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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14 (목)

칼럼

[이효상의 Hotel Architectural Design Guide] 건축가의 호텔이용 후기 -코트야드 메리어트 수원



호텔건축 설계를 진행하면 다른 용도의 건축설계를 할 때와 비교해 몇 가지 장점이 있다. 우선, 디자인을 하면서 공사비에 대한 부담이 덜 하다는 것이다. 일반인들이 생각하기에 건축가가 건축물을 설계할 때 디자인적인 측면만 고려한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보통의 건축물들은 대부분 초기에 산정된 사업공사비의 범위 내에서 디자인과 마감 재료(Material)를 결정해야 한다. 때문에 계획단계에서 결정된 내용들이 공사용도면(실시설계)을 작성할 때 비용을 고려해 바뀌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되곤 한다. 

반면, 호텔은 일반고객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는 특성이 감안돼 비교적 원 디자인과 재료들에 대한 의사결정이 최종까지 유지되는 비율이 높은 편이다. 

또 다른 장점을 꼽자면 건축물이 완성되고 나서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다는 점이다. 건축물이 완공되기 전까지는 현장방문을 주기적으로 하면서 많은 협의가 진행되지만 막상 건축이 끝나면 디자인을 담당한 건축가 역시 자유롭게 찾아가기 어려운 용도의 건축물들이 꽤 있다. 주택, 연구소, 오피스 등의 용도들은 막상 지어지고 나면 프라이버시나 보안 등의 이유로 방문할 때 꽤나 여러 가지 절차를 거쳐야 한다. 
올해 1월 그랜드 오픈한 코트야드 메리어트 수원은 2016년 03월부터 2018년 10월까지 32개월에 걸쳐 건축설계가 진행, 건축물이 지어지는 동안 주기적으로 방문한 현장협의 기간까지 고려한다면 거의 만 4년이 소요된 프로젝트다. 



주출입구 & 캐노피
과거 칼럼에서도 여러 차례 언급한 것처럼 건축가가 전체적인 호텔 건축물의 조형과 더불어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은 주출입구와 ‘캐노피(Canopy : 출입구 위쪽을 가리는 지붕)’이다. 필자가 이 영역을 디자인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은 가급적 별도의 캐노피를 설치하기 보다는 건축물의 메스(Mass : 물체의 덩어리)를 돌출시켜 그 하부가 캐노피 역할을 하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다. 2018년 오픈한 동일한 브랜드의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보타닉파크의 주출입구 캐노피 디자인의 경우 2층에 들어서는 중연회장을 돌출시켜 캐노피를 구성한 한편, 이번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 수원의 경우는 2층에 들어서는 레스토랑이 그 역할을 대체한 셈이 됐다. 캐노피 하부에 들어가는 조명의 경우 서울 보타닉파크의 경우 광천정을 균일하게 구성한 한편, 수원은 Dot Pattern을 불규칙하게 구성해 야간에 좀 더 화려한 호텔 출입구의 이미지를 연출했다. 디자인할 당시만 하더라도 실제 라이팅과 함께 연출됐을 때 어느 정도의 효과가 나올지 궁금했는데 막상 실물을 보니 생각했던 것 보다 화려한 분위기가 연출돼 개인적으로는 가장 마음에 드는 공간이었다.  

  

Suwon Kitchen & Grand Stair
호텔 프로그램에 대해 위 치를 결정하는 초기 계획 단계에서 가장 큰 고민은 뷔페 레스토랑(Suwon Kitchen)의 위치를 어디에 놓을 것인가였다. 땅의 크기와 전통적인 호텔의 구성을 고려한다면 2층에 위치하는 것에 큰 이견이 없었지만, 마음 한켠의 계속되는 고민은 호텔 F&B 수익성 저하에 대한 부분이었다. 이에 대한 보완책으로 구성한 아이템이 호텔 후면출입구를 들어오면 2층으로 바로 접근할 수 있는 Grand Stair 설치였다. 후면 출입구가 대규모 주거 군에 접해 있기 때문에 이 고객들에 대한 접근성이 필수라고 생각했다. 땅의 크기가 여유 있지 않은 관계로 굳이 엘리베이터 외에 Grand Stair가 필요한지에 대한 이견도 있었지만, 건축가의 고집을 사업주 측에서 수용한 사례였다. 방문했을 때는 주거 건축물들이 아직 공사 중인 관계로 후면 출입구 쪽은 닫혀 있어 Grand Stair에 대한 활용성을 직접 느끼기는 어려웠다. 이 부분은 좀 더 시간이 지나서 판단할 부분으로 생각된다.

Executive Floor Lounge
코트야드 브랜드에 필수 부대시설로 들어가는 E.F.L은 호텔 최상층에 위치해 있다. 시티뷰와 Outdoor Deck을 통해 일부 광교 호수공원을 조망할 수 있는 공간이다. 코트야드 브랜드는 국내에서 비즈니스의 대명사로 인식돼 있고 E.F.L 역시 이를 지원하는 공간이지만, 최근 레져나 가족단위 이용객들의 증가로 좀 더 다양한 용도로 쓰이고 있다. 실제로 괌에 있는 몇몇 특급호텔을 방문해서 E.F.L을 둘러봤을 때 가족단위 고객들로 밀집해 있는 것을 보고 놀랐던 기억이 있다. 호텔을 이용하는 고객의 변화에 따라 전통적인 공간의 역할 역시 변화 한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고, 국내 호텔의 E.F.L 역시 이런 변화가 조금씩 나오고 있다. 날씨가 아직 풀리지 않고 인접한 주거 군들이 공사 중인 관계로 Outdoor Deck이 조금은 어수선한 느낌이였지만, 이 부분 역시 시간이 좀 더 지나 다시 와 본후 판단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꽤나 많은 호텔설계를 했다고는 해도 지어지고 나면 늘 부족함을 느끼게 되는데 그만큼 호텔건축이 어렵고 변화를 계속 고민해야 하는 분야란 것을 절감하게 한다.

     

이효상

(주)간삼건축 호텔그룹 상무


공간적인 특성 및 전문화가 요구되는 간삼건축의 호텔설계를 전담하고 있으며 주요작품으로는 명동성당 종합계획(1단계), 홍천 블루마운틴 CC 클럽하우스, 알로프트 서울 강남,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보타닉 파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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