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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7 (수)

투어리즘&마이스

[Start Up] 한국 미식투어의 한 획을 긋다, 서울 가스트로 투어 강태안 대표


맛있는 음식은 누구나 좋아하지만 ‘맛’에 대한 기준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서울 가스트로 투어 강태안 대표는 맛있는 음식에 대한 개개인마다의 견해가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그래야 ‘진짜’ 맛집을 선별할 수 있고, 그렇게 돼야 진정한 한국의 미식문화가 이뤄진다는 것이다. 그러려면 부단한 노력을 통해 본인의 입맛을 찾는 과정이 필요하다. 맛에 대한 이러한 철학을 가지고 있는 미식가 강 대표는 그가 가지고 있는 경험을 살려 한국의 식문화를 국내외 여러 관광객들에게 전달한다. 스타트업으로서도 긍정적인 에너지가 가득한 강태안 대표. 그를 만나 서울 가스트로 투어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Start Your Dream Up
“다양하게 경험하는 것을 좋아해요. 아주 특별한 기술을 가진 것은 아니지만 인문학을 기본으로 둔 라이프스타일에 관련된 일에서는 스스로 제한 없이 많이 배우려고하고, 이를 잘 실현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고 할까요?” 서울 가스트로 투어의 강태안 대표는 매우 다양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인터컨티넨탈 호텔의 홍보담당자에서 레스토랑 컨설턴트로, 현대오일뱅크에서 진행했던 럭셔리 주유소 카젠의 GM, 우송대학교 교수에서 이제는 서울 가스트로 투어의 대표가 됐다.


그가 이렇게 여러 가지 일을 하게 된 것은 흐르는 물을 타듯 진행됐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주변에서는 늘 그를 만류했다. 왜 자꾸 안정적인 커리어를 바꾸면서 다른 일을 벌이느냐고. 하지만 그는 오히려 본인이 하고 있는 일을 하나의 길로 단정하지 않았다. 그리고 어떠한 맡은 일이든 일을 이해하고 즐겼기 때문에 이전의 경험들은 또 다른 아이디어로 연결이 됐다. 재미난 오퍼가 들어왔을 때 NO라고 얘기하는 법이 없었고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의 제안은 정중히 거절했다.


스타트업으로서 갖춰야할 필요충분조건을 꼽으라면 단연 도전정신과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아닐까? 강 대표는 흔히 안정성을 추구하는 50대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새롭고 즐거운 것에 마음이 먼저 반응하고 이를 따라잡기 위해 종횡무진이다.


Taste the Real Korea,
‘삼삼한 빨간 맛’을 소개하다

서울 가스트로 투어를 기획하게 된 바탕에는 그간의 경험들이 켜켜이 쌓여있다. 90년대 중반 유학시절 미식투어를 통해 처음으로 ‘미식(Gastronomy)’의 개념에 대해 알게 됐고, 외국생활을 하며 지켜본 서양인들의 식사는 늘 ‘만찬’이었다. 맛있는 음식과 곁들일 와인을 고르고, 혼자보단 여럿이서 식사를 즐겼다. 그렇게 자연스레 그도 지인들의 ‘호스트(Host)’가 됐다.


그리고 이후 홍보 담당자로서 행사를 진행했던 경험, 레스토랑 컨설턴트로서 가지게 된 음식과 레스토랑의 안목, 다양한 지역에서 먹어봤던 음식들로 인해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주위 사람들에게 소개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에 이르게 된다.



그가 대표로서 가지고 있는 미식에 대한 철학은 명확하다. “제가 소개하고 싶은 진짜 미식은 ‘Authentic’이에요. 이를테면 한정식 집에서는 모짜렐라 치즈를 얹은 단호박 찜이 등장하면 안 되는 거죠.” 강 대표와 함께라면 외국에서 한국을 알기 위해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도, 한국에 있지만 한국의 맛을 제대로 모르는 국내 관광객도 맵고 짠 음식으로만 알고 있는 한식의 삼삼한 빨간 맛을 느낄 수 있다.


