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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5 (월)

호텔&리조트

[Hotel DNA] 피할 것과 알릴 것 투성인 PR_ 호텔 커뮤니케이션, 잘 하고 있나요? - ②


정확한 정보, 신속한 피드백이 생명
20여 년 전, 뉴욕의 왕궁이라고 불렸던 더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새 전화망이 개설된 즉시 고장이 나 고객들이 외부 전화를 받지 못하게 된 사고가 있었다. 20년 전이었으니 당시 세계 최고의 호텔에서는 15시간 동안 직원들이 고객에게 직접 전화 메시지를 전달하는 19세기식 의사소통 방식이 진행됐었는데, 1800개 이상의 객실이 운영됐던 터라 호텔은 말 그대로 혼비백산이었다.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던 호텔이었기 때문에 이와 같은 기본적인 서비스 오류는 호텔 브랜드 이미지에 충분히 심각한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당시 PR 담당자였던 프란시스 보든(Frances Borden)은 재빠르게 언론에 두 가지 사실을 전달했다. 더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이야 말로 전화 시스템 고장의 피해자며, 오히려 직원들이 42층 호텔에서 고객의 개인적 응급 전화나 메시지 전달을 위해 비번 기간에도 출근해 일할 만큼 영웅적이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 1980년도 더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은 AHMA(American Hotel and Motel Association)에서 수상하는 위기 시 PR 부문상을 받았다.


PR 전략의 기본 공식은 간단하다. 전달하는 메시지는 100% 사실이어야 할 것, 모든 질문에 답을 할 것, 간결하게 전달하고 사적인 의견은 포함하지 말 것, PR의 결과를 항상 확인하고 관계를 확립할 것. 그리고 가장 중요한 원칙은 그 어떤 피드백도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PR이 미디어에 대응하는 일은 기업을 대표하는 입장을 전하는 과정이다. 기자의 질문은 대면이 됐든, 유선이나 문자가 됐든 공문과도 같은 효력이 있다. 따라서 질문에 대해서는 답변을 할 수 없는 상황이거나 답변이 준비돼 있지 않더라도 ‘답변을 할 수 없다’는 입장표명이라도 해야 한다. 질문에 아무런 피드백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당신이 상상하는 것이 다 맞다’고 답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설파하며 “또한 데드라인을 지켜야 하는 미디어를 상대하면서 신속한 피드백을 하지 않는 것도 PR의 치명적인 오류다. 신속한 피드백은 잘못된 것을 정정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준다. 따라서 정성스런 답변보다 신속한 답변이 PR에게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고차원의 커뮤니케이션 전략 요하는 PR
2014년 12월, 대한민국 대표 환대산업 기업인 KAL은 부사장의 갑질로 위기를 맞이했는데, 잘못된 PR 대처로 위기의 상황이 파국으로 치달은 사례로 회자되고 있다. 해당 사실이 뉴스로 방영된 것은 당연한 결과였으나 이후의 대처가 더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 것이다. 정 교수는 “KAL의 사건 이후 어이없는 위기관리 시 PR 행위는 리츠칼튼의 ‘신사 숙녀 정신’과 완전히 대조되는 ‘노예 정신’의 직원들을 적나라하게 노출, 대한민국 재벌 문화의 부끄러운 스토리텔링을 창출했다.”고 지적하며 “당시 KAL의 대응은 조현아 부사장의 잘못으로 비롯된 사태임에도 직원 교육을 강화시킨다든지, 해당 사태로 안전 책임자를 추방해놓고 안전에 문제가 없었다는 변명, 더불어 모든 사과 메시지를 언론이나 대국민에 대한 자리가 아닌 임원회의에서 이뤄진 피상적, 형식적인 태도를 보였다. 모든 인간과 기업은 위기를 맞이할 수 있지만 그 위기를 가장 현명하게 대처하는 방법은 잘못을 솔직히 인정하고 진정성 있는 태도를 갖추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처럼 PR의 역할은 알릴 것을 알리는 것보다 피할 것을 피하는 위기관리의 능력이 발휘될 때 더욱 빛을 발한다. 호텔은 이미지 산업이다. 게다가 전반적으로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바뀌면서 호텔을 찾는 대중들이 늘어나고 있어 구전의 영향력이 큰 환대산업이 노출될 수 있는 위기상황이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미투나 갑질 등의 사회적 이슈로 고객 권한 강화 시대가 조성, 부정적 행동에 대한 고객 집단행동이 빠르게 전환되는 시대 흐름을 맞이하고 있다. 이에 앞으로 위기관리에 있어 PR 전략의 중요성을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필요가 대두되고 있다.



