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ureⅡ] 코로나 시대, 럭셔리를 말하다 - ①

2021.01.27 08:50:00

지속적으로 요구되는 고객을 위한 진정성

 

코로나19와 새해를 함께 맞이할 줄은 누구도 예상치 못했을 것이다. 코로나19의 장기화 및 백신의 개발에도 불구하고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으로 인해 호텔업계의 어려움은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해외여행의 대체재로서 국내 호텔의 수요는 적지 않은 모습이다. 특히 여행에 대한 반등 수요와 방역에 대한 신뢰로 럭셔리 호텔의 인기는 더욱 높아졌다. 럭셔리 호텔이 각광받고 있는 이 시점, 과연 호텔들이 말하는 럭셔리의 의미는 무엇이며 코로나 시대, 점차 비대면이 선호되는 상황에서 이를 구현하기 위한 전략은 무엇일까?

 

 

많은 호텔들, 오픈 때마다 ‘럭셔리’ 용어 사용
요즘 들어 럭셔리의 대중화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럭셔리’라는 단어를 많은 분야에서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성급 제도를 기준으로 5성급에 속하는 호텔들은 다른 호텔과 차별화하기 위해  호텔을 표현하는 용어로써 ‘럭셔리’를 내세우며 오픈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테면 최근 재개관한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는 ‘진정한 럭셔리의 기준’을, 안다즈 서울 강남은 ‘럭셔리 라이프스타일’을, 롯데호텔은 ‘럭셔리 브랜드’ 시그니엘을, 조선호텔은 ‘럭셔리 브랜드’ 그랜드 조선을 오픈하면서 특히 해운대는 럭셔리 호텔의 격전지로 불리기도 했다.


과거에는 값비싼 패션 브랜드나 글로벌 네임 밸류를 보유한 최상위급의 호텔 등을 일컬을 때 주로 사용됐지만, 이제는 생활수준이 과거보다 상당히 높아지고 조금의 의지만 있다면 럭셔리로의 진입이 아주 어렵지는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해 럭셔리 비즈니스 인스티튜트 코리아(Luxury Business Insititute Korea, 이하 LBI 코리아)의 권윤정 이사(이하 권 이사)는 “럭셔리의 의미가 확장되고 진화돼 가고 있을 뿐, 그 가치가 하락했다는 의미가 아니라는 것은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설파했다.
 

 

세계 체인 호텔의 최상위 브랜드, 럭셔리 호텔
브랜드 호텔의 체인 스케일은 최상위 브랜드인 럭셔리 호텔과 체인 호텔의 대표적인 브랜드인 업스케일 브랜드 호텔, 그리고 일반인들이 가장 이용하기 편한 미드스케일 브랜드 호텔로 나눌 수 있다.


이 밖에도 하위 브랜드인 이코노미급 버젯 개념의 호텔들도 있다. 주요 럭셔리 호텔 브랜드를 살펴보면 메리어트 계열에는 JW메리어트, 리츠칼튼, 불가리 등이 있으며, 아코르 계열에는 소피텔, 페어몬트, IHG 계열에는 인터컨티넨탈, 하얏트 계열에는 파크하얏트, 안다즈, 그랜드하얏트, 힐튼 계열에는 콘래드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해당 분류는 단순히 각 호텔 그룹에서 자신들의 브랜드 레벨을 구분한 것으로 동일한 브랜드 스케일에 속해 있어도 호텔의 시설과 서비스 수준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대체적으로 일반 체인 호텔들의 스케일을 분류할 때는 Smith Travel Research(STR)의 브랜드 스케일표를 참고하는데, 이는 순전히 평균 하루 객실료(Average Daily Rate)를 기준으로 분류돼 있다. STR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럭셔리 호텔에 속하는 브랜드(체인 호텔만 포함)는 약 110개에 이른다. 휴스턴대학교 힐튼경영대학의 백기준 교수는(이하 백 교수)는 “객실료를 주 기준점으로 호텔들을 분류하다 보니 아무래도 럭셔리 호텔 콘셉트에 미치지 못하는 브랜드도 그 항목에 포함돼있는 것은 사실이다. 각 지역의 독자적인 럭셔리 호텔 브랜드들은 그 산출에 제외돼있기 때문에 기준이 다소 모호할 수 있다.”며 “프리미엄 가격 이외에 독창성, 전통성, 희귀성이 있는 최고급 서비스와 경험을 제공하는 호텔만이 진정한 럭셔리의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럭셔리 호텔의 핵심은 개인적인 경험의 중요성, 
코로나 시대에는 안전한 경험이 부각될 것”

휴스턴대학교 힐튼경영대학 백기준 교수

 

