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Networks_ 호주] 호주에서 즐기는 프랑스 바스티유 페스티벌

2018.09.11 09:20:50


지난 7월 12일부터 4일에 걸쳐 오페라하우스가 있는 서큘러퀘이에서 프랑스 바스티유페스티벌이 성대하게 펼쳐졌다. 매년 이곳의 겨울을 맞이해 열리는 이 행사는 프랑스의 국경일을 기념하기 위해 열리는 축제로, 2013년 처음 시작돼 연중행사로 자리 잡았다. 식도락가와 관광객들을 위한 기회의 장으로 전통적인 프랑스 요리들을 접해볼 수 있고, 다양한 와인과 맥주 그리고 공연이 오페라하우스와 맞닿아 있는 서큘러퀘이에서 열려 1년 중 유일하게 호주에서도 프랑스를 경험할 수 있다.


필자도 이곳을 둘러볼 기회가 있었는데, 우선 가장 눈에 띈 것은 당연히 이 축제의 메인인 프랑스 전통요리들이다. 바삭하게 버터를 발라 구운 바게트에 머쉬룸 소스가 들어간 달팽이요리, 부드럽게 녹인 라클레트 치즈를 얹은 삶은 감자요리, 그리고 프랑스의 대표적인 치즈 중의 하나인 까망베르 치즈를 이용해 만든 아란치니와 빵가루에 튀긴 까망베르 치즈를 넣은 샌드위치에 이르기까지 셀 수 없는 요리들의 향연이었다.



프랑스하면 가정식과 고급정찬도 유명하지만 디저트 또한 그에 못지않다. 제각기 다른 디저트가 각 부스마다 저마다 다른 치장을 하고서 손님들을 유혹하고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필자의 주목을 끌었던 것은 바로 크레프 수제트였다. 딸기, 바나나, 각종 다양한 베리류 그리고 키위와 복숭아에 이르기까지 정말로 다양한 과일들과 생크림, 누텔라 등의 크림을 이용해 만들어진 이것은 이날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손님들의 줄은 끊이지가 않았고, 크레프 부스 안에서 셰프들의 손은 더욱 빠르게 크레프 반죽의 원을 그리고 있었다. 필자도 수 없이 만들어 봤고, 맛을 봤지만 이제껏 먹어본 크레프 중에서 단연 돋보이는 맛이었다.


필자에게도 신기하게 보였던 것 중 또 하나는 약 20kg이 넘는 그라노파다노 치즈 안에 큰 구멍을 내 그 안에 바로 삶은 스파게티 면을 넣은 후 만든 즉석 파스타였다. 단지 치즈를 이용해 만든 것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손님들이 이것을 먹기 위해 줄 서 있었다. 그리고 바게트를 비롯한 다양한 빵, 크로크 무슈 등과 같은 간단한 샌드위치들도 인기리에 판매됐으며, 뭔가 상당히 색다른 메뉴 또한 발견할 수 있었다. 다름 아닌 커리였는데 프랑스요리 페스티벌에 커리가 있다는 것에 의아해할 수도 있겠으나, 역사적인 측면에서 살펴보면 이해가 된다. 커리의 이름은 ‘야사’라고 하는 세네갈의 치킨 커리인데, 세네갈은 지금부터 60여 년 전까지만 해도 프랑스의 식민지였다. 그 당시 프랑스로 이주해온 이민자들이 고향을 그리워하며 만들어 먹었다고 전해지는 그들의 혼이 담겨있는 요리로 특히 중동과 인도에서 온 관광객들에게 유독 큰 인기를 끌고 있었다.



그리고 프랑스하면 당연히 와인을 빼놓을 수가 없는데 이번 바스티유 축제에서도 현지에서 바로 공수된 까르베네 소비뇽과 소비뇽 블랑을 비롯한 다양한 와인들이 제공됐다. 그 중 필자의 시선을 끌었던 것이 있었는데 바로 프랑스어로 따뜻한 와인이라는 뜻의 ‘뱅쇼’다. ‘뱅쇼’는 그냥 단순히 레드와인을 끓인 게 아닌, 시나몬스틱, 카다멈, 그리고 오렌지와 사과 그리고 다양한 베리류까지 첨가돼 알코올향이 없어지고 그 안에 다양한 과일의 맛과 향이 함유된 풍부하고 깊은 맛의 따뜻한 음료다. 원래는 스칸디나비아반도에서 추위를 견디기 위해 즐겨 마시던 레드와인으로 만들어지던 음료가 서유럽인 프랑스와 독일에 전해지면서 전 유럽에 알려진 것인데, 향신료가 들어가 있어 레드와인의 진한 맛에 더욱 그윽한 향을 더해주고 각종 과일이 들어가 있어 영양적인 측면에서도 좋고, 감기예방과 원기회복에 좋다해 추운 겨울에 자주 마신다.


이로써 4일간의 바스티유축제는 막을 내렸다. 이민자와 다문화 중심 국가인 호주에서 프랑스식문화에 대한 전파와 홍보는 물론이거니와 시드니 최고의 관광명소인 오페라하우스가 보이는 서큘러퀘이에서 열리는 바스티유 축제는 최고의 관광상품이다. 관광객에게는 시드니 구경 뿐만 아니라 프랑스 축제를 즐길 수 있는 일석이조의 기회가 됐음 또한 의심의 여지가 없다. 독자 여러분들도 내년 이맘때 쯤 시드니를 방문할 계획이라면 이 바스티유 축제를 꼭 경험해보길 적극 추천한다.




이용승
쉐라톤 시드니 온 더 파크 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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