투명해지는 세상 속 PR의 진정성 대두돼
서울신라 호텔은 마이클 잭슨, 알 왈리드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박세리, 안소니 퀸 등 세계적인 유명 인사들을 투숙시키고 이들 VIP가 이용했던 객실과 레스토랑을 구경하는 투어 상품을 개발, 또는 이로 인해 1000명 이상의 고객을 끌어들였다. 또한 마이클 잭슨이 한식당에서 비빔밥을 즐겨먹었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해 같은 달 내국인과 일본인들의 ‘잭슨 비빔밥’ 주문이 전월 대비 200% 신장하는 호재를 누렸다고 한다. 이에 서울신라 호텔은 그동안 유명 투숙객이 남긴 사인 1000여 점을 담은 방명록이 훼손될 수 있음에 대비, 보험까지 가입했다.


나이키의 경쟁사는 아디다스가 아니라 벤츠라고 한다. 벤츠를 타고 이동할 시간에 나이키를 신고 뛰게 하겠다는 것이 그들의 목표였고, 그랬기 때문에 나이키가 판 것은 운동화가 아니라 스포츠 문화였다. 그리고 스타벅스는 커피보다 제3의 장소를, 애플이 IT 기기보다 인간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도구를 팔았다. 이런 브랜드 성장의 모든 과정에는 PR의 꾸준한 노력이 있었다.


한 PR 담당자에 의하면 호텔이 아닌 부서를 홍보하기 위해 부서에서 별도로 PR 전문가를 고용하는 일도 있다고 한다. 기업과 제품에 대한 정보가 필요 이상으로 넘치게 되면서 마케팅의 아버지 필립 코틀러는 그의 저서 「마켓4.0」을 통해 ‘점점 투명해지는 세상에서 진정성은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타깃 고객의 다수는 마케터가 일방적으로 보낸 브랜드 메시지를 스팸으로 간주할 정도로 점점 노골적인 마케팅과 광고보다 PR의 은은한 진정성이 각광을 받는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호텔에서 PR의 가치는 주목받고 있지 못하는 듯하다. 한 특급호텔 홍보담당자는 “계속해서 핸들링해야 하는 온·오프라인 신문사는 늘어나고 있는데다가 SNS 채널까지 다양해지고 있다. 문제는 그러면서 홍보팀에 요구되는 역량이 많아졌는데 인원 충당이 되지 않아 업무가 버거운 상황이라는 점”이라고 꼬집으며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원축소가 이뤄져 홍보와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영역이 더욱 희미졌다. 때문에 패키지 상품을 만들거나 VOC 상담까지 하는 일까지 맡게 돼 온전한 PR에 몰두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결국 실질적인 의사결정권을 가진 경영진들의 PR에 대한 인식과 이해가 기업의 PR 성공 여부를 좌지우지 한다. 경영자들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어떤지에 따라 PR의 기능이 달라지기 때문”이라며 “기업경영에 있어 권한이 강한 관리조직이나 임원일 지라도 PR은 내·외부 전문가에게 권한을 부여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에머슨 케이 파트너스에서 컨설팅을 진행할 때 클라이언트 교육을 진행하는 이유”라고 이야기한다.


아직까지 국내에는 기업과 정부 클라이언트가 요구하는 일에 몰두하는 대행사는 많아도, 이를 주도적으로 설계하고 솔루션을 제공하는 전문회사는 많지 않은 상황. 특히 호텔은 특별한 이벤트나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시에만 프로젝트성의 PR 대행 계약을 맺는 형태로 PR 이 소극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아쉬움이 따른다. 국내에서 PR의 전문성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PR 업계는 물론 미디어와 기업 경영진들의 생태와 인식 변화가 수반돼야 할 터. PR의 영향력이 기업을 넘어 사회 전반에 지대한 파급력을 발휘되는 만큼, 호텔들도 단기적인 이익이 아닌 장기적인 안목을 통해 호텔의 오랜 번영은 물론 사회적 가치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PR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 아닌
 메시지에 대한 믿음을 전달하는 것”
에머슨 케이 파트너스 박기환 대표


Q 에머슨 케이 파트너스에 대해 간단한 소개 부탁한다.
에머슨 케이는 진정한 성공의 의미를 정의한 미국의 사상가 겸 시인, 랄프 왈도 에머슨의 이름에서 따 온 사명이다. 복잡해진 세상에서 PR은 단순한 지지행위 또는 판매기술이라기 보다 사람들이 서로가 더 잘 지낼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오늘날의 PR 전문가들은 대부분 대중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문제에 대해 통찰력있고 가치 있는 정보를 제공, 많은 사람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이에 에머슨 케이 파트너스도 랄프 왈도 에머슨이 이야기한 진정한 성공, 타인과 관계에서 최선을 다하고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드는 것을 실천하고자 한다.


Q 에머슨 케이 파트너스만의 PR 철학은 무엇인가?
PR is Honesty다. 여기서 Honesty는 ‘진정성’으로 해석한다. PR이 곧 진정성이라 이야기하는 이유는 PR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아닌 메시지에 대한 믿음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기업 입장에서 PR은 그들의 평판을 유지하는 하나의 ‘여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PR의 여정은 마케팅이나 세일즈와 다르게 사회문제와 연관이 돼 있다는 점에 큰 차이가 있다. 때문에 PR 담당자들의 윤리 의식이나 홍보 철학이 올바르게 자리 잡고 있어야 PR의 역할이 제대로 관철될 수 있다.


