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자욱한 안개가 도로 위를 뒤덮어 버렸습니다. 한치 앞을 볼 수 없다는 말의 사전적 의미가 아니라, 실제로도 몇 미터 앞을 볼 수 없는 현실 속 상황입니다. 시속 130㎞까지 주행할 수 있는 고속도로지만, 현실은 비상등을 켠 채 느릿느릿 굴러가는 중입니다. ‘새벽안개 헤치며 달려가는 첫차에 몸…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된 하이앤드 원그룹 머신 ‘Mina’의 론칭과 관련한 특별워크숍에 초대돼 다녀왔습니다. 보통은 항공편을 이용하는데, 신제품과 함께 신기술을 설명하는 자리인지라 많은 짐을 차에 싣고 운전해야 했던 터프한 여정이었습니다. 프랑스의 모나코, 니스, 칸느를 거쳐 스페인에 도…
Prologue# 밀라노에서 약 200km 떨어진 곳에는 붉은 벽돌색으로 물든 예술의 고장, 볼로냐가 위치해 있습니다. 그야말로 붉은 치맛자락을 펼쳐 놓은 듯한 볼로냐 시내의 아름다움이 오렌지색 벽과 조화를 이룹니다. ‘뚱보의 도시’란 별명이 붙을 정도로 이 도시는 미식각의 도시로 유명합니다. 손으로…
Prologue# 눈부신 햇살이 비춰오네요. 태양은 귀찮게도 따라다닙니다. 간질이기도 어루만지기도 하면서 말입니다. 자전거 위에서 펼쳐지는 도로 위의 풍경이 오늘은 왠지 더욱 로맨틱합니다. 선글라스를 착용한 탓일까요? 렌즈 사이로 들어온 빛이 모든 풍경을 흑백 사진처럼 만들어버렸습니다. 하얀색…
Prologue# 세베소는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 주에 있는 도시입니다. 전통적으로 가구업이 발달한 이곳은 겉으로는 매우 소박해 보이지만 튼실한 도시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한국에 수출되는 이탈리아의 명품 가구들은 주로 밀라노의 북부에 위치한 소도시에서 대대로 가업을 이어받아 만들어집니다.…
Prologue# 반가운 손님이 지구 반대편에서 찾아왔습니다. 미식을 즐기고 그림과 클래식을 좋아하는 커플인지라 즐거운 마음으로 사소한 것부터 챙기며 이들의 여행을 안내하게 됐습니다. 위대한 사상가, 예술가의 고향인 피렌체의 에너지를 몸소 느끼고, BisteccaFiorentina(비스떼까삐오…
Prologue# 에어컨을 가동시켰습니다. 분명 아카시아 향기를 맡으며 다녀온 피사 여행이 아직도 생생한데, 자동차 시동을 켜기 위해 키를 돌리는 짧은 순간, 이곳은 사하라의 사막 또는 습식 사우나를 연상케 합니다. 이윽고 물방울로 맺힌 땀이 ‘뚝’ 떨어지고 맙니다. 자연의 대류현상을 몸으로 느끼는…
Prologue# ‘어제 본 자스민처럼 생긴 저 꽃은 무엇일까? 아카시아 나무인가?’달리는 차창 밖으로 펼쳐진 파노라마의 아름다움에 매료된 가운데 잠시 생각에 잠깁니다. 수 십 km동안 펼쳐진 초록 잎과 하얀 꽃들은 아스팔트 위에 상쾌한 향기를 뿌리고 있었습니다. 나중에 검색해 보니 그것은 다름 아닌…
Prologue# “그곳은 꼭 가보셔야 해요, 다른 곳은 몰라도 그 곳은 정말이지 꼭이요!.” 2013년 밀라노의 한 민박집에서 여행 도중 만난 카톨릭 신부님께서 제게 남겼던 메시지입니다. 이탈리아의 성당을 순례 여행하고 계신 그 분과는 전혀 다른 성격의 여행이었지만 저 역시 에스프레소의 본고장을 순례…
Scene 1... 친퀘테레는 이탈리아 리비에라에 있는 절벽과 바위로 이뤄진 해안입니다. 이탈리아 라스페치아(La Spezia)의 서쪽에 있는 리구리아 지역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소개했던 제노바와 인접해 있고 아래쪽으로는 토스카나주에 속한 마사(massa)에서 한 시간 정도를 달려가면 친…
Scene 1... 덜컹거리는 소음 사이로 눈앞의 첩첩산중에 위치한 아기자기한 집들이 펼쳐집니다. 저는 지금 제노바행 열차에 몸을 실었습니다. 연신 휴대폰으로 게임을 하는지 신이 난 초등학교 1, 2학년 즈음 돼 보이는 아이와 이를 흐뭇하게 지켜보면서 과일이며 빵이며 연신 아이의 입속으로 넣어주는 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