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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23 (금)

투어리즘&마이스

[Corona Issue] 집합과 비즈니스 사이 코로나19 딜레마에 빠진 MICE - ②

대면 비즈니스의 꽃, 어떻게 다시 피워야하나

  


MICE에도 비대면 적용되나
뉴 미팅테크놀로지에 관심 뜨거워

지난 5월 22일, ‘2020 부산 MICE 얼라이언스(BMA)’에서 ‘지속가능 MICE와 테크놀로지’를 주제로 한 포럼이 개최됐는데 이때 모든 이들의 이목을 끈 획기적인 이벤트가 있었다. 바로 엠더블유네트웍스 성민욱 대표가 실시간 홀로그램 생중계를 통해 등장한 것이다. 코로나19로 대면 비즈니스에 대한 고민이 많은 MICE 업계에 새로운 솔루션을 제시하는 미팅테크놀로지였다. 이미 코로나19 여파로 각국 정상회의를 비롯해 2020 도쿄 올림픽 연기에 대한 결정을 다자간 화상회의로 대체하는 것은 익숙한 풍경이 됐지만 홀로그램 생중계는 처음이었다.


한편 해외에는 더욱 기발한 미팅테크놀로지가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지난 3월 19일 VR 공간에서 열린 ‘바이브 에코시스템 컨퍼런스(V²EC)’에서 55개국 2000여 명의 참석자가 각자 회사나 집에서 아바타의 형태로 행사에 참여해 진풍경을 보였다. V²EC는 대만의 VR 생산업체인 HTC사가 매년 주최하는 오프라인 VR 컨퍼런스지만 올해는 대면 컨퍼런스가 어려워지자 VR 공간에서 개최한 것이다. 가상공간은 오프라인 행사장을 실제와 같이 컴퓨터 그래픽으로 구현해 생동감을 더했다. 해당 컨퍼런스는 신선한 방식으로 비대면 컨퍼런스 대안을 선보인 것은 물론, 시간, 공간이 절약되고, 모든 회의 내용을 저장할 수 있어 추후 참석을 못한 사람이 참여하거나, 다시보기가 가능하다는 점 등을 자랑하며 성황리에 마무리 됐다. 이렇듯 앞으로 화상을 포함한 VR, 홀로그램 등 비대면의 한계를 넘어선 신기술이 계속해서 탄생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콘래드호텔 송 차장은 “근 몇 년 간 이미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비즈니스 비용, 출장비 예산을 줄이는 추세가 지속되고 있었다. 그러면서 온라인 비즈니스, 비디오 컨퍼런스 시스템을 갖추고 있던 상황이었는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더욱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트래픽이나 커넥션의 더 큰 수용력을 갖추기 위해 기존 오디오나 비디오 설비는 물론 IT 기기까지 업그레이드를 실시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벌써 굵직한 IT 기업들을 중심으로 적용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앞으로의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하늘길 뚫어야 재개 가능한 MICE
관광업계의 경우 해외 관광객의 부재를 내수 관광 활성화로 돌파구를 찾는다지만 사람과 물자가 모여야 빛을 발하는 MICE 산업은 현재 선제적으로 해결돼 줘야 할 이슈들이 있다. 먼저 가장 많은 이들이 입을 모아 이야기하는 입국제한 및 2주간의 격리 조치다. 콘래드호텔 송 차장은 “간혹 정말 중요한 비즈니스가 있는 경우 몇몇 출장자들이 오가고 있는 듯 보이지만 여행관련 규제가 있으면 호텔 MICE든 컨벤션 MICE든 세일즈 담당자들이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것들이 없다. 호텔은 그나마 호캉스로 내수관광객 수요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해도 MICE 업계가 전반적으로 회복되려면 공항이 재개되는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마이스융합리더스포럼 진홍석 회장(이하 진 회장)도 “아무리 컨벤션이나 전시 행사장에서 열화상 체크를 하고 방역에 힘쓴다 하더라도 2주간 격리가 있는 한은 어렵다. 앞으로는 3년 주기로 이러한 위기에 노출된다고 하는데, 이제는 아예 입국을 전면 폐쇄할 것인지, 아니면 필요한 경우에 한해서는 한정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든지 대안을 생각해야 될 때가 온 것”이라면서 “이를테면 2주 격리를 패스트트랙(Fast Track)으로 운영하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다. 보통 코로나19 검사에 소요되는 기간이 3일이라고 하면 출국 3일 전에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검사하고, 검사 결과 이상소견이 없으면 정부에서 보증서를 발급해주는 것이다. 그렇게 보증서를 지참하고 있는 여행자에 한해서만 공항에서 출국을 허용해 준다면 예전처럼 그룹 관광은 아니더라도 정말 필요한 비즈니스나 MICE 행사, 스페셜 목적의 소규모 관광 정도는 풀어갈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이야기한다.




