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레드 와인 생산자들의 모범이 되는 곳, 전 세계 와인 애호가들의 동경과 관심을 받는 곳, 자연과 빈티지의 끊임없는 도전과 평가를 받는 곳, 바로 프랑스 보르도(Bordeaux)다. 그 위대한 와인 산업 공간에 발을 디딘 한 메종(Maison)을 7월의 와인 명가로 골랐다. 보르도 와인 산업의 든든한 기…
와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도대체 어디까지 알고 있어야할까? 유럽 귀족의 위계질서 정도는 꿰차고 있어야 하겠지? 스페인어 마르께스(Marques)는 후작이다. 이탈리아어로는 마르께제(Marchese), 프랑스어로는 마르끼(Marquis)다. 후작은 유럽 작위 5등급 중 두 번째다. 주로 변방의 제후…
3월 중순 갑작스레 기온이 영상 20℃ 가까이 급상승하자 서둘러 벚꽃이 만개했다. 그러다가 4월 초 다시 꽃샘추위가 와서 기온은 영하 가까이 떨어지고 비바람이 거세게 불자 벚꽃과 상춘객들은 수난을 당할 수밖에 없었다. 잔잔하던 도심의 밤거리에 폭풍급 돌풍이 불어 간판이 떨어지는 기상 이변도 있었다…
지난 3월 우리는 장애인올림픽인 패럴림픽을 개최했다. 조금은 불편한 몸이지만 경기에 임하는 모습이 대단해 보였고 존경심이 들었다. 장애를 극복하고 도전의 세계로 나아가는 정신을 본받고 싶었다. 그때 갑자기 날아든 비보. 영국의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가 타계했다. 지병인 루게릭병을 극복하…
여기는 북위 43도, 프랑스 최남단. 온화한 지중해성 기후의 영향으로 겨울바람은 부드럽고 봄의 습기는 포도나무의 수액을 오르게 한다. 여름의 복더위와 뜨거운 열기는 포도의 색깔을 검게 하고 포도알 안에 당분을 가득 채워준다. 내륙에서 불어오는 강한 바람은 땅을 식혀주고 질병을 예방하며, 벌레가 꼬이…
기가 막힌 타이밍이다. 필자가 평화의 샹파뉴 떼땅져에 대한 글을 쓰기 시작할 때, 북한의 뉴스에서는 평창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와 남북 대화를 희망한다는 평화의 메시지가 흘러 나왔다. 그것도 북한 최고 지도자 김정은의 입에서. 이어서 판문점 회담이 속전속결로 진행되더니 올림픽 개회식 남북 공동 입장…
대망의 2018년 새해가 밝았다. 황금개띠 해라고 한다. 개는 충직한 동물이다. 와인 중에서는 어떤 와인이 충직한 와인일까? 자라난 포도밭의 자연 환경을 그대로 간직하고, 품종의 특성을 그대로 반영하고, 와인메이커의 기술을 그대로 반영하는 와인, 그리고 언제나 변치 않는 믿음을 주는 와인, 실패할 확률이…
영화에 나온 슈퍼맨이 우리나라의 땅속을 수직으로 뚫고 들어가 지구의 핵을 지나 그 반대편으로 나온다면 어느 나라로 나오게 될까? 바로 아르헨티나다. 지리학에서는 이 개념을 ‘대척점’ 이라는 용어로 설명한다. 지구 반대편의 와인 산지는 어떤 모습일지를 상상하며 필자가 아르헨티나를 찾은 것은 2…
"이맘때 시애틀은 늘 안개가 많고 비가 오는데, 지금은 해가 났네요. 햇빛을 즐기세요. 안개가 다시 끼기 전에. 인생에서 좋은 시절은 후딱 갑니다. 즐기세요. 마음을 열고 지금 사랑하자구요~!" 탕웨이와 현빈이 주연한 영화 ‘만추’에서 수륙양용 오리차(Duck Bus)의 가이드가 하는 말이 머릿속에 감돈다…
이슬이 내려 가을이 깊어간다. 귀뚜라미 울음소리는 마감을 앞둔 작가의 마음에 분심을 더해 주고, 자정을 넘긴 새벽에 와인 한 잔을 들게 한다. 이달의 와인 ‘콘차이토로 돈 멜초르’다. 순간, 분심은 사라지고 명징한 평정심으로 나머지 원고를 써 내려간다. 취중 원고가 아니다. 취심 원고다. 이슬이 서리…
장마가 끝났다. 눅눅한 장마 때는 건조함이 그리웠는데 폭염이 시작되니 장마가 그립기도 하다. 요즘의 무시무시한 더위는 시원한 맥주나 칠링된 스파클링으로 해결될 더위가 아니다. 이런 때는 ‘이열치열’이다. 아예 뜨거운 놈으로 마셔 줘야 한다. 섭씨 35도를 넘어서는 남프랑스의 열기가 고스란히 담긴…
스파클링 와인의 계절이 돌아왔다. 30℃를 웃도는 폭염이 전국을 휩쓸고, 아이들이 시내 광장 분수대의 시원한 물줄기 속을 뛰어 다닐 때 와인 애호가들은 차갑게 칠링(Chilling)된 스파클링 와인을 오픈한다. 스파클링 와인의 꽃은 단연 프랑스의 ‘샴페인’이다. 북위 49도 서늘한 프랑스 북부 샹파뉴(Ch…
스페인! 마지막으로 떠오를 와인의 자존심! 3000년 와인 역사를 자랑하는 지중해 와인 세계에서 가장 덜 알려진 나라 중 하나가 스페인이다. 스페인 역시 로마 점령기 이래의 오랜 와인 생산 전통이 있으나, 7세기부터 약 500년 동안 이슬람 지배와 뒤이은 정치 불안으로 인해 와인으로 인지도를 얻지는 못했다…
한낮의 기온이 이미 섭씨 25도를 육박하니, 곧 다가올 성하의 계절과 뜨거운 태양이 조금씩 걱정되기도 한다. 뜨거운 태양 하면 생각나는 곳 중의 하나가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방이다. 4년 전 여름 이곳을 들렸다가 더위에 혼나 쫓기듯 돌집 안으로 들어갔는데, 에어컨도 없이 시원한 것에 놀랐다. 그만큼 토스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