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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1 (목)

호텔&리조트

[Special Interview]영원한 호텔맨 롯데지주 주식회사 송용덕 대표이사/부회장

 

<호텔앤레스토랑> 창간 이래 지난 30여 년 동안 호텔산업에 획을 그은 거의 모든 인물들이 <호텔앤레스토랑>에 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직급의 높낮이와 상관없이 다양한 주제의 호텔업 관련 화제의 인물들이 <호텔앤레스토랑>과 만났다. 롯데호텔의 원년멤버이자 자사 출신 1호 대표이사 사장을 거친 롯데호텔의 산증인, 송용덕 부회장도 <호텔앤레스토랑>과 함께 해 왔다.

자신을 아직도 세일즈맨이라고 이야기하고 호텔에 대한 애정이 넘치는 송 부회장을 만나 <호텔앤레스토랑>과 인연을 맺어 온 지난 30년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호텔앤레스토랑>이 올해로 3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부회장님께서는 창간 초기 <호텔앤레스토랑>에 인터뷰를 종종 하셨는데요. 92년 3월호 H&R Close-up 코너에 ‘최고의 시설과 최대 객실 수를 자랑하는 국내 최초의 단독경영특급호텔’이라는 제목의 롯데호텔 소개 기사에 당시 객실판촉 총괄과장으로 미니 인터뷰를 하셨고요. 또 93년 4월호에는 객실판촉 부장으로 단독 인터뷰를 하시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인터뷰에도 흔쾌히 응해주셨습니다.

<호텔앤레스토랑>이 창간한 해 저는 호텔롯데 뉴욕사무소장을 지내다 한국에 돌아와 92년 호텔롯데 객실과장에서 93년 부장으로 승진했습니다. 당시 호텔 관련 매거진이 전무후무한 상황에서 <호텔앤레스토랑>이 창간하며 호텔업계에 유일하게 독보적인 잡지로 포지셔닝했고, 많은 호텔리어들이 그랬듯 저 역시 <호텔앤레스토랑>을 가까이 두고 업무에 매진했습니다. 제가 2015년 호텔 롯데 서비스 아카데미를 오픈할 때도 <호텔앤레스토랑>을 과월호부터 비치해 놓아 직원들이 볼 수 있도록 했고요. 여전히 호텔리어들이 가장 많이 보고 있겠지만 그래도 또 가장 많이 봤으면 하는 잡지 중 하나로 <호텔앤레스토랑>을 꼽습니다.

예전 <호텔앤레스토랑> 인터뷰를 살펴보면 부회장님의 강한 투지와 추진력을 엿볼 수 있는 구절이 있습니다. 바로 “모든 일은 안 해서 안 되는 것이지 해서 안 되는 것은 없다.”는 구절인데요. 특히 모스크바에서 이 말을 몸소 보여주셨습니다.

제가 79년에 호텔롯데 인사팀에 입사한 후 뉴욕사무소장, 호텔롯데 판촉부장, 마케팅부문장, 호텔롯데월드와 호텔롯데 제주 총지배인, 롯데루스 대표, 호텔롯데 대표, 롯데그룹 호텔&서비스BU장, 그리고 지금 롯데지주 대표이사/부회장까지 오랜 시간 호텔롯데와 함께 해왔는데요. 혹자는 ‘오늘의 송용덕을 있게 한 것은 바로 모스크바 롯데호텔’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저 역시 이때의 성공 경험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2008년 모스크바에 롯데호텔을 짓고 있었는데 진척이 잘 안 돼 특명을 받고 모스크바로 건너갔는데요. 당시 모스크바에 호텔 프로젝트가 20여 개 정도 있었지만 전 세계 금융위기가 닥쳐 모두올 스톱된 상황에서 롯데호텔만 진행을 계속해 모스크바 시에서도 관심이 매우 높았었죠. 하지만 공사장의 인부들이 일을 하는 둥 마는 둥 하다 보니 공사가 늦어졌고 사실 오픈을 한다고 해도 파크하얏트, 리츠칼튼은 물론 메리어트, 인터컨티넨탈, 쉐라톤 등 글로벌 체인호텔들이 있어 인지도가 낮은 롯데호텔의 영업이 어려울 것이 불 보듯 뻔했습니다.