집단감염 우려로 행동의 제약 많아
신천지, 이태원클럽, 쿠팡 물류창고 등 인원이 밀집된 공간에서 집단감염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자 정부는 지자체를 중심으로 ‘집합제한’ 명령을 내리기 시작했다. 다양한 지역에서 모인 인원들의 대규모 감염에 따라 우려했던 지역사회로의 전파가 이뤄지자 이를 적극적으로 차단하려는 노력인 것이다. 서울관광재단의 김 팀장은 “MICE 업체로부터 집합제한 명령에 대한 문의가 많다. 이를테면 몇 명까지 허용이 되고, 권고에도 불구하고 강행했을 때는 어떤 불이익이 있는지, 권고사항을 지키려면 어떤 방역 수칙을 지켜야 하는지 등이다. 문의 내용에도 포함돼 있듯 집합제한 명령은 권고사항이지 금지는 아닌 정도”이라고 전하며 “센터에도 문의를 많이 주시는데 명확한 답변을 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서울에서 열리는 MICE 행사에서 주최 측, 행사장, 참가자들이 지켜야 하는 기본 수칙을 정리한 가칭 ‘MICE행사 안전 운영 매뉴얼’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주최측이 꼭 준비해야 하는 체크리스트를 만들어서 안전한 행사로 치를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려고 한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 6월 5일, 서울시치과의사회가 주최하는 ‘제17회 서울국제치과기자재전시회(SIDEX 2020)’에 대해 서울시가 행사 하루 전 급하게 집합제한 명령을 내렸다. 해당 전시회는 참여 의사를 밝힌 의사만 7000명이 넘는 대규모 행사로 서울시는 “최근 수도권 내 코로나19 집단 발생으로 지역감염 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대규모 전국 행사 진행은 보건 의료인으로서 적절치 않은 처사”라며 명령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집합금지’ 명령이 아니기 때문에 사실상 주최 측에 제한할 수 있는 것은 없고, 정확한 방역수칙 준수를 요구할 뿐이었다. 정부가 제시한 수칙으로는 △출입자 명부관리 △출입자 및 종사자 증상확인 △유증상자 출입금지 △마스크 착용 △방역관리자 지정 △시설 소독 및 환기 △손소독제 비치 정도.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대면 비즈니스가 중심인 MICE 산업에서 아무리 수칙을 주최 측에서 준수한다고 하더라도 사실 개개인의 통제까지 일일이 나설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결국에는 아무리 좋은 정책을 만든다 해도 참여하는 이들이 따라주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라는 이야기”라면서 “그런데 정부는 혹시라도 감염자가 발생한다면 주최 측에 구상권을 청구하겠다고 한다. 행사가 열리면 구와 합동으로 현장 방역 수칙 준수 여부를 점검한다고 하는데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경제는 경제대로 힘들어지고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말리지는 못하겠고, 시민들의 눈치는 보이고, 결국 주최 측에 책임을 전가하고 있는 꼴이다. 차라리 현실 가능한 대안이나 제대로 된 가이드로 업체들의 혼란을 줄이는 쪽으로 행정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외국인 중심의 불분명한 MICE 정의도 문제
“국내 MICE 산업은 시작부터 잘못됐다. 한국관광공사가 제시하는 MICE 정의에 따르면 외국인이 꼭 행사에 참여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러니 지금과 같은 팬데믹 상황에서 MICE 업계가 지원 받을 수 있는 제도가 아무것도 없다. 애초에 ‘컨벤션(Convention)’을 국제회의로 번역한 것부터가 잘못 꿴 단추다.” 한국마이스융합리더스포럼의 진 회장은 이야기한다. MICE는 지식집약적 산업으로 도시와 공간을 제공하고, 그 속에서 정보와 아이디어를 교류, 현 상황에 위급한 현안을 다루는 등 공익적 생산 활동이 주를 이루는 산업인데 그런 활동들로 파생되는 부수적인 ‘부가가치창출’에 너무 집중돼 본질을 잃었다는 이야기다.


