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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11 (월)

칼럼

[이효상의 Hotel Architectural Design Guide] 호텔설계에서 View의 가치


자연의 선물

가족들과 휴가차 괌에 방문했을 때 호텔로 가는 여정에서 가장 기대했던 부분은 괌의 푸르른 바다였다. 호텔 주출입구에 도착해 로비로 들어선 순간 활짝 열린 큰 창문 너머로 보이는 에메랄드빛 바다와 화창한 하늘은 비로소 휴양지에 도착했음을 실감케 했다. 이러한 로비에서의 감흥은 복도를 지나 객실에 들어서 커튼과 창문을 젖히고 발코니에 나가는 순간 정점을 찍었다. 일상과 다른 풍경, 바다 내음 등 자연이 선사하는 경관의 선물은 특히, 휴양지에 호텔 설계를 할 때 중요한 디자인 요소로 고려된다.



경관의 가치
휴양지에 있는 호텔에 투숙 시 경관이 좋은 객실은 그렇지 않은 객실에 비해 추가 비용을 지불했던 경험들을 누구나가 했을 것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이왕 휴양지에 온 마당에 몇 만 원의 추가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View가 좋은 객실에 묵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인지상정이기 때문이다.


강릉 앞바다에 위치한 호텔 부지에 설계를 진행할 당시 국내 대표적인 휴양지인 제주 서귀포, 부산 해운대 호텔 객실들을 대상으로 View에 따른 가격 차이를 홈페이지를 통해 조사한 적이 있다. 바다를 볼 수 있는 Ocean View 객실이 City or Mountain View에 비해 약 20% 정도 높은 객실요금을 받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이러한 데이터는 강릉 계획부지에 건물을 배치할 때 주요 의사결정의 기준으로 활용됐다. 


실내에서 좋은 경관을 확보하기 위한 일반적이지 않은 건물 배치 방식은 실제 도시경관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바다를 면해서 장방향으로 건물들이 배치돼 있는 부산 해운대의 도시경관과 비교해 미국의 대표적인 휴양지인 마이애미 해변의 건물들은 바다를 향해서 단방향으로 배치돼 있다. 다닥다닥 건물들이 붙어 있어 거대한 장벽처럼 보이는 해운대 건물들의 배치에 비해 건물들 사이가 넓게 열려 있는 마이애미의 배치가 도시경관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훨씬 더 좋아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또한, 미적으로 좋아 보이는 것 외에도 실제 용도가 호텔이라면 더 많은 객실들이 바다의 조망을 확보할 수 있고, 도시 구조적으로도 바람이 통할 수 있는 길들이 확보되면서 도시 열섬 현상을 경감하기도 한다.



View에 의해 만들어지는 건축 배치
앞서 언급했던 강릉 앞바다에 계획 중인 호텔&리조트의 경우가 자연경관을 어떻게 바라볼지를 대표적으로 고민하면서 건물의 배치가 결정된 사례다. 초기 단계에서 전체 건물 규모, 목표 객실 수 등이 정해지면 다음 단계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민하는 부분이 건물을 땅에 앉히는 배치단계다. 이 단계에서는 통상적으로 여러 가지의 배치 대안들이 각각의 특징을 가지고 만들어 진다. 배치대안 1은 가장 일반적인 건물구성으로 경관이 좋은 쪽으로 최대한 많은 객실을 배치하고 후면 쪽에 코어 및 객실을 배치하는 방식이다. Ocean View 객실이 전체 객실 중 60%를 확보하고, 공간의 효율성을 판단하는 전용률은 70%이다.



배치대안 2는 마이애미 해변의 건물 구성에서 힌트를 얻어 만들어진 대안으로 Ocean View 100%, 전용률 65%를 확보했다. 배치대안 1에 비해 전용률은 약간 떨어지지만 Ocean View 객실은 더 많이 확보하는 장점이 있다. 다만, 건물 간 객실에서 맞은편 투숙객이 보인다는 점에서는 프라이버시가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는 안이다.


배치대안 3은 바다를 45도로 바라보는 삼각형 형상이다. 객실 배치가 된 방식으로 Ocean View 100%, 전용률 62%가 나온 안이다. 배치대안 1, 2에 비해 전용률은 가장 떨어지기 때문에 공사비가 상대적으로 많이 든다. 하지만, 객실에서 바다를 볼 때 일직선상으로 망망대해를 보기 보다는 넓게 펼쳐진 해안가를 사선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훨씬 더 풍성한 자연경관을 향유할 수 있고 배치대안 2와 비교해도 프라이버시가 담보된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안이다. 이렇게 각각이 가진 장점, 단점을 분석해 호텔 배치대안 3가지가 사업주에게 보고가 됐고, 최종적으로 배치대안 3으로 결정돼 현재 상세한 설계가 진행 중이다.



이렇듯 호텔 건축설계에서 외부에 보여지는 View에 대해 어떻게 건축가가 해석하고 고민하는지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의 건물형상이 만들어 진다. View라는 가치는 휴양지  뿐만 아니라 도심지 호텔 설계에서 많은 디자인 의사결정을 이끌어 내는 핵심이라 볼 수 있다.



이효상
(주)간삼건축 호텔그룹 이사


공간적인 특성 및 전문화가 요구되는 간삼건축의 호텔설계를 전담하고 있으며 주요작품으로는 명동성당 종합계획(1단계), 홍천 블루마운틴 CC 클럽하우스, 알로프트 서울 강남,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보타닉 파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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