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Networks] 호텔과 아트 사이

2024.01.19 08:31:20

 

호텔은 다양한 아트와 결합된 복합적인 공간을 만들어내는 대표적인 장소다, 한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호텔 객실을 베뉴로 한 아트 페어가 꾸준히 진행되고 있으며, ‘다이브 인 (DIVE IN)’의 몰입형 아트 스테이와 같은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 등으로 다양화되고 있기도 하다. 베트남의 호텔에서도 아트를 가까이 접할 수 있다. 로비에서는 베트남 유명 작가의 작품을 가까이서 볼 수 있거나 또는 SNS 등으로 친숙한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통해 더 쉽고 재밌게 아트를 접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특히 베트남을 주 무대로 활동하는 해외 아티스트들과 호텔들과의 협업이 돋보이는 사례들을 살펴보도록 하자. 

 

브리짓 마치(Bridget March)


먼저 호이안에 위치한 아난타라 호이안 리조트에서는 영국 출신의 아티스트인 브리짓 마치와 오랜 기간 협업을 이어오고 있다. 그녀는 지난 10여 년 간 직접 여행하고 살며 경험한 호이안, 사파 그리고 사이공의 모습을 일러스트로 담은 3권의 그림책을 출판, 또한 7번의 개인전을 가졌다. 또한 호이안에는 그녀의 이름을 담은 마치 하버 갤러리도 있다. 아난타라 호이안 리조트에 위치한 다이닝이자 복합문화공간인 아트 스페이스에서는 항상 그녀의 작품과 마치 갤러리에서 취급하고 소개하는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올해도 아트 스페이스와 마치 갤러리의 협업으로 또 한 명의 영국 출신의 우드 컷 아티스트인 잭 클레이튼(Jack Clayton)의 작품 전시와 함께 워크숍을 개최하기도 했다. 또한 아트 스페이스가 위치한 Phan Boi Chau 거리는 호이안 올드 타운에서 아트의 거리로 불리기도 하는데, 브리짓 마치는 이 거리에 위치한 작은 갤러리들을 일러스트로 소개하는 Rue des Arts(프랑스어로 ‘아트의 거리’를 의미)라는 포켓 사이즈 가이드를 만들어 무료로 제공하며 아트 스페이스와 함께 이 거리를 지역 문화생활의 최전선으로 자리잡게 했다. 

 

 

리치 포셋(Richie Fawcett)


두 번째로 소개할 아티스트는 스스로를 ‘바티스트(Bartist)’로 일컫는 리치 포셋이다. 그는 MZ세대를 타깃으로 한 베트남의 현대적인 라이프 스타일 로컬 호텔 브랜드로 유명한 윙크(WINK)와의 협업을 선보였다. 리치 포셋은 도시의 스카이라인과 거리의 모습을 펜화로 표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윙크의 첫 번째 프로퍼티인 윙크 호텔 사이공 센터 객실의 블라인드를 통해 그의 작품을 찾아볼 수 있다.

 

 

이 밖에도 그는 호찌민의 다른 유명 호텔과도 다양한 협업을 이어오고 있다. 파크 하얏트 사이공과는 F&B 메뉴 일러스트 작업을, 그리고 카라벨 사이공 호텔과는 라이브 드로잉 이벤트를 열기도 했다. 또한 자신을 바티스트로 소개한 것처럼 바텐더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다. 실제로 그는 영국 런던의 유명 바인 Hush에서 헤드 바텐더로 그리고 호찌민으로 넘어온 이후에도 많은 바와 라운지를 만들고 바텐더를 교육해 온 인물로도 유명하다.

 

 

또한 그의 갤러리인 더 스튜디오 사이공은 호찌민 유일의 갤러리 겸 스피크이지 바이기도 하다. 그는 41개의 오리지널 칵테일 레시피와 호찌민 도시 곳곳의 모습을 담은 아트북이자 칵테일 메뉴인 <Cocktails Art of Saigon>을 출판하기도 했으며 실제로 이 책은 자신의 스피크이지 바와 호찌민의 유명 루프탑 레스토랑이자 라운지인 스리(Shri)에서 메뉴로 이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