한편 스포츠조선에서 진행한 ‘포스트-코로나(Post-Corona) 시대 MICE 산업의 대응전략과 과제’ 전문가 좌담회에서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컨벤션이벤트 경영학과 윤은주 교수도 “MICE 업계 지원금 제도는 업계의 특성을 반영해 보다 융통성 있는 제도로 운영되면 좋을 것 같다. 현재 법에서 정의내린 것은 반드시 외국인 참가자가 있어야 국제회의로 인정받고 있는데 이는 코로나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어려운 경우가 많다.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하이브리드형 혹은 온라인 형태로 행사가 개최되지만 국내에서는 국제회의로 인정받지 못하는 관계로 지원금 대상에서 제외된다. 가령 이미 지원금 대상으로 선정 됐더라도 외국인이 150명 이상 없으면 내국인이 1000명 모여도 지원금을 받을 수 없다는 얘기”라며 “한시적으로라도 이 부분은 외국인 참가에 대한 정의를 조정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정의가 불분명하니 산업 내 속하는 업종의 카테고리가 정확하지 않은 점도 문제다. 때문에 MICE 산업에 대한 통계도 산출되지 못하고 전반적인 피해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도 부족한 상황이다. 서울관광재단 김 팀장은 “MICE는 대표적인 융합 산업이어서 해당 업종이 법적으로 명확히 분류돼 있지 않다. 국제회의기획업과 전시기획업 정도가 MICE 업으로 분류되고 그 외에 MICE 행사를 위한 각종 지원분야, 이를테면 디자인, 장비설치, 통번역, 기념품 제작, 식음료 등등이 모두 각각의 해당산업으로 분류돼 있다. 이렇다 보니, MICE업계를 지원하기 위한 사업을 함에 있어서도 어느 산업까지 포함해야 하는지를 고민할 때가 있고 지원을 받는 사업체도 해당되는지 모르거나 헷갈려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MICE를 산업적으로 육성하려면 법 제도가 뒷받침돼야 하고, 그런 측면에서 MICE의 범위를 재정의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대면 비즈니스의 중심 기능은 유지될 것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그리고 MICE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야 빛을 발하는 산업이다. 실컷 2~3시간 동안 화상회의를 하고 ‘자세한 건 만나서 논의해보자’고 끝맺는 것은 비대면 기술이 아무리 좋아졌어도 만나서 직접 눈으로 보고, 듣고, 만지고, 상호작용하는 것을 완벽히 대체하기는 힘들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MICE 재개를 위해 모두가 외치는 것은 철저한 방역이다. ㈜파르나스호텔 객실세일즈팀 박금나 팀장은 “K-방역이 데스티네이션으로서 한국 MICE 시장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주기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고 있는 해외 기업 담당자들과 이야기를 해봐도 한국 방역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높다.”면서 “현재 대부분의 세계 MICE 행사가 연기돼 있는 상황으로 이번 년도에 행사 진행이 불가하다고 하면 내년 행사 개최지를 다시 지정해야 하는데 이때 눈여겨보고 있는 국가로 우리나라가 많이 거론된다고 한다. 특히 싱가포르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던 행사 쪽에서 한국에 대한 문의가 많다고 해 앞으로 수도권 확산세만 조금씩 관리하면 K-방역을 중심으로 새로운 MICE 브랜드가 생길 수 있는 긍정적인 기회가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한국마이스융합리더스포럼 진 회장도 MICE에 있어 비대면이 대면을 대체할 수는 없을 것이라 이야기한다. 그는 “최근 VR 컨퍼런스를 주최하는 곳들도 많아지고 다양한 미팅 테크놀로지가 개발되고 있다.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는 것은 산업이 발전되는데 있어 긍정적인 일이다. 그러나 문제는 로지스틱(Logistic)이 발생하지 않는 데 있다.”면서 “경제적 파급효과는 사람이 ‘이동’을 해야 일어난다. 최근 SM 엔터테인먼트에서 유로 온라인 공연을 성공적으로 했다고 들었는데 SM 콘서트의 경우에는 경제적으로 물자가 이동했으니 어느 정도 성공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그 기여도는 상당히 한정적일 것이다. 앞으로 이런 부분들을 눈여겨봐야 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상황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해결해야 할 일은 많지만, 위기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동안 문제였던 것들이 수면 위로 오르기 마련이다. 팬데믹 상황보다 더 비극적인 것은 이 재난상황을 어렵게 극복하고 나서도 변한 것이 없는 미래다. 그래도 K-방역으로 새로운 국가 브랜드 창출이 목전에 있고 세계적인 관광, MICE의 표본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왔다. 무엇보다 업계의 적극적인 연대가 필요한 시점. MICE의 근본적 기능인 우리 집단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아 MICE의 새로운 도약이 이뤄지길 바란다.



