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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19 (화)

호텔&리조트

[Hotel Grade Story] 오갈 곳 없는 중소형호텔, 내실 다져야 - ②


고질적인 문제점, 콘텐츠 부재


대부분의 중소형호텔이 밀집지역에 위치해 가성비만을 강점으로 내세우기 때문에 비즈니스 고객은 가장 가성비 높은 호텔을 찾게 되고, 가격경쟁은 심화된다. 게다가 필수 부대시설만을 유치하고 인건비를 절감해 가격을 낮췄다는 장점은 오히려 독으로 돌아왔다. 객단가는 더 이상 낮출 수 없고,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에 한계가 찾아왔기 때문이다. 오늘날처럼 호캉스를 누리는 고객들의 추세에 더 이상 따라갈 수 없게 된 것이다. 글로벌 관광산업의 상승세와 여가문화 개발에도 중소형호텔이 그간 호황을 누리지 못했던 이유다. 점유율이 높아지기 위해서는 비즈니스 지역 개발이 되거나 MICE 인프라가 발달해 행사가 많아지기를 바랄 뿐이다. 이런 문제는 현재 코로나19와 같은 특수상황에 빠르게 대처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기도 하다. 특급호텔에서 발 빠르게 호텔 레스토랑을 HMR상품으로 전환하고, 패키지 상품을 개발하는 것과 다르게 중소형호텔에서는 상품을 개발할 인력조차 모자라기 때문이다.


비즈니스 특혜 없는 비즈니스호텔
콘텐츠의 부재는 중소형호텔이 호텔업계에서 정확한 포지셔닝을 할 수 없다는 문제로 이어진다. <호텔앤레스토랑> 2018년 9월호에 게재된 ‘가성비만 내세우는 중소형호텔 재정비가 필요하다’ 기사에 실린 IHM 신재원 대표의 인터뷰에서 그는 100의 여행객을 두고 봤을 때, 70~80의 여행객을 중소형호텔에서 커버해 줘야 한다고 말한다. 영국의 경우 숙박은 저렴한 호텔에서, 식사와 관광은 알차고 고급스럽게 하는 계층을 겨냥한 버짓 호텔(Budget Hotel)이, 미국의 경우 공항과 대도시 외곽지역의 간편한 서비스와 숙소 위주 영업의 이코노미 호텔이 중소형 호텔의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리고 이 개념이 소비자에게도 자명하게 인식돼 있으며 호텔 등급에 대한 명확한 인식이 구분돼 있다. 하지만 한국 호텔 소비자는 호텔업 등급제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갖추지 못해 ‘호텔’은 곧 ‘럭셔리’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중소형호텔을 이용하며 풀 서비스를 찾는 오류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런 인식 속에서 중소형호텔이 비즈니스 고객에게 비즈니스 편의를 제공하지 못하고, 관광객에게 관광 편의를 제공하지 못한 채, 가성비만 내세운다면 고객들은 중소형호텔보다 가격이 저렴한 모텔을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마케팅 전문 인력, 필수로 자리 잡아야
중소형호텔의 또 다른 문제는 콘텐츠와 강점을 보유해도 이를 활용할 마케팅 전문 인력이 없다는 점이다. 단적인 예로 호텔업 등급결정사업에 소개된 서울시 1성급 호텔의 대부분이 대표사진을 업데이트하지 않고, 그중 대다수가 홈페이지를 보유하지 않은 채 OTA에만 등록돼 있다. 마케팅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중소형호텔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의 SNS를 활용해 가심비 높은 호캉스를 누리는 밀레니얼 세대들에게 접근성이 떨어져 타깃이 제한돼있다는 것 또한 단점으로 꼽힌다.

  

중소형호텔 돌파구, 어디서 찾아야 하나
중소형 호텔들의 아이덴티티가 명확하지 않다는 문제점은 이전부터 지속돼왔다. 지난 1998년 2월호의 ‘작은 것이 강하다 – IMF시대를 살아가는 서울 중·소호텔들의 현주소’ 기사에 따르면 강남 중소호텔의 한 지배인은 “중소호텔들은 특급호텔 흉내를 내서는 결코 이길 수 없다. 중소호텔은 나름대로 장점을 살려 틈새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것이 가장 좋은 전략”이라며 언급했다. 1999년 10월, ‘중저가호텔업 투자 활기 띤다 – 신라, 롯데, 앰배서더그룹, ATM 등 체인사업에 나서’ 기사에서 또한 ATHM 측의 관계자가 “중저가 호텔은 부대시설 위주가 아닌 객실이 주 상품이기 때문에 특히 외국인들에게는 국제적인 브랜드 이미지의 중요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 예로 SLH(Small Luxury Hotels of the World)가 있다. 브랜드 SLH는 규모가 작은 최고급 호텔을 콘셉트로 하는 럭셔리 호텔 연합 브랜드로 전 세계에 520여개의 인증 호텔이 있는데, SLH는 이 멤버 호텔에게 글로벌 예약망을 제공하고, OTA, 여행사와의 DB공유를 통해 브랜드만의 접근성을 확보시킨다. 낮은 가격으로 경쟁력을 갖춘다는 개념에서 벗어나, 작고 퀄리티 있는 콘셉트로 차별점을 둔 것이다.

