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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9 (금)

호텔&리조트

[GM's Story] From 2000 To 2020_ 총지배인의 20년 발자취를 돌아보다 - ②



3~4성급 호텔 급증을 세일즈 역량 요구돼

그렇게 2012년도까지 호텔 시장은 그야말로 호재의 연속이었다. 호텔 공급량은 크게 늘지 않았으나 수요가 높아지며 매년 8~10% 대의 성장률을 기록했고, 인바운드 관광객도 일본을 비롯해 중국과 중화권까지 넓어지며 한국을 찾는 이들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그렇게 계속해서 굳건한 자리를 지킬 것 같았던 총지배인들은 2012년 「관광숙박시설 확충을 위한 특별법」이 재정돼 3~4성급의 중소형호텔들이 우후죽순 늘어남에 따라 변화의 시기를 맞이했다. 


모브하스피탈리티 장덕상 부사장은 “2013년대에 들어서면서 특1급(현 5성급)은 포메이션을 유지하는 형태로 큰 변화가 없었지만 용적률 인센티브가 있다 보니 특2급(현 4성급), 1성급(현 3성급)의 비즈니스호텔들이 대거 자리 잡기 시작했다.”면서 “조직이 큰 특급호텔의 경우 총지배인 휘하의 각 부서 팀장들이 각자의 맡은바 일을 나눠서 짊어지지만, 규모가 작은 호텔은 한정된 인원으로 운영을 해야 하다 보니 총지배인의 다재다능한 역할이 중요해졌다.”고 전했다.


그렇게 기존 특1급 이하의 중소형호텔이 주먹구구식의 서비스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던 데다 급격한 양적 팽창까지 일어나 업계에서는 치열한 세일즈 경쟁이 시작됐다. 특히 2013년부터 2017년까지 호텔이 191개에서 399개로 4년 새 2배가량 늘어 나기도 해 점점 총지배인의 객실 세일즈 역량이 핵심역량으로 자리 잡게 됐다. 한 호텔 총지배인은 “한꺼번에 많은 총지배인의 니즈가 있고, 세일즈 경쟁이 치열했던 터라 세일즈 경력이 있는 팀장급 직원들이 총지배인으로 기용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특히 특급은 부담스럽지만 3성급 포지셔닝이 애매했던 대기업의 세컨드 브랜드들이 주로 4성급을 지향, F&B 매장에 대한 부담 없이 3성급 보다는 높은 퀄리티의 객실을 내세워 객실 경쟁에 가담했기 때문에 세일즈 팀장급 직원들이 4성급 호텔 총지배인으로 인사이동이 대거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제동 걸린 외국인 총지배인 기용

한편 세일즈 역량을 기대했던 외국인 총지배인들의 활약이 미진하자 외국인 총지배인 기용에 대한 당위성이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했다. 2002년 2월 본지에서 조사한 ‘특급호텔 외국인 총지배인 고용계약조건 현황’에 따르면 외국인 총지배인을 고용하는 데에 총지배인 보수뿐만 아니라 제경비와 주택, 차량 등 모두를 고려했을 때 적게는 1억 원에서 많게는 2억 8000원 만원까지 투자를 했지만 그에 걸맞은 성과가 없었던 것. 


이에 대해 한 호텔 관계자는 “결국 세일즈 방식이 어떻게 변해왔느냐의 문제인 것 같다. 200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특별한 세일즈 활동 없이도 객실에 대한 니즈가 꾸준히 있었기 때문에 외국인 총지배인의 경우 일종의 ‘외국인’이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주로 어필이 됐다. 그러나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 왔던 지나치게 높은 보수, 일부 총지배인들의 갑질, 국내 시장파악의 어려움 등이 있었던 데다 외국인 관광객을 주 대상으로 하던 시장에 내국인의 비율도 늘었다. 여기에 OTA 등의 성장으로 온라인 세일즈 비중이 높아지며 소위 ‘얼굴마담’으로 여겨지던 외국인 총지배인보다 국내 시장을 잘 꿰고 있는 내국인 총지배인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라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외국계 체인 브랜드 운영에 지나치게 간섭이 심한 국내 오너사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브랜드 체인에서 검증받은 외국인 총지배인이 제 기량을 펼칠 만큼의 시간과 권한을 충분히 부여해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내국인 직원들과의 융화도, 세일즈 기량도 충분했던 외국인 총지배인이 오너사의 상명 하달식의 의사소통과 자율적이지 못한 운영방식을 버티지 못하고 떠난 케이스도 있었다고.






