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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8 (목)

레스토랑&컬리너리

[Feature_ Dining] 로컬푸드, 식문화 발전을 위한 첫걸음_ 요리사, 생산자, 소비자 모두가 노력해야 - ②


로컬푸드 이야기, 요리로 구현하다

로컬푸드 여행을 5년째 지속 중인 류 셰프는 지난 2019년 프랑스 정부가 주관하는 2020 라 리스트 자연부문 특별상을 수상하면서 전 세계에 국내산 로컬 식재료를 알리는데 기여했다. 류 셰프는 “로컬 식재료만의 매력에 대해 속초하면 오징어를 말리고 있는 모습, 장흥하면 넓게 펼쳐진 평야, 평택하면 쌀을 경작하는 모습 등 많은 풍경들을 자연스럽게 연상시킨다.”면서 “식재료가 자라난 환경과 지역의 스토리를 알아 간다는 것 자체가 행복이고, 요리를 하는 데 있어서도 큰 영감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특히 류 셰프는 로컬 식재료 여행을 통해 만나게 된 생산자들과의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지난 8월 22일, 23일 양일에 걸쳐 류니끄에서는 기존 봉화 은어 페스티벌이 코로나19로 개최되지 못한 아쉬움을 담아 여름철 봉화의 식재료를 활용한 코스, ‘봉화 인스퍼레이션’을 진행했다. 봉화의 은어, 한약우, 생강대 등 로컬 식재료만을 사용한 코스는 봉화의 홍주선 생산자와의 지속적인 소통을 계기로 마련된 자리며, 봉화군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서 성황리에 마쳤다. 이에 류 셰프는 “이번 기회를 통해 봉화와 봉화의 우수한 식재료를 알릴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이었다. 앞으로도 국내 로컬 식재료를 활용한 요리는 계속될 것”이라면서 행사의 소감을 밝혔다. 


 


 


로컬푸드 활성화를 위한 과제

로컬푸드의 활성화는 문화의 차이에서 비롯됐기 때문에 요리사, 소비자, 생산자 각자의 역할이 모두 중요하다. 요리사는 로컬 식재료가 어디서, 어떻게 생산되고, 어떤 요리를 통해 소비자에게 로컬푸드를 알릴 것이며, 보다 다양한 식문화를 선도할 것인지 연구해야 한다. 이에 소비자는 요리사로부터 전달받은 서비스를 통해 식재료 전반에 대한 경험과 지식이 한층 넓어지고, 소비자의 관심은 식재료 자체, 식재료가 자라난 환경과 지역으로 확장된다. 이제는 우리 밥상에 올라가는 식재료가 어디에서부터 오는지에 대한 시작점, 보다 다양한 식재료를 수용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우리만의 식문화를 이끌어가는 데 요구되고 있다. 그렇게 되면 생산자들도 소비자의 수요와 관심을 바탕으로 생소할지라도 지역 특성에 맞는 작물에 대한 농사를 지속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것이다.


로컬푸드 활성화는 결코 한 집단의 움직임만으로는 힘들다. 요리사, 소비자, 생산자의 삼박자와 더불어 이미 자리 잡힌 문화이기에 우리나라의 교육 시스템과 사회적 인식 등 정책적인 접근이 동반돼야 한다.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중간자로서의 요리사 역할이 잘 수행되기 위해서는 요리사들이 인정받을 수 있는 분위기의 형성이 우선이다. 그렇게 된다면 요리사가 가진 식재료에 대한 지식, 요리 혹은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힘 또한 커지지 때문이다. L.I.S.S.와 같은 프로그램이 많아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느 한 집단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보다 파급력을 갖추기 위해 관련 정부기관, 협·단체와의 협업도 요구된다. 이러한 점에서 L.I.S.S.와 해양수산부가 힘을 모은 데에는 의의가 있다.