“잘못 꿰져 있던 MICE 단추,
이번 기회를 통해 근본적 접근 이뤄야”
(사)한국마이스융합리더스포럼 진홍석 회장


Q  코로나19로 MICE 산업 전체가 힘든 상황이다. 국내 MICE 산업이 흔들리는 근본적인 원인을 MICE를 바라보는 시각에 있다 이야기 했는데 이 부분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 한다면?
A  MICE의 기본적인 역할은 사람들이 모여 자신들의 의견을 개진하고, 이를 하나의 뜻으로 모아 주창하는 것,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어떤 제도나 정책을 새롭게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그런데 MICE를 통해 이야기하는 주제가 국내에 한정돼 있지 않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외국에서 오는 참석자가 생기고, 그러면서 항공과 숙박을 이용, 체류하면서 그 주변상권을 이용하는 경제적인 파급효과가 발생하게 된다. 그러나 국내는 MICE 산업을 문화체육관광부가 관장하고 있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관광의 일부로만 보는 경향이 있다. 즉, MICE를 통해 창출되는 부가가치와 경제적 파급효과를 MICE가 가지고 있는 본연의 기능보다 먼저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비교적 소비 파워가 큰 외국인 참가자가 들어와 관광에 돈을 쓰는 것이 중심이 되는 모양새로 잘못 정착이 됐다고 생각한다.

Q  그러한 의미에서 MICE가 갖춰야 할 기능은 무엇인가?
A  MICE의 근본적인 기능은 사람들을 의견을 도출하고, 원하는 제도를 다져나가는 ‘사회적 기능’이다. 팬데믹 상황이 되며 사회 곳곳에서 부조리한 것들에 대한 불만이 반사회적 성향, 폭동 등으로 표출되고 있다. 조지 플로이드 사건만 봐도 그렇지 않나. MICE는 이런 것들에 대한 창구, 채널의 역할을 해야 한다. 우리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지속가능하게 살기 위해서는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 이런 것들을 평화적으로 논의하는 장치인 것이다. 

