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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9 (금)

호텔&리조트

[FeatureⅠ] 수면 위로 떠오르는 내국인 장기투숙 니즈, '호텔 한 달 살기' 호텔에 주거의 의미 더하다 - ①

 

어느덧 코로나19와 함께 생활한 지도 1년여. 계속되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원격근무, 의도치 않은 휴직 등 내 맘 같지 않은 일상에 지칠 대로 지친 이들이 다시 ‘한 달 살기’ 여행을 떠나고 있다. 한 달 살기는 스테이케이션 트렌드를 이끈 주역으로 ‘살아보는’ 여행을 지향하는 여행자들의 로망이 돼, 도시별, 나라별로 한 달 살기를 하는 ‘라이프 백패커(필요한 때에만 필요한 라이프스타일을 점유하는 이들을 일컫는 신조어)’까지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사실 한 달 살기는 비단 여행의 목적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유로 단기임대가 필요한 이들에게 있어서 하나의 제도였고, 스트리밍 라이프, 공유주거의 트렌드가 더해지면서 또 다른 문화로 자리 잡게 됐다. 이에 한 달 살기와는 거리가 멀어 보였던 호텔에서도 짧게는 일주일에서 시작해 길게는 몇 개월 단위의 한 달 살기가 적용되기 시작했다. 호텔 한 달 살기, 데이유즈에 이어 장기투숙의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낼 수 있을까?

 

 

 

코로나19로 제2의 전성기 맞은 한 달 살기
“지금까지 일해 왔는데 코로나19로 겨울을 쉬게 됐습니다. 아이들과 남해에서 한 달 살고 싶습니다.”, “아파트에서만 살다가 코로나19까지 오니 마당 있고 테라스 있는 곳에서 여유부리고 싶어요.”, “해외여행을 대신할만한 국내 한 달 살기 여행지 추천 부탁드립니다.” ….


한 달 살기 준비모임으로 대표적 커뮤니티인 카페 ‘일 년에 한 도시 한 달 살기’에 최근 올라오고 있는 글이다. 하루 평균 방문객만 2000여 명에 달하고 매일 가입자가 수십 명씩 늘어나고 있는 한 달 살기 커뮤니티에서는 한 달 살기 지역, 숙소, 생활 정보, 경험자들의 후기와 팁 등의 공유가 이뤄지고 있다.


코로나19가 여행객들의 한 달을 묶어두고 있다. 대개 휴가철이나 자녀들의 방학 시즌에 맞춰 해외로 한 달 살기를 떠났던 이들이 갈 곳이 없어지자 국내 여행지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코로나19가 선사(?)해준 여유가 본의 아니게 많아진 직장인들이 특정 시기를 가리지 않고 여러 지역으로 한 달 살기를 떠나고 있다. 일부 지역에 한정돼 있던 패턴도 사라졌다. 물론 한 달 살기의 성지로 자리잡은 제주도가 여전히 대세지만,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구 밀집도가 낮은 지방의 소도시나, 심지어는 울릉도와 욕지도 같은 오지에서 자발적 고립을 희망하는 이들도 있다. 이러한 흐름으로 ‘셀프 유배’라는 말이 코로나19 상황에 접목된 의미로 다시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스스로 거리두기를 하겠단 의미다. 그들은 집이 아닌 다른 공간에서 마치 유배를 간 듯 장기체류에 들어간다.


한편 이들을 겨냥해 지자체는 지역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tvN 예능 ‘여름방학’의 촬영지로 고즈넉하고 아름다운 풍광에 인기를 끌었던 강원도 고성군은 지난해 10월 19일부터 11월 15일까지 ‘고성에서 한 달 살기, 고성만사성’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고성만사성은 19~39세 청년들을 대상으로 참여자를 모집, 참여자들은 죽왕면 문암진리의 민박시설에서 생활하며 군의 식비 지원을 받았다. 군은 프로그램 참여자 대상으로 고성의 역사와 문화 등을 알아보는 투어 프로그램과 청년 창업 분야의 전문가를 초빙해 멘토링과 세미나 프로그램들을 함께 진행하기도 했다.

 

#셀프유배 #직주근접 #집공족 #라이프백패커
기존 단기임대 니즈에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더해져