내국인 인재에 눈 돌린 호텔들

호텔들의 총지배인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며 다양한 인사들이 총지배인 자리에 등용, 총지배인에게 요구되는 역량도, 해야 할 역할도 세분화되며 호텔 오너의 경영 마인드에 따라 어떤 총지배인을 기용할 것인지에 대한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라마다 남대문 호텔 & 스위츠 박종모 총지배인(이하 박 총지배인)은 “외국인 총지배인의 경우 인터내셔널 체인이라는 시스템적인 부분에서 운영상의 노하우, 베네핏을 가지고 있을 뿐 국내 지배인들의 역량도 외국인 총지배인과 비교했을 때 상당한 수준까지 올라와 있는 상황이었다. 로컬브랜드의 강세로 내국인 총지배인이 재조명 되는 것은 국내 호텔산업의 성장에 있어 긍정정인 변화”라고 평가했다. 그리고 이어서 “단적으로 2008년과 2018년의 객실과 호텔 수만 비교했을 때 10년 새 각각 2배 이상의 양적 성장이 있었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2008년에 비해 2배가량의 총지배인이 더 필요했다는 이야기인데 외국인 총지배인 기용에도 한계가 있고, 시장 경쟁이 치열했던 상황이라 국내 시장을 꿰뚫고 있는 내국인 시니어 호텔리어를 중심으로 총지배인 기용이 이뤄졌다.”며 “2012년에는 50대가 주를 이루며 연령대가 낮아지기 시작해, 지금은 40대, 30대 후반까지도 총지배인의 역할을 맡아 점점 총지배인의 인사가 다양해지고 있는 것 같다. 호텔리어에게는 상당한 기회가 주어진 시기”라고 전했다.




기존 공식 깬 총지배인들의 등장

외국인에서 내국인 지배인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그동안 내국인 지배인들이 가지고 있는 역량에 대해 새롭게 조명, 출신과, 나이, 성별, 그리고 직무에 관계없는, 그동안 전통적인 ‘총지배인 공식’을 깨는 채용이 이뤄졌다. 2011년 앰배서더 호텔 그룹의 송연순 총지배인이 국내 특1급 호텔 중에서 최초의 여성 총지배인으로 선임, 이후 2013년에는 조민숙 총지배인이 바통을 이어 여성 총지배인 등용의 포문을 열었다. 또한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 호텔 오픈멤버로 입사 후 26년 만에 총지배인 자리에 오른 김연선 총지배인이 국내 IHG의 첫 한국인이자 여성 총지배인으로서 자리에 올랐고, 코트야드 메리어트 타임스퀘어에서도 25년간 메리어트 호텔 경력을 쌓아온 이근직 총지배인이 부임했다. 이후 2016년에는 롯데호텔에서 40여 년만의 첫 여성 총지배인으로 배현미 총지배인이 L7 명동에 부임, 호텔롯데 브랜드표준화팀 상무의 직위까지 올랐으며, 최연소 총지배인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총지배인은 선임 당시 38세였던 이비스 스타일 앰배서더 서울 강남의 이금주 총지배인으로 30대 후반의 젊은 나이인데다 여성 총지배인으로 이슈가 됐다. 여기에 호텔출신이 아닌 ‘비(非) 호텔리어’ 출신의 총지배인으로 화재를 몰았던 레스케이프 호 호텔의 전 김범수 총지배인까지. 이는 늘어나는 호텔 공급으로 문턱이 낮아진 시장 상황의 돌파구로 호텔이 문화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강조, 밀레니얼과 같은 젊은 세대들이 호텔에 기대하는 것들이 많아지며 호텔이 선택할 수 있는 콘셉트가 다양해진 것이 경영진의 역할에 투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런 변화에 대해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독산 김경림 총지배인(이하 김 총지배인)은 “20년 전 외국인 총지배인의 비중이 많았을 당시는 지금과 같이 세일즈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호황기였기 때문에 매출도 높았고, 그로인해 외국인 총지배인에 대한 대우가 좋을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호텔 경영에 대한 노하우가 많지 않았던 시기에 외국인 매니지먼트가 국내 호텔업계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이끌어준 공헌도도 높았으니 말이다. 영업이 잘 됐기 때문에 당시 외국인 총지배인들은 대부분 관리업무, 즉 인사나 재경팀 출신이 많았다.”면서 “그러나 관리는 영업이 잘 돼야 집중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객실 영업이 힘들어지자 세일즈 출신의 총지배인들이 선호되기 시작했고, 실제로 2013년 이후 총지배인들은 세일즈 출신이 많았다. 이러한 흐름에서 세일즈는 IT같은 트렌드에 민감해야 하는 분야이므로 자연스럽게 새로운 것에 적응이 빠르고, 민첩한 결단력을 가지고 있는 비교적 젊은 총지배인들이 자리 잡게 됐다.”고 총지배인 변화에 대한 흐름을 설명했다. 덧붙여 여성 총지배인들의 약진에 대해서는 “아코르 앰배서더의 여성 및 로컬 인재 양성에 대한 노력은 계속돼 왔었다. 그룹에서 여성 총지배인을 주목하는 이유는 점차 세분화돼 가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여성 총지배인의 소프트한 카리스마와 디테일한 안목을 통해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문턱 낮아진 총지배인의 길