Gastro Tour Seoul
서울 가스트로 투어에서 진행하는 여행은 8가지다. 작년 한해 대표적으로 진행했던 ‘서울로 7017 테이스팅 서울 투어’는 2017년 서울시 관광 스타트업 공개 오디션을 통해 우수상을 수상한 상품으로 ‘남대문 & 명동’, ‘중림동’, ‘시청 & 광화문’ 총 3개 코스로 이뤄져있다. 이외에도 ‘홍대 나이트 투어’, ‘수원 미식 투어’, ‘사라져가는 자염, 바다음식 여행’, ‘전통주 명인과의 만남’ 등 흥미로운 미식투어들이 구성돼 있으며 강 대표의 투어 노하우에 따라 음식문화와 관련된 맞춤 여행 디자인도 가능하다.



이 중 ‘전통주 명인 투어’의 경우에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술이 담고 있는 이야깃거리도 많고 전통적으로 손님이 방문하면 내왔던 ‘가양주’ 체험, 식품 명인과의 만남, 전통주와 함께 즐기는 전통식 시식 등을 통해 3시간동안 알찬 투어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강 대표는 미식투어를 하다보면 외국인 관광객들이 우리나라에 대한 이해도가 깊고 문화를 배울 의욕도 많다고 말한다. 그만큼 진중하고 음식을 만드는 명인들에 대한 존경을 표하는 일도 자연스러워 투어 내내 분위기가 좋다. 실제로 서울 가스트로 투어의 트립어드바이저 평점은 별 5개를 유지하고 있으며 다녀간 이들의 긍정적인 피드백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한국 ‘정통’ 문화에 대한 이해를 통해
한국 미식의 진정성 알릴 것”
서울 가스트로 투어 강태안 대표



남다른 커리어 비전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내가 젊지 않은 나이에도 이렇게 열정적일 수 있는 이유는 취미형 커리어 패스를 밟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생계형이었다면 이렇게 즐기지 못했을 것이다. 회사생활도 해봤지만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기회들을 혼자서, 때로는 뜻이 맞는 몇몇의 파트너들과 일궈나가는 것에 많은 재미를 느낀다. 지금 하고 있는 일도 마찬가지다. 좋은 음식을 좋은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싶었는데 내가 즐기고 내가 자신이 있으니 자연스레 여러 사람들에게 소개하게 됐다.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는 것은 내 라이프스타일에 맞지 않는다. 외국인 친구들을 만나면 왜 한국인들은 다 똑같은 정장을 입고 회사로 향하느냐고 묻더라. 혹시라도 맞지 않는 옷 때문에 불편한 이들이 있으면 과감히 벗어던지는것도 하나의 방법이라 조언하고 싶다.


해외는 미식투어가 많다고 하던데?
90년대 중반 스위스에서 공부했을 당시, 학교에서 틈이 나면 미식투어를 시켜줬다. 투어라고해서 아주 거창한 것은 아니었다. 근처에 있는 소규모 와이너리나, 소량 생산하는 수제 치즈 공장 정도였다. 그런데 당시만 해도 미식에 대해 잘 몰랐기 때문에 굉장히 협소한 공간에 자리 잡은 곳들이 크게 와 닿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아쉬울 따름이다. 하지만 그때의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비로소 정확한 ‘미식(Gastronomy)’을 알게 된 것 같다.


투어 프로그램을 진행함에 있어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무엇인가?
가르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특히 외국인들은 가르치려고 하면 듣고 싶어 하지 않는다. 우리나라 음식이 아무리 과학적으로 증명이 됐다 하더라도 이 음식은 무슨 병을 예방하는데 도움을 주고 어떤 기관지 건강에 효과적인지 궁금해 하지 않는다. 문화를 배우고 맛을 즐기러온 이들에게 적합하지 않은 접근방식이다. 때문에 같은 두부를 얘기하더라도 한국은 두부를 되도록 그대로 섭취하려고 한다면 중국은 삭혀서 취두부로, 일본은 치즈처럼 쫀득하게 모치리도후로 먹는 방식을 비교 설명하며 각 나라의 두부 섭취 문화가 왜 다른지에 대해 설명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내가 편식이 심했던 것도 하나의 도움이 됐다. 일찍부터 호텔에서 일했고 이전까지는 한식에 대해 크게 조명되지도 않았던 터라 한식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곳도 많이 없었다. 그런데 우연한 기회로 한식을 접해보니 새로운 세계였다. 그렇기 때문에 나 스스로도 처음 알게 된 사실, 내가 새롭게 느끼는 부분이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어필이 되는 것 같다.


