예약한계에서는 각 클래스에 할당된 객실이 수직적인 방식(높은 순위의 클래스는 낮은 순위의 클래스 객실을 모두 사용 가능)을 적용한다.





최규완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 Hospitality
경영학부 교수/관광대학원 부원장
현재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위원이기도 한 최 교수는 삼성경제연구소(SERI) 금융증권실, 경제동향실, 경영전략T/F팀에서 연구와 기업컨설팅을 수행했고, Great Human Software Co. Ltd. COO, CFO를 역임했다. 관심분야는 Business Analytics, Revenue Management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