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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7 (수)

호텔&리조트

[Zoom In] 자율규제에서 법제화로, 선택 아닌 필수된 친환경 어메니티

- 환경부의 특급호텔 1회용품 규제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지난 2019년, 환경부가 1회용품 감소를 목표로 내놓은 단계별 로드맵에 따르면 50실 이상의 숙박업, 사실상 모든 특급호텔들의 1회용품 무상제공 완전 금지가 2022년부터적용된다. 그런데 2022년이 몇 개월 뒤로 성큼 다가왔지만, 아직 구체적인 시기 및 친환경 어메니티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전무한 상황. 이렇게 혼란스러운 와중 호텔은 정부의 규제에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먼저 2019년부터 급물살 타기 시작한 호텔업계의 탈 플라스틱 운동부터, 다시 1회용품을 찾게 된 현 코로나 시대의 친환경 어메니티 관련 흐름을 알아보고, 선제적으로 친환경 어메니티 시장을 준비하는 호텔의 사례를 참고해보자. 한편 정부의 규제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도 담았다.

 


 

성큼 다가온 1회용품 무상제공 전면 금지!
호텔 어메니티, 친환경으로의 변신 요구되다

지난 2019년, 환경부는 2022년까지 1회용품 35% 감소를 목표로 1회 용품 줄이기 단계별 로드맵을 수립해 발표했다. 로드맵에는 비닐봉투·쇼핑백, 배달음식, 빨대, 우산비닐 등 다양한 1회용품들의 사용 금지 및 무상금지제공 계획이 포함됐고, 2022년부터 50실 이상의 숙박업, 2024년부터는 전 숙박업에도 1회용 위생용품 무상제공이 완전히 금지된다고 예고됐다. 당시 환경부 조명래 장관은 “2018년 4월 수도권의 폐비닐 수거거부 사태와 2019년 발견된 120만 톤의 불법 방치 또는 투기된 폐기물 문제를 겪으며, 근본적으로 폐기물을 감량할 필요를 실감했다.”고 로드맵을 수립한 배경을 밝힌 바 있다.

 

이렇게 2019년부터 이어져온 탈 플라스틱의 흐름에 호텔업계 역시 편승해 호텔의 독자적인 특색을 어필함과 동시에 플라스틱 배출을 하지 않는 다양한 친환경 어메니티 개발을 위한 시도가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비대면 서비스·위생이 최우선 해결과제가 되며 친환경 어메니티에 대한 관심과 개발이 살짝 주춤하기도 했다.

 

그리고 예고됐던 환경부의 1회용품 사용 금지 방침 시행 시점이 눈앞으로 다가온 지금, 특급호텔이 어떠한 전략으로 대처할지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한편 친환경 어메니티에 대한 고객들의 니즈도 늘어나고 있다. 호텔의 환경문제가 연이어 언론에 보도되며 호텔 이용객들 역시 탈 플라스틱에 관한 문제의식에 공감하고 있기 때문. 8월 11일, 국민권익위원회가 진행한 ‘탈(脫) 플라스틱 방안’에 대한 설문 조사를 살펴보면, 참여자 7207명 중 97.8%인 7046명이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가 심각하다고 응답했다.

 

또 플라스틱 쓰레기 발생을 줄이는 데 필요한 정책으로는 ‘기업의 과대 포장 자제와 친환경 자재 사용 노력·관심’을 꼽았다. 2019년 당시에는 변화한 어메니티에 불편함을 표하던 고객들도 호텔의 친환경 정책에 동의해 반감이 줄어들었으며, 이에 더해 호텔이 선보이는 새로운 어메니티에 흥미를 느끼고 호텔의 신선하고 개성 있는 어메니티 정보를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체험하고 있다. 소비자가 친환경 어메니티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이유는 비단 정책적인 이슈 때문만은 아니다. 가치소비를 중요시하는 MZ세대를 중심으로 친환경 기업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평소 친환경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어떤 호텔이 운영에 있어 친환경을 실천하고 있는 곳인지를 알아본 후, 투숙하며 자연스레 친환경을 실천할 수 있는 호텔을 선택한다는 것.