언제부터 한 달 살기가 열풍을 일으켰는지 명확하진 않지만 모르긴 몰라도 공유숙박 플랫폼, 에어비앤비의 영향이 컸던 것은 사실이다. ‘여행은 살아보는 거야!’의 브랜드 캠페인을 내걸고 있는 에어비앤비가 공유숙박이란 개념을 국내에 처음으로 선보였고, 첫 깃발을 꽂았던 제주도를 시작으로 한 달 살기 숙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한편 여행의 목적이 있기 전에도 1~3개월 단위로 집을 빌리는 단기임대시장은 이미 다양한 주거 형태의 필요로 인해 조성되고 있었다. 이를테면 살던 집의 리모델링으로 당분간 머물 곳이 필요한 이들이나 입주 전에 결혼을 빨리하게 된 신혼부부, 방학 동안 지방에서 서울에 올라와 공부하는 학생 등 각양각색의 이유로 단기임대에 대한 니즈가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부동산 정책상 월세는 1년 이상, 전세는 2년 이상 단위로 계약이 이뤄져 보증금 때문에 단기임대료는 일반적인 월세에 비해 높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 부동산계약을 기반으로 하지 않는 공유숙박이 등장했고, 이를 계기로 단기임대의 허들이 점점 낮아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단기임대의 선택지에 여전히 호텔은 포함돼 있지 않았다. 장기투숙의 혜택으로 할인이 적용된다지만 아무래도 높은 ADR에 호텔과 고객의 거리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상황이 바뀌었다. 팬데믹으로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자 늘어난 공실률을 메우기 어려워진 호텔들의 과감한 결단이 있었던 것. 특정 고객에게 의존했던 영업방식은 앞으로의 생존에 여러 리스크를 야기할 가능성이 커지자 호텔들은 시장 다변화의 체질 개선을 시작했다.


여기에 코로나19가 만들어 낸 원격, 재택근무와 같은 환경의 변화나 스트리밍 라이프, 공유주거와 같은 라이프스타일이 더해져 호텔 한 달 살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도 높아지고 있다. ‘직주근접(직장과 주거가 가까운 것)’을 추구하는 직장인, 소유보다 경험을 중시하고 스트리밍 라이프에 빠르게 편승하고 있는 MZ세대, 코로나19를 피해 격리를 자처하는 셀프 유배족, 그리고 기존 단기임대의 수요까지.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정말  ‘한 번’ 살아 볼만한 가격에 호텔은 다른 한 달 살기 숙박업소 중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높여나가고 있다.

 

 

체류형 숙소를 자처하는 호텔들
호텔 장기투숙의 수요에 발 빠르게 대응한 호텔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장기투숙객을 유치하기 시작했다. 작년 9월, 중구에 새롭게 오픈한 호텔 미드시티 명동은 ‘내 인생의 한 달은 모든 게 갖춰진 호텔에서’라는 슬로건 아래 ‘도심 호텔에서 한 달 살기’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최근에는 주변 여성 직장인 및 대학생의 편의를 보다 강조한 ‘여성전용 장기주거 프로그램’을 출시하기도 했다. 호텔 미드시티 명동 오두진 총지배인(이하 오 총지배인)은 “장기투숙 프로모션은 오픈 전부터 기획했던 것이었다. 8월 초부터 명동을 중심으로 중구 일대의 장기투숙 니즈에 대해 시장 조사를 했고, 오픈 일정에 맞춰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그리고 덕분인지 문을 연 지난 9월부터 인근 기업체 직원, 스타트업 프리랜서 등의 고객들이 호텔에 장기투숙하고 있다. 오픈 직후부터 꾸준히 점유율이 올라, 1월 말에는 전체 점유율의 40~50%까지 장기고객으로 채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비스 앰배서더 서울 명동은 비즈니스 고객을 대상으로 ‘명동에 집 있어? 난 있어!’ 프로모션을 선보였다. 이비스 앰배서더 서울 명동 정병우 총지배인은 “이제 워라밸을 넘어 삶과 일이 통합되는 워라인(Work-Like-Integration)의 시대가 왔다.”고 귀띔하며 “일과 생활이 모두 가능하며 독립적이고 안전한 투숙을 원하는 비즈니스 고객의 니즈에 부합하기 위해 객실 요금의 부담은 낮추고 편의성 있는 서비스는 극대화해 프로모션을 준비했다.”고 소개했다. 

 


메종 글래드 제주는 한 달이 부담스러운 고객들을 위해 일주일 살기(7박 이상), 보름 살기(15박 이상), 한 달 살기(30박 이상) 중 원하는 기간에 맞게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슬기로운 제주 생활’ 패키지는 더 오래 머물수록 풍성한 혜택이 제공되는 것이 특징이며, 한 달 살기 선택 시에는 객실에서 미니 전자레인지를 사용할 수 있게 했고, 패밀리 스위트 객실 예약 시 바디프랜드 안마의자를 제공했다. 신라스테이가 한 달 살기 패키지를 포함해 론칭한 ‘온 유어 신라스테이’ 프로모션은 시즌 3까지 연장, 시즌 3은 시즌 2의 두 배 이상의 판매율을 기록해 장기투숙 상품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했다.


