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근수의 Hospitality Design] 프렌치 파르 엑셀랑스 French par excellence

2016.07.07 14:43:19


프랑스는 유럽의 대표국가이다. 로마제국시대까지만 해도 유럽문화의 주제/주체가 되지 못했으나 그 후로는 타민족, 타문화와 접한 지정학적 특징,난/한류, 산맥, 평지를 모두 가진 지리적 특징으로부터 만들어지는 구심/원심력으로 문화전반에 걸쳐 유럽, 나아가 전세계에 지금까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17세기 피렌체로부터 프랑스 왕실로 들어온 미식Gourmet문화가 그 좋은 사례로 20세기부터는 그렇게 배운 프랑스의 미식문화가 세계인의 입맛을 지배하고 있다.
2014년 통계 OECD Tourism Trends and Policies 2016에 따르면 프랑스는 8400만 명(1400만 명)의 외국 관광객이 입국한 세계인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나라이다.
관광수입으로 55억 달러(18억 달러)를 벌어들였고 이 사업을 대략 127만 명(23만 명)의 일꾼이 떠받치고 있으며 렇게 발생하는 경제효과가 국민총생산(GDP)의 7%(2%)라고 한다.
* 괄호 안은 한국의 경우이니 여러 다른 지표와 비교할 수 있다.



유무형의 요소 또한 무시할 수 없는데 루브르박물관, 남불해안마을, 알프스산맥 등 각지역에 고르게 분포한 유형의 문화유산, 패션/귀금속/요리로 대표되는 럭셔리산업과 더불어 장거리여행코스 GR, 전국일주자전거경주 Tour de France , 미쉐린가이드, 주5일 근무, 유급휴가, 호텔등급제 등 관광산업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무형의 요소들을 다른 나라보다 일찍 만들고 도입해왔다. 그 중에서 비교적 덜 알려진 것들을 이 기회에 살펴보자.


GR, 성야고보의길 그리고 le Tour de France
GR은 프랑스 도보여행협회(www.ffrandonnee.fr)가 관리하는 장거리여행 Grande Randonnée 의 준말이며 도보 여행자를 위한 길안내 시스템으로 1947년에 시작해 프랑스에만 총 연장 6만km가 넘는 코스가 개발돼 있다. 지금은 스페인, 포르투갈, 네덜란드, 벨기에, 스위스 그리고 룩셈부르크의 길에서도 고유의 빨강색과 흰색의 표시를 볼 수 있다.
사실 그 바탕이 되는 길은 로마제국군대의 이동을 위한 길로서 이 로마가도 Strade romane 는 많은 도로의 기반이 됐는데 한국에도 잘 알려진 ‘성야고보의 길’도 그 유래는 로마가도다.



529년 엄격한 규율을 따라 금욕을 기반으로 한 수도원운동을 전파하려고 성 베네딕도 St Benedetto da Norcia 는 이탈리아 카시노 Cassino 산에 베네딕토 수도회를 세운다. 수도회는 최전성기였던 12세기 유럽 전역에 1200개 이상의 회원수도원을 가졌다고 한다. 성 베네딕도는 마태오복음 25장 35절을 근거로 모든 베네딕토회 수도원은 순례자와 헐벗은 자를 의무적으로 받아들이도록 한 조항을 수도원의 규율에 포함시켰다.(성베네딕토회 왜관수도회 수도규칙 www.osb.or.kr) 이미 당시 천주교 교리에서 가르치는 ‘일곱가지 덕목 Septem virtutes principales ’ 중에는 이방인을 받아들이고, 굶주린 자를 먹이고, 상처받은 자를 치료하라는 항목이 있어 순례를 지원했다.
프랑스에 본격적인 숙박시설이라고 말할 수 있는 규모로 들어서고 하나의 양식을 갖추기 시작한 계기는 스페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Santiago de Compostella 로 향하는 ‘성야고보의 길’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북아프리카로부터 침입한 이슬람세력의 위협을 받고 있던 아스투리아 왕국에서 예수의 12사도 중 최초의 순교자인 성 야고보의 무덤이 발견됐다고 알려진 것이 818년이다. 아마도 서유럽의 가톨릭국가로부터 도움을 받기 위한 고도의 외교술이었던 것으로 짐작한다. 1130년에는 수도승, 에므리 피코 Aimery Picaud 가 쓴 최초의 순례안내서 Codex Calixtinus 가 세상에 소개돼 멀리서는 러시아, 핀란드로부터 온 많은 순례객들이 길을 따라 세워진 병원에서 쉬거나 여행 중의 상처를 치료할 수 있었다. 그는 프랑스로부터 피레네 산맥을 거쳐 산티아고에 이르는 4개의 경로를 소개했는데 수 백 년 간 전 유럽의 순례자들이 오가던 이 길들은 1998년에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됐고 그 중에 세 번째 길 Via Podiensis 이 GR65번이다.
이제 호텔의 어원은 라틴어 hospitalis이고 그 낱말로부터 맞이하는 이 host , 호텔 hotel , 병원hospital 혹은 손님맞이hospitality가 나왔다는 설명은 하나의 커다란 그림으로 그려질 것이다.