로컬리티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국내외에서 호텔 경력을 쌓은 내국인 인재들이 많아졌다. 그로인해 내국인 총지배인이 늘어나는 것은 그만큼 국내 호텔리어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음을 의미하는데, 한편으로는 너무 짧은 시간 내 외적으로만 성장해버린 탓에 호텔 총지배인이 가져가야 할 위치와 역할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도 있다. 


한 호텔 총지배인은 “호텔 역사가 오래된 다른 나라들은 대부분 총지배인의 자리까지 오르기에 기본적인 프런트업무에서부터 시작해 다양한 파트를 경험, 모든 부서를 아우를 수 있는 경력이 뒷받침이 된다. 그러나 비약적으로 성장한 국내 비즈니스호텔의 인력 구조는 호스피탈리티 마인드가 아닌 호텔을 부동산으로 취급하는 건물주적 마인드로 접근하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낮은 연봉에 오너의 요구사항을 적극 수렴할 수 있도록 경력이 오래지 않은 이들을 주로 총지배인 자리에 앉혔다.”면서 “그러다보니 너도 나도 총지배인의 자리에 올라 그동안 총지배인으로서 지켜왔던 위상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전문 인재가 충분히 성장하기도 전에 무리하게 호텔이 들어섰고, 산업을 이해하지 못한 오너들이 충분한 역량보다 구미에 맞는 이들을 총괄의 자리를 내주며 호텔리어 경력의 정점에 있어야 할 총지배인의 자리부터 구조적으로 흔들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덧붙여 그는 “게다가 총지배인을 평가해야 하는 오너들이 호텔 출신이 아니다보니 낮은 급여, 빠른 교체 등 총지배인의 역량대비 충분한 처우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총지배인에 대한 가치와 프라이드가 떨어지고 있다. 권한은 주지 않으면서 책임만 지라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한편으로 박 총지배인도 “현재도 물론이지만 앞으로의 총지배인들에게 요구되는 역량은 다양한 경험이라고 본다. 나 또한 세일즈 출신으로 총지배인에 올랐지만 재무와 재경, 인사, 총무, 회계 등 총지배인이 기본적으로 알고 있어야할 부분이 상당히 많다. 이렇게 여러가지 요소를 이해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이러한 실무 경험들을 현장에서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익혀야 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호텔에서 직원들이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갈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양적 팽창과 질적 성장의 갈래에 놓이다

불과 20년 동안 총지배인의 변화만 보더라도 업계에 많은 일들이 있었다. 총지배인의 역할이 다변화됐고, 거꾸로 되짚어보니 이는 그만큼 더 많은 니즈의 고객을 수용하기위해 포트폴리오를 넓힌 업계의 당연한 수순이었다. 물론 그동안 거듭 업계의 병폐로 이야기해왔던 양적인 팽창 속 질적인 성장의 부재와 같은 문제는 호텔뿐만 아니라 총지배인의 현주소에서도 발견됐지만, 모든 총지배인들이 하나같이 입을 모아 이야기 하는 것은 또 다른 성장으로 가기 위한 과도기에 놓여있다는 것. 그리고 이를 바른 방향으로 해결해나가는 것도 총지배인들의 몫이라는 점이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새로운 니즈가 생겼고, 그만큼 총지배인의 다변화된 역량이 주목받게 된 것도 하나의 기회로 작용되고 있다. 비즈니스 세일즈 능력도 중요하지만, 호텔이 추구하는 가치에 따라 재무, F&B, 인사 등 다양한 총지배인의 역량을 고려한 운영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는 점은 그만큼 호텔이 천편일률적인 모습에서 탈피해 스스로의 색깔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규모가 크고 작음을 떠나 휘하에 여러 직원을 거느리고 한 호텔을 운영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코로나의 여파로 짊어지고 있을 짐이 누구보다 무거울 총지배인들의 걸음이지만, 그럼에도 계속해서 호텔업계를 이끌어갈 수장으로서 앞으로도 다채로운 활약을 이끌어내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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