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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27 (화)

호텔&리조트

[Feature Hotel] 대면 위한 비대면 서비스 트렌드, 서비스 퀄리티 제고의 기회로 작용하다 - ②

- 호텔 Untact vs Contact ② Contact 편

어제 [Feature] 대면 위한 비대면 서비스 트렌드, 서비스 퀄리티 제고의 기회로 작용하다 -①에 이어서..


비대면 서비스로 대체되는
호텔 서비스의 정수 컨시어지(Concierge)

호텔은 객실, 식음료, 연회, 부대시설 등의 복합적인 상품을 만들어 고객의 만족감을 이끌어낸다. 여러 부문으로 구성된 호텔은 업무에 따라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고객들의 요구에 맞춰 좀 더 편하고, 고급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컨시어지 파트를 별도로 두고 있다.


한편 비대면 서비스가 호텔에서 제공되기 시작하면서 비대면이 커버하지 못하는 보다 심층적 서비스를 해결해주는 대면 서비스의 정수, 컨시어지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컨시어지는 호텔에 따라 그 정의가 다른데, 사전적 의미로는 ‘관리인’, ‘안내인’을 뜻하는 말로 고객의 요구에 맞춰 모든 것을 일괄적으로 처리해주는 가이드라는 의미로 정의되고 있다. 컨시어지의 주요 업무는 호텔 고객들에게 호텔 내부는 물론, 외부의 일과 관련된 개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이를테면 레스토랑 예약이나 극장표 구매, 교통편 예약, 지역 문화행사나 주요 관광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등 현지 사정에 익숙하지 못한 투숙객에게 도움을 주는 역할이다.


때문에 일반적인 직원들과 다르게 컨시어지는 고객이 호텔에 도착하기 전부터 소통하는 경우가 많고,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스킬과 더불어 신속한 정보전달을 위한 충분한 정보와 지식, 외국어 실력, 문제해결 능력 등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어떻게 보면 컨시어지는 투숙 고객과 가장 가까운 관계에 있기도 하고,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일반적 업무가 아닌 개개인을 위한 업무 해결이 주가 되다 보니 호텔의 서비스 수준을 전달하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세계적인 럭셔리 특급호텔에는 컨시어지가 반드시 존재하고, 컨시어지의 역할에 대해 대부분의 투숙객이 인지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 특히 인건비 문제로 컨시어지 업무를 벨 데스크, 하우스키핑, 프런트와 같은 부서에서 병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컨시어지가 없는 호텔들도 존재해 해외에서 컨시어지 서비스를 경험해본 외국인 고객이 아니면 컨시어지를 찾는 투숙객은 드문 편이다. 컨시어지의 역할이 다소 애매한 상태. 그래서일까? 자세히 들여다보면 컨시어지가 하는 역할은 단순하다기보다 복합적 사고를 필요로 하는데, 호텔에 적용되는 언택트 서비스 중 가장 빠르게 대체되는 것이 체크인·아웃 키오스크 다음으로 컨시어지다. 기본적인 인포메이션을 직원의 도움 없이 태블릿이나 어플리케이션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판단된 것이다. 그러나 언택트를 대면 수준 높은 인적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수단으로 도입하면서 컨시어지의 역할을 대신시키고 있다니 다소 아이러니하다.



언택트 트렌드,
대면 서비스 퀄리티 높일 수 있는 기회

많은 연구를 통해 대면접촉형 서비스 접점이 고객 경험 만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이 드러났다. 이는 대면 서비스 특성상 고객이 자신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실질적으로 훨씬 더 만족도 높은 경험을 하기 때문이다.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의 ‘무인화 추세를 앞당기는 키오스크’에 따르면 ‘얼마나 키오스크를 자주 사용하는가?’의 질문에 절반이 넘는 55%의 사용자가 ‘필요한 경우에만 사용한다’고 답했다.