제도와 인프라
자동차의 보급과 더불어 미쉐린 타이어회사는 1900년에 먼저 음식점과 숙소를 위한 기드 루즈 Guide Rouge 와 1926년에는 여행지를 소개하는 기드 베르 Guide Vert 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그 크기는 국립지리원 IGN 의 지도와 같아서 함께 가지고 다닐 수 있게 했다. 한국의 기드 베르는 2011년에 이미 나왔고 서울의 음식점과 숙소를 소개할 기드 루즈가 2017년에 나올 예정이다. 최근의 ‘먹방’의 인기와 더불어 어느 셰프가 미쉐린의 마스코트 비벤덤 Bibendum 의 품에 안길 것인가에 대한 수많은 추측들이 신문, 인터넷을 뒤덮고 있다.
프랑스에는 기드 미쉐린 외에도 기드 뒤 루타르 le Guide du Routard , 프티 퓌테 le Petit Futé , 기드 블루 Guide Bleus , 기드 갈리마르 Guide Gallimard 가 대표적인 여행안내서로 각각의 독자층을 가지고 있어 집집마다 책장에는 수 십 년째 모은 시리즈들을 볼 수 있다.
자동차의 보급과 함께 자동차도로도 깔리기 시작했는데 1930년대에 이미 4만km의 국도와 지방도가 건설됐고 1960년대 프랑스의 도로가 벨기에와 스페인에 연결되면서 유럽국가간의 도로망이 연결되기 시작해 사람들의 이동이 자유로워졌다.
하지만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동하면서 관광시설이 산업의 규모로 지어지기 시작한 계기는 주 5일제 근무와 함께 유급휴가제도의 도입이라 할 수 있다. 1936년에 2주의 기간으로 도입된 유급휴가제도가 해를 거치면서 지금의 5주가 된 것은 주당 최대근무시간 39시간이 함께 결정된 1982년이다. 유급휴가, 주당 근무시간 단축은 단체여행객을 위한 대규모 리조트시설을 필요로 하게 됐는데 가장 유명한 사례가 클럽 메드 Club Med 의 성공신화와 지중해의 피라미드 건물들로 유명한 라 그랑드 못트 La Grande-Motte 이다.


이들 리조트를 포함한 숙박시설은 크게 관광청 ATOUT France 이 관리하는 여섯 종류의 시설: 호텔 Hôtels , 캠핑장 Campings , 카라반시설 Parcs résidentielsde loisirs , 레지던스형시설 Résidences de tourisme , 퍼블릭휴양시설 Villages devacances , 민박 Meublés de trousime 이 있고 프랑스유스호스텔연맹 FUAJ 에서 관리하는 유스호스텔 Auberges de Jeunesse 과 하숙 Chambres d ’ hôtes , 연수원 등 의 기타시설로 나뉜다.
통계청 INSEE 자료에 따르면 2016년 현재 프랑스에는 1만 8415개의 호텔이 65만 5942개의 방을 보유하고 있고 2237개의 레지던스, 986개의 퍼블릭휴양시설, 8459개의 캠핑사이트, 259개의 유스호스텔이 운영되고 있다.


