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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연

[정성연의 Hospitality Brand Talk] 기품과 품격의 'The place to be' 페어몬트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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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도깨비’에 등장해 유럽의 고성과 흡사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던 캐나다 퀘백의 ‘페어몬트 르 샤토 프롱트낙(Fairmont Le Château Frontenac)’ 호텔. 이 드라마를 통해 ‘페어몬트(Fairmont)’라는 브랜드는 대중에게 기품과 품격을 대표하는 고급 호텔 브랜드로 각인됐다. 긴 기다림 끝에 올해 2월 드디어 여의도에 상륙한 페어몬트 호텔에는 어떤 이야기가 숨겨져 있을까? 
 

이번 호 칼럼에서는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페어몬트의 브랜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페어(Fair) 가문에 의해 세워진 샌프란시스코의 아이콘, 페어몬트 호텔
본사가 캐나다에 있고, 그곳에서 강력한 입지를 갖고 있는 페어몬트 호텔이지만, 사실 본고장은 미국이다. 1890년대에 제임스 그라함 페어(James Graham Fair)가 매입한 땅, 샌프란시스코의 노브 힐(Nob Hill)의 정점에 자리 잡은 호텔이 최초의 페어몬트 호텔이다(그림 1). 동업자들과 함께 네바다 은광에 많은 돈을 투자해 ‘The Silver Kings’라 불렸던 아일랜드의 이민자, 제임스는 동네에서 가장 큰 저택을 지을 목적으로 캘리포니아 스트리트(California Street)의 언덕 꼭대기 부지에 땅을 매입했다. 1894년 제임스의 죽음 이후, 그의 딸들인 테레사 페어 오릭스(Theresa Fair Oelrichs)와 버지니아 페어 반더빌트(Virginia Fair Vanderbilt)는 아버지를 기리기 위한 건축물을 위해 건축회사 ‘Reid & Reid’에 페어몬트 호텔 건설을 의뢰했다. 브랜드명 페어몬트는 Fair 가문과 언덕/산을 의미하는 프랑스어 접미사 ‘-mont’의 합성어로 ‘페어가문의 언덕/산’의 뜻을 담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의 가파른 언덕 노브 힐 정상에 위치한 페어몬트는 전 객실에서 시내를 내려다보는 360도 파노라믹 경관을 갖고 있는 최고 입지의 호텔이었다. 또한 회색 화강암, 크림색 대리석 및 테라코타 석재로 만들어진 7개 층 건물에, 이탈리아 르네상스 스타일의 인테리어와 수공예 가구, 수입산 카펫으로 치장된 600개 객실로 개관 전부터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불행히도 페어몬트가 오픈을 앞둔 1906년 4월 18일, 샌프란시스코에서 대지진이 발생했고 호텔은 지진으로부터는 살아남았으나(그림 2) 3일간 지속된 후속 화재로 인해 모든 고급 내장재와 시설이 타버리는 큰 피해를 입었다. 이 재해는 미국 역사상 가장 심각한 재해 중 하나로 손꼽히며 이로 인해 도시 전체가 폐허가 됐기에 그 누구도 이 호텔이 재건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캘리포니아 최초 여성 건축사인 줄리아 모건(Julia Morgan)이 페어몬트의 리모델링을 맡게 됐다. 모건은 여성 최초로 파리의 전통 있는 예술학교인 École des Beaux-Arts 졸업했을 뿐 아니라, 미국의 UC Berkeley 대학에서 엔지니어링을 전공한 예술과 공학에 능통한 전문가였다. 많은 이들의 노력 끝에 호텔은 재해로부터 정확히 1년 후인 1907년에 4월 18일에 오픈했다. 그리고 페어몬트는 샌프란시스코의 재건을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순식간에 샌프란시스코의 사교모임의 장(Social Hub)이 된 페어몬트는 1920년대 전 세계 유명인사들이 모이는 최고의 모임장소로 거듭났다. 이곳은 음악, 무용, 예술 등 다양한 주제의 완벽한 커리큘럼과 시설을 가진 학교도 있어 2~3개월 동안 장기 투숙하는 가족이 선호하는 호텔이기도 했다. 