오픈 즈음 글로벌 호텔들을 방문하며 리서치를 했는데 서비스가 브랜드 명성과 달리 매우 낮은 수준이었습니다. 그래서 각 호텔 총지배인들에게 그 이유를 물었는데, 러시아는 공산주의 국가라 서비스 교육을 시켜도 되지 않는다며 서비스에 대한 기대를 아예 하지 말라고 조언해줬습니다. 러시아에 오는 대부분의 외국인들은 출장객들인데 이들조차 러시아 호텔에서는 서비스에 대한 기대하지 않고 오로지 브랜드만 보고 호텔을 선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인지도가 낮은 우리 호텔을 차별화할 수 있는 방법이 오로지 서비스라고 생각했고, 이를 위해 경비인력부터 교육시켰습니다. 당시 러시아는 치안이 매우 나빠 호텔 로비에 용역회사의 경비원들이 배치돼 있었는데, 여타 호텔의 경비원들이 무뚝뚝하게 로비에 서있고, 화장실이 어디냐고 묻는 고객들에게 대꾸도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롯데호텔은 이들에게 한국식 서비스 교육을 시켜 고객에게 인사하고, 화장실을 묻는 고객을 그 앞까지 에스코트 해줄 수 있도록 했습니다. 3개월 동안 제가 직접 로비로 출근해 고객을 가장 먼저 만나는 도어맨부터 웃는 표정, 문을 열어주고 인사하며 고객을 안내하는 방식까지 교육받은 것들을 제대로 실행할 수 있도록 하나하나 직접 챙겼습니다. 또한 본사의 사내강사 15명이 모스크바 호텔로 와 기본자세부터 서비스 교육을 제대로 시켰습니다. 그러자 오픈 첫 1개월에는 아시아인이 하는 이상한 호텔이 오픈했다고 소문이 나더니, 3개월이 지나자 한국인이 하는 호텔, 택시기사도 이름을 아는 호텔로, 6개월이 지나면서 러시아에서 가장 서비스가 좋은 호텔로 이름을 알리게 됐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해외호텔의 상징이 되는 등 명성을 떨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모스크바 롯데호텔의 성공을 시작으로 롯데호텔이 글로벌 호텔 체인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는데요. 부회장님의 역할이 매우 컸었던 만큼 아주 큰 보람이 느끼실 것으로 보입니다.

모스크바의 성공으로 현재 러시아에 4개의 호텔은 물론 최근에 미국 시애틀까지 12개의 해외 호텔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모스크바 호텔로 인해 롯데호텔 브랜드가 세계화 되는데 큰 기반이 됐다는 것은 호텔에 근무하면서 제일 큰 보람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저는 무뚝뚝하기로 유명한 러시아에 서비스 마인드를 이식시켜주신 것이 정말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되는데요. 서비스를 위해서 교육이 꼭 동반돼야 하는데, 경쟁이 치열할수록 호텔들이 교육에 투자를 줄이고 서비스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호텔을 이야기할 때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입지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저는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서비스 교육이라고 강조합니다. 우리가 차별화 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죠. 하드웨어는 모두 비슷하고 돈으로 해결될 수 있지만 서비스는 돈보다는 의지가 필요합니다. 실무에 가장 필요한 투자가 바로 서비스 교육이며 지속적으로 실시해야 살아남고 인정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요즘 코로나19로 호텔업계가 많이 어렵습니다. 부회장님께서는 그동안 많은 위기를 극복해오셨는데 코로나19 회복시기, 그리고 그 이후의 호텔업계가 어떻게 바뀔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우선 항공이 중요한데 빠르면 내년 상반기가 돼야 정상화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측해봅니다. 코로나19 이후에는 화상회의 시스템의 발달로 출장횟수가 줄면서 출장객들을 메인 타깃으로 하는 3성급 이하, 특히 중구의 호텔 뿐 아니라 5성 호텔들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항상 리바운드할 수 있습니다. 백신으로 인해 코로나19가 완화되면 보복심리가 작용할 것이므로 내년에는 좋은 날이 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려운 시기의 끝이 보이니만큼 지금도 많이 어렵지만 그때를 대비해 서비스, 시설, 고객을 맞이할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입니다.

원년 멤버로 입사해 호텔롯데 출신 1호 대표이사 사장까지 호텔 역사에 입지전적인 인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부회장님을 롤모델로 삼고 있는 후배 호텔리어들에게 조언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우선 저는 운이 좋고 복 중에서도 특히 인복이 많은 사람으로 여러 후배들의 도움으로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합니다. 호텔리어라는 직업이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는 제 성격에 잘 맞고 또 정,재,관계, 외교 등 모든 분야에 있는 사람과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직업입니다. 하지만 호텔에 근무하기 위해서는 배려심이 있어야 합니다. 배려심은 곧 자기희생으로, 어려운 일을 해야 한다면 손을 먼저 번쩍 들을 수 있어야 합니다. 후배들이 이런 마음으로 임한다면 호텔리어로 보람을 느끼며 오랫동안 행복하게 근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호텔앤레스토랑> 매거진에 기대하는 바가 있으시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지난 것을 돌이켜보기보다 앞을 내다보는 콘텐츠를 많이 만들어주시기 바랍니다. 코로나19 이후에 호텔들이 가야할 방향, 해외 호텔들의 정보 등, 호텔들이 <호텔앤레스토랑>을 통해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매거진이 되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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