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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6 (화)

홍주석

[홍주석의 MICE Guide] 요즘 대세, 브랜드 컬래버레이션(Brand Collaboration)

 

전세계적인 글로벌화 및 브랜드간 경쟁으로 지금은 마케팅 혼돈의 시대이자 르네상스 시대다. 기존의 전통적인 방식의 마케팅이 통하지 않고 있으며 구매 고객 여정 또한 바뀌었다. 이에 새로운 다양한 마케팅 기법이 나오고 있으며, 전에 없던 형식의 마케팅 방법과 브랜딩 방법이 시도되고 있다.

과거에 비해 제품의 기능과 질적인 차이가 나날이 줄어드는 현재, 기업가와 경영자, 마케터들의 브랜딩과 마케팅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 차별화된 브랜딩과 마케팅이 필요한 시점이다.

 

라이브커머스와 인플루언서, 그로스해킹

 

전에는 잘 시도되지 않거나 소극적으로 시도되던 마케팅 방법들이 더욱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지금이다. 이커머스 시장의 확대와 코로나19의 장기화로 라이브커머스 마케팅을 진행하는 기업이 늘고 있으며 라이브커머스에 보수적이었던 호텔들 또한 적극 뛰어들기 시작했다. 라이브커머스 시장규모는 작년 4000억 원 수준에서 올해 약 2조 8000억 원으로 7배 가량 커질 전망이며 실시간 동영상 소통이라는 콘텐츠 형식 자체의 힘에서 MZ세대들에게 소구력이 큰 방식이다.

그리고 미디어 생태계의 변화 속에서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은 나날이 증가하고 있으며 그들이 생산하는 콘텐츠는 큰 파급효과를 내고 있다. 2020년 글로벌 인플루언서 시장규모는 약 12조 1100억 원에 달했고, 국내의 경우 시장규모는 2조 원에 가깝다고 한다(「지금 시작해도 늦었다, 하루빨리 시작해야 할 인플루언서 마케팅」, <호텔앤레스토랑> 2021년 8월호).

 

2019~2020년 유행했던 그로스해킹 또한 많은 기업들이 적용했다. 그로스해킹은 고객의 취향을 파악하고, 더 효과적으로 고객에게 접근해 저비용으로 최고의 광고 효용을 추구하는 마케팅 기법이다. 파일 저장공간을 저장하는 서비스 기업인 ‘드롭박스(Dropbox)’는 신규 사용자의 서비스를 알게 되는 경로가 대부분 친구라는 점에 착안해 추천 프로그램을 활용, 회원 가입률을 60% 증가시켰는데, 이러한 마케팅 기법이 대표적인 그로스해킹 사례다.

 

 

메티버스와 브랜드 컬래버

 

2021년 최고의 화두는 메타버스와(Metaverse)와 브랜드 컬래버레이션(Brand Collaboration)이다. 메타버스는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세계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과 연동된 가상의 세계를 뜻한다. 초창기엔 게임 속 세상으로 치부됐지만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아바타로 구현된 개인이 서로 소통하고 소비하며 현실세계와 가상세계를 연동하는 개념으로 확장되고 있다.

대표적인 메타버스로는 로블록스, 제페토, 포트나이트 등이 있으며 이제는 소통을 넘어 상거래와 다양한 마케팅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로블록스에서 구찌의 마케팅 활동이 공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이는 가상세계에서 참가자들에게 구찌 브랜드를 노출시킴과 동시에 MZ세대를 겨냥, 향후 현실 세계에서도 구매를 유도하기 위함이다.

브랜드 컬래버레이션은 공동 브랜딩(Co-Branding)으로 혼용돼 사용되기도 하며 두 개 이상의 브랜드 간에 마케팅 활동을 통한 협업 및 전략적 제휴로 정의할 수 있다. 이는 마케팅 전략 중 하나로 둘 이상의 제품 및 서비스 브랜드가 서로를 보증해 틈새시장을 개척하고 시장에서 경쟁 우위 확보 및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해 제휴하는 운영 방식을 일컫는다. 브랜드 컬래버는 두 개의 브랜드가 함께 협업해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것에서부터 새로운 제품/서비스 브랜드를 생성해 판매하는 것까지 광범위하게 적용할 수 있다(정성연, 「맥도널드와 BTS의 공동마케팅」, <호텔앤레스토랑> 2021년 7월호).