이에 에머슨 케이 파트너스의 기반은 진정성에 두고 대내외적인 PR 활동에 적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클라이언트의 요구 사항에 지나친 약속(Over Promise)을 통한 목표 달성의 실패(Under Delivery)를 지양한다. 일부 PR 기업들이 PR이 미디어라는 제도와 함께 움직이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라는 점을 간과, 계약을 위해 무리한 제안으로 클라이언트와의 관계를 그르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PR 컨설팅은 기업의 내부사정에 눈과 귀가 밝은이들이 필요한 만큼, PR 전문가가 진정성을 기반으로 한 신뢰를 쌓지 않으면 클라이언트와 호흡을 맞추기 어려운 상황이 될 수밖에 없다.


Q 그동안의 PR 레퍼런스 중 괄목할만한 성과 사례를 소개한다면?
PR 프로모션에는 두 가지가 있다. Promotion PR과 Protection PR이다. PR은 가만히 있는 관중을 일으켜 세울 수도 있어야 하지만 열기가 뜨거운 관중들을 가라앉힐 수 있는, 공수가 잘 이뤄져야 전문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


먼저 Promotion PR과 관련해서는 울프강스테이크 하우스와 볼트스테이크 하우스에게 Taste of Cheongdam이라는 콘셉트로 런치 프로모션을 한 일이 있었다. 두 스테이크 하우스 모두 높은 객단가로 디너에만 손님들이 몰린다는 고민을 안고 있어 10만 원 미만대의 런치 프로모션을 제안, 런치부터 미들타임까지 고객을 분산시키고 레스토랑 주위의 직장인 고객까지 흡수할 수 있었다.


두 번째는 Protection PR에 관한 한국후지제록스의 사례다. 최근까지 한일관계에 대한 이슈가 뜨거울 정도로 우리나라에서 일본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평판이 매우 중요한데, 한국후지제록스의 PR을 맡은 10년 간 크고 작은 한일갈등의 이슈가 여러 차례 있어왔음에도 불구하고 부정기사가 언급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오히려 한국후지제록스가 속한 인쇄 산업 발전을 위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 일환으로 서울인쇄문화축제 후원, 갈등의 시기에도 호의적인 언론 노출을 이끌기도 했다.


Q 무형적 특징이 강한 호스피탈리티 산업에서 PR의 역할은 특히 더 중요해 보이는데 아직까지 영향력이 미미한 상황이다. 호텔에 조언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광명의 라까사 호텔 PR을 담당하면서 경험했던 것은 PR의 메시지와 고객의 기대가 일치해야 큰 시너지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호스피탈리티 비즈니스는 매우 보수적인 경영 조직인 경향이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CEO의 호스피탈리티 철학을 자신 있게 표현하고 노출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국내에서 PR의 영역이 다소 가치 절하돼 있는 이유가 PR은 무엇보다 창의성이 요구되는 분야임에도 유교적 사회문화의 뿌리가 깊어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제시하지 못하는 소통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PR의 의사결정은 추측(Guess)이다. 이것을 CEO가 얼마나 믿어주고 힘을 실어줄 수 있느냐에 따라 추측을 실현해 낼 수 있을지 여부가 결정된다. 따라서 CEO의 PR 의지, PR 담당자에 대한 믿음을 토대로 호텔 고객을 사로잡을 수 있는 창의적인 PR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Q PR의 중요성이 조금씩 재조명되고 있다. PR이 제 역할을 오롯이 하기 위해 요구되는 것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결국 종합적으로 각자의 역할에서 본질을 잘 찾아야 한다는 점이다. 만약 기업에서 단기적인 이익을 추구, ROI를 위해 PR을 마케팅 관점에서 바라보기 시작하면 미디어에서 생산되는 콘텐츠가 기업의 가치 창출이란 목적성을 띄게 돼 신뢰도가 떨어지고, 정보전달의 기능을 잃은 미디어는 존재의 가치가 없어지게 된다. PR의 영역을 단순하게 생각하면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따라서 PR 대행사는 시키는 업무만 수행하는 대행사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PR 디자인을 설계하는 컨설턴트의 역할을 해야 한다. 미디어는 관료주의적인 예전의 방식이 아닌 본질적인 미디어의 아이덴티티를 되찾아 리포터가 아닌 저널리스트로, 균형있는 기사를 통해 국민들의 삶을 고양시켜야 한다. 그리고 CEO를 비롯한 임직원들은 기업 경영이 어느 정도 지배구조로 돼 있다 하더라도 PR의 영역만큼은 전문가에게 권한을 부여해 주는 내부 문화가 요구된다.


1편이 궁금하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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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할 것과 알릴 것 투성인 PR_ 호텔 커뮤니케이션, 잘 하고 있나요? -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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