또한 류 셰프는 로컬푸드의 활성화에 대해 “로컬푸드가 많이 소비돼야 로컬 식재료의 생산량 증가로 이어진다. 그렇기 위해서는 산업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면서 한 가지 예로 “요즘 HMR 시대를 맞이해 간편식을 로컬 식재료를 이용해 만든다면, 소비자들로 하여금 로컬 식재료를 자주 접하고, 로컬 식재료의 소비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외식업계가 주목하는 아이템과 로컬 식재료의 결합은 소비자에게 로컬 식재료에 대한 친숙함을 늘리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요리사들의 개인적인 노력과 함께 산업적인 접근이 이뤄진다면, 로컬푸드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 제고에 큰 영향력을 가질 것이다.


종식을 예견하기 어려운 코로나 사태와 맞물린 폭우와 연이은 태풍. 어느 때보다도 안정적인 먹거리 확보가 중요진 가운데 로컬푸드에 대한 이목이 더욱 집중되고 있는 이때, 요리사, 생산자, 소비자 모두의 다각적인 노력을 통해 우리의 로컬푸드가 활성화되고, 식문화도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라본다.





“로컬 식재료, 요리의 근간 확립과 지역의 본질 일깨워 줘”

류니끄 류태환 셰프


Q. 류니끄는 독창적인 요리법과 로컬 식재료를 활용해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미식 경험을 주고 있는 레스토랑으로 알려져 있다. 로컬 식재료에 대해 연구를 시작한 배경은 무엇인가?

레스토랑을 시작한 지 3년 만인 2015년에 아시아 베스트 레스토랑 27위, 월드 베스트 레스토랑 79위에 오르는 성과가 있었다. 외국에서 요리 수련할 때부터 존경했던 셰프들은 제 나라의 지역 생산지와 연계성을 가지고 식재료와 생태계 전반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더 나아가서는 그 나라에서 하나의 문화를 아우를 수 있는 그런 영향을 주는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짧은 시간 내 갑작스럽게 주목을 받고 나니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나는 과연 내가 그렇게 동경하던 셰프의 모습인가. 우리 식재료를 더 잘 알아야겠다는 결심이 섰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기로, 그렇게 식재료 연구부터 시작했다.


Q. 로컬 식재료를 연구하는 방법이나 노하우가 있나?

지리적 표시제(GIS)를 통해 힌트를 얻었다. 프랑스의 경우 디종 머스터드, 알바 트러플, 게랑드 소금 등 지역과 함께 연상되는 고유명사 같은 식재료가 있다. 우리나라 역시 그런 방법이 존재했다. 처음에는 지리적 표시제를 바탕으로 식재료가 자라나는 지역의 토질이나, 날씨 등 환경적인 요소부터 살펴보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완도라고 한다면 완도에 유명한 전복 서치를 시작으로 직접 전복을 채취하러 가는 배를 타보기도 하고, 완도 주변 지역으로 넓혀가는 방식이다. 완도에 이어 장흥, 장흥의 헤리티지에 대해 장흥에는 사람의 인구보다 소의 두 수가 많다는 사실, 장흥 앞 바다에는 키조개 마을이 있고, 장흥 시장을 알리기 위해 장흥 삼합이라는 음식 만들어진 유래 등을 알게 됐다. 그렇게 고흥, 강진, 나주 등 전라남도 전역에 대해 이해하기 시작했다. 작년 11월 한 달 동안 전라남도에만 6번 내려갔다. 특별한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 식재료는 직접 마트에 가서 필요한 물건을 사듯 산지에 가서 구석구석 살펴봐야 한다. 실제로 만져도 보고, 냄새도 맡아보고, 식재료가 만들어진 환경도 봐야 한다. 그 환경 중에서는 식재료를 만드는 생산자들의 생각도 담겨 있기 때문에 직접 가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중요하다.