관광으로 파생되는 부가가치에 제 기능을 잃은 국내 MICE는 사회적인 역할을 못 한 채 관광의 일부로만 보기 때문에 낼 수 있는 목소리가 미약하다. 사회가 진보하고 발전하려면 MICE의 역할이 중요하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수면 위에 오르게 된 MICE의 민낯은 근본적 기능으로의 회귀를 통해 가꿔야 한다. 그것이 바로 본인이 주창하는 「MICE 5.0」이다.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때 MICE의 중요성을 인정 받게 되고 대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요즘과 같은 언택트 상황에 버츄얼 미팅으로는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 할 수 없는 MICE 산업에 경제적 가치만을 염두에 둔다면 산업의 위상이 흔들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Q  MICE의 정의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많은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A  일반적인 사람들에게 MICE에 대한 정의를 물어보면 ‘국제회의’라고 답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국제협회연합(UIA), 세계국제회의전문협회(ICCA), 아시아국제회의협회(AACVB) 등 관련 국제기관에서 정의하는 국제회의에 대한 기준이 다 다른 상황이다. 때문에 MICE에 대한 통계도 정확하게 잡히지 않는 문제가 생기다 보니 이에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정의가 있어야겠다 판단한 세계관광기구(UNWTO)는 UNWTO와 ICCA, Reeds Travel 등을 중심으로 한 프로젝트를 통해 MICE 산업을 ‘Meetings Industry’로 정의하자는 결론을 내렸다. 10명 이상의 사람들이 모여 4시간 이상, 유료 시설을 사용하는 것을 최소 기준으로 해 MICE를 정의한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대부분의 정부와 지자체는 UIA 기준을 따르고 있다. 

제대로 된 정의가 중요한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측정(Measurement)’ 때문이다. 우리 산업이 목표한 바대로 잘 발전해가고 있는지 그 척도를 개발하기 위해 올바른 정의가 중요하다. 이를테면 서울시가 MICE 행사 유치를 통해 도시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시민의식을 제고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했다면 해당 그 내용을 측정 지수 안에 포함시켜야 한다. 그러나 UIA 기준은 개최건수로만 순위를 파악하기 때문에, 그 행사를 통한 사회적 가치와 부가가치가 얼마나 파생됐는지는 집계가 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UIA 기준으로 서울, 부산과 같은 도시가 MICE 개최지 중 상위에 랭크 돼 있음에도 막상 들여다보면 기반이 약한 구조인 것이다. 따라서 각 도시는 각자가 추구하는 목표와 가치에 따라 자기 도시 고유의 MICE 성과 측정 지수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

Q  결국 MICE 산업도 양적 팽창과 질적 성장의 갭이 문제가 되는 듯 보인다.
A  이는 국내 관광 산업하고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우리 나라는 관광과 MICE 모두 아직 가치사슬(Value Chain)이 성숙돼 있지 않은 산업인 것이다. 그 동안 국내 관광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보다 머리 수 채우는 것에만 급급한 세일즈를 해왔다. 국내 인바운드를 지탱하는 것은 상당 부분 중국인이었고, 중국인의 대부분은 인센티브까지 주고 데려오는 왜곡된 구조 속의 관광객이었다. 이 부분도 깊이 들어가 보면 그 많은 중국인을 한국으로 데려오는 사람들도 결국 중국 사람들이고, 한국에서 쓰는 돈도 알고 보면 중국 회사에 쓰는 돈이다. 입국자수는 많지만 실상 부가가치로 연결되는 것은 많지 않았다는 것이다.