이처럼 언택트는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여러 서비스 중 하나일 뿐이고, 고객은 다양한 선택지가 주어졌다는 것만으로 이미 하나의 또 다른 경험을 하고 있다. 비대면 서비스가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각광 받고 있긴 하지만, 모든 밀레니얼들이 비대면을 선호하는 것은 아니며, 종업원과의 컨택트를 통해 해결하고 싶은 것들이 분명히 있다. 따라서 무조건 ‘인건비 부담을 해결해줄 수 있는 언택트가 답이다’, ‘언택트는 시대가 흘러가는 트렌드이기 때문에 따라오지 못하면 시대에 뒤처진 것’이라는 식의 접근은 지양해야 할 것이다.


트렌드코리아의 저자 김난도 교수는 언택트 서비스 도입의 확산으로 기존에 당연하다고 여겨왔던 대면 서비스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질 것이라 이야기했다. 그의 말처럼 언택트 라이프가 시작된 지금, 서비스 설계가 가장 어렵고 중요한 시기가 됐다. 기존의 서비스 방식대로는 언택트와 컨택트 서비스 모두 제 갈 길을 찾지 못한 채 시간과 비용만 낭비하는 꼴이 될 것이다. 따라서 호텔, 특히 고도의 서비스를 요구하는 특급호텔의 경우, 럭셔리 서비스를 지향한다면 우리 호텔의 색깔에 맞춰 어떻게 방향성을 설계해 나갈 것인지 고민해보고 언택트와 컨택트가 시너지를 이룰 수 있는 접점을 찾아내길 바란다.


“고객의 목소리는 물론 표정과 행동에도 귀 기울이는 황금열쇠 컨시어지,
앞으로도 역할 더욱 공고히 해야”
파라다이스시티 조영우 컨시어지 지배인



컨시어지 지배인이자, 사단법인 한국컨시어지협회 운영진으로서 컨시어지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호텔에서 컨시어지를 맡게 된 계기와 현재하고 있는 일에 대해 이야기 부탁한다.
원래는 프런트 데스크에 있었다. 모든 프런트 데스크 서비스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프런트의 경우 대면 서비스의 범위가 제한돼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손님과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다양한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 많았는데 프런트는 지정된 자리가 있고, 내가 해결해야 하는 업무가 정해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컨시어지의 경우 행동반경도 넓고 담당해볼 수 있는 일들이 많다 보니 한번 도전해보고 싶어 지원하게 됐다. 현재 파라다이스시티에는 30명의 컨시어지가 있다. 벨 맨 서비스도 같이하고 있긴 하지만 프런트 데스크보다 많은 직원들이 컨시어지 업무를 맡고 있다. 다른 컨시어지 업무와 비슷하겠지만 환영부터 환송까지 고객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필요한 경우 응급처치와 같은 일도 처리하기도 한다. 또한 파라다이스시티의 경우 호텔 내 전시돼있는 작품이 2700점이나 되기 때문에 고객이 작품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으면 도슨트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업무를 맡으며 고객의 다양한 니즈를 해결해왔을 텐데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
기본적으로 레스토랑이나 티켓 예약과 같은 업무들을 주로 하지만 특별한 경우도 많다. 이를테면 BTS 한정판 신발을 구해줄 수 있냐는 문의를 받은 적도 있다. 화장실 위치 같은 작은 도움부터 고객의 해외여행 일정 조율까지, 법적인 문제가 없는 선에서 가능한 모든 일을 도와드리고 있는데 그러다보니 재미있고 다양한 일을 많이 경험하게 된다.


오랜 고객 중에 싱가포르에 살고 있는 아이린이란 고객이 있다. 아이린은 국내 한 남성 솔로가수의 지극한 팬이라 한국에 자주 방문해 그의 콘서트 티켓 예약을 담당하면서 관계를 맺게 됐다. 티켓팅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공연 때마다 티켓팅에 성공하기 위해 치열한 마우스 경쟁을 치르기도 하고, 편지나 문자의 내용을 번역하거나, 워낙 열성팬이라 해당 가수도 아이린의 존재를 알고 있을 정도여서 둘의 식사 자리를 예약해주기도 했다. 최근 들어서는 공연장 커피차까지 보내주는 일을 맡아 하다 보니 나까지 팬이 돼 버린 것 같다(웃음). 그렇게 아이린은 한국에 오면 우리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시간을 보내는 VIP가 됐고, 내가 근무가 아닌 날에는 아이린과 호텔 밖에서 식사도 하며 단순히 컨시어지 직원과 투숙객의 개념을 넘어 오랜 친구처럼 관계를 지속해오고 있다.