혼자 일정을 소화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다. 나름의 노하우가 있다면?
아무래도 이전에 홍보 관련 일을 오래했기 때문에 행사가 진행되기 전에 완벽한 세팅을 하는 것이 습관화돼 있었다. 하지만 투어를 한 두개씩 진행하다 보니 투어라는 것이 하다보면 시행착오도 많이 생기고 예상지 못한 돌발상황들이 생기게 마련이더라. 그래서 내 머릿속에 있는 디자인이 확실해지면 일단 상품화해 고객의 피드백을 받는 것이 중요함을 체득했다. 모든 일은 자리 잡는데 1년은 걸린다. 음식점 사장님들과도 한 번, 두 번 얼굴을 익히다보니 자연스레 얻게 되는 정보들이 생겼다.


1인 스타트업으로서 한계에 부딪히기도 했을 텐데?
테이스팅 투어를 너무 해보고 싶었는데 우리나라는 한상 개념이 있어서 한 두 명이 즐기기에는 너무 터무니없이 많은 양이 제공됐다. 테이스팅 투어라고 하면 배를 불린다기보다 맛을 정확히 보는 투어이기 때문에 적은 포션으로 제공해달라는 음식점을 혼자서 설득하고 이해시키기가 힘들었다. 그러다 작년에 서울로 사업을 서울시와 함께 하게 되면서 시의 도움을 받아 혼자 했을때에 비해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었으며 나 또한 테이스팅 투어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었다. 찾아보면 스타트업들을 위한 정부 지원이 굉장히 많다. 이런 정책적 지원을 적극적으로 찾아보고 이를 활용해 기회로 삼는 것이 스타트업들에게 중요하다.


사업을 운영하며 기억에 남는 이벤트는 무엇인가?
3년 전 서울 가스트로 투어 블로그에 ‘왜 한국인은 쇠 젓가락을 쓰는가?(Why Koreans Use Metal Chopsticks)’라는 글을 포스팅 했었다. 그런데 포스트가 다음날 2만 뷰를 넘더니 현재는 누적 100만 뷰를 기록, 많은 외국인들의 호응을 얻었다. 그래서 이를 기념하고자 작년 11월 11일, 깜짝 이벤트로 ‘Metal Chopsticks Championship’을 진행했다. 젓가락질에 익숙한 외국인들이 나름대로의 실력을 인증할 만한 동영상을 보내면 우승자를 가려 팸 투어에 초대하거나 방짜유기 젓가락에 이름 각인 새겨 기념으로 보내줬다. 당시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깜짝 이벤트로 시작했지만 우리의 문화도 알릴 수 있고 참여하는 외국인에게도 좋은 추억을 선사할 수 있어 앞으로도 서울 가스트로 투어의 시그니처 프로그램으로 매년 진행하고자 한다.



최근 주목하고 있는 국내 미식 여행지를 추천하자면?
태안이다. 태안은 산과 바다, 들판이 한 곳에 모여 있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식자재의 곡창 지대로서 ‘한국의 투스칸’으로 불리는 곳이다. 태안에는 특히 ‘자염’이라고 하는 세계 슬로우 푸드 연맹이 ‘맛의 방주’로 지정한 소금이 있어 이를 경험해보는 투어를 디자인했다. 한번은 미국에서 전 세계의 최고급 식품을 수입하고 있는 MD로부터 연락이 왔다. 이미 자염투어는 3년 전부터 기획해 놨기 때문에 그가 원하는 투어를 진행할 수 있었고, 방문 후 탁월한 가치를 인정한 MD는 다량의 자염을 가지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이후 작년 해수부와 어촌어항협회가 선정한 해양관광벤처 사업에 선정돼 본격적으로 태안의 미식 관광을 소개하고자 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그동안에는 내실화에 신경을 썼다면 앞으로는 해외 관광객들, 특히 중국과 일본인들에게 적극적으로 투어를 알리고 활성화 시킬 생각이다. 우리의 미식투어를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곳은 일본이라 생각한다. 우리 투어가 영미권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는 이유는 영어로 된 콘텐츠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입소문을 타려면 접근하기 쉬워 노출이 많아야 한다. 따라서 계속해서 영문 콘텐츠를 만들고 올해 안에 중국어와 일본어로도 된 콘텐츠도 제작할 생각이다.


또한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 관광객들에게도 충분히 가치 있는 투어들이 많기 때문에 국내 관광객들을 상대로는 주기적인 이벤트를 통해 보다 접근하기 쉬운 투어상품들을 제공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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