 

브랜드 컬래버의 성공 사례 vs 실패 사례

 

2022년 가장 핫한 컬래버 사례를 꼽으면 단연 곰표다. 곰표는 티셔츠, 패딩, 치약, 핸드크림 등 패션, 화장품의 다양한 제품과 이색적인 브랜드 컬래버를 진행했으며 MZ세대들은 이에 열광했다. 곰표는 대한제분 주식회사라는 정식 명칭을 가진 밀가루 조제품 회사다. 기성세대에게는 친숙한 상표로 제분 및 식량업체에 있어 두 번째로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곰표 브랜드는 기성세대에게 브랜드 인지도 자체는 매우 높지만 오래되고 낡은 느낌이였기에 이를 클래식한 브랜드로 재구성하고 뉴트로 열풍을 반영한 뜬금 펀슈머 마케팅을 진행했다. MZ세대의 소비패턴을 정확히 분석한 이 마케팅은 MZ세대 ‘인싸템’으로 등극하면서 컬래버의 성공지표가 됐다.

 

곰표 컬래버의 성공요인은 이색적인 펀슈머 마케팅도 있지만 무엇보다 제품성이 뛰어난 브랜드들과의 컬래버였기에 큰 호응을 얻었다. 유명 연예인, 인플루언서들이 애용했으며 품절대란을 일으켰던 곰표패딩의 경우 검증된 4XR의 제품성이 뒷받침해줬고, 곰표밀맥주의 경우는 판매허가가 까다롭고 수제맥주로 유명한 세븐브로이와의 컬래버로 소비자의 지갑을 열 수 있었다.

 

 

컬래버레이션 성공의 또 다른 사례로는 루이비통과 슈프림이다. 루이비통은 100년 이상의 전통을 가진 럭셔리 명품의 대명사다. 명품이란 수식어는 루이비통을 이끌어온 브랜드 가치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약점으로 작용했다. 낡고 고루한, 높은 연령대가 선호하는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극복하기 위해 루이비통이 선택한 컬래버 대상은 현존하는 스트릿 브랜드 중 가장 인기있는 슈프림이다. 루이비통의 고급스럽고 절제된 아름다움과 슈프림의 젊고 자유로운 분위기가 섞인 매력적인 제품들은 발매되자마자 품절대란과 폭발적인 리셀가로 가장 성공적인 컬래버로 꼽힌다.

 

 

곰표맥주와 함께 폭발적인 인기가 있는 맥주는 바로 말표의 수제흑맥주다. 말표는 구두약 브랜드이자 말이라는 대표 캐릭터를 가지고 있다. 흑맥주라는 MZ세대에서도 선호하는 제품을 선택한 뒤 말의 이미지를 맥주에 스며들게 했는데, 기성세대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MZ세대들에게는 재미라는 키워드를 제공해 소비를 유발했다. 컬래버는 2010년대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업종과 분야의 경계 없이 활발히 이뤄져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고 있다. 잘 만든 컬래버 상품은 협업한 브랜드의 가치를 크게 올려주고,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새롭게 정의하는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컬래버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루이비통과 현대미술의 컬래버, SPA 브랜드 H&M과 프랑스 명품인 발망의 컬래버는 기대했던 것과 달리 실패했다. 럭셔리 1위 브랜드 루이비통은 르네상스-현대 미술과의 컬래버를 진행했으나 이질적인 두 소재가 융합하지 못하고 박물관 기념품숍 가방같은 느낌으로 소비자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H&M과 발망의 컬래버도 화제가 됐고 제품을 사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매장 앞에서 기다렸으나 초반의 화제성에 비해 조용히 사라졌다. 소장보다 회전을 중시하는 SPA 브랜드와 시간이 지나도 제품의 가치가 빛나는 명품 브랜드는 상반된 핵심가치로 실패한 컬래버 사례로 자주 언급된다.

