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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5 (월)

노아윤

[Column_ 노아윤 기자의 생각 모으기] 2021년 설욕전의 전술



‘위기에 안간힘’, ‘벼랑 끝’, ‘낮아진 콧대’, ‘자존심 버려’…. 올해 코로나19와 함께 호텔을 검색하면 가장 많이 나온 인용구가 아닐까 싶다. 그놈의 호텔 콧대는 당최 누가 높였다 낮췄다 하는 건지, 특급호텔들은 늘어난 시어머니 잔소리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느라 정신이 없다. 또 자존심은 좀 버리면 어떤가? 생사의 갈림길에서 속수무책인데 그깟 자존심 지키고 서 있을 때가 아니다. 오히려 벗어날 수 없을 것 같던 관습에서 탈피해 다방면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호텔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쳐주고 싶다.

코로나 시대를 겪으면서 떠오르는 키워드가 있다. 바로 협력과 연대, 그리고 공동체다. 팬데믹에 있어 각자도생은 오히려 스스로 무덤을 파는 행위나 다름없다. 올해 코로나19로 모든 업계가 힘들었는데 유독 호텔업계에 많은 화살이 몰렸다. 그동안 소홀했던 내국인 고객을 타깃하고자 홈쇼핑과 데이유즈 마케팅을 전략을 펼치자마자 호텔의 격이 떨어진다는 손가락질이 시작됐다. 자가격리자들을 위한 임시생활시설로 몇몇 호텔이 지정되며 호텔 직원들도 나름의 고충을 겪고 있는데, 그 노고는 수익이 창출된다는 이유만으로 과소평가되고 있다. 왜 호텔에서 재난지원금을 받느냐는 질책도 있었다. 그렇게 호텔의 이미지는 점점 고객을 이익 창출의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집단으로 몰리고 있다. 이런 시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협력과 연대다.

한 산업에 업계전문지가 있다는 것은 산업의 성장과 발전에 있어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업계가 연대해 잘한 것은 한 데 모아 널리 알리고, 잘못된 것은 바로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 매거진의 존재 이유도 호텔업계의 존속과 번영에 있다. 산업이 존재하지 않으면 업계지는 발행의 의미가 없다. 이에 매달 존재 이유를 증명하기 위해 업계에 도움이 될 만한 인사이트와 논의해봐야 할 이슈, 지적해야 할 문제를 지면에 옮기고 있다.

연말결산 기사를 작성하며 2020년을 돌아보니 어려움 속에서도 참 많은 노력들이 있었다. 힘든 상황에서도 파이팅 넘치는 취재원들을 보면서 반대로 기운을 얻어간 적도 많았다. 이에 <호텔앤레스토랑>은 올 한해 키워드를 ‘권토중래(捲土重來)’로 정했다. 권토중래는 한번 싸움에 패했다가 다시 힘을 길러 쳐들어오는 일, 또는 어떤 일에 실패한 뒤 다시 힘을 쌓아 그 일에 재차 착수하는 것을 비유하는 고사성어다. 첫 판엔 몰라서 졌다지만 두 번째 판까지 질 수는 없는 법. 거리두기 단계조정이 계속되고 있고 확산세도 줄 기미를 보이지 않아 2021년도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분명한 한 가지는 2021년은 올해와 다른 한 해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한 산업에서 전문지가 30년 동안 업계와 호흡해왔다. 그만큼 우리 매거진은 호텔 역사의 많은 산증인들과 함께하고 있고, 무엇보다 업계의 발전에 진심인 이들의 조언과 도움을 언제든지 구할 수 있다. 따라서 호텔들도 위기일수록 더욱 적극적으로 <호텔앤레스토랑>을 찾아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코로나19로 피해구제가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목소리를 모아 공론화하고, 서로 귀감이 되고 힘이 될 만한 내용이 있으면 공유하는 것이다. 잘하고 있는 것들을 소개하는 것도 좋지만 가끔은 억울하다 이야기 해보기도, 방해가 되는 이들이 있다면 일러보기도 했다가,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는 소통구로 전문지를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내년 설욕전에는 <호텔앤레스토랑>의 콘텐츠가 업계의 주 무기가 되길 바라며, 2020년을 무사히 마무리한 호텔들에게 덕분에 우리 매거진도 올해를 잘 정리할 수 있었다고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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