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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5 (월)

노아윤

[Column_ 노아윤 기자의 생각 모으기] 기본으로 돌아가기


이번 달 기사를 쓰면서 유난히 많이 거론한 단어가 있다. 바로 ‘정의’다. ‘어떤 말이나 사물의 뜻을 명백히 밝혀 규정함. 또는 그 뜻’은 정의의 정의로, 어떤 일을 시작하기에 앞서 정확한 정의를 이해하는 것은 앞으로 내가 감당해야 할 말이나 사물의 가치를 존중하는 아주 기본이 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2020년의 절반이 송두리째 날아갔지만 하나 얻은 것이 있다면 지나온 과거를 반성해볼 시간이다. 코로나19 변곡점에 놓인 호텔, 관광, MICE업계는 이번 기회를 통해 체질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쉴 틈 없이 변화하는 외부환경과 고객의 니즈에는 발 빠르게 대응하면서 정작 호텔과 관광업계는 직관에 의한 전근대적인 경영방식을 고수했고, 코로나19 위기를 맞이한 업계에 제일의 대안이 될 수 있는 융복합 인재 양성에 어려운 첫걸음을 떼고 있다. 곱하기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융복합의 정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단순히 직원들의 업무를 과중시키는 더하기의 결과를 만들어 온 것이다. 경영자 스스로도 정리가 안 된 융복합 기술을 단순히 트렌드라는 이유로 키오스크와 AI에 적지 않은 돈을 투자했다. 그러고는 기계에 대체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직원들의 불안함은 좀처럼 사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데 기계와 융복합의 시너지를 이뤄야 한다고 주문한다.


관광이 굴뚝 없는 산업이라면 MICE는 마치 도시하나쯤은 거뜬히 살릴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는 듯 신성장동력이라 일컬었지만 결국 MICE의 정의, 근본적으로 갖춰야할 기능은 무시된 채 관광의 일부분으로 휩쓸리고 말았다. MICE의 역할보다 부가가치창출이 우선시됐으며, 부가가치창출은 그마저도 단순히 머리수를 채우는 데 급급한 세일즈에 머물렀다.


관성에 지배돼 있던 체질을 개선하는 일은 자의만으로는 풀기 어려운 난제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우리에게 내려준 과제의 힘은 막강하다. 이번 팬데믹이 경제위기로 번지면서 전 산업에 변화의 소용돌이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그간 일견 복잡해보였던 우리 업계에 당면한 문제들을 하나 둘 해결해야 될 시기를 맞이했다.


허울 좋은 단어일 뿐이라고 생각했던 융복합은 그동안 고루하게 지켜왔던 호텔과 관광 산업 경영에 효율화를 가져다 줄 것이고, 그저 관광의 일부분으로 부가가치창출에만 집중했던 MICE 산업은 우리 사회의 소통구로서 앞으로 더욱 많은 기능을 하게 될 것이다.


코로나19의 비극을 6개월 동안 온몸으로 떠안고 있는 업계지만 더욱 참담한 것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같은 문제와 실수를 되풀이 하는 일이다. 체질 개선을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 무엇이 문제인지, 너무 돌아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면 가장 기본으로 되돌아가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포스트 코로나를 기대하며, 업계가 보다 능동적으로 변화의 물결에 몸을 실을 수 있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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