 

이러한 고객을 잡기 위해 이미 다양한 업계에선 친환경 운영을 어필하는 ‘친환경 마케팅’이 거세다. 패션업계에서는 플라스틱 등을 원단으로 재가공해 의류로 제작하는 ‘리사이클 패션’이 가장 주목받고 있으며 맥도날드는 매장에 플라스틱 빨대를 없애는 ‘빨대 은퇴식’을 진행했다. 생활용품 업체인 한국P&G는 ‘폐플라스틱 줍깅(조깅을 하며 쓰레기를 줍는 일상 속 친환경 활동)’ 캠페인을 펼쳤다. 줍깅 체험단 100명을 선발, 폐플라스틱을 업사이클링해 만든 줍깅 키트(집게, 가방, 수거망, 텀블러, 마스크, 장갑 등)를 제공하기도 했다. 앞으로도 자신의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호텔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은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친환경 어메니티 시행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정부의 장기적인 탈(脫) 플라스틱 정책

이같이 법제화를 통해 1회용품 무상제공을 금지하는 이유는 정부가 장기적으로 탈 플라스틱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원순환정보시스템에서 발표한 국내 플라스틱 생활폐기물 발생량 추이를 살펴보면 2015년 233만 톤, 2016년 265만 톤, 2017년 298만 톤으로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였으며 이로 인한 환경 파괴는 심각한 수준이었다. 태우거나 묻어야 하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지구 온난화를 초래하는 주범이기도 하다. 이러한 플라스틱 발생 이슈는 비단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고민인 가운데 지난 5월 31일에는, 덴마크, 네덜란드, 멕시코,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국가 및 국제기구 들이 ‘2021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정상회의 토론세션에서는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실천 방안의 심도있는 논의가 진행됐으며 환경문제에 대한 전반적인 이슈와 함께 탈 탄소화와 해양 플라스틱에 대해서도 중요도 높게 다뤘다. 회의에서 채택한 ‘서울선언문’에서는 ‘사용된 자원이 폐기되지 않고 가치사슬 전반에 걸쳐서 경제에 재투입되는 순환 경제 모델 구축과 확산을 위해 국제 협력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플라스틱 오염의 저감과 같이 자원을 지속가능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제로웨이스트 사회로의 전환을 촉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환경부는 플라스틱 생산 및 사용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시행·논의 중에 있다. 아직 정책 초기단기인 만큼 세부적인 지침은 없지만 먼저 일정 규모 이상 용기류 생산업체를 대상으로 플라스틱 용기류 생산 비율을 설정해 권고하기로 했다. 또 코로나19로 급증한 음식 배달과 관련해 플라스틱 용기의 두께 제한을 신설했으며 2022년 6월부터는 커피전문점 등 매장에서 일정 금액의 컵 보증금을 내고 사용한 컵을 매장에 반납하면 이를 돌려받는 1회용 컵에 대한 보증금 제도를 시행한다.

 

 

자체적인 친환경 어메니티 정책 수립한 글로벌 호텔 브랜드
세계적인 흐름인 탈 플라스틱과 ESG 경영. 그렇다면 국내보다 발 빠르게 움직였던 해외의 호텔들은 어떻게 대처했을까. 2019년, 글로벌 호텔들은 호텔 내부에서 어메니티 관련 자체 정책을 수립해 펼치기 시작했다. 이러한 정책 수립에는 앞선 2018년 유럽연합(EU)이 내놓은 탈 플라스틱 방침이 큰 영향을 미쳤다.

 

EU가 2030년까지 모든 플라스틱의 사용량을 55% 줄이고, 2026년까지 회원국 국민이 1년에 90개가량 사용하는 비닐봉지를 40개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내놨기 때문이다. EU의 방침에 따라 인터컨티넨탈 호텔그룹(IHG)은 2021년까지 100개국, 5600개 이상의 호텔에 대용량 용기 디스펜서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전했으며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역시 2020년까지 전 세계 131개국 7000여 개 호텔에 디스펜서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반얀트리 그룹은 2018년 4월 22일 지구의 날에 2020년까지 공급망 및 리조트 운영단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궁극적으로는 일절 사용하지 않겠다는 서약에 서명했다. 또한 매년 진행하고 있는 ‘스테이 포 굿(Stay For Good)’ 프로그램에서는 ‘재사용할 수 없으면 거절하라(If you can’t reuse it. refuse it)’라는 메시지와 함께 플라스틱 오염 문제 해결을 목표로 삼았다. 또한 글로벌 호텔들은 탈 플라스틱을 위해 플라스틱 빨대 퇴출 운동에 나서기도 했다.