호텔관광산업 관련 학술·연구 활동뿐 아니라 세계적인 호텔과 리조트의 컨설팅을 맡아왔다. 그동안의 경험에서 미뤄볼 때 호텔에서의 ‘럭셔리 의미’에 대한 변화 혹은 추이에 대해 이야기 부탁한다.
기존의 럭셔리의 의미가 호화롭고, 사치스럽고, 높은 지위를 나타내며, 개인적인 면을 강조해왔다면, 현재 럭셔리의 의미는 지극히 독창적인 경험과 서비스에 큰 무게를 두고 있다. 특히, 호텔업계에서의 럭셔리 의미는 최상급의(Superlative), 독점적인(Exclusive), 개인적인 (Personalized), 희소적인(Rarity), 정통적인(Authentic), 유산의(Heritage) 가치가 있는 브랜드 이미지에 중점을 두고 고객들에게 다양한 서비스 상품을 이용한 의미 있는 여행의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이 어려운 시기를 계기로 럭셔리의 의미는 보다 한층 더 업그레이드돼야 한다. 사회적 활동 등을 통해 보다 더 개인적인 경험을 추구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럭셔리 호텔의 콘셉트를 기대하고 있다.

 

럭셔리 호텔 및 리조트의 컨설팅 진행 시 가장 주안점을 두는 부분이 있다면? 
각각의 럭셔리 호텔이 추구하는 브랜드 이미지와 그에 걸맞은 마케팅 전략에 착안해 적합한 표적 시장을 선정하고 해당 고객군의 눈높이에 맞는 서비스 경영을 제안하는 것에 가장 주안점을 두고 있다. 특별히 다양한 소비자 행동 조사 방법(인터뷰, 설문조사, 머신러닝을 이용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고객군의 행동과 선호도를 조사해 고객과 보다 더 가까이 소통하고 그들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것에 중점을 둔다. 이러한 조사기법은 기업의 내부고객인 직원들의 니즈를 파악하는 데에도 사용돼 보다 창의적이고 직원중심적인 기업경영 전략도 함께 제시하고 있다.

 

럭셔리 호텔로 거듭나기 위한 조건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심리학에서 ‘매슬로우의 다섯 가지 욕구단계이론(생리적욕구 → 안정성 욕구 → 소속성 욕구 → 자아존중욕구 → 자아실현욕구)’이 모든 일반적인 사람들에게 적용되는 것처럼, 럭셔리 호텔의 고객들에게도 다섯 가지의 욕구 단계가 있다. 첫 번째 믿고 맡길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서비스의 욕구, 두 번째 최상의 서비스 경험 욕구, 세 번째 잊을 수 없는 독특하고 경이로운 경험 욕구, 네 번째 혼자만이 누릴 수 있는 독점적 경험 욕구, 그리고 마지막으로 프라이버시와 안전을 보장하는 욕구로 발전된다고 한다. 이에 럭셔리 호텔들은 관계적, 지적, 감정적 및 감성적인 경험을 추구할 수 있는 서비스 상품을 개발하고 이것을 브랜드에 잘 접목해 타깃하고자 하는 고객층과 긴밀한 소통을 한다면 좋은 결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세계적으로 혹은 국내 호텔 중 럭셔리 철학을 잘 구현한 호텔을 추천한다면? 
앞서 말한 럭셔리 충족 욕구를 잘 제공하는 호텔 브랜드들은 많다. 고객의 관점에서 개인적인 경험을 토대로 말하자면, 반얀트리, 페닌슐라, 불가리의 경우 독창적인 럭셔리 브랜드 이미지를 정립하고 이를 다양한 운영적인 측면(건물디자인부터 직원들의 서비스 태도까지)에 녹여내 럭셔리 호텔계의 대표 주자로서 부각을 내고 있다. 


반얀트리는 동양적이면서 몽환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잘 드러내고, 페닌슐라는 전통적이며 전형적인 럭셔리 고유의 정의를 표출하고 있으며, 힐튼의 월도프 아스토리아는 지극히 미국적이면서도 현대적인 이미지를 동시에 포함하고 있다. 특히 불가리 호텔의 경우, ‘Informal yet Impeccable(정통적이지는 않지만 흠이 없다.)’라는 브랜드 콘셉트와 환경 보호에 앞장서는 사회적 기업으로서의 이미지를 동시에 겸비해 앞서 이야기한 럭셔리 호텔의 요구 조건에 잘 맞아 떨어지는 브랜드라고 생각한다.