서울드래곤시티는 장기투숙객을 위해 세탁부터 요리까지 가능한 생활편의시설 ‘두두 라운지’를 오픈했다. 두두 라운지는 기본적인 취사가 가능하도록 주방 도구가 구비된 공유주방, 세탁기는 물론 건조기까지 이용할 수 있는 세탁실, 편안한 휴식이 가능한 휴게공간으로 구성됐다. 서울드래곤시티 세일즈팀 박철웅 부장(이하 박 부장)은 “서울드래곤시티 2층 아케이드에 위치한 두두 라운지는 이비스 스타일 앰배서더 서울 용산과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용산의 장기투숙객이라면 누구나 24시간 이용 가능하다. 장기투숙객 라운지를 포지셔닝하는 과정에서 투숙객들이 호텔을 집이라 여기며 생활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최소한의 시설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장기투숙, 안정적 운영은 물론,
잠재고객에 대한 홍보에도 유리해”

이비스 앰배서더 서울 명동 판촉팀 이원영 지배인

 

이비스 앰배서더 서울 명동에서 장기투숙 프로모션을 실시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이비스 앰배서더 서울 명동은 주요 은행과 기업의 본사, 외국계 기업 등이 밀집된 지역이다. 기존에도 인근 기업 직원들로부터 장기투숙에 대한 문의가 있었는데 코로나19 단계가 계속해서 격상되자 문의가 점차 많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에 9월 말 정돈된 패키지를 만든 후, 10월 초부터 홍보에 들어갔다. 처음에는 수요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많은 연락이 왔다. 아무래도 호텔이 많이 저렴해졌다는 인식이 베이스가 되는 것 같고, 그간의 호캉스 트렌드,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대한 우려 등이 호텔 장기투숙을 고려하게 되는데 영향을 미친 것 같다.

 

장기투숙 문의 고객의 주된 니즈는 무엇인가?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새롭게 알게 된 것이 있다면?
생각보다 직장인들의 직주근접에 대한 욕구가 강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긴 이동시간에 힘들어하던 이들은 길에서 허비하는 시간에 자기 계발을 하고 싶다는 니즈가 있었던 데다가 코로나19로 대중교통 이용도 꺼리게 된 것도 한몫했다. 이에 장기투숙객에도 호텔 위치에 대한 부분이 큰 메리트로 작용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비스 앰배서더 서울 명동의 경우 기업이 밀집된 시청, 광화문, 동대문, 남산이 인근에 위치해 있고, 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과 도보 5분 거리의 뛰어난 접근성을 자랑, 주요 거점을 잇는 대중교통망을 갖추고 있어 위치에 대한 메리트로 연락을 주는 이들이 많다.

 

실제 장기투숙객 유치는 어떻게 이뤄지는지 궁금하다.
우선 문의가 들어오면 고객과 시간을 맞춰서 투어를 진행한다. 고객과 함께 직접 객실을 둘러보며 객실을 소개, 마음에 드는 곳을 선택하면 호텔에서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나 장기투숙 정책에 대해 고지하고 최종 결정을 하는 식이다. 고객과 직접 상담하면서 몰랐던 니즈에 대해 알게 되기도 해 상담의 과정은 매우 중요한 것 같다. 이를테면 호텔 입장에서 장기투숙객들은 비교적 조용한 공간을 선호할 것으로 예상해 안쪽 객실을 보여주면 오히려 엘리베이터와 가까운 곳을 선호하거나, 장기투숙객들에게 객실은 주거의 공간이자 ‘나만의 공간’이 되면서 의외로 객실 클리닝 서비스에 큰 니즈가 없기도 했다.

 

장기투숙객을 대상으로 호텔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는 무엇인가? 제공하는 서비스에 주안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먼저 주 2회 침구류 교체 및 객실 클리닝 서비스, 헬스 및 사우나 무료 이용, 코인 세탁실 이용 시 세제 무료, 무료 주차 서비스 등을 제공하며 짐이 많은 장기투숙객 특성을 고려해 필요한 경우 프런트 데스크에서 24시간 무료 짐 보관 서비스도 가능하다. 여기에 19층에 위치한 레스토랑 ‘라 따블(La Table)’과 ‘르 바(Le Bar)’ 상시 20% 할인과 유료 세탁 서비스도 30% 할인 적용된다. 실제로 투숙이 장기로 되다 보니 일상을 보내는 데 어려움이 없는지에 대한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 이에 호텔 부대시설을 최대한 활용해 객실뿐만 아니라 추가적인 베네핏을 주고자 했으며, 이외 특별한 요구사항이 있다면 24시간 프런트에서 적극 응대하는 방향으로 하고 있다.

 

이번 장기투숙 프로모션을 통해 호텔에서 기대하는 바는 무엇인가?
코로나19로 명동 일대 호텔들 모두 어려운 가운데 안정적으로 최소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두 번째는 호텔 홍보 효과다. 아무래도 호텔에 오래 머물다 보면 호텔이 가지고 있는 좋은 면들을 속속 알게 되고, 심리적 거리감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지금은 거리두기 단계조정으로 어렵지만 퇴근 후 직장 동료나 지인을 초대해 호텔 레스토랑 혹은 바에서 시간을 보낼 수도 있고, 인근에 지인이 방문했을 때에도 객실로 초대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 고객이 곧 잠정적 홍보담당자가 될 수 있다. 이에 지금은 개별 장기투숙객만을 대상으로 하지만 운영이 안정화되면 추후 인근 기업과 B2B 계약을 통해 기숙사로 제공하는 등 장기투숙을 골자로 다양한 시도들을 해볼 계획이다.

 

내일 수면 위로 떠오르는 내국인 장기투숙 니즈 - ②가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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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 위로 떠오르는 내국인 장기투숙 니즈 -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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