 

하얏트 호텔은 2018년 9월부터 플라스틱 빨대와 커피 스틱을 사용하지 않고 빨대는 고객이 원할 경우에만 제공하며 가능한 친환경 제품으로 대체할 계획이라 발표했고, 힐튼호텔도 2018년, 호텔의 빨대소비를 대폭 줄일  것이라 선언했고, 현재는 전세계 650곳의 호텔에서 빨대 추방에 성공했다. 힐튼호텔이 없앤 빨대의 수는 1년 기준 3500만 개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에 더해 힐튼호텔은 2030년까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절반으로 줄이고 사회에 파급효과를 가져오는 투자는 배로 늘리고자 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고체 어메니티, 바이오 플라스틱 등

치열한 연구 끝에 탄생한 새로운 대안

국내 호텔 역시 1회용품을 제외한 다양한 어메니티를 선보이며 환경부의 규제에 대비하고 있다. 고체 어메니티 같은 경우 종이로 포장이 가능해 플라스틱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또한 고체가 가진 특성상 굳히는 과정 중 재료의 좋은 성분이 밀도 높게 응축돼 사용자가 오롯이 성분의 장점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온도에 의해 형태가 변할 수 있어 직원의 관리가 필요하고 액체가 아닌 고체특유의 건조함이 고객에게 불편하게 다가갈 수 있다는 면도 무시할 수는 없다.

 

아난티 호텔은 3년간의 연구를 통해 기존 고체 제품이 가진 단점을 극복한, 친환경 어메니티 ‘캐비네 드 쁘아쏭’ 을 자체 개발했다. 아난티는 고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아난티의 독자적인 어메니티의 필요성을 느껴 다양한 시도를 했고, 그 과정에서 액체 타입의 어메니티를 만들기도 했다. 그러한 과정 중 자체적으로 점검한 결과 아난티에서 버려지는 1회용 플라스틱이 연간 60만 병임을 알게됐다. 이에 자연을 존중하는 브랜드로서 자연을 보호하고 사람에게도 이로운 제품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가지고 고체 어메니티를 만들기로 방향을 설정했다고.

 

 

아난티는 기존 고체 어메니티의 단점을 극복하고 높은 퀄리티를 내기 위해 좋은 성분 강화에 많은 신경을 쏟으며 사용감 개선, 재질감을 오래 고민하고 수정했고, 결국 보습력이 강한 성분과 천연계면활성제를 활용해 건조함을 탈피했다. 이로 인해 아난티는 호텔 내 플라스틱 공병을 완전히 없앴고, 고객들 사이에서 ‘아난티는 역시 다르다’라는 인식까지 이끌어낼 수 있었다. 호텔 안테룸은 발달 장애인의 자립을 돕는 브랜드인 ‘동구밭’과 협업해 제작한 샴푸 바 1개, 페이스 & 바디워시바 2개를 제공하고 있다. 호텔 안테룸의 고체 어메니티를 이용해본 투숙객은 “생각보다 고체 어메니티의 사용감이 좋아 놀랐다. 거품도 잘나고 향도 풍성했다.”는 후기를 남겼다.

 

바이오 플라스틱, 생분해 필름 등 탈 플라스틱을 위한 최신 기술을 어메니티에 접목시킨 호텔도 등장했다. 씨마크호텔은 2년간의 개발작업을 통해 원료 및 제작공정, 패키지까지 환경을 생각해 자체 제작한 친환경 어메니티를 선보였다. 샴푸, 컨디셔너, 바디워시, 바디로션, 비누, 폼클렌저, 베스솔트 등 7종이 2년 여의 개발을 거쳐 친환경으로 제작됐다. 샴푸, 바디워시, 바디로션의 용기는 식물성 재료를 활용한 바이오 플라스틱 소재로 제작해 재활용 과정에서 발생되는 탄소배출량을 줄였다. 또한 어메니티를 담는 파우치는 비닐과 알루미늄 포장재 대신 특허인증을 받은 친환경 종이 원단과 생분해 필름을 합지한 친환경 파우치로 제작됐다. 2년 이내 약 90% 생분해가 가능하다.