컬래버 성공 요인, USP와 상호간 시너지

 

컬래버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고려해야 하는 요소들이 있는데 컬래버가 주는 USP(Unique Selling Point)와 상호간 시너지다. USP가 있다는 것은 그 제품을 사야하는 분명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LG프라다폰은 성공했었고 현대 제네시스 프라다는 실패했었다. 명품 가방과 지갑은 있었지만 그동안 명품 휴대폰은 없었고 LG는 소비자들의 명품 휴대폰에 대한 수요를 파악했다. 제네시스 프라다는 사야 하는 이유가 부족했다. 제네시스는 현대차의 대중적인 이미지가 강했고 프라다라는 브랜드를 입혔으나, 소비자들이 기존 제네시스와의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한 것에 실패 원인이 있었다.

 


상호간 시너지는 브랜드 컬래버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서로간 필요한 부분이 있어야 하며 아쉬운 부분을 컬래버하는 브랜드가 채워줘야 한다. 애플과 나이키의 컬래버에서 볼 수 있듯이 애플은 나이키를 신는 사람들이, 나이키는 애플을 사고 차는 사람들이 서로 필요했다. 뛰면서 즐긴다는 공통의 관심사가 있었기에 성공한 것이다.

컬래버는 브랜드의 이미지 쇄신과 시장 확대 등의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 일으킨다.

브랜드 컬래버에 대한 정의는 지금까지 축적된 사례만큼이나 다양하고 주관적이며 세부적으로 분류하면 브랜드 컬래버와 마케팅 컬래버로 분류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칼럼에서는 프로모션에서부터 새로운 제품 생성까지를 모두 아우르는 개념으로 다루고자한다.

 

여러 사례들에서 볼 수 있듯이 성공적인 컬래버는 기존 브랜드에 약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브랜드간 이미지 적합도가 맞지 않거나 브랜드 고유정체성을 해칠 경우 브랜드 이미지에 치명타를 줄 수 있으며, 심각할 경우 아이덴티티를 파괴하는 독이 될 수 있다.

 

MICE 브랜드간 컬래버 사례

 

MICE에 있어서도 브랜드간 컬래버의 여러 사례들이 있다. 전시회 간 공동개최 또는 동시개최, 도시간 공동브랜딩 등이 그것이다. 수원의 대표적인 지역특화 MICE인 K-Toilet도 2개의 전시회간 컬래버로 진행된다. 수원은 선진 화장실 문화 도입에 앞장선 도시이자 세계화장실협회가 위치한 도시로 화장실의 메카라고 볼 수 있다. IT산업의 발전과 더불어 스마트화장실 및 화장실 인테리어 트렌드를 선보이는 K-Toilet은 화장실과 뗄래야 뗄 수 없는 물과 관련된 수처리 전시회와 컬래버로 개최된다. 수처리 전시회인 국제물순환박람회는 하·폐수처리, 오수정화처리, 여과장치, 살균장치 등 물순환 관련 기술 및 설비, 장치 및 기기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화장실과 물순환은 물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졌기에 컬래버를 진행할 수 있는 것이며, 서로 윈윈하는 시너지 창출을 기대할 수 있다.

 


또 다른 형태의 컬래버는 두 개 이상의 전시회가 시너지 효과를 위해서 동기간 개최하며 마케팅하는 것이다. 대구 EXCO에서는 대구골프엑스포, 대구캠핑엑스포, 대구낚시엑스포, 대한민국웰니스파크 4개의 전시가 ‘대구스포츠레저산업주간’을 구성해 2009년부터 현재까지 개최되고 있다. 모두 스포츠와 레저라는 공통분모를 토대로 가지고 있었기에 시너지 창출과 마케팅 효과를 위해 산업주간을 만들었다. 부산 BEXCO도 해양이라는 공통분모를 바탕으로 부산수산식품전, 부산낚시엑스포, 부산 보트쇼를 연계해 개최했다.

