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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13 (수)

칼럼

[이효상의 Hotel Architectural Design Guide] 건축가가 안내하는 그래비티 서울 판교 Ⅱ

 

국내외 호텔 견학을 다니다보면 건축가에게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공간은 주출입구다. 과거 칼럼에서 ‘호텔의 첫인상 : Welcome Space’라는 주제로 호텔 주출입구 디자인의 전개 방식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었던 것처럼 로비와 더불어 주출입구는 그 호텔의 아이덴티티(Identity)를 나타내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데 이번 호에는 호텔 주출입구 디자인의 변천사와 더불어 그래비티 서울 판교의 주출입구 디자인 과정을 공유하고자 한다. 

 

19th Hotel Entrance
19세기는 서유럽과 북미를 중심으로 호텔의 중흥기라고 불리던 시기였다. 이 시기에 사보이 호텔(Savoy Hotel London, 1889), 월 도프 아스토리아(Waldorf-Astoria NYC, 1931) 등 호텔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건축물들이 지어졌다. 이 시기 호텔들의 주출입구 디자인을 살펴보면, 실내 인테리어와 더불어 그 화려함의 정점을 찍는 시기였다. 큼지막한 호텔 로고가 캐노피(Canopy) 전면에 박혀 있고, 캐노피 하부에는 화려한 조명이 빛을 내뿜는다. 출입구 유리창 및 도어 프레임에는 섬세한 패턴들이 새겨져 있고 벽면에 다양한 디자인의 조명 기구들이 설치돼 있다. 이렇듯 건축, 조명, 로고, 조경 등등 모든 분야의 디자인들이 조합돼 연출되는 주출입구 앞에 제복을 입은 도어맨이 고객들을 맞이한다. 호텔업계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19세기 호텔의 주출입구는 디자인의 화려함을 통해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마음껏 발산하는 시기였다.

 

 

 

 

 

21th Hotel Entrance
최근에 지어지는 호텔의 출입구 디자인을 살펴보면, 19세기와는 확연히 다른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다. 대표적으로 풀리 호텔 & 스파(The Puli Hotel & SPA Shanghai, 2009), 바카라 호텔 & 레지던스(Baccarat Hotel & Residence, NYC, 2015) 등을 언급할 수 있을 듯한데 과거에 비해서는 한결 심플해지고 간결해진 것을 볼 수 있다. 조명 디자인의 경우 드러내고 발광하기 보다는 간접조명의 효과로 연출하고 로고 역시 감추거나 작게 디자인해 전체적인 밸런를 맞추고 있다.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Form follows function).”는 현대 디자인(Modern Design)의 격언처럼 호텔의 주출입구 역시 과도한 디자인을 지양하는 대신 자신만의 개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GRAVITY Hotel Entrance
그래비티 서울 판교의 주출입구는 현대 디자인의 일반적인 기조와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풀어냈다. 기능으로써의 캐노피 디자인은 배제하고 건축물의 저층부 메스(Mass)가 캐노피 기능을 대체하고 있다. 이러한 디자인 개념은 현대 디자인(Modern Design)의 어휘를 따르고 있지만, 세부 디테일의 표현은 19세기 디자인의 개념을 따르고 있다. 저층부 메스의 창호 프레임에 금속 요철과 살을 추가해 일을 풍성하게 구성했고, 하부의 천정에는 패턴화된 문양에 스팟(Spot) 조명을 노출시켰다. 호텔의 로고 역시 과거만큼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부각될 수 있는 크기로 설치했다. 이렇게 디자인 구성에 있어 19세기의 어휘를 일정 부분 차용한 것은 판교라는 신도시에 들어서는 그래비티 호텔이 주변에 있는 커튼월 형식의 오피스 건축물들과는 차별화된 모습으로 보여 지길 원했기 때문이다. ‘호텔의 첫인상’으로 이번 주출입구 디자인이 그래비티 서울 판교를 대표하는 이미지가 되기를 희망해 본다. 

 

 

이효상
(주)간삼건축 호텔그룹 상무
공간적인 특성 및 전문화가 요구되는 간삼건축의 호텔설계를 전담하고 있으며 주요작품으로는 명동성당 종합계획(1단계), 홍천 블루마운틴 CC 클럽하우스, 알로프트 서울 강남,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보타닉 파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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