 

 

위생 문제 우려되던 대용량·다회용 디스펜서

거듭된 진화로 단점 극복 중

이외 가장 오래되고 흔히 볼 수 있는 대안은 대용량·다회용 디스펜서 사용이다. 1회용품 사용을 하지 않아 정부의 정책에 완벽히 대처할 수 있으며, 간단한 펌핑으로 디스펜서를 작동할 수 있어 편리하다. 하지만 고객들은 아무래도 오래 담겨있어야 하는 내용물의 대한 품질 관리와 여러 사람이 이용한다는 점에서 위생 문제에 대한 불안함을 느끼는 것도 사실.

 

이에 대해 호텔은 어메니티 내용물 세척 시스템을 만들고 호텔 직원만이 열 수 있는 잠금장치를 디스펜서에 설치하는 등 디스펜서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롯데호텔은 지난 6월 발표한 ESG 경영 슬로건 ‘그린 스테이 위드아웃 어 싱글 유즈’를 실천하기 위해 L7 호텔 과 롯데시티호텔의 욕실 어메니티를 대용량·다회용 디스펜서로 교체할 예정이다. 각 호텔들은 기존 1회용 어메니티의 재고 소진 후 순차적으로 새로운 디스펜서를 사용할 계획이다. 롯데호텔 커뮤니케이션팀 정정원 매니저는 “롯데호텔이 선보이는 신규 디스펜서는 개봉이 불가능한 논-리필러블(Non-Refillable) 용기를 사용해 이물질 유입을 원천차단하는 동시에 대용량 디스펜서의 단점으로 지적받아온 위생에 대한 우려를 극복했다.”고 설명했다. 글래드 호텔앤리조트 역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해 1회용 어메니티를 제공하지 않고 대용량 디스펜서를 도입했다. 글래드 호텔앤리조트 마케팅팀 김현숙 팀장(이하 김 팀장)은 “디스펜서의 경우 아무래도 고객들이 청결유지에 대한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높은 청결을 유지하고 고객에게 신뢰를 주기 위한 디스펜서 관리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디스펜서 외부 세척은 객실 정비 시마다 이뤄지고 있으며 내부는 정기적으로 디스펜서 탈착을 해 잔여 내용물을 비워낸 후 꼼꼼히 세척하고 있다. 또한 디스펜서에는 별도의 잠금 장치가 설치돼 있어 관리자 외 다른 사람이 디스펜서 뚜껑을 열거나 닫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대용량 디스펜서의 경우 내용물이 용기 안에 오래 보관돼야 하는 ,특성을 유념하고 내용물을 선정해야 한다. ISSA Korea 이경훈 지부장은 “호텔 어메니티에 사용되는 고급 식물성 제품은 성분, 디스펜서가 위치한 공간의 온도와 습도에 따라 변질되는 속도가 다르다. 성분과 성질, 취급상의 주의 등이 기입돼 있는 MSDS을 확인해 내용물을 구성하는 재료를 정확히 파악하고 최대 보존 기간을 고려, 사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성분을 판단하는 법에 대해 “계면활성제, 합성세제는 디스펜서 안에 오래 보관하는 것이 용이하지만, 보관 환경에 민감한 100% 식물성 제품은 보관 및 관리에 어려움이 있어 사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 INTERVIEW ]

 

 

"친환경 캠페인의 일환인 친환경 어메니티
그린워싱이 아닌 꾸준함으로
고객의 마음을 열어야"

 

Q. 현재 글래드에서 제공하고 있는 친환경 어메니티에 대한 소개 및 친환경 어메니티 서비스를 제공함에 있어 가장 주안점을 뒀던 부분은 무엇인지 이야기 부탁한다.

A. 2018년 7월, 자연주의 코스메틱 브랜드 ‘뷰디아니’와 함께 기획한 자체 제작 어메니티인 ‘글래드 by 뷰디아니’를 제공하고 있다. 샴푸, 컨디셔너, 바디워시, 바디로션, 클렌징 패드로 이뤄졌으며 코코넛 유래 성분과 피부 친화적 오일을 사용한 친환경 성분으로 피부에 자극을 주지 않는다. 또 1회용품으로 제공되던 어메니티를 대용량 디스펜서로 교체·설치했다. 이렇게 어메니티를 구성하는 내용물과 용기, 두 측면을 모두 친환경적으로 구성했다. 친환경 어메니티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친환경을 실천할 수 있는 반면 아무래도 1회용품에 익숙할 고객의 입장에서는 낯설고 불편할 수 있다. 그렇기에 어메니티를 이용하는 고객 역시 친환경에 동참할 수 있다는 지속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에 가장 주안점을 둬 우리의 진심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Q. 이렇게 적극적으로 친환경 어메니티를 제공하는 이유가 있다면?