 


대한민국 수도이자 MICE 부동의 1위 도시인 서울은 문화도시 광주와 컬래버로 MICE 유치확대에 힘쓰고 있다. 서울의 MICE 인프라와 광주의 관광, MICE 콘텐츠를 결합해 외국인 MICE 관광객에게 더욱 풍부한 경험을 제공하는게 주목적이다. 컬래버를 통한 지원금 확대, 홍보 채널 다양화 등 여러 방면에서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시간의 컬래버에 기반한 ‘PLUS CITIES’ 신규브랜드 사업 론칭을 통해 도시의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고자 하는 계획이다.

2018년 대한민국 대표 국제이벤트는 단연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었다. 올림픽을 맞아 전세계에서 선수단 및 관계자, 방문자들이 몰려올 예정으로 관광업계 및 DMO에 있어서는 대목이자 최대의 홍보 기회였다. 이에 서울, 경기, 강원은 협약을 맺고 관광콘텐츠 확대와 스포츠관광 활성화를 위해 공동으로 홍보영상 제작, 사전붐업 이벤트 개최, 팸투어 진행 등을 진행했다. 컬래버를 통해 방한객들에게 더욱 풍성하고 다채로운 콘텐츠를 제공함과 동시에 한국 홍보에 견인하기 위함이었다.​

 

 

국제회의 유치에 있어서도 컬래버가 성공적으로 작용한 사례가 많으며 2013년 보조공학분야 아시아 최고 권위의 국제회의인 i-CREATe(International Convention on Rehabilitation Engineering & Assistive Technology)가 대표적이다. 태국과 싱가포르 보조공학기술센터 주관으로 개최되는 ‘i-CREATe’는 아시아 지역 최대 규모의 재활공학 및 보조공학 관련 학술행사로 지난 2007년 싱가폴을 시작으로 방콕, 상하이 등 아시아 각지에서 매년 개최하고 있다. 한국은 국내 최대 종합복지산업전인 센덱스(SENDEX)와의 컬래버 개최를 내세워 인도와의 경합 끝에 유치할 수 있었다.

 

 

그동안 호텔들은 여러 캐릭터와 컬래버한 키즈 테마룸을 구성했다. 롯데호텔은 헬로키티와, 켄싱턴호텔앤리조트는 코코몽과, 이천 미란다호텔은 터닝메카드, 타요와, 블룸지스타는 시크릿쥬쥬, 또봇, 콩순이와 컬래버했다. 아이들에게 인기있는 키즈룸은 항상 예약이 힘들정도로 만실이었으며 이에 더더욱 호텔들이 유명 캐릭터와의 컬래버를 추진했다. 파라다이스호텔 부산은 BMW와 컬래버해 BMW 키즈 드라이빙 프로그램을 운영, 호텔 투숙률 제고에 일조하고 있다. 최근에는 패션브랜드와의 컬래버 또는 아트 컬래버를 내세워 마케팅 하는 호텔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컬래버는 이제 대세다. 성공적인 컬래버는 브랜드에 새로운 아이덴티티를 가져올 수 있으며 MZ세대에게 어필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신선하고 재미있는 기획과 함께 시의적절한 타이밍을 잡아야 한다. 곰표의 경우 뉴트로 트렌드에 맞춘 최적의 타이밍을 활용했고, 여러 컬래버 상품들도 핫시즌과 핫아이템으로 공을 들였다. 다양한 컬래버에도 불구하고 일관성 있는 톤앤매너와 고유정체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진행해야 할 것이다. 관광·MICE·호텔 산업이 컬래버를 활용, 향후 어떻게 다양하고 이색적인 브랜딩과 마케팅을 펼쳐나갈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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