컨시어지로서 사명감이 남다른 것 같다. 컨시어지가 가져야 할 역량은 무엇이며 이를 높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
컨시어지는 누구보다 많은 맛집을 알고 있어야 하는 미식가여야 하고, 여행을 사랑하는 사람이면서 유행에 뒤처짐이 없는 트렌드세터, 그리고 음악과 미술을 즐기는 예술가이자 역사와 문화를 알리는 역사가가 돼야 한다. 고객은 컨시어지에 맞춰 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요청에도 망설임 없이 고객의 만능열쇠가 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조금이라도 더 생생한 경험을 전달하기 위해 쉬는 날이면 꾸준히 맛집을 찾아다니고 전시회를 방문하거나, 유행을 따라 할 수 있는 것들을 매일 읽고 듣고 있다. 또한 컨시어지협회뿐만 아니라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많은 직군,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과 계속된 네트워킹으로 해결할 수 없는 요청에 대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언택트가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으면서 컨시어지의 역할이 점점 비대면으로 대체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현재 많은 호텔에서 컨시어지뿐만 아니라 많은 역할을 비대면 서비스로 대체하고 있다. 물론 컨시어지의 역할이 단순한 정보전달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면 우리 컨시어지들은 갈수록 자리를 잃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하는 일은 단순한 것에서 벗어나 때론 오랜 친구로 같이 기뻐하고 위로해주고, 개인비서가 돼 일정부터 여행 계획을 세워주기도 하며, 파티플래너로 완벽한 모임을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한다. 이 모든 일을 고객과의 눈 맞춤 한번 없이 척척박사처럼 해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물론 언택트 서비스도 장점이 있지만 메라비언의 법칙에서 말하듯, 효과적인 소통에 있어 말보다 비언어적인 요소인 시각과 청각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고객과 맞는 접점에서 눈을 맞추고, 고객의 표정과 행동이 말하는 대화에 귀를 기울이는 것 또한 중요하다는 뜻이다. 일례로 인천공항과 인접한 호텔이다 보니 신혼부부가 신혼여행을 앞두고 투숙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이들이 먼저 말하지 않아도 컨시어지는 신혼부부임을 알아차릴 수가 있다. 그럼 고객에게 먼저 다가가 결혼 축하의 의미로 조그만 편지에 어메니티를 드렸을 때 지어지는 고객들의 행복한 표정은 대면 서비스를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앞으로 호텔 컨시어지, 그리고 대면 서비스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컨시어지 지배인으로서의 목표를 이야기 한다면?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컨시어지의 개념이 생소한 것이 사실이다. 상당수 사람들이 간단한 호텔 정보나 대여품을 빌려주는 데스크 정도로 여기는데, 해외 여러 곳을 방문하고 컨시어지들과 교류하다보면 컨시어지 한 명 한 명이 가지고 있는 영향력이 우리나라와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역사와 문화 환경의 차이도 있겠지만 우리도 역시 길잡이, 집사, 해결사, 그리고 여행 가이드로서 고객들에게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컨시어지가 늘어나야 우리의 관광 문화가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컨시어지 중 세계컨시어지협회에서 인정한 정회원에게 부여되는 옷깃 위 황금열쇠는 고객이 원하는 모든 것을 해결해주겠다는 의지와 자신감의 상징이고, 그 상징을 통해 고객에게 신뢰를 심어준다고 생각한다. 넘쳐나는 정보 과잉 시대에 우리 컨시어지는 호텔에서 따로 돈을 지불하지 않고 받을 수 있는 최고급 서비스 중 하나며, 단순히 데이터화 된 자료제공이 아닌 실제 경험하고 또 발로 뛰어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걸러줄 수 있는 필터같은 존재라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더욱 열심히 정보를 얻기 위해 교류하고 공유해야 하며, 디지털 시대 속에 딱딱한 글자가 아닌 감성을 터치하는 로맨티스트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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