국내 MICE 산업의 기반이 약한 이유를 여기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MICE를 관광의 일부로 보는데 국내 전체 GDP에서 MICE의 기여도는 0.49%밖에 되지 않는다. 미국의 경우 2.39%인 것에 비하면 1/5정도에 미치는 수준이다. 한편 관광업의 의존도가 높은 이태리나 스페인 같은 나라들은 관광 산업의 GDP기여도가 10%를 상회하는 곳들도 있으나 우리 나라는 고작 2,8% 남짓이다. 그런 관광 국가들은 국가 경제가 무너지는 것을 볼 수 없으니 관광을 빠르게 재개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 국가 입장에서는 미약한 산업이기에, 국민의 건강과 맞바꿔서까지 적극적으로 이끌고 갈 의지가 없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번 위기에 정부와 업계 전문가들은 머리를 맞대 이 산업이 고부가가치를 띠면서 중장기적으로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산업이 되도록 대변혁이 필요하다. 본인을 이것을 「관광뉴딜정책」이라 부르고 싶고, 이를 통해 관광마이스산업의 체질과 인프라를 미래지향적으로 대수술을 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Q  그렇다면 질적 성장을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A  오히려 팬데믹과 같은 상황이 기회가 될 수 있다. 위기는 항상 기회를 몰고 오기 때문이다. 당분간 팬데믹의 여파로 단체 인바운드는 수용하지 못하게 됐다. 따라서 이런 시점을 잘 활용해 그 동안 추구했던 럭셔리, 힐링, 의료관광과 같은 ‘SIT(Special Interest Tourism)’을 발전시켜야 한다. 게다가 K-방역에도 많은 곳에서 주목하고 있지 않나. 현재 한국에 대한 평판을 잘 이용해 이것들을 수혜로 작용시키는 지혜와 노력이 필요하다.

MICE 산업은 고용창출에 큰 영향력을 기치는 산업인데 국내는 아이러니하게도 고용유지도 흔들리고 있다. 미국만 보더라도 Meetings Industry가 전체 산업 중 고용창출의 효과가 2번째로 높은 산업에 속한다. 자동차산업보다도 훨씬 위에 랭크 돼 있다. 그만큼 MICE는 중요한 산업이다. 국내에서 고용창출에 집중하겠다 이야기하면서도 정작 어디에 집중해야 할지 모르는 모양새다. 따라서 관광, MICE의 질적 성장을 통해 MICE가 가지고 있는 여러 사회적 기능에 대한 부분이 재평가 돼야 할 것이다.

Q  MICE의 재평가를 위해 요구되는 것이 있다면?
A  이번 코로나 위기를 겪으면서 우리 나라 관광 MICE 산업이 얼마나 취약하고 정부의 관심부터 멀어져 있는지 새삼 깨닫게 됐다. 산업의 기반이 송두리째 흔들리는데 어느 누구 산업의 실상을 제대로 대변하는 기관이나 사람이 없고, 발생하는 분쟁을 조정할 기관이나 리더십은 찾아 볼 수가 없었다. 따라서 이 산업을 총괄해서 위기관리와 중장기 비전을 가지고 이끌어 나갈 컨트롤타워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고용효과가 높은 이 산업의 가치사슬을 제고해 미래의 주력산업으로 키워 나가기 위해서는 통섭적인 접근을 할 수 있는 전문성이 있는 기관이 이끌어 나갔으면 좋겠다.

Q 이번 코로나19 팬데믹을 통해 MICE 산업이 변화해야 할 방향은 무엇이라 보나?
A  이번 위기의 문제는 팬데믹이 경제위기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팬데믹의 영향이 큰 것이다. 이번 팬데믹을 통해 관광과 MICE가 추구해야 할 가치가 확인됐다. 바로 ‘회복성(Resilience)’,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포용성(Inclusiveness)’이다. 이제는 관광을 하더라도 과거처럼 자본주의적 마인드로 자연과 지역사회를 해치는 관광은 안 된다. 이제는 근본으로 돌아가 관광을 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관광객을 받아들이는 사람들, 이들을 중간에 연결하는 사람들 모두가 행복한 관광, MICE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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