   

협업과 상생, 중소형호텔만의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 개발해야
2001년 3월호, ‘무너지는 중소호텔시장 부활은 없나’ 기사에서 경희대 관광학부 한진수 교수는 중소호텔의 의견교환을 통한 협업이 구축돼야 한다고 말했다. 중소호텔이 공동구매, 공동광고로 비용을 절감해야 콘텐츠가 생기고 홍보 플랫폼에 진입할 수 있다는 것. 특히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중국에서 추진된 직원 공유 모델이 안정화 된다면 중소형호텔에서도 포괄적으로 적용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특급호텔에 비해 객실이 적은 중소형호텔에서는 서로를 경쟁상대로만 볼 것이 아니라, 협업하는 차원에서 공존해야 한다.

또 다른 전략으로, 2019년 5월호, ‘심플하게, 겸손하게, 솔직하게 Downplay Marketing’ 기사에서 소개된 다운 플레이 마케팅이 있다. ‘진정성 마케팅’의 저자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김상훈 교수는 중소형 호텔들에게 로고를 축소하거나 브랜드를 가리는 등 실용성을 강조한 ‘다운 플레이’ 마케팅이 적합하다고 얘기했다. 현실적으로 마케팅 전문 인력이 부족하다면, 럭셔리 호텔보다 부족한 점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중소형 호텔이 특화된 점을 어필해야 한다는 것이다.



COMMENT



"과감한 시도로 틈새시장 공략해야"
더 스프라지르 서울 명동/동대문, 프레사인 서울 명동 김선경 총괄총지배인

Q. 중소형호텔들이 호텔업계에서 어떤 포지셔닝을 취해야 한다 생각하는가?
틈새시장의 공략이 중요하다. 규모가 작기 때문에 오히려 과감한 시도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위기뿐만 아니라 기회로 다가올 수 있다. 내국인 위주의 시장에서 다양한 상품과 구매력을 갖춘다면 충분한 경쟁력을 보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규모가 작고 비용적으로 효과적인 시도를 할 수 있는 SNS 마케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Q. 중소형호텔이 특급호텔과 경쟁하기 위해서 필요한 노력이 있다면?
상품의 다양한 시도다. 특급호텔의 경우 상품 하나를 만들기 위해 비교적 많은 시간과 노력, 브랜드 프레임 등 고려해야할 것이 많지만 중소형호텔의 경우 충분한 시도로 반응을 볼 수 있다. 시장의 규모만을 믿고 따라 하기 식으로 운영하기 보다는, 호텔의 컨디션과 타깃층, 호텔의 장단점이 돋보이는 운영이 필요하다. 외국인 위주의 특급호텔보다 외국인, 내국인을 전부 공략할 수 있는 마켓으로 발전할 수 있다. 최근에는 게스트 하우스에서도 좋은 상품이 많이 출시되기에, 순수한 아이디어의 싸움도 필요하다. 

Q. 콘텐츠의 부재는 이전부터 언급돼왔던 문제다. 해결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호텔의 장·단점을 가장 잘 아는 운영진이 장점을 내세우기보다 호텔업계의 트렌드에 따르려는 경향이 강해 콘텐츠의 부재를 낳고 있다고 생각한다. 콘텐츠의 특성이나 고민 없이 시장만을 믿고 운영하기엔 현재로서 리스크가 너무 많다. 당장 직면한 코로나19 사태가 지나가더라도 또 다른 코로나는 앞으로도 지속해서 찾아올 것이다. 찾아올 어려움에 대비해 호텔이 가진 상품과 고객의 니즈를 명확히 알고 ‘나만의 상품, 우리만이 가진 고유의 콘텐츠’를 준비하지 않으면 앞으로의 미래를 거머쥘 수 없을 것이다.



내실 있는 중소형호텔로 인식 개선해야
일반 소비자들이 호텔 예약 시 가장 많이 활용하는 OTA에서 관광공사의 등급 대신 자체적으로 평가한 등급을 명기해 놓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는 일반호텔과 관광호텔이 혼동될 수 있으며, OTA에 호텔업 등급제의 별등급이 노출이 되지 않아 공신력을 잃고 있는 추세다. 심지어 최근에 들어서는 고급모텔에서 스낵바, OTT 서비스, PC 등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중소형호텔과의 차이는 유명무실한 상태다. 2000년대에 비즈니스호텔이라는 명칭을 갖고 있던 특급호텔들은 비즈니스 고객을 위한 객실 상품을 충분히 보유했다. 당시 최고의 서비스라 말할 만큼 시설 개보수 및 인터넷 환경 구축, 비즈니스 센터, 기자재 대여 서비스 등 비즈니스 고객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비즈니스 센터에서 통·번역 서비스와 워드 프로세싱, 명함 제작까지 가능했다. 현재 비즈니스호텔로 자리매김한 중소형호텔이 지향할 점은 바로 이런 타깃팅과 타깃에 특화된 서비스다. 

해외 비즈니스 문턱이 낮아져, 경영자급이 아닌 일반 비즈니스맨을 타깃으로 한다면, 그들이 원하는 서비스가 무엇일지 분석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국의 호텔업계는 아직 성장 중이고 소비자들의 인식은 더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만큼, 내실 있는 콘텐츠 개발과 홍보를 통해서 한국 중소형호텔만의 차별화된 아이덴티티가 자리 잡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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