A. 글래드 호텔은 지구와 제주의 환경을 지키기 위한 환경 보호 프로그램인 ‘세이브 어스(Save Earth), 세이브 제주(Save Jeju)’의 슬로건을 가지고 단발성이 아닌 친환경 캠페인을 지속 진행해 왔다. 그러한 캠페인의 일환으로 무분별한 1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친환경 어메니티를 기획하고 제공하게 됐다.


이밖에도 호텔의 폐린넨을 재활용한 업사이클 제품을 생산하는 제주 친환경 스타트업 기업과 협업해 업사이클링을 실천하고 있으며, 임직원이 1회용품 줄이기, 전기, 자원 절감에 동참하는 세이브 챌린지 캠페인 등 환경 보호를 위한 활동을 진행하면서, ‘에코 환전소’를 설치하는 등 지속적으로 친환경 테마의 패키지, 캠페인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Q. 친환경 화장품 브랜드 ‘톤28’과 협업해 친환경 패키지를 진행하기도 했다. 협업을 진행한 과정과 업체를 선택한 기준이 궁금하다.

A. 친환경, 제로웨스트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진행하면 자연스럽게 친환경 브랜드와의 컬래버에 관심이 가곤 한다. 친환경을 실천하며 요즘의 가치소비 트렌드에 어울리는 브랜드를 물색하던 와중 이러한 기준에 부합하는 톤28의 제품을 글래드 호텔의 고객이 경험하고 자연스레 친환경을 실천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협업을 진행하게 됐다. 글래드 호텔의 ‘그린 호캉스’ 패키지를 통해 만날 수 있는 톤28의 친환경 맞춤 어메니티는 샴푸바, 바디바, 바디로션으로 구성되며 바디로션의 경우 재활용이 가능한 종이 용기를 사용해 종이 용기 화장품을 이용하는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 이밖에도 저탄소 소재의 바이오페트 생수 용기를 적용한 먹는샘물 전문 기업 ‘산수 음료’, 업사이클 제품을 제작하고 판매하는 ‘발트클라스’ 등 다양한 친환경 기업과도 협업을 진행했다. 업체를 선택할 때는 글래드 호텔과 마찬가지로 친환경에 진심이고 지속적인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지에 대한 사항을 체크, 검토작업 후 선정한다. 또한 고객이 제품을 이용했을 때 거부감이 없는지, 만족도가 높은지를 가장 중요시 한다.

 

Q.친환경 어메니티를 이용한 고객의 반응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꼽자면?

A. 글래드 호텔의 친환경 어메니티에 관한 계획과 비전도 함께 듣고 싶다. 호텔 이용 후기에 있던 “호텔에 불필요한 1회용품들이 없어 환경을 생각하는 브랜드라는 것이 느껴져 좋았다.”라는 투숙객의 코멘트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글래드 호텔의 지향점이 있어야 할 것은 더욱 충실히 갖추고 없어도 될 것은 과감하게 간소화한 어메니티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인데, 그러한 브랜드의 목표를 고객이 알아봐 주고 글래드 호텔이 그린워싱이 아닌 진심으로 환경을 생각하고 고민하는 브랜드라는 게 고객에게 전해져 굉장히 뿌듯했다. 친환경 실천에는 들여야 하는 비용이 높고 관리에 어려운 부분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고객들의 긍정적인 반응에 힘입어 글래드 호텔의 프로그램을 더 많이 알리고 고객에게 친환경에 동참할 수 있는 부분을 인지시키며 친환경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자 한다.

 

‘친환경’이 아닌 

‘환경오염 쓰레기 배출 여부’에 집중하라
한편 정부의 법령에 수월하게 대처하기 위해선 먼저 ‘친환경 제품’ 의 정확한 개념과 규제 이해를 통해 정부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친환경 제품’의 범위는 굉장히 넓다.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규정한 친환경 제품의 정의는△매우 낮은 대기 전력을 사용하거나 △제조 과정에서 유해한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거나 △TV 및 포장재는 재활용 및 폐기가 용이한 소재를 사용하면 된다. 인체에 무해하기만 하면 플라스틱을 사용해도 친환경 제품인 것이다.

