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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5 (월)

노아윤

[Column_ 노아윤 기자의 생각 모으기] 코로나19 품은 트렌드의 과제

 

결국 코로나19와 함께 새해를 맞이했다. 3~4개월이면 잠잠해질 것이라 품었던 헛된 희망을 비웃기라도 하듯 오히려 기세가 등등한 바이러스다. 2020년을 그에게 완봉패 당하고 잔뜩 위축된 채 2021년을 맞이한 여행업계는 어느 누구도 쉽게 올해를 예측하지 않았다. 다가올 미래에 대한 전망은 한 해를 기대하게 만드는 데, 이토록 달갑지 않았던 새해가 있었을까.

 

매년 한 해를 관통할 주요 소비 트렌드를 전망하며 국민 필독 도서가 된 <트렌드 코리아 2021>은 올해 키워드를 ‘COWBOY HERO’라고 정하고 10개 키워드를 발표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전년도 키워드에서 파생된 것들도 있었고, 새롭게 떠오른 트렌드도 있었다. 물론 종국적으로 모든 키워드는 부메랑처럼 코로나19로 다시 되돌아왔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어쩌면 포스트 코로나는 없을 수도, 그리고 어쩌면 위드 코로나도 굳이 의미를 부여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그런 생각이 든다.

 

이번 2021 Hotel Trend 기사를 작성하며 두 권의 트렌드 전망서를 참고했는데 유독 기억에 남았던 단어가 ‘분화’와 ‘변주’다. <트렌드 코리아 2021>은 서문에서도 코로나19 이후 새로 등장한 트렌드 중에 놀랄만한 키워드는 없었다고 자평했다. 그리고 김난도 교수는 이번 트렌드 키워드를 정리하며 코로나 사태로 바뀌는 것은 트렌드의 방향이 아니라 속도에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그의 말처럼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여행 트렌드로 떠오른 스테이케이션은 비선형적인 변화를 거듭하며 홈캉스였다가, 호캉스였다가, 이제는 캠핑이 스테이케이션의 중심을 이루고 있고, 비대면 언택트는 배달 앱을 처음 쓰기 시작할 때부터 이미 우리 일상에 가까이 있었던 삶의 방식이었다.

 

지난해 2020 Hotel Trend 기사 이후 작성한 칼럼에서도 우리가 보다 집중해야 할 것은 당장의 키워드보다 그 키워드가 어떻게 형성됐는지 흐름을 파악하는 일이라고 이야기했는데, 올해는 트렌드가 품은 의미를 해석하는 일도 못지않게 중요함을 알게 됐다. 특별히 새롭지 않아 핵심을 놓치고 있었던 흐름들은 생각보다 많은 모습을 숨기고 있었다. 분화와 변주는 핵심인 세포와 주제를 바탕으로 모양을 달리해간다. 때문에 분화와 변주의 흐름을 이해하려면 이제는 키워드 속에 숨겨져 있는 수식어를 찾고, 변화의 인과관계를 밝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 보인다.

 

피터 드러커는 사회 변화에 따라 사람들의 삶의 방식이 변화하고, 삶의 방식이 변화한다는 것은 기업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인 마케팅과 혁신의 중요한 열쇠가 된다고 이야기했다. 그동안 그럴싸한 키워드만 쫓아 왔다면 2021년은 그간의 키워드를 복기해보는 한 해가 돼야 할 것 같다. 제아무리 애를 써도 변하지 않는 상황에 사람들은 자신의 삶의 태도를 바꿨고, 어쩔 수 없는 현실에 살기 위해 기대 수준을 변경하며 가치의 기준들을 재설정하고 있다. 우리가 해야 할 것은 미래의 전략을 찾기 위해 현재를 들여다보는 일, 현재의 소비자들을 통해 과거로부터 지나왔던 변곡점들을 해석하는 일이다.

 

2021년은 여전히 코로나19와 함께할 것이고, 설령 포스트 시즌을 맞이한다고 해도 2020년의 흐름에서 계속 크고 작은 변화를 반복할 것이다. 코로나19는 우리에게 많은 것들을 깨닫게 했다. 그게 오답이었든 정답이었든 2020년이라는 연습문제를 풀어봤으니 2021년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출제자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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