 

코로나19 이후 호스피탈리티 업계는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그중 럭셔리 호텔과 관련한 변화는 어떤가?
럭셔리 호텔 고객이 가장 크게 요구하는 사항은 개인적이고 안전한 경험이다. 코로나19 이후 럭셔리 고객들은 적은 숫자가 모이는 호텔을 선호할 것이며, 특별히 레저 럭셔리 고객들은 체재 기간이 늘어날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이동 중 발생할 수 있는 안전에 대한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한 번 떠난 여행의 기회를 최대한으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Small Luxury Hotel 컨소시움에서는 ‘Stay Small, Stay Safe, Stay Exclusive, Stay Longer, and Stay Private’라는 캐치프레이즈를 앞세워 향후 뉴노멀의 레저 럭셔리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문제는 비지니스 럭셔리(Bluxury) 고객들인데, 이들은 효율적인 비대면 회의나 출장비 절감 등의 이유로 많은 호텔 컨설팅들이 호텔 고객층 중 가장 늦게 회복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호텔들이 생각하는 진정한 럭셔리
그렇다면 호텔들이 추구하는 럭셔리는 무엇일까?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의 브라이언 해리스 총지배인은 인터컨티넨탈호텔 그룹의 럭셔리 철학에 대해 “전 세계 1억 명 이상을 보유한 IHG 리워즈 클럽 회원 대상으로 다양한 고객 맞춤 선호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으며, 서비스적인 부분 이외에도 지속 가능한 럭셔리를 지향하며, 전 세계 모든 호텔에 자체적인 ‘그린 인게이지’ 프로그램을 이용해 탄소감축 실천을 의무화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아코르 계열의 럭셔리 브랜드인 페어몬트는 럭셔리 호텔로서 고객들에게 ‘잊지 못할 순간’을 선사하고자 한다. 이에 대해 아코르 그룹의 관계자는 “세심한 서비스는 물론 웅장한 공간, 현지에서 영감을 받은 메뉴 등 유명한 바와 라운지 등을 통해 고객들에게 방문 후에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견줄 수 없는 존재감을 지닌, 정통성 있는 경험을 전달하는 것이며, 실제로 더 플라자 뉴욕 시티, 더 사보이 런던, 페어몬트 샌프란시스코, 페어몬트 밴프 스프링스 등 각 도시의 럭셔리한 랜드마크로서 기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얏트 계열의 럭셔리 브랜드인 안다즈는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는 호텔로서, 파크하얏트, 그랜드하얏트 등 같은 계열의 럭셔리 브랜드의 정적인 이미지와 다른 자유분방하고 캐주얼한 럭셔리를 추구하고 있다. 안다즈 서울 강남의 관계자에 의하면 “고객들 개개인의 취향과 개성을 존중하는 퍼스널 터치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며, 이를 목표로 하는 안다즈만의 가이드라인을 따라 밝고 경쾌하며, 젊고 트렌디한 감성을 전달하고자 한다.”면서 “더불어 로컬라이제이션의 일환으로 각 지역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이에 안다즈 서울 강남의 인테리어 일부는 한국의 전통 유기 그릇, 조각보 등에 영감을 얻었으며, 젊은 신진 아티스트와의 콜라보를 통해 호텔 내 공간에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신라호텔은 한국의 전통미와 현대적 감각을 겸비하고 있는 한국을 대표하는 럭셔리 호텔로서 ‘일상이 최고의 순간이 되는 곳’이라는 콘셉트를 선보이면서 휴식은 물론 고급 식문화, 예술, 뷰티, 쇼핑, 웨딩, 엔터테인먼트 등 고객의 고품격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공간을 추구하는 한편, 제주신라호텔은 휴양지에서의 품격 있는 리조트 호텔 문화를 정착하기 위해 연중 문화, 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램을 상설해 고객들에게 제공 중이며, 레저 전문가 서비스, 와이너리 투어, 문라이트 스위밍, 글램핑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사계절 체제형 리조트로서 호텔업계 트렌드를 이끌어가며 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품격 있고 화려한 여행, 일상에서의 탈출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 이처럼 같은 브랜드일지라도 호텔이 위치한 국가와 지역적 특성을 가미한 럭셔리 철학을 이어나가고 있다.


한 럭셔리 호텔 관계자에 의하면, “호텔들이 추구하는 럭셔리에 대한 철학은 무형의 것이기 때문에 어떻게 구현될지는 고객들 각 취향과 직원 재량에 따라 다른 모습”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고객에게 선사하고자 하는 각 호텔의 브랜드 이미지가 존재하며, 이를 위해 고객 개개인을 위한 섬세한 맞춤 서비스와 호텔 브랜드와 지역성을 가미한 특별한 경험 제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내일 코로나 시대, 럭셔리를 말하다 - ②가 게재됩니다.

 

다음 편이 궁금하시다면?
↓↓↓↓↓↓↓↓↓↓
코로나 시대, 럭셔리를 말하다 - 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