호텔의 꽃, 팔라스와 코스트형제

그 중에 관광청이 관리하는 숙박시설에 대한 개선된 등급제도가 2009년 적용되기 시작해서 1937년에 만들어진 세계최초의 등급제도를 대체하기 시작했다.
특징으로는 하드웨어와 그것을 운영하는 소프트웨어에 덧붙여 시대의 요구에 맞게 친환경기준을 요구한 것이다. 또한 입지, 특성, 비즈니스/가족, 독립/체인이라는 네 가지 카테고리를 고려한 평가를 한다. 4성과 5성급의 시설을 위한 심사는 암행으로 이루어지며 각각 70㎡와 90㎡의 공용공간, 욕실을 포함한 16㎡와 24㎡의 객실을 요구하는 것이 눈에 띄는데 등급의 유효기간은 5년이다. 2015년 기준으로 프랑스에는 310개의 5성급 호텔이 있는데 그 중에 특별한 16개의 호텔을 팔라스 Palace 라고 한다. 파리에는 70개의 5성급호텔이 있고 그 중에 만다린 오리엔탈 Madarin Oriental 을 포함하는 8개는 팔라스 Palace 다.



프랑스의 호텔은 50%가 독립호텔로 전체 객실 수의 35%를 차지하고, 30%가 Best Western, Logis Hotel과 같은 리퍼럴체인 Chaine volontaire 이며 나머지 20%가 아코르 ACCOR , 루브르 호텔 그룹 Louvre Hotel Group 등 국제적인 체인으로 40%의 객실 수를 차지한다.
프랑스만의 특징으로는 호텔과 레스토랑분야에 남부산악지방인 오브락 Aubrac 지역 출신이 유달리 많다는 점이다. 파리에만 무려 6000여 개의 시설들이 그들의 손을 빌리고 있으며 대표적인 인물이 코스트형제 Frères Costes 로 형제와 가족이 파리 시내에 40여 개의 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그동안 이 분야와 관계가 없었던 개인들이 완전히 새로운 콘셉트의 음식점, 호텔을 열어 게임을 완전히 바꾸고 있다.


앞으로의 연재

앞으로 5번의 연재를 통해 소개할 프로젝트들은 모두 프랑스 파리의 빌모트 Wilmotte et Associés 사가 수행한 것으로 당사가 설계한 루브르 박물관의 인테리어, 샹제리제 거리의 가로경관은 파리와 프랑스를 대표하는 관광명소다. 한편, 1990년대 말부터 빌모트사는 한국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데 공간전체에 대한 자문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인천공항과 가나아트센터가 대표작으로 쟝 미셀 빌모트의 감각을 느낄 수 있다. 현재 몇몇 호텔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니 프랑스를 대표하는 종합디자인회사의 프렌치 터치를 소개할 날을 기대해 본다.


Notice!

 프랑스 종합디자인회사, 빌모트 에 아쏘씨에 쟝 미셀 빌모트 대표 초청 강연 진행
대산문화재단(이사장 신창재)과 주한 프랑스대사관(대사 파비앙 페논), 교보문고(대표 이한우), 교보생명, 서울시(시장 박원순)는 한불 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석학 연속 초청 강연 ‘2016 교보인문학석강 - 크리에이티브 프랑스’를 진행하고 있는데 프랑스 종합디자인회사 빌모트 에 아쏘씨에 Wilmotte et Associés의 대표 쟝 미셀 빌모트를 초청, 다섯 번째 강연을 7월 21일 목요일 저녁 7시 30분, 광화문 교보빌딩 23층 교보컨벤션홀에서개최할 예정이다.


류근수
빌모트 에 아쏘씨에 한국지사 대표

대구출신으로 지난 20년간 서울, 파리 그리고 오포르투의 여러 건축회사에서 건축 관련 실무경험을 쌓았다. 2009년부터 파리 소재 빌모트사에서 근무하며 니스축구장복합개발, 오를리CBD개발, 튀니지리조트호텔 등의 도시/건축사업에 참여했다.