 

오랜 기간 국내 최고의 럭셔리 호텔들에 고퀄리티의 친환경 어메니티를 납품하고 있는 진하스인터내셔널의 한승훈 대표(이하 한 대표)는 “환경보호를 위한 정부의 계획은 앞으로 더욱 다양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환경부가 1회용품 감소를 목표로 내놓은 단계별 로드맵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 2022년에 시행될 1회용품 규제에서는 환경오염을 초래하는 폐기물 감소에 집중하고 있다.”라며 “규제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정부의 목표가 이산화탄소 배출과 쓰레기를 줄이자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친환경 제품의 정의와 정부에서 규제하는 환경오염 쓰레기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구분하면 호텔에 친환경 어메니티를 도입할 때 제품 선정에 도움이 된다.”라고 조언했다.
 

 

 

 

정부의 구체적인 가이드라인 필요
코로나19 상황도 고려해야

2019년 이전과 비교했을 때 호텔의 친환경 어메니티는 종류와 품질 면에서 발전하고 있고 친환경 어메니티를 사용하고 있는 호텔의 수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2022년부터 시행되리라 예고된 1회용 위생용품 금지는 친환경 어메니티에 많은 관심을 갖고 앞서나가고 있는 호텔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닌 모든 호텔에게 적용 될 사항이다. 그러나 정부차원에서 강도 높게 탈 플라스틱을 주장하는 것과는 상반되게 호텔업계가 참고할 만한 명확한 1회용 위생용품 금지 시행 날짜, 어메니티 용기 성분, 친환경 어메니티 제품 인증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는 상황이다. 호텔업계는 정부의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나와야 가이드라인에 맞춰 어메니티 정책을 세울 수 있는데, 언제 입법 예고가 되는지 알 수 없어 혼란스럽다며 1회용 위생용품 금지에 대한 정확한 시행날짜와 가이드라인을 요구하고 있다. 친환경 어메니티와 관련해 환경부에 질의를 요청한 바 있다는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당장 2022년부터 시행된다고 하는데 1월인지 8월인지 정확한 날짜도 알 수 없으며 질의를 요청해도 의문점을 풀어주는 게 아닌 두루뭉술한 답변만을 들을 수 있었다.”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또 넘어야할 산은 코로나19로 호텔에 높은 위생이 요구돼 위생과 친환경의 중간지점을 찾기 어렵다는 점이다. 호텔업계 관계자들은 “높은 방역 수준을 위해 1회용품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호텔업계의 현 상황을 고려해줬으면 좋겠다.”고 입 모아 말했다.

 

호텔업계의 현 상황을 고려한 정부의 유연한 대책이 필요한 지점이다. 이렇게 정부 방침에 따른 일회용품 제공 중단으로 인해 고민이 많은 호텔업계지만, 한편으로는 법제화라는 강제성이 부여됐기에 호텔의 예산과 인력을 투자해 친환경 어메니티를 연구, 호텔의 어메니티 담당자와 제작사가 머리를 맞대 더욱 좋은 친환경 어메니티를 목표로 공을 들이는 등 획기적인 대안들이 나올 수 있던 기회이기도 하다. 과거, 숙박업의 특성상 대량의 일회용품을 사용하던 호텔업계지만, 친환경 어메니티를 시작으로 실질적인 환경보호를 실천하는 친환경 산업으로 변신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INTERVIEW ]

 

 

“고객과의 신뢰를 위해
친환경에 관한 개념 정립과
제품 검증이 필요”


진하스는 오랜기간 친환경 어메니티를 연구하고 제작했다. 친환경 어메니티를 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호텔신라, 하얏트 호텔, 파라다이스씨티, 안다즈 서울 강남 등 국내 최고의 럭셔리 호텔들에 고퀄리티의 어메니티를 납품해왔다. 12년간 호텔용품 관련 사업을 했는데 처음부터 친환경 사업에 주력한 것은 아니지만 고객들의 니즈와 사회적 이슈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특급호텔들과 오래 일하다 보니 친환경 제품을 제작하게 됐다. 현재는 호텔이 퀄리티 높은 시설과 좋은 서비스에 더해 고객과 가치 공유가 필요한 시기다. 진하스 역시 호텔, 호텔 이용자들과 함께 지구를 지키기 위해 친환경에 동참하자는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 환경을 파괴하는 쓰레기 배출을 하지 않는 방법은 다양한데, 진하스 같은 경우 땅에 묻으면 자연 소멸되는 생분해재료를 사용해 제품을 만들어 쓰레기를 생산하지 않는다. 이러한 철학을 가지고 높은 품질과 합리적인 가격을 목표로 제품 의뢰를 맡긴 호텔 관계자들과 함께 시장을 조사하고 끊임없이 공부하다 보니 자연스레 좋은 퀄리티의 친환경 제품을 만들 수 있게 됐다.