Q. 지금은 류니끄만의 지리적 표시제가 있다고 들었다.

로컬 식재료 연구와 여행을 통해 얻은 지식을 바탕으로 매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여행을 꾸준히 이어나가다 보니 부티크 생산자들을 만날 수 있었고, 생산자들과의 교류를 바탕으로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코스나 플레이트를 개발한다. 예를 들어 최근 봉화의 여름 식재료인 은어와 한약우를 메인으로 구성한 ‘봉화 인스퍼레이션’은 봉화에서 오랜 시간 은어를 키운 홍주선 어르신과의 소통을 통해 발전된 뜻깊은 자리다. 이렇듯 생산자와의 교류를 통해 얻은 영감과 그 지역의 로컬 식재료를 기록, 알리고자 하는 마음에서 시작했다. 고객에게는 내가 먹는 이 식재료가 어디에서 온 것인지에 대한 정보가, 스스로에게는 내가 만든 요리의 확실한 근거가 된다.


Q. 식재료 이해를 중요하게 생각하는것 같다.

직접 부딪치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 지역의 생산 프로듀스, 생산자, 히스토리와 헤리티지에 대해 알게 되고, 식문화를 알게 됐다. 식재료를 이해하면 모든 것들이 항상 굉장히 새롭게 다가온다. 무엇보다도 식재료의 이해는 내 요리에 대한 레퍼런스를 확실히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요리를 시작할 당시 다이닝 분류에는 ‘컨템포러리’ 카테고리가 없었다. 내가 시도하는 요리에 대한 설명을 정확히 전달하기 위해 ‘하이브리드 퀴진’이라는 이름으로 2016년 특허를 냈다. 일본 요리와 프렌치 요리의 기본을 접목시킨 독창적인 요리법과 국내산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음식, 이것이 류니끄의 하이브리드 퀴진이다. 이렇게 명명을 한 뒤 왜 이 요리가 나왔는지에 대한 레퍼런스를 더 공고히 하기 위해 식재료 연구에 더욱 몰두했다.


Q. 최근 봉화 인스퍼레이션과 같이 지역과 식재료를 함께 알릴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그런 행사를 기획한 이유가 있나. 실제 고객 반응은 어땠는지.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알게 된 로컬 식재료와 관련된 히스토리와 헤리티지, 떼루아를 요리로서 해석, 많은 이들에게 알리고 싶었다. 로컬 식재료 여행을 시작한 5년 전부터 류니끄의 15가지 코스 중 1코스는 ‘지역명+인스퍼레이션’으로 구성했다. 예를 들어 제주 인스퍼레이션은 제주의 달고기를, 예산 인스퍼레이션은 예산 사과를 먹여 키운 돼지를 이용한 플레이트다. 그리고 5년이 지난 지금, 내년이면 류니끄가 10년을 맞이한다. 그동안 리서치한 내용과 경험을 토대로 한층 더 깊게 풀어내려 한다. 기존 한 플레이트였던 인스퍼레이션을 전체 주제로 확장하는 작업이며, 그 첫 단추가 봉화 인스퍼레이션이었다. 제한적인 식재료를 활용해 코스를 구상하는데 어려움이 따랐지만, 은어 요리의 대중성 및 고급화에 앞장서는 계기를 마련,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에 봉화 은어축제와 은어의 브랜드 가치 제고에도 소중한 시간이 됐다는 평이다. 많은 이들의 요청으로 일주일 연장해 운영하기도 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로컬 식재료에 대한 연구와 여행을 계속 이어 나갈 것이며, 앞선 행사를 지속적으로 기획하고 있다. 현재 준비 중인 지역은 서천이다. 서면의 해산물, 한산면의 소곡주, 화양면의 서래야쌀, 문산면의 쪽파 등 서천의 13개 면의 곳곳을 살펴보는 중이다. 진부할지도 모르는 로컬의 식재료를 류니끄만의 방법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이다. 표면적인 탐구가 아니라 한 지역의 본질을 보다 심도 있게 류니끄의 한 코스에 담아내고 싶다. 또한 기회가 된다면 모든 활동을 바탕으로 로컬을 주제로 하는 새로운 공간 사업에 도전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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