 

 

다방면에서 새로운 시도를 한 호텔
아버지의 오랜 소망을 이루기 위해 두 자매가 세운 호텔인 페어몬트는 전통을 지키며 다방면에서 새로운 시도를 선도했다. 1907년 최초의 여성 건축사에 의해 끔찍한 참사에서 재건돼 샌프란시스코 및 세계 역사의 중요한 장소로 20세기를 주름잡았다. 1921년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장 인기있는 라디오 방송국이었던 6XG/KDN이 페어몬트에서 최초로 전파를 탔다. 1929년 샌프란시스코 최초의 호텔 수영장 ‘플런지(The Plunge)’를 오픈했으며, 이곳은 미국 수중 스포츠 챔피언 및 올림픽 메달리스트를 다수 배출한 수영팀이 훈련을 받는 특별한 장소였다. 1945년 이 수영장은 스위그가 페어몬트를 인수한 이후 트로피칼 콘셉트의 플로팅(Floating) 무대를 갖춘 바 & 레스토랑인 통가(Tonga)로 개조돼 현재까지 운영되고 있다(그림 4). 1945년 페어몬트의 가든 룸(Garden Room)에서 UN(United Nations)의 첫 번째 헌장이 만들어졌으며, 이 행사에 참여한 50개 국가들의 국기가 호텔 입구에 현재까지 게시돼 있고(그림 5), 기념 명판도 그대로 보존돼 있다.

 

 

1947년에 오픈한 페어몬트의 디너 클럽인 베네시안 룸(The Venetian Room)은 음악의 명소이자 인종차별의 장벽을 허문 곳으로 유명하다. 당시 백인 디너 클럽에서는 흑인 뮤지션을 초청하는 일이 드물었으며, 유명 호텔에서는 그들을 초청해도 객실 제공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페어몬트는 베네시안 룸에 능력 있는 흑인 뮤지션을 초청하고 그들에게 객실을 제공하며 백인 뮤지션과 동등하게 대우했다. 또한, 1961년 토니 베넷(Tony Bennett)은 샌프란시스코를 향한 사랑을 담은 노래 “I Left My Heart in San Francisco”를 이곳에서 최초로 공개했다. 


페어몬트는 미국에서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한 최초의 호텔이기도 하다. 미국 출신으로 유럽에서 컨시어지로 훈련을 받은 톰 울프(Tom Wolfe)는 1974년 페어몬트의 로비에 당시 미국인들에게 생소한 컨시어지 데스크를 설치했다. 1978년 컨시어지협회인 ‘레 클레프 도르(Les Clefs d’Or)의 미국지부를 설립한 울프는 현재까지 페어몬트 샌프란시스코의 수석 컨시어지(Chief Concierge)이자 유산 디렉터(Director of Heritage)로서 페어몬트의 전통과 역사를 알리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전 세계의 고급 호텔을 품은 브랜드로 확장한 페어몬트
벤자민 스위그는 1946년부터 1980년대까지 페어몬트에 자신의 집무실을 마련해 늘 그곳에 상주하며, 호텔에 방문하는 고객들과 끊임없이 소통했다. 스위그가는 3대에 이어 페어몬트의 입지를 확고히 하고 미국 전역에 호텔 인수 및 신규 건설을 통해 고급 호텔 체인인 ‘페어몬트 호텔 매니지먼트(Fairmont Hotels Management)’로 발전시켰다. 이는 1999년 


4월, 대주주인 캐네디언 퍼시픽 호텔(Canadian Pacific Hotels)에 인수됐으며, 2001년 페어몬트 호텔 앤 리조트(Fairmont Hotels and Resorts)로 브랜드명을 변경, 독립회사로 운영됐다. 이후 여러 번의 지분 및 오너 변동을 거치는 과정에서 페어몬트는 전 세계로 확장했고, 2015년 프랑스의 아코르 호텔(AccorHotels) 그룹에 인수되며 럭셔리 호텔 브랜드 포트폴리오에 추가됐다. 페어몬트는 “The place to be”를 표방하며 각 도시의 에너지와 문화, 역사를 담은 품격 있는 시설과 사려 깊은 서비스로 고객에게 잊지 못할 경험을 제공한다. 이는 꼭 가봐야 할 명소 ‘The place to see and to be seen’로 불리던 페어몬트 샌프란시스코의 전통을 이어받은 것이다. 


아코르 호텔 그룹에서 상징적인 페어몬트 호텔로 손꼽는 5개 지점은 브랜드의 시작점에 있는 페어몬트 샌프란시스코와 캐나다 로키산맥의 페어몬트 밴프 스프링스(Banff Springs), 페어몬트에서 운영하는 화려함의 아이콘 영국 런던의 사보이(The Savoy, A Fairmont Managed Hotel), 신비로운 나라 아자르바이젠의 페어몬트 바쿠(Baku), 그리고 중국 상하이의 페어몬트 피스 호텔(Peace Hotel)이다(그림 6). 한강과 역동적인 서울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오는 입지, 여의도 파크원에 오픈한 페어몬트 서울은 어떤 모습과 서비스로 페어몬트의 브랜드 메시지를 전달할지 기대된다. 

 

 

 

 

정성연
브랜드 전략가
특1급 호텔에서 다양한 부서 경험, 맨체스터 대학 경영학 박사, 브랜닷츠 CEO로 스타트업 브랜드 컨설팅 진행 및 세종 대학교 외래 교수를 역임했다. 현재는 보스턴에 거주하며 브랜딩 프로젝트와 브랜드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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