 

호텔에 친환경 어메니티 납품을 할 때 어떤 과정을 거치나? 가장 큰 애로사항이 있다면?
호텔이 제품에 요구하는 친환경 제품에 대한 스펙과 가격을 제시하면, 우리는 호텔의 요구사항에 맞춰 다양한 내용물과 패키지를 철저히 조사하고 다양한 베리에이션으로 조합해 소개하고 각 제품의 가격을 안내한다. 그 후 호텔 측이 자신들의 예산에 맞게 판단해서 최종 선택을 하는, 이러한 협의 과정을 거친다. 진하스는 별다른 영업활동을 펼치지는 않고, 보통 호텔 측에서 먼저 납품 문의가 온다. 오랜 시간 동안 업계에서 신뢰를 쌓아온 결과라고 생각한다. 한편 시간적인 부분에서 가장 큰 애로사항을 느낀다. 호텔은 회사 내 스케줄이 존재하다 보니 기한 안에 일을 처리해달라고 요청을 하곤 하는데, 우리는 말로만 친환경이라고 말하는 게 아니라 제품에 대해 실험도 하고 인증기관에서 인증도 받는 등 검증할 수 있는 기간이 꽤 필요하다. 또 국내의 친환경 인증 시스템이 친환경 인증에 대한 명확한 기준과 친환경에 힘쓰는 기업이 지나친 부담을 느끼지 않는 합리적인 인증 비용을 갖추고 인증 시스템의 인지도가 높아지도록 대중화에 힘썼으면 좋겠다.

 

 

제작 후 가장 뿌듯했던 친환경 어메니티가 있나? 고객들의 반응도 궁금하다.

파크 하얏트 서울 전 객실에 납품하고 있는 천연 입욕제 ‘CITRON & HERBYUNOHANA BATHSALT’를 꼽겠다. 화장품 개발자와 협업해 유자,메리골드 허브, 히말라야 암염, 유노하나 등 최고급 천연 제품을 조합해 제작했다. 또한 인공향, 인공색소, 합성방부제, 유해계면활성제, 석유계 미네랄 오일 등을 사용하지 않았다.

 

이 제품을 호텔 관계자들 앞에서 비딩 시연했는데, 자리에 있던 전원이 우리의 제품을 선택해 지금까지도 전 객실에 납품하고 있다. 더욱 좋은 천연 제품을 만들기 위해, 제작 과정에서 직접 먹어보기도 했다. 천연 제품이기 때문에 섭취해도 된다(웃음). 세안할 때 티스푼 하나 정도의 양을 사용해 며칠만 써보면 피부가 부드러워지는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파크 하얏트 서울 투숙 중 입욕제를 사용하고 높은 만족을 느낀 고객이 호텔 관계자를 통해 진하스에 연락을 취해 구입 여부를 묻기도 한다.

 

 

친환경 어메니티 도입을 시도하려 하는 호텔에게 조언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세계적인 제품 인증기관인 SGS, 환경적인 면에서 책임 있게 관리되고 있다는 숲에서 자란 나무로 생산한 제품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FCS마크를 비롯해 신뢰성 있는 기관에서 인증한 친환경 관련 인증 마크를 확인해야 한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인증 절차를 진행하지 않고도 제품에 마크만 인쇄하는 비양심적인 행동을 하는 업자들이 있다는 것이다. 마크의 고유번호를 이용, 생산 공장을 추적해, 정말 ‘해당 공장’에서 ‘친환경 재료’를 사용해 ‘친환경 제품’을 제작했나에 대한 확약서를 꼼꼼히 체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호텔에서 친환경 제품을 사용한다고 홍보를 했는데 차후 친환경이 아닌 것으로 들통이 나면 가장 중요한 가치인 고객의 신뢰를 잃게 된다